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ORY
[도서] 우리가 몰랐던 그녀의 이야기 "혜경궁 홍씨, 회한의 궁중생활 칠십 년"
남혜경
한국학중앙연구원 제5기 K-STORY 기자단
"정조의 어머니가 나와 이름이 같다니..." 어린 혜경이는 혜경궁 홍씨가 동명이인인 줄 알고,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남편을 잃은 슬픔에서는 함께 울었고, 아들을 임금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곁을 떠나보낼 때에는 함께 아파했습니다. 아들이 바라고 바라던 임금이 됐을 때에는 함께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혜경궁 홍씨의 혜경은 이름이 아니 궁호(호의 일종으로 왕족들이 사용하는 별칭)입니다. 같은 이름은 아니지만, 그녀에 대한 저의 사랑은 변함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 동안 혜경궁 홍씨를 흠모했으니까요.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정조에 가려 우리가 몰랐던 그녀의 이야기. "혜경궁 홍씨, 회한의 궁중생활 칠십 년"입니다.
[그림 1] 혜경궁 홍씨, 회환의 궁중생활 칠십 년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도서)
혜경궁은 궁호라서 그녀의 본명을 찾으러 폭풍 검색을 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는 여자의 본명을 기록으로 남기는 시대가 아니었나 봅니다. 본명을 모르니, 혜경궁으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혜경궁은 영조 13년(1735년) 6월 18일 서울 서대문 밖 평동에 있는 외가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들이 하나뿐이라 아버지는 아들을 원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태어나기 전날 밤, 아버지 홍봉한은 흑룡이 방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습니다. 용꿈은 용이 되는 것처럼 출세를 하는 꿈이니, 당연히 아들이 태어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현실은 딸이었지만, 용상을 차지한 임금의 어머니가 되었으니, 어느 정도 맞는 꿈이 아니었나 싶네요.
혜경궁 홍씨가 간택을 받았을 무렵, 집안 살림살이가 매우 어려웠다고 합니다. 한중록에 그 이유가 조심스럽게 언급되어 있습니다. 증조 홍중기의 재산을 큰할아버지인 홍석보가 거의 다 물려받아 혜경궁 할아버지는 일절 받지 못했다고 나와있습니다. 한중록의 저자 혜경궁 홍씨는 탁월한 기억력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둔 정조는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젊어서부터 한 번 보거나 들으신 것은 종신토록 잊지 않으셨으니, 궁중의 옛일부터 국가 제도, 다른 집 족보에 이르기까지 기억하지 못한 바가 없으셨다. 내가 혹시 의심스러운 바가 있어서 질문하면 하나하나 지적해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으셨으니, 그 총명과 박식은 내가 감치 따라갈 수 없다." - <혜경궁 지문 순조실록 중에서>
[그림 2] (좌)혜경궁이 정조를 낳고 생을 마감한 창경궁 "경춘당", (우)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창경궁 "문정전"
초간택에 뽑힌 여덟 명은 궁궐로 들어가서 면접을 보아야 했다. 1차 서류 검사, 2차 대면 심사인 셈이다. 면접을 보려 궁궐로 들어간 혜경궁은 이상한 낌새를 챘다. 임금과 왕비가 각별히 챙겨 볼 뿐만 아니라, 세자의 생모인 선희궁은 혜경궁이 면접대에 해당하는 간택 계단에 오르기도 전에 불렀다. (...) 10월 28일에는 재간택이 있었는데, 혜경궁 외에 도사 최경흥과 승지 정준일의 딸도 함께였다. 혜경궁이 다시 궁궐에 들어가 보니 이미 간택이 모두 끝난 듯했다. 다른 후보와 대접하는 수준이 달랐고, 임시 처소도 임금 있는 곳과 가까운 데다 정해놓았다. ("혜경궁 홍씨, 회한의 궁중생활 칠십 년" 도서 본문 중에서)
영조는 "내 아름다운 며느리를 얻었다"라고 할 정도로 혜경궁을 매우 좋아했다고 합니다. 가례 즉, 혜경궁과 사도세자의 결혼식은 1744년 1월 11일에 올렸습니다. 막 열 살이 된 둘은 동갑이었습니다.
혜경궁은 손자 순조의 마음을 잡기 위해 한중록을 집필했습니다. 때마침 순조도 선조들의 일을 궁금히 여겼다고 하네요. 사도세자의 죽음부터 정조의 여러 정치적 판단에 이르기까지 영·정조 때의 궁궐 일을 혜경궁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을까요? 궁궐에서 칠십 년을 살았지만, 그녀의 정식 신분은 세자빈이었습니다. 사도세자가 죽었으니 중전이 될 수 없었고, 정조가 임금이 됐지만 대비가 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장헌세자의 아들로 입양되었기 때문입니다. 손자(순조)가 임금이 됐지만 혜경궁의 신분은 임금의 어머니에서 임금의 할머니가 됐습니다.
혜경궁 홍씨는 순조 15년(1815년) 12월 15일 81세이 일기를 끝으로 자신이 오랫동안 살던 창경궁 경춘전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단독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인물이면 인물, 사건이면 사건, 대결이면 대결 등 막강한 남자주인공(영조, 사도세자, 정조)으로 인해 늘 조연 신세지만 괜찮습니다. 당신을 좋아하고 영원히 기억하는 혜경이가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가 몰랐던 그녀의 이야기 "혜경궁 홍씨, 회한의 궁중생활 칠십 년" 책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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