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배운점을 쭉 나열해보려고 한다.
오늘부로 난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연기의 개념을 박살낼 수 있었다. 연기는 카피가 아니라 재창조이다. 학준쌤께서 맡으셨던 광해의 유정호를 내가 연기할 때 나는 최대한 영화에 나왔던 그대로 따라해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난 그런식으로 연기했을 때 상대를 전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나 홍민기만의 연기를 하자. 그게 진실성이자 새로움을 창조해내는 길이라 생각된다.
일단 보자. 보는게 제대로 되면 논리가 잡히고 그 논리가 잡히면 실제가 된다. 실제로 난 메소드 연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와 진짜 그 인물 같다...." 라며 감탄한 적이 꽤 많았는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난 그 인물을 실제로 본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을 느낀다는게 연기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어제는 연기를 하려고 했다기보단 상대, 즉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나의 상대를 최대한 보려고(느끼고, 존재한다고 믿으려고)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난 어제보단 좀 연기를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학준쌤께서는 "연습 때 만큼 과감하지는 못했지만 너가 상대를 보려고 했기에 조금 더 이해가 갔다." 라며 오히려 칭찬을 해주셨다.
다시금 말하지만 요즘 정말 내가 가지고 있던 연기의 개념이 부서지는게 느껴진다. 그러나 아직 난 뭣도 모른다. 난 아직 겁나 못한다. 그렇기에 조금 더 연기를 깊이 파보겠다.
어떤 경지를 넘어서는 즐거움.... 강한 자극에 의해 오는 쾌락이 아닌 시간과 공을 들여 얻는 성취감을 갈망하며 앞으로를 살아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