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에서 활동하는 시인 채만희가 첫 시집 ‘그리운 금천’(도서출판 지혜·9천원)을 냈다.
시인이 된 지 만 10년 만에 자신이 쓴 69편의 시를 엮어 책을 펴냈다. 채 시인은 문경 산양면 현리에서 태어나고 이곳에서 자랐다. 측량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옛 지적공사)에서 일하면서 측량 장비를 들고 문경의 산천 곳곳을 누볐다.
한국국토정보공사 안동지사장으로 근무했던 채 시인은 퇴직 후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2009년 측량계를 떠나면서 시인이 됐다. 그해 ‘대구문학’에 ‘담쟁이’외 1편이 신인상에 당선된 것이다.
이번에 낸 시집의 시 69편은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재,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등을 시어로 풀어냈다. ‘파리의 기도’는 쉬어터진 밥알, 짓무른 수박껍데기 등 쓰레기 위에서 손을 비비고 있는 파리의 모습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담았다. ‘외상’은 주막에 술을 마시러 온 농부 정씨와 그에게 외상을 갚으라는 냉정한 주모의 대화를 표현했다. 갑자기 등장한 돼지를 내치지 않은 정씨를 주모가 나무라자 정씨는 “난 돼지가 외상값 갚고 먹는 줄 알았소”라며 능청스럽게 맞받아치는 장면은 독자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다.
구석본 시인은 발문에서 “이 시집은 풍자와 해학의 정신으로 되어 있으며, 그는 이를 통해 현대인의 탐욕과 이기심에 대해 성찰하고 반성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너와 나, 즉,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그리운 금천’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미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