수많은 영상과 글에서 웰니스 인플루언서들이 폴리페놀이나 NAD+(니코틴아미드 아데닌 디뉴클레오티드) 항노화 보충제를 먹으면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외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노화 과정을 늦추는 데 관심이 있다. 늘어나는 주름, 소리나는 관절, 깜빡거리는 기억력은 반가운 일이 아니지만, 보충제 섭취 같은 단순한 방법이 복잡한 노화 과정을 늦추는 데 극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DNA 손상이 축적되고, 세포는 노폐물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지며, 마이크로바이옴이 변하고, 면역 체계는 효율이 낮아지며, 줄기세포는 낡은 세포를 대체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세포의 발전소로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수의 화학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효율이 떨어진다.
노화를 늦추는 것은 하늘이 내려줄 수 있는 선물이니 바란다고 될 일이 아니지만, 만성질환 없이 사는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은 가능한 목표다. NAD+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것이 건강수명을 늘리는 방법으로 제안된 것은, 1930년대에 NAD+가 모든 생명체 세포에 존재하며, 효소가 기능하도록 돕는 보조인자로 작용한다는 발견에서 시작되었다. NAD+는 세포의 에너지 생성과, 손상된 DNA를 복구하고, 염증을 억제하며 세포가 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하도록 돕는 '시르투인'이라는 효소 군의 작용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보충제
2000년대 초, 효모·벌레·쥐에서 세포 내 NAD+ 농도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며, 이와 함께 손상된 DNA가 쌓이고 염증 지표가 증가하며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이 줄어든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NAD+를 복원하면 이런 노화 관련 변화를 개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NAD+가 덩치가 크고 전하를 띠고 있어서 세포막을 쉽게 통과하지 못하고, 소화 과정에서도 쉽게 분해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물에게 NAD+를 직접 먹이는 방식은 효과가 없었다. 그러나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NR)나 니코틴아미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NMN)처럼 NAD+를 만들 수 있는 재료를 투여하자 나이 든 쥐가 어느 정도 젊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개선되고, 인슐린 감수성이 좋아지고, 혈관이 더 유연해지고, 신체 활동량도 늘었다.
쥐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NAD+ 농도가 감소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적어도 보충제 제조사들 사이에서는 NR이나 NMN 보충제를 섭취하면 사람의 혈중 NAD+ 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열광적 관심을 받았다. 일부 연구에서 인슐린 감수성 같은 지표의 변화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인체 임상시험에서는 NAD+ 증가로 인한 근력향상이나 혈압저하 같은 의미있고 재현가능한 임상적 효과를 보지 못했다.
NAD+ 보충제를 통해 혈중 및 일부 조직 내 NAD+ 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는 의문이 없지만, 이런 증가가 항노화 효과를 낸다는 증거는 부족하다. 일부 항노화 클리닉에서 홍보하는 NAD+ 정맥주사 요법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한편 미토콘드리아 활동을 늘리는 것이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초기 암세포의 증식을 의도치 않게 도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폴리페놀 보충제는 NAD+ 부스터보다도 홍보와 과장이 훨씬 심하다. 과일과 채소에서 발견되는 폴리페놀은 실험실에서 시험하면 항산화 효과를 보인다. 실험실 결과를 바탕으로, 카카오빈, 올리브, 포도씨, 강황, 녹차에서 추출한 폴리페놀 추출물이 인지력 개선, 관절염 통증 완화, 혈압 저하, 콜레스테롤 감소, 심장마비 예방, 암 위험 감소 효과가 있고 결국 수명을 연장해줄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이 효과에 대한 임상적 증거는 엇갈린다.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보충제의 효능이 나타났지만, 훨씬 더 많은 연구에서는 아무런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다. 드물긴 하지만 일부 녹차 및 강황 보충제는 심지어 간 손상을 일으킨 사례도 있다.
베리
폴리페놀 함량이 상당한 베리 류에 관한 연구들을 보면 (1) 증거가 엇갈리지 않고, (2) 효과가 실재하며, (3) 위험은 전혀 없다. 베리 한 줌만 먹어도 '안토시아닌'을 50밀리그램 섭취할 수 있다. 이는 혈류·혈압·혈관 탄성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진 양이다. 한 연구에서는 베리 섭취량과 주의력 과제에서의 반응시간 단축, 단기 언어 기억력 향상 사이에 용량-반응 관계까지 발견되었다.
게다가 장에서 흡수되지 않은 폴리페놀은 대장으로 이동해 비피더스 균 등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이들이 증식하도록 돕는다. 이 유익균들은 폴리페놀을 유롤리틴 같은 더 작은 분자로 분해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물질은 체내로 흡수되어 염증을 낮추는 등의 작용을 한다.
베리마다 효과는 조금씩 다르다. 블루베리는 동맥 경직도를 낮추고 혈압을 내리는 데 있어 가장 뛰어나다. 블루베리의 폴리페놀 함량은 LDL 콜레스테롤이 산화되어 관상동맥질환을 일으키는 플라크를 형성하는 것을 막는 것과도 연관되어 있다. 베리 류는 또한 식이섬유의 좋은 공급원이다. 라즈베리와 블랙베리가 선두를 다투고 있다.
베리를 어떻게 섭취하는 게 좋을까? 여러 종류의 생 또는 냉동 베리를 섞어서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 베리 속 안토시아닌의 항노화 효과 연구
ㅇ 혈압에 관한 메타분석
ㅇ 혈관 기능 개선 메타분석
ㅇ 반응시간·언어기억력의 용량-반응 관계
ㅇ 인지·기분·혈압
ㅇ 여성의 동맥 경직도·중심 혈압의 관계
ㅇ 심혈관 위험에 관한 대규모 메타분석
첫댓글 감사합니다. 오늘 사올껄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