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예보된 비여서 산행을 걱정하지만 어제부터 신사형님이 무조건 오라고 하셨다.
1수원지 위 편백숲을 산책하고 점심을 먹자고 한다.
8시 15분에 집을 나와 버스를 갈아타고 9시에 증심사 종점에 내리니
노스페이스 등산품점의 찻집에 바람 부부와 신사 형님이 와 계신다.
이슬이와 단심이님도 만난다.
중국에서 술을 같이 많이 마신지라 반갑다.
신사 형님은 내게 술잔과 술병을 주시고 바람도 우리에게 모자를 두 개 선물한다.
우산을 펴고 광륵사 앞에서 숲으로 들어선다.
난 바보와 우산을 같이 쓰다가 사진 찍느라 비를 맞아버린다.
비 내리는 숲속은 상쾌하다. 바람이 없으니 춥지도 않다.
쭉 벋은 나무가 싱그럽다.
숲을 지나 능선을 오르는데 이슬이님이 지친다.
천천히 올랐다가 배낭을 벗고 내려와 스틱으로 잠깐 끌어준다.
장군봉으로 오르지 않고 막아 놓은 줄을 끼어넘어 옆길로 들어선다.
바람은 길이 험하다 하고 구름은 편하고 좋다고 한다.
마지막 경사에서 이슬이님을 한번 더 끌어준다.
바람재에 도착하니 옷이 많이 젖었다. 바람재 이름값을 하는지 바람이 불어 옷을 입는다.
술판을 벌이는데 옆 팀에게도 이슬이님이 해 온 굴전을 나눠 드린다.
그 팀에서 회장이 우리 바보 회장에게 술을 따뤄 준다.
나도 두어잔 얻어 마신다.
옆 팀이 가고 또 다른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술판을 벌이신다.
한 어르신이 신사 형님과 인사하며 술을 주신다.
두 종류의 술을 또 얻어 마신다.
우리 술에 얻어마신 술에 취기가 돈다.
중터리 너덜길을 갈까 바로 원효사로 갈까 하는데 무등산 귀신 신사 형님이
그냥 무당골로 내려가 증심사로 가자 한다.
가면서 최 망아에게 전화하니 중흥동 중암 선생의 돌담집에 도착한댄다.
택시를 두 대로 나눠타고 중암 선생 식당에 가니 국선 형님과 도리포 망아 철호 등이 와 있다.
친구하기로 한 망아는 더덕주 한병을 기증한다.
난 벌써 취해 사회를 보다가 퇴짜를 맡기도 한다.
바보 회장의 다산 죽란시사를 인용한 취임사 연설이 길다.
모두 취해 한마디씩 한다.
자리가 끝나지 않았는데 난 저녁 묵조 회장님의 약속을 핑계로 일어난다.
택시 타고 집에 와 잠깐 잠자고 풍암동 1등한우로 또 술마시러 나간다.
김 회장님이 사시고 진주아 가수의 7080 노래방을 찾았는데 문이 잠겨
다른 집에 가서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하고 가득 취해 온다.
바보가 아직도 오지 않아 민수가 전화해 잠시 후 그도 귀가한다.
몇 사람이 상무지구로 옮겨 또 술을 마셨노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