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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 아침.
주방에서 저녁반찬과 국거리를 미리 준비하고 있는 부산한 가운데
오전 9시가 좀 덜 된 시각에 다운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9시 10분 진주발 버스를 탄다고...
11시 40분에 구미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고 일러주곤 정류장에서 만나자고 했다.
아침에 소보 장(2일,7일장)에 가서 반찬거리를 좀 사고
떡집에 가서 만경떡을 찾고
오면서 과수원에 바로 내려주려고 장갑,토시,의자들을 챙기고
간식으로 떡과 음료,물 등을 두 보따리로 나누어 준비해서 차에 실어 두었다.
11시 20분경에 구미로 가는 차에서 다운이의 전화를 받았다.
구미에 도착했다고...
정류장 앞에 있는 SK주유소 앞에서 10분만 기다리라고 했다.
한 눈에도 아주 이쁜 아이들이 옹기 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먼 거리 앉아오느라 고생을 했을텐데 12인승 버스에 다시 앉아야 되서 미안하기 그지 없었다.
소보로 오는 길목에 있는 도개면 중국집(오복반점)의 짬뽕이 아주 유명하여 점심을 거기서 먹을 예정이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쉬는 날이었다.
그래서 도개면을 지나 소보면과 닿아있는 길목에 도토리묵집에서 점심을 해결하였다.
도토리묵밥과 도토리칼국수를 주문하고 함께 나온 배추전을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다.
도토리묵밥은 도토리묵채와 보리밥, 다시물, 물김치, 된장, 고추장, 배추전, 아삭고추, 등이 나오는 메뉴인데
도토리묵에 다시물을 부어 먹은 후에 보리밥을 넣고 물김치 건더기를 넣어 고추장에 비벼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도토리칼국수는 도토리가루로 반죽을 해서 국수를 민것인데 국물이 시원하니 맛있다.
도토리묵밥 가격은 3,500원이고 도토리칼국수 가격은 4,000원 이다.
우리 아이들 모두 안 가리고 뭐든지 잘 먹어서 또 얼마나 이쁜지...
1시 10분 즈음에 과수원에 도착하여 작업복으로 갈아입고(아이들)
넓디 넓은 과수원을 돌아다니며 주인언니를 찾아 헤메었다.
1시 30분 즈음에 주인아저씨를 만나 A팀(효은,혜인,신영,예찬,필문)을 내려두고
급하게 사리1리로 향하였다.
달산2리에서 사리1리까지는 차로 15분 가량 소요된다.
가는 길목에 집에 들러 아이들 볼일을 보고 카메라를 챙기고 사리2리에 도착하니 2시경이 되었다.
B팀(다운,예림,경민,예람,찬호)은 주인아저씨의 작업지시로 곧바로
사과광주리 운반작업에 돌입하여 나중에는 경민이가 전동손수레를 끌고 사과광주리들을 옮겼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저녁에 데리러 오마고 약속하고
나는 다시 집에 들러 쌀,반찬거리,국거리,간식, 소나무깔비, 모닥불 피울 나무둥치, 등을 차에 싣고 간디문화센터로 갔다.
마침 진희맘이 전화가 와서 간디문화센터에 있다고 하였다.
진희맘,파와 차를 물건들을 차에서 내리고
차를 한잔 마시고 간디문화센터 구경을 시켜 드렸다.
역시 음악도서관을 보고는 탐복을 하였다.
우리 3기들 모임을 이곳에서 한번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다.
진희아버님이 약속이 있어서 가시고 진희맘과 함께
쌀을 씻어 앉히고 그릴을 가로등 밑에 가져다 놓고
그릴 밑에 소나무깔비를 깔고 그 위에 번개탄을 얹어 두었다.
4시쯤 되어 간디에 계시는 선생님께 밥솥 코드를 5시 되면 꼽아달라고 부탁드리고
진희맘과 함께 달산 과수원으로 아이들을 보러 갔다.
예찬이와 필문이가 과수원에 앉아 있었는데
"힘드니?"라고 물으니
"팔이 정말 아파요."라고 했다.
신영이도 많이 힘들어 보이고...
다만 효은이와 혜인이는 힘든 기색보다는 즐기는듯 보였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와 아이들을 몇분이라도 빨리 데려가려고
진희맘은 앉아서 사과꼭지 자르는 작업을
나는 사과광주리 나르는 작업을 거들었다.
아이들은 마지막 피치를 올려 부지런히 사과광주리를 옮기고
사과를 따고 빈광주리를 배달하였다.
