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첫 풀코스 대회 참가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어요....
서서히 거리를 늘리면서 준비해야겠죠....
그간 주중 훈련은 정마사와 함께 하면서....
그 어느때보다 강렬하게 해왔는데....
강도높은 훈련에 지쳐서일까....
대회 도전이 참으로 뜸했습니다....
다행히 지난 일요일에는 하프 거리 달렸습니다만....
금년 하반기에는 7월에 50Km 대회 참가한 외에는....
하프 거리를 너머서는 단계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습니다....ㅋ
물론 10월 첫 풀코스를 장거리주 삼아 달리고....
본격 달리기로 춘마와 중마를 맞이하는 개인적 스타일을 유지할 수도 있는 법....ㅎ
그런데 이번 주말은 추석 연휴라 대회가 없네요....
있다고 하더라도 눈치가 보여 나가서 달리기도 쉽지 않구요....
대회 준비를 위해서 주말 장거리주 연습을 꼭 하라고 당부하시는 정석근 감독님....
오전에 지도하시는 건국에이스팀이 트랙 80회전 장거리주 연습을 연휴 첫날에 하니까....
장거리주 필요한 분들은 참석해 함께 달리라십니다....
역시 훈련 지침까지 첨부해 하달하시는 엄격함....^^
건국에이스팀의 토요일 장거리주 훈련은 5시50분 집결, 6시 출발....!
전날 모임이 늦게까지 이어져서 잠 잘 시간이 짧네요....
눈을 뜨니 벌써 5시30분....ㅋ
급하게 준비해서 차를 몰고 향하는 잠실보조경기장....
가까스로 6시 정각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아직 출발하지 않았네요....
검던 하늘에 동쪽으로부터 붉은 기운이 감도는 시간....
속속들이 낯선 분들과 반가운 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드십니다....^^
장거리를 달리려면 뭘 먹고 나왔어야 하는데 빈속....
가방에서 연양갱 꺼내 두 개 먹습니다....
혹시나 몰라서 밴드 두 개 얻어서 가슴에 부착....
10분 정도 지나서 건국에이스 회장님께서 집결을 명하십니다....
일단 기념촬영하고 조깅 두 바퀴 달린 후에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십니다....
이날 참석자 모두다 주어진 미션을 완수할 수 있도록....
상위조는 마무리 한 다음 하위조의 파이팅을 위해....
격려주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 당부하시구요....
주간의 건국에이스, 야간의 정마사....
두 팀간의 대결을 앞둔 팽팽한 긴장감....?
동트는 새벽이니 누가 유리할까....?
그런 건 전혀 없고....
두 팀 다 정석근 감독님 지도를 받으니....
훈련 스타일이 다르지 않네요....
조깅 후 잠시 휴식한 다음 대열을 갖춥니다....
건국에이스팀에는 3.5조가 없으니 저는 이날 깜짝 3조....ㅎ
감독님 지시사항은 130초로 시작해 115~120초로 지속하다....
마지막 10바퀴는 자유주로 실시하라십니다....
저야 그냥 3조 뒤편에서 무작정 따라가기만 할 작정....^^
출발 신호와 함께 여명을 뚫고 달려가는 트랙 80회전 시작....!
전날 모임의 여파가 진득하게 남아있어 걱정스레 나아갑니다....
그런데 선두께서 아주 편한 페이스로 출발하시네요....
무리없이 따라갈 만하여 쉽게쉽게 달려갑니다....
한 바퀴 돌고 두 바퀴 돌고 세 바퀴 돌고....
뭐 이렇게 계속 돌고도는 이야기 특이한 점이 있을라구요....
그저 돌고 돌뿐이지요....ㅋ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하늘 명암의 변화뿐....
트랙을 휘돌아 출발점으로 돌아올 때마다 더욱 밝아오는 아침....
건국에이스와 정마사만 연휴 트랙을 지키나했는데....
러닝아카데미팀도 찾아오고 가톨릭마라톤팀도 훈련을 하시네요....
무려 백 여명의 마라토너들이 운집한 추석 연휴 첫날의 잠보 풍경....
훈련을 하러 주중에 찾아갈 때보다 훨씬 붐비니 놀라워라....ㅎ
10바퀴 돌고 20바퀴 돌고 30바퀴 돌고....
10Km를 너머서면서 이제 정신이 듭니다....
3조는 양분되어 저는 자연스레 3.5조가 되었을 뿐....
Km당 5분 30초 페이스를 너무나도 일정하게 이끄시는 선두....
그 틈에 끼어서 달려가는데 드디어 첫 이상 신호가 전달됩니다....
가슴에 밴드를 붙였음에도 왜 따꼼거리지....?
살짝 옷을 들어 살펴보니 밴드가 도망갔네요....ㅋ
서서히 피가 묻어나오면서 땀과 함께 흘러내립니다....
옷을 살짝 들고 뛰다가 잡고 뛰다가....
결국 신경이 거슬려서 40바퀴 돌면서 벗어버립니다....
맨살로 바로 접해보는 아침공기....
뭐 몸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괜찮습니다....
한동안 아무 일없이 달립니다....
급수도 그렇게 간절하지 않습니다....
10Km 지나며 처음으로 물을 마셨고....
이후 10바퀴를 추가로 돌 때마가 한 모금씩....
