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고 날이 추워져
긴팔, 긴바지를 입을 시기가 오면 묘한 기분이 든다.
한해가 몇 달 안남았다. 올해도 시간은 빨리 지나간다.
올해 계획은 잘 걷지 못하는 학생이 있어 올레길을 걷기 보다는
숙소 한 곳을 잡아서 제주 살이를 해보는 것을 목표로 뒀다.
숙소를 여기 저기 옮겨다닐 필요가 없어 편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3년간 코로나 때문에 제주 여행을 못 가거나, 짧게 갔던 때를 비교해보면
올해는 하루를 정신 없이 보내며 조사한 것 같다.
되게 오랜만에 경험해보는 피로감이었다.
18일동안 알차게, 그리고 올레길 걷기 때 보단 널널하게 계획했다.
학생들과 박물관, 올레길, 놀거리, 거문오름, 한라산,
가파도 일정, 나홀로 여행등을 조사하면서
주소를 찾아보고, 연락처를 알아내서 전화로 물어보고,
공식 홈페이지를 찾고,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다른 사람들은 어땠는지 알아봤다.
의논할 사항이 많은 날엔 학교에 남아서 조사하기도 했다.
일정 중에 널널한 날엔 제주 4.3 사건도 공부할 계획이다.
그런데 부득이하게도 우리 조건에 맞는 숙소가 잘 없었다.
그 어려운 조건 속에서 찾은 숙소들도 우리가 의논할 날이 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예약하여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17박 18일 일정 중에 5박 6일 정도는 다른 곳에 머물러야 되는 상황에 대해 의논해보면서
그 날들 중 하루는 나홀로 여행으로 게스트 하우스에 각자 흩어져 잠을 자고,
이틀은 야외에 나와 캠핑을 하고, 남은 이틀은 자전거를 타면서 가파도를 느껴보고
대한민국 최남단에 있는 마라도에 가보는 것으로 정리됐다.
캠핑 장비, 가전제품, 통기타, 침낭, 책 등 싣고 갈 짐이 많아
들고가기 힘든 것들은 박스에 담아 택배로 보내야했다.
그러나 배송예약을 재때 하지 못해 공휴일을 포함해 3일이나 지연됐다.
그렇게 되면 여행 전날에 배송된다는 말인데
제주도는 섬이라 더 늦게 도착하고 말것이다. 그래서 막막하고 속상했다.
얼른 다른 방법을 찾아서 일요일에 배송이 가능한 택배 취급점에 연락해
급한 물건은 이틀이라도 빨리 배송할 수 있게됐다.
그렇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걱정을 내려 놓을 수 없는 일주일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