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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전 (水滸傳)은 중국 명나라 시내암(施耐庵)의 장편소설이다. 북송 말 선화(宣和)년간, 실제로 일어났던 산동 송강(宋江)의 난을 바탕으로 하여 그 시기 방랍(方臘)의 난까지 가미하여 명쾌하고 구수한 이야기 방법으로 120회 장회(章回)소설이 엮어졌다. '수호전'은 소설 전반부가 송강 등 108인(실제로는 36인이라 함)의 호걸들이 산동성 양산박(梁山泊)에 하나 둘 모이기까지의 다채로운 경위를 서술하며 후반부는 양산박 무리들이 조정의 귀순책에 넘어가 관군(官軍)으로 둔갑한 후 북방의 요(遼)나라, 강남의 방랍(方臘)의 난을 평정하면서 전사, 이산, 모살되는 비극을 담고 있다. '수호전'이라는 이 명작은 후세의 무수한 무협소설의 원조가 되였을 뿐 아니라 그냥 재미나는 이야기가 아닌 역사지식과 인간학을 가르치는 하나의 귀중한 보물고였다. 중국 4대 명작 중에서 제일 읽는 재미가 있고 사물과 인물 그리고 전쟁 장면을 눈에 보는 듯 묘사한 작품이라고 본다.
중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수호' 이야기는 지난 세기 80년대부터 여러가지가 된다 한다. 양아치가 알기로도 43부작 1996년판, 86부작 2011년판이 있다. 몇해전에 산동에 살고 있던 행운으로 어렵게 구해 본 중국 산동성 TV방송국에서 제작한 지난 세기 80년대 '수호'와 1996년판, 2011년판을 비교해보면 날이 갈수록 영상미는 뛰어나나 드라마 속 수호인물들과 우리들의 머리 속 수호인물들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감이 느껴진다. 한마디로 지금의 배우들은 극에 빠져든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박 겉핥기 식 연기를 하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산동판 '수호'는 소설 전반을 어우르는 작품이 아니라 소설 앞부분에서 나오는 몇몇 개성있는 호걸들의 이야기를 독립적인 분량으로 하나씩 다루고 있다. 예를 들면 경양강에서 호랑이를 때려잡은 무송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표자두 림충의 이야기, 화화상 로지심의 이야기 등이다. 그러나 산동판 '수호'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원작에 비교적 충실했기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소설 '수호전'을 모두 담지 못했다는 것.
1996년판 주제곡 - 호한가 1996년의 '수호전'은 어마어마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서 원작의 거대한 스케일을 담을려고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배우와 드라마 속 호걸의 이미지 매치가 잘 안된 점, 깔끔하지 못한 진행 등으로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서 머리속에 그려졌던 '수호' 영웅과 거리는 멀었다. 그 덕에 역으로, 드라마보다 깽깽 거리는 주제곡 '호한가(好漢歌)'가 더 머리속에 남아있다. 2011년판 '수호전'은 영상미가 뛰어나다. 스케일도 캐스팅도 어마어마 하고. 그런데 감독이 또라이인지 아니면 내가 이상한 건지 도무지 드라마에 몰입이 안된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아이돌이 한복을 입고 대장금을 찍는다고 상상해보라. 바로 감이 오실거다. 그 많은 톱스타들, 그 대단한 스케일이 아쉽기만 하다.
역대 무송들. 산동판 무송 역은 아마 축연평이였나 그 사람이였다. 전형적인 산동 사내다운 거쿨진 모습에 표정연기하며 일품이였다. 나머지 무송은 의리와 용맹으로 다져진 무송보다 그냥 예쁜 무송의 모습이다. 왜서 나는 불쌍해 보이기까지 할까? 역대 송강들.
산동판 송강은 후날 드라마 '삼국연의'에서 조조 역을 맡은 포국안이다. 우울하기만 한 송강보다 우유부단하나 속셈이 있고 조금은 야비하기까지 한? 송강이 어쩌면 더 마음에 든다. 96년판 송강은 리설건이라는 스타가 맡았으나 복잡하고 풍부한 심리를 가진 송강보다 그냥 노비같은 송강을 보여주었다고 관객들의 질타를 받았다. 2011년판 송강은 괜찮긴 했으나 깡있고 고집스러운 이미지가 강해 소설의 송강과는 좀 다른 이미지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역대 임충들. 날이 갈수록 이상한 임충이 나온다. 서리발 같은 눈길에 표범머리를 한 임충이 아니라 그냥 노숙자스타일이 몸에 밴 아저씨 같은 임충이다. 연극을 하는 같았던 연기때문이 아니라면 제일 처음 산동판의 임충이 제일 최고였을 뻔 했다. 역대 노지심들. 님들은 어느 노지심 이미지가 마음에 드시나? 나는 사투리까지 노지심 고향의 사투리를 했다는 산동판의 노지심이 제일 마음에 든다. 거쿨지지만 어덴가 순박해보이는 노지심이다. 역대 오용들. 소설에는 멋지게 나오는 지혜주머니가 드라마에서는 별로다. 제일 웃겼던 건 96년판 오용. 그냥 양산박 어느 주점에서 술이나 팔고 있었으면 제격일 아저씨를 오용이라고... 대박사건이었다. 역대 화영들. 유일하게 캐스팅이 점점 좋아졌던 인물이다. 이 외 이규 역과 고구의 역이 캐스팅이 괜찮게 되었다. 이미지도 이미지이지만 연기력이 따라가야 배우라고 인정을 받지 않겠는가? 역대 반금련들. 오우 예~ 그냥 평범한 아지매로부터 점점 색기가 흐르는 미녀로 캐스팅이 되었다. 근데 아쉬운 점은 왜 이들 스캔들이 드라마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해야 했냐 하는 거다. 아무리 예쁘기로서니. 역대 양산박 여걸들. 시대마다 변해가는 감독님들의 미녀 보는 눈에 감탄 하고 있는 중. 왼쪽부터 고대수, 호삼랑, 손이랑이다. 아마도 새롭게 찍을 수록 양산박 영웅들은 젊어지는가봉가. 큭큭 남자들의 로망 - 역대 서문경들. 연극톤의 서문경부터 드라마속의 서문경으로 변해 가는 과정이 보인다. 이는 인정할께. 내가 반금련이라도 처음 서문경한테는 안 넘어갈꺼다.
2011년판 주제곡 - 사해맹약 이런 상상을 해본다. 지금의 자금과 기술력, 배우들 그리고 드라마 구성으로 산동판 드라마로 돌아가서 몇년간의 깔끔한 준비를 하고 '수호전'을 제작하면 어떨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