혹여 사과나뭇가지에 아이들 얼굴이나 눈이 찔릴까봐
연신 걱정이 되어 잘 보고 다니라고 잔소리를 하고
그 중 예찬이는 SS기 위에 올라 앉아 사과 따는 작업을 하는라
SS기가 움직일때마다 다칠까봐 간이 조마조마 했다.
산 위의 해는 더 빨리 지기 시작했다.
5시가 넘으니 어둑어둘 해졌다.
더 이상 사과광주리 운반이 없을 즈음,
아이들에게 마무리를 하라고 전하고 주인언니께 간다고 인사했더니
"사과를 담아줄께."라며 따라 나왔다
"애들이 일을 너무 잘 하더라. 저녁에 통닭이라도 시켜줘."라고 하는걸
"학부모님이 통닭 많이 사 왔어. 다음주에 추수감사축제 갈때 사과나 많이 줘요.언니."
"사과도 너무 큰거 대신 작은걸로 많이 주면 더 좋고,,,"했더니
옆에서 혜인이가
"그냥 다들 사서 집에서 먹을건데 양만 많으면 돼요."했다.
이심전심...
나와 아이들의 마음이 통했나보다.ㅋㅋ
그래도 언니는 아이들 저녁에 깍아 먹으라고 "제일 맛나게 생긴것 담아" 라면서
사과를 한 광주리 담아 주었다.
저녁준비도 하고 A팀이 먼저 씻으면 시간도 절약될것 같아.
먼저 간디에 내려주고 B팀을 데리러 갔다.
B팀을 데리고 간디에 도착하니 진희맘이 장갑을 끼고 숯을 피우고 있었다.
공주님인줄 알았는데 보기보다 터프하게 일처리를 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된장국도 맛나게 끓여놓고 야채도 깨끗이 씻어놓고
반찬들도 쟁반에 이쁘게 담겨져 있었다.
먼저 온 아이들도 더운물이 안 나와 물 데워지기를 기다리고 있어
모두 저녁을 먹기로 했다.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내오니 예찬이와 경민이가 집게를 들고 그릴앞에 선다.
기름이 떨어지니 불꽃이 올라와 익지는 않고 타기만 하는 고기를 안따깝게 쳐다보다
호일을 빌려 철망위에 덮어 그 위에 고기를 얹으니 안타고 잘 익었다.
아이들 모두 고기에 된장국에 밥을 놀면서 맛나게 먹고 있었다.
효은이는 고기를 야채에 싸서 나와 진희맘 고기 굽고 있는 예찬이와 경민이 입에 넣어 주는 센스까지...
우리 아이들 어디에 내 놓아도 어깨가 으쓱할 정도로 자랑스러웠다.
수다방에서 영화볼 준비를 하는동안
진희맘과 아이들이 시탁을 깨끗이 정리해 놓았다.
아이들은 샤워를 하러 가고
진희맘은 설걷이를 하고 나는 남은 음식들을 정리해 냉장고에 집어 넣었다
진희맘이 안 왔으면 나 혼자 아이들 프로그램 진행하랴 운전하랴 밥먹이랴,,,
생각만해도 아찔할만큼 힘들었을것 같다.
진희맘덕에 모든것이 다 순조롭게 된것 같아 고맙기 그지 없었다.
사과와 포도,귤을 씻어 수다방에 갖다놓고
나중에 온 세호아빠 저녁 챙겨 먹이고
진희파도 오셔서 함께 영화를 보았다.
영화가 너무 늦게 끝날것 같아 진희네는 중간쯤에 집으로 가고
세호아빠도 피곤하다며 먼저 집에 가고
아이들과 영화를 끝까지 봤다.
낮에 피곤했을텐데 영화 보면서 조는 아이 하나 없었다.
11시 40분이 될 즈음 영화가 끝나 모닥불 피우는거는 취소하고
다들 기숙사방으로 가서 양치하고 잘 준비를 했다.
아이들 방을 점호하고 집에 오니 12시가 다 되어 있었다.
내일 아침 곰국에 넣을 쇠고기를 삶아 찢어놓고
점심에 쓸 떡국 꾸미를 만들어 놓고
세탁기를 돌리고 주방을 정리하니 2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휴유~~ 이거 보기보다 장난 아니네,,,ㅠㅠ
정말이지 선배님들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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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누군가의 섬김으로 많은 이들이 행복해지는^^ 세호맘님, 복 많이 받으세요^^*
카페의 작은 문고가 인기가 많군요. 군위군청에 "생각마루"라는 이름으로 등록을 하였답니다. 서가도 늘리고, 책도 좀더 비치할 수 있도록 애써야겠어요. 세호맘에게는 이런 프로그램이 체질입니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