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내에서 조금 늦게 출발하여 서두른 마음을 괜한 자동차 페달에 화풀이 했다. 대관령 정상을 지날 때 비가 왔다. 초고가(?)의 손전화와 역시 슈퍼그레이트울트라 고가(?)의 카메라를 담을 비닐봉투도 젖은 몸을 보듬어줄 여벌의 옷도 없었다. 조금 당황했고 부족한 준비성을 탓했지만 지방도로로 바뀐 옛 영동고속도로를 내려오면서 그 모든 염려가 괜한 것으로 바뀌었다. 김밥천국에 들어가 맛으로 먹는 참치김밥과 분위기로 먹는 누드김밥을 놓고 갈등과 번민 그리고 고뇌 속에 수시로 바뀌는 내 마음 같이 찌푸린 하늘이 어느새 화창해 있었다.

늦가을의 훈장이자 김광균 시인의 시(詩) '추일서정' 표현처럼 망명정부의 지폐가 되어버린 듯한 낙엽들이 조금은 부족한 듯 흐뭇하게 길을 덮고 있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짙어가는 가을의 서정을 이 이상 느낄 수 있으리란 생각을 못하였다.

지난 주 몸이 불편에 참석하지 못한 바우님들의 분위기메이커 고흥댁 온누리님과 항상 조용한 미소로 바우길에 참여하시는 행운의 여신님, 여신님의 동생 그리고 눈에 넣으면 들어가지는 않겠지만 느낌만은 들어가도 안 아플 것 같은 온누리님의 예쁜 첫째 따님 (좌로 부터)이
출발에 앞서 내 카메라 앞에 섰다. (위)

가을이라 더욱 그런가.... 3개 구간인가에 걸쳐 시발점이 된 명주군왕릉의 모습은 봄과 여름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봄과 여름은 수줍지만 발랄한 새악씨의 느낌이라면 가을의 그 모습은 원숙한 여인이 되어 나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미친건가???????

(위) 뒷모습이 멋진 김이사님!!!! 감히 사진을 찍어 올린다.

위, 우리 바우길의 두 분의 들꽃박사님 가운데 한 분이신 바람의노래님(좌)이 무언가를 열심히 찍고 있다. 뒤늦게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열심히 지켜보고 있는 대학생 분위기의 고등학생 학부형인 위니님(좌) -- 누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겠는가... 젊게 보인다고....

좋은 성격의 피글렛님(좌)과 위니님..... (위)
장난기 가득한 표정에 언제나 개구장이 분위기가 나는 서사장님(닉이 없는 것으로 판단됨. 탄생은 했는데 주민등록이 없는... 그런 경우와 ).... 사진을 찍고자 부른 나를 보는 모습이 굉장히 불쾌한 표정이다.....그럼에도 재미있는 느낌의 가시지 않은 것은 내가 문제가 있는 걸까? ㅋㅋㅋ (아래)


위, 가을길 1


위, 무언가 열심히 담소를 나누는 김이사님, 거북이님, 상록수님, 지솔님, 바우님(닉을 몰라 죄송) (우로부터)

가을꽃 -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위, 가을길 2


가을길 3


위, 가을길 4

위, 상큼한 분위기 속에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여섯 여인들.... 땅덩어리가 좁은 나라인지라 맑은 하늘 바로 옆에서 국지성 비가 오고 있었나보다. 다섯 분이 서 있는 곳에는 비가 안왔는데 한 분이 있는 곳에서는 비가 내린 모양이다. 그 와중에 한 분은 잠시 눈을 붙여 피로를 푸는 지혜로운 모습을 보였고 나는 차마 깨우지 못하고 셔터를 눌러 버리고 말았다.

위, 가을길 5

위, 멀리 동해바다가 보였다. 산과 바다 그리고 길과 가을.......................................................

위, 지솔님에게 실례를 범했다. 무엇을 들고 있었는데 그만 셔터를 눌렀다. 넉넉한 마음과 미소로 이해해 주시겠지.....