그런데 급수보다 힘든 것은 배고픔....ㅋ
50바퀴 돌고 60바퀴에 다다르는데 기운이 빠집니다....
선두께서는 파워젤을 들고 달리시며 드시는데....
대회라 생각지 못하고 훈련이라 여겼나? 왜 나는 준비 못했을까? 아쉬움....ㅎ
결국 60바퀴 달리고서 간식거리를 찾습니다....
제가 준비한 것은 연양갱 밖에 없는데....
건국에이스팀에서 바나나와 포도를 장만해오셨네요....
바나나 반 개와 포도 다섯 알을 먹고 다시 달려갑니다....
잠시 쉬다가 또 달리려니 페이스가 살지 않네요....
2바퀴 조금 천천히 달리다보니 다시금 같은 조원이 추월해옵니다....
바로 올라타서 페이스 끌어올리면서 더불어 뛰어갑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나타난 청출어람 김보건 코치....!
멀리 고향에 미리 내려가신 감독님을 대신해 함께 뛰며 훈련지도....^^
그렇게 다시 돌고 또 돌고....
이제 한참 꺾여서 포기할 수도 없는 지경에 다다릅니다....
태양은 제법 떠올라 보조경기장 응달의 절반을 몰아냈습니다....
맨살에 닿는 저 햇볕이 무서워 한강쪽 주로에서는 힘을 조금 더 써봅니다만....
그게 그거죠....ㅋ
어렵사리 70바퀴째 당도했는데....
몸에 에너지는 어디다 다 쏟아부어버렸는지 기진맥진....
다시금 바나나 반 개와 포도 몇 알을 움켜 먹습니다....
이제 악으로 깡으로 채워넣는 자유주가 시작됩니다....!
아홉 바퀴, 여덟 바퀴, 일곱 바퀴, 이제 몇 바퀴 남았나....?
마지막 열 바퀴를 손에 꼽으며 달려가는 시간....
소위 마라톤의 벽이라는 거리에 다다르기 전에 끝내는 훈련인데....
길이가 풀코스에 10Km나 모자라도 몸은 또다른 벽을 세우고 시름시름인가....
3바퀴 남겨놓고 급히 가방을 뒤져 스프레이를 꺼내듭니다....
종아리와 허벅지에 가득 뿌리고서 마지막 3회전....
세 바퀴, 두 바퀴, 한 바퀴 때~~~~~앵....^^
시간은 3시간에 몇 분 모자라기에 그냥 회복주 삼아 조금 더 달리며 마저 세 시간 채웁니다....
근데 거리는 왜 내 GPS 시계로 더 짧게 나오지....?
무조건 1번 레인 바짝 안쪽으로만 뛰기는 했지만 오차가 크네....ㅋ
10Km 더 달렸더라면 Sub-4했을라나....^^
마라토너의 연휴 보내기는 참으로 별스럽죠....ㅎ
첫날 새벽부터 강강술래도 아니고 트랙순례라니....ㅋ
혹시나 많이 먹어서 지장이 생길까....?
못 달려서 훈련량이 모자라면 어떻게 하나....?
물론 덜 먹고 꾸준히 움직이려는 마음....
이게 더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나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이건 먹거리가 모자라던 옛날....
일년 중 진기하게도 가장 풍성한 식탁을 맛보던 기쁨을 담은 소망의 표현....
그 뜻이 덜도 말고 더도 말고 한가위 첫날 만큼만 달려라....?
뭐 이렇게 기억에 새겨진다면 거참 대량난감....ㅋ
6시에 집결해 30Km 넘게 뛰고서도 귀가하니 아직 점심식사 시간이 한참 남았습니다....
이제는 명절 일정 소화 모드로 급전환....!
열심히 달렸으니 몸에게 마음껏 널부러질 72시간짜리 허가증을 발급합니다....ㅎ
기나긴 나흘 간의 연휴....
그래도 그 출발과 끝을 마라톤과 함께 이어갑니다....^^
마라토너 베르디안~
첫댓글 새벽부터 열시미달리셨네요!수고하셨습니다.
GPS프로그램이 거리를 계산할때 직선거리를 계산할수밖에 없어서 그런겁니다.곡선부분을 달리면 당연히 짧게 나오는거지요.
트렉에서는 수동으로 시간체크를 하시는게 정확합니다.
추석연휴첫날 함께한훈련이 뜻깊었습니다
훈련내용도꼼꼼하게 기록하시고소중한자산이될겁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예전 타임트라이얼로 10바퀴당 몇초 빨라지곤했죠. 처음에는 가벼웠는데 50바퀴 넘어가면서 속도가 빨라지니 나중 힘겹게 뛰었는데 그생각이 많이 나네요. 오늘은 지인들과 하프주 담에는 운동장 뺑뺑이 같이 하고 싶네요.
한규씨~ 오늘 너무 수고 하셨어요.정마사 카페에 건국에이스 분들이 많으니 기분 또한 좋네요~ 물론 감독님 때문 이지만...ㅎㅎ
매번 글 올린 것도 잘 읽고 갑니다~
고생 하셨어요~~~
부지런한 한규님은 오늘도 인기세를 실감하는군요.
훈련 잘 하셨습니다.
목요일 지속주와 잘 융화되면 좋은기록이 기대됩니다.
이번에 못해도 325는 하셔야 체면이 섭니다.
잘 하실것이라 믿어봅니다.
함께하신 모든분들 화이팅을 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