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탈출 짧은 여행(130)-(오이도)
목필균
작년 아들과 딸과 함께 목포 여행을 하면서, 매년 짧은 여행이라도 하자는 약속 했었다.
자식들 일정을 조절하고, 내 몸 상태를 고려하여 엊그제서야 가까운 오이도로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오이도는 집(범계)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가는 가까운 곳이다.
오이도는시흥시 서남쪽에 위치한 섬 아닌 섬으로써, 각종 어패류가 많이 나는 관광지이자, 신석기 시대를 비롯한 각 시기의 유적지 발굴된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중요 유적지이다
만조 때에는 출렁이는 바다, 썰물 때엔 살아있는 생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저녁에는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시흥의 명소로 알려졌다.
겨우내, 추울 때는 추워서 외출을 삼가하고, 독감으로 한 달을 쿨럭거리다가 1월을 보내고 집에서만 있으면서 이날 만을 기다렸다.
차가 시흥시로 들어서자 넓은 논에는 수백 마리의 철새들이 앉아있다가 비행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오이도에 도착하니, 마침 썰물이어서 시커멓게 펼쳐진 갯벌을 만났다.
우선 유명한 빨강 등대를 찾아가는 도중에 (생명의 나무 전망대)라는 조형물을 만났다. 이 전망대는 옛 오이도의 역사와 생명, 사람들의 흔적을 되살리고, 후대에 알리기 위해 제작되었다는데 시흥 9경 중 하나인 오이도 낙조를 감상하기 좋고, 야간에는 조형물에 조명이 들어와 색다른 풍경이다.
생명의 나무 전망대에서 조금 더 가니 높이 21미터의 빨강 등대가 서 있었다. 아직 개방이 되지 않아서 주변만 살펴보았다.
빨강 등대 전망대는 2005년 어업 소득을 높이기 위한 어촌 체험 관광 마을 사업으로 건립된 시설인데 강력한 빨강색으로 오이도의 랜드마크로 불린다. 등대 내부에는 시흥의 문화 역사 등의 정보를 알아갈 수 있고, 전망대도 있어서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는데 올라가지 못해서 안타까웠다.
근처에서 조개찜과 칼국수를 맛있게 먹고, 노을 전망대로 가니, 갯벌 너머 개발되지 않은 오이도 옛 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다시 1 km 정도 걸어가니 오이도 선사 유적 공원이 있었다. 입구부터 펼쳐진 넓은 억새 길을 오르다 보니, 패총 전시관이 보였다. 전시관은 간결하게 꾸며졌지만, 폐총의 역사가 잘 안내되어 있었다. 오이도 폐총이 우리나라 몇 안 되는 폐충 중 하나라는 것이 놀라웠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도 살필 수 있었다. 선사 마당을 천천히 둘러보고 내려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지금 살고 있는 안양 범계에서 50분 거리인 오이도에 이렇게 역사 깊은 유적지가 있는데, '참 무심했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제 눈이 많이 와서인지 사람들이 몇 안 되어서 한가하고, 날씨도 따뜻해서 더 좋은 나들이가 되었다며 모두들 즐거워했다.
첫댓글 오이도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하늘나라 삶을 발 빠르게 시작한, 소싯적 안산에 일찌감치 자리잡았던 마당발 절친이 시도때도 없이 불러내 활어회와 조개구이를 푸짐하게 사주던 곳 이기에 목시인님의 130번째 짧은 여행기로 선택되어 소개를 받게되니 감회가 깊습니다.
친구가 애주가 였기에 주로 오이도 바닷가 술집만 전전했으니 탁한 바닷물과 갯뻘 그리고 낙조가 인상적 이었고 그나마 눈에 띄었던 빨강 등대만 기억에 남아있을 뿐 이지만 지명이 주는 호감이 그 친구를 떠올리게 하면서 홀짝거리며 파란 병 이슬이 숫자를 늘려가며 나누었던 취중진담이 귓가에 들리는듯 합니다.
그 친구가 없는 '안산'은 땅을 안 산 덕에 궂이 찾아갈 기회가 없을테고 오이도를 방문할 기회도 없을 것 같아 슬퍼지는군요..ㅠㅠ
저만 이제야 가 보았나 봅니다.
4호선 종점 오이도는 어떤 곳일까? 궁금했습니다. 배 타고 들어가는 섬은 아니지만, 역사적 유적지가 있고, 넓은 갯벌과 바다가 볼만합니다.
지금은 관광지로 더 관심을 받고 있지만.... 더 이상 개발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여기 오이도는 여러번 다녀 온 기억이 납니다
생각나는건 역시 빨간 등대와 갯벌
그리고 음식점들 인데
소개해주신 선사 유적지도 가 보긴 했는데
전혀 생각이 나질 않네요
겨울바다의 차거운 바람과 함께
시커먼 갯벌이 주는 느낌이 있어서 가끔
서해안 바다를 갑니다
동창님처럼 멀지도 않아서 그렇기도 하구요
모처럼의 나들이가 봄과 함께
활력을 올려주는 시간이 되셨길 바랍니다..
아이들이 자랄 때 워낙 함께 다녀볼 기억이 없어서.... 귀중한 추억을 만들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지지고 볶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약한 체력, 집만 좋아하는 왕고집 남편 때문입니다.
딸과 아들하고 만 가는 나들이가 정말 편합니다. 사위, 며늘마마하고 가면 이리저리 신경이 쓰겠지만, 자식들은 뭐든 제게 맞추어 주니까요... 오이도 자세히 보면 갈 데가 참 많은데... 저도 체력 만큼만 둘러보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