위, 선두와 후미로 나누어 가던 그룹들이 이제서야 만났다. 도무지 북쪽에는 누가 있는지 궁금했는데 조금은 궁금증이 풀렸다. 당연히 반가운 사람이 많았고 처음 오신 분 가운데는 오로지 앞만 보고 쫒아가신 분들이 많아 앞에 섰을 것이다.

드디어 행사의 가장 하이라이트 시간이 왔다. 집에서 바리바리 싸온 다양한 먹거리의 향연이 펼쳐졌다. 맛난 술도 간혹 있었다. 술에 맞추어 환상의 짝궁인 과일도 다양했다.
바우님 가운데는 왜이리 요리사가 많은지.... 집에서 대충 먹는 것을 싸왔다고 하던데 먹어보면 그렇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정말 맛있다는 느낌이 대다수였지만 정말 집에서 대충 먹는 것을 싸온 경우도 어쩌다 있긴 했다.
좋은 맛을 지닌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싸온 바우님의 실명을 밝히려고 했지만 바우님들의 사기를 고려한 바우길 사무국의 집요한 방해와 공작으로 인하여 부득히 실명을 밝힐 수가 없었다. (실명을 알아야지 밝히지..... 순전히 나의 생각임)


위, 싸온 음식을 다 처리한 후 디저트시간을 갖고 있는 네분의 여성과 한분의 남성 바우님...오른쪽아래 모자를 쓴 경희언니님, 낙천진보님, 알프스님, 닉네임만 보면 강릉시 지하세계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일익을 담당하고 계실 것 같은 흑장미님, 그리고 닉을 몰라 죄송한 바우님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아래, 역시 식사시간을 마친 후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대전시 훈남 대전청년, 유리알님, 기존 강인한 산사람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너그러운 미소의 그래걷자님 그리고 유리알님과 같이 오신 천사님(왼쪽부터)



위, 식사 후 치아관리상태를 점검 받고 계신 피글렛님(좌)와 점검하고 있는 김이사님(파란상의) 그리고 바우길의 막내 현호(우) 거북이님이 대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위, 가을길 6


단풍에 물든 아름다운 산하... 왠지 양희은이 부른 '한계령'이란 노래가 생각났다. "저 산은 내게 오지마라 오지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위, 조금 늦게 명주군왕릉에 도착하여 부리나케 따라온 빈센트님.. 어명정에서 내려올 때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며 왔다.
KAIST를 졸업하고 네덜란드에 가족과 함께 정착을 한 후 우리나라에는 사업차 나와 있단다. 식사시간에 함께 있던 어느 어머니 두 분께서 "박사님"이라 고 부르는 것을 보니 박사학위를 가진 것같다. 한 때 나도 어머니께서 워낙 잘 처먹는다고 해서 "먹구박사"라고 부른 적이 있다. 그 박사와 이 박사는 다른 것인가....
하여튼 바우길에서 만나고 바우길을 사랑하는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재능과 느낌을 공유하고 서로 협력한다면 우리의 삶의 향기와 가치는 지금보다도 훨씬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 오늘의 목적지 어명정...

위, 살가운 미소의 바우님들(우로부터 지솔님, 작은새님, 피글렛님, 위니님, 빈센트님)... 살인미소 같이 보인다. 살인미소까지는 안된다하더라도 살충미소는 되지 않을까... 내 카메라에는 비슷한 사진이 네 장 있다. 맨처음 지솔님과 작은새님의
사진을 찍었는데 잠시 후 피글렛님이 와서 또 찍었다. 그랬더니 위니님이 왔다. 또 찍었다. 그랬더니 빈센트님까지 왔다. 또 찍었다. 카메라를 던지려다 참았다..

위, 내가 찍은 사진 가운데 가장 맘에 드는 풍광을 지닌 사진. 사진 실력이야 뻔한 사기꾼 수준이니까.. 그 안에 담긴 풍광이나 사람을 중시한다. 붉에 물든 단풍과 그 안 한 귀퉁이에 살포시 안긴 어명정....예뻤다.

