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들의 탈종교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출산율 저하와 인구 감소의 영향이 종교계에도 현저하게 나타난다. 10월 17일 중앙일보에는 “출가 반 토막, 총신대 첫 미달…불교도 기독교도 '종교 절벽' 왜”라는 머리기사로 최근 종교계가 직면한 심각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넘쳐나는 것이 목사들이었고 야간에 남산에서 내려다보면 서울 시내에 무수한 붉은 십자가 종탑으로 인해 십자가 종탑 불 끄기 운동까지 벌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이런 현상은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기사에서는 “종교의 미래 세대인 출가자와 신학생 수가 줄면서 ‘종교 절벽’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계종의 자료에 의하면 과거 2~300명을 웃돌던 출가자들의 수가 코로나를 거치면서 100명 이하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급기야 61명에 그쳤다는 것이다. 조계종은 ‘출가 장려 위원회’까지 조직해서 안간힘을 써보았지만, 감소추세를 뒤집을 수 없었다. 어디 이런 현상이 불교계뿐이겠는가? 가톨릭도 신학생 수가 36%나 급감했고 신학교 입학생 수는 2022년에는 88명으로 감소함으로 성직자나 신자들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개신교 신학교를 대표하는 총신대학교는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목회학 석사 과정 신입생 343명(특별전형 포함)을 모집했다. 지원자는 321명에 그쳤다. 1980년 개교 이래 첫 미달이다. 2023학년도 신학과 정시 모집에서 목원대‧칼빈대‧협성대‧고신대 등이 정원 미달이었다. 이제 종교 절벽이 이 대한민국에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도자들이 정신을 차리지 않는다면 불과 10년 안에 다른 종교계뿐 아니라 우리 교단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과거에 해 오던 전통적인 방식으로 다음 세대의 탈 종교화와 종교 절벽을 막을 수 없다. 우리 사회도 고령화되어 가지만 종교계의 고령화는 일반 사회보다 훨씬 빠르다. 교회의 담벼락에 갇혀서 “나 구원받았네, 너 구원 받았네”와 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는 이미 지났다고 봐야 한다. 교회가 세상에서 벗어나 고고한 척하면서 세상을 정죄하고 세상을 판단하고 있을 때 오히려 세상은 교회보다 훨씬 더 앞질러 가고 있는데 교회는 여전히 중세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교단, 교구, 종단을 지키느라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그냥 털썩 주저앉게 생겼는데 여전히 내놓는 대책이라는 것들이 한심하기 그지없는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묵은 처방전밖에 없으니 갑갑하고 답답할 뿐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종교는 모으고, 쌓고, 지키느라 인심을 잃었고 결국 절벽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어떤 해결책이 필요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한 곳에 있다. 인간적인 생각을 버리고 예수님의 방법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이제는 교회가 세상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서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의 필요에서 저들을 만나야 한다. 이것만이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부정당하지 않고 다시 부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젠 신학교도 목회자들은 21세기형 목회자들로 길러야지, 과거처럼 전근대적으로 교회나 지키는 사람들을 배출한다면 그런 교단은 희망이 없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이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