위, 가을길 7

위, 어명정을 내려와 버스를 잠시 기다리는 사이 바우님들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냥 있기가 얼쯤하여 바우님들의 사진을 찍었다. 언제나 넉넉한 미소를 지으시는 지솔님(좌)과 항상 맛있는 음식을 해온 것인지 사온 것인지 가져와 바우님들에게 나누어주시는 넉넉한 마음의 패랭이꽃님(중간)과 닉을 몰라 죄송하기 그지없는 바우님(우)이 포즈를 취해 주었다.
아래, 동안을 자랑하는 바비님(좌)과 작은새님.... 님들!!! 동안(아이童 얼굴顔)이 아니라 동안(얼凍 얼굴顔)이니까 두 분 다 교만하지 마세요....


위, 바우길의 든든한 버팀목인 남성횐님들(좌로부터 서사장님, 바람의노래님, 국장님, 상록수님, 거북이님)

점심식사 때 앵글에 담긴 세 분들이 같이 있었다. (왼쪽부터 천사님, 유리알님, 그래걷자님)
천사라는 닉도 그렇지만 유리알이라는 닉도 그지없이 좋은 닉이다. 맑고 투명하다는 뜻이 담긴 것인데 정말 외모라도 유리알 같은지 확인하려 했지만 모자에다 선글라스까지 쓰고 있고 헝겊으로 입까지 틀어막고 있어 유리알인지 오리알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느낌은 유리알 같았다.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이름보다는 닉네임을 훨씬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천사, 여신, 대장, 회장 같은 것은 주민등록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개인 생각이다. 나도 한 때 옥황상제로 닉을 바꿀까했지만 진짜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받을까 무서워 자제하였다...
네.ㅎㅎ 시간이 허락된다면 금욜에 갔다오려구요^^*
좋은 사진 감사해요~^^
금요일? 평일이네요? 갈 때 바우길사무국 전화번호(사무팀장님 핸펀번호 포함)를 꼭 저장했다가
길이 헛갈리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전화할 수 있도록 해요,,,
정말 재밌게 읽고 미소지으며 보구 가슴 따뜻해지는게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올줄 모르네요^^
잘 보구 잘 읽었습니다~
그냥 행사 끝나고 사진하고 감상문 간략히 올린 건데 너무 칭찬해주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평소 조용한 미소로 분위기를 따듯하게 해 주시근 알프스님..... 담에 길에서 또 봐요.
하핫^^ 오라해서 찍은것뿐인데.....카메라까지 던지실 정도였나여?
소심한 바람으로 닉을 바꾸셔요~~~~^^
내가 오라고 했나요? 그런 실수를!!!!! 내 성격에도 립서비스가 맞지 않는데.. ㅋㅋㅋ
결국 와서 함께 사진을 찍으니 좋죠.. 배경 분위기와 경치도 좋았구요... 언니들하고 좋은 추억도 남겼구,,,
좌~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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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글렛님까지... 댓글을 안달아주셔도 되는데...
깊어가는 정취를 느끼셨다니 고맙구요... 워낙 음치에다가 음악엔 문외한이지만 정태춘, 박은옥, 안치환, 김광석
등등 조금 우울한 분위기의 가수들을 좋아합니다.
글도,사진도,해설도,유머도 요즘의
바우길 만큼이나 멋지십니다.ㅎㅎㅎ
이렇게 멋진 분들로 인해 바우길이
더욱빛나고,같은 남자지만 참부러워요.ㅎㅎㅎ
안녕하세요? 카페에서 종종 뵙는데 현장에선 못 뵈었네요. 좋게 봐주시는 것은 본인이 좋으시다는 것입니다.
바우길을 빛내는 것은 누구 하나 때문이 아니라 우리 모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
즐거운 바우길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