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7일 소의 해에 저의 첫 아들 대환이를 낳았습니다. 원래 예정일은 10월 6일이었어요. 28세에 아이를 가졌고 뱃속에서 이상없이 잘 크고 있었기 때문에 막달에는 병원에 가지도 않았어요. 예정일날이 되어서야 진통이 없길래 병원에 갔더니 간호사가 호되게 야단치더라구요. ㅎㅎ 그날 초음파상 아기 몸무게가 3.6kg이더라구요. 한 주만 더 기다려보고 진통이 안오면 유도 분만을 하기로 날짜를 잡고 집으로 갔어요. 그런데 애가 크다고 하니까 마음이 불안한거예요. 운동을 많이 안 하고 많이 누워있어서 그런가 싶어서 구미역에서 원호 한누리 아파트까지 걸어갔었어요. 버스타면 한 5분, 걸어가면 20분 걸리는 길인데 만삭인 몸으로 걷기에는 꽤 멀더라구요. 쉬엄쉬엄 간다고 갔는데 중간에 배가 살짝 아픈거예요. 버스탈까 하다가 조금만 더 걸으면 도착하지 싶어서 끝까지 걸어갔었죠. 그런데 그날 새벽에 왠지 느낌이 이상하더라구요. 화장실에 갔더니 팬티에 이슬이 묻어나오길래 양수가 새는구나 싶었죠. 양수가 새면 바로 병원에 가야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새벽이고 많이 새지 않아서 아침에 국수를 해 먹고 신랑에게 해피맘산부인과까지 태워달라고 해서 아침 8시쯤 병원에 입원을 했어요.
병원에 가서 진찰받고 관장하고 12시쯤 촉진제를 놓았어요. 그 전까지는 진통도 없었는데 양수가 일단 터지면 세균감염의 위험이 있어서 빨리 분만 해야 한다더라구요. 촉진제 맞으니까 배가 서서히 아파오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2시쯤 되니까 많이 아프더라구요. 진통도 5분간격으로 오구요. 근데 아직 20프로 밖에 안열렸다는거예요. 아파 죽겠는데... 힘을 주라고 하는데 아침부터 쫄쫄 굶어서 힘도 없고 간호사들 의사들 왔다갔다 하니까 정신도 없고 집중이 안되더라구요. 50%정도 진행됐을 때는 정말 이게 죽는거구나 싶더라구요. 무통주사를 맞아도 약발이 안받는 건지 넘 아프기만 했어요. 10시간이 넘도록 애가 나올 기미가 안보이니까 의사가 남편을 불러내서 제왕절개를 해야될 수 있으니 동의서를 써달라고 했나보더라구요. 그런데 간호사들은 오히려 그 의사를 욕하며 낳을 수 있다면서 끝까지 힘을 줘 보라고 위에서 누르고 엄청 노력하더라구요. 7시쯤 어머님이 오시고 7시 35분에 드디어 저희 아들 대환이가 태어났어요. 힘주다가 중간에 힘이 모자라서 머리가 약간 눌렸지만 3.8kg의 건강한 사내 아이였어요. 그 때 정말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았어요. 아이가 나올 기미도 안보였고 낳을 자신감도 점점 상실해 가던 때에 애가 쑥 나온거라서 믿기지가 않았거든요. 아무튼 그 고통이 끝났다고 생각하니 안도의 한숨이 나왔어요. 그런데 낳고 나서도 태반이 나와야 한다고 간호사들이 위에서 배를 무자비 하게 누르고 밑에 바늘로 꿰메고 하는데 마취를 안하고 하는 것 같이 너무 아팠어요. 어떤 사람은 애가 나오면 시원하고 밑에 꿰멜때도 아픈지 모르겠다고 하던데 저는 그 고통이 다 느껴지더라구요. ㅜㅜ 그리고 그 마무리 작업이 다 끝나고 윗 병실로 올라가야 한다며 걸어서 올라가라는데 걸을 수가 없었어요. 정말 하체가 마비된것 같이 움직여지질 않았답니다. 그 모습을 보고 간호사가 왜 못 걷냐고 뭐라더라구요. 전 정말 못 걷겠는데...ㅡㅡ; 그래서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올라갔어요. 올라가자마자 미역국이 나왔는데 하루종일 굶어서 그런지 어찌나 맛있던지... ㅋ 아파도 입맛은 있더라구요.ㅋ
그날 밤엔 아프고 출산 이라는 그 고통을 겪고나니 죽음을 경험한 것 같이 충격을 받아서멍하게 누워있었어요. 화장실에도 걸어서 못가서 소변줄을 꼽았어요. 그 후로 일주일 동안 몸을 뒤척이기도 힘들었답니다. 산후 조리원에서 전신 경락 마사지 2회 받고 나서 겨우 몸을 돌릴 수 있었어요. 출산 후 이틀 뒤에 링거 거는 대 밀면서 겨우 화장실에 갔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골반뼈가 2cm정도 벌어져서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ㅜㅜ 아무튼 3일 뒤 몸을 좀 추스른 다음 아들 모유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아기 깨면 꼭 연락달라고 하고 젖먹이러 갔었어요. 첫 아들을 안고 젖을 먹이는데 그 순간 너무 이뻐보이고 행복한 거예요. 이게 엄마가 되는 기분이구나. 내 아기가 내 품에 안겨 젖을 먹고 있는 모습은 정말이지 천사같고 내 안에 있던 모성 본능이 깨어나면서 아기에 대한 사랑이 샘솟는 것을 느꼈어요. ^^ㅎ
그랬는데 조리원 입원 일주일 후 갑자기 소아과에서 호출이 왔어요. 아기가 경련을 밤사이 5번이나 했었다고. 원인을 알 수 없으니 경대병원에 입원시키는게 좋겠다고. 그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어요. 엠뷸런스를 타고 아기랑 경대 병원에 가는데 정말 눈물이 나더라구요. 뇌수막염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앞이 깜깜해지더라구요. 갓난 아기가 피를 뽑고 시티촬영도 하고 뇌파검사도 하고 옷을 벗고 적외선 치료기를 쬐고 있는 약하디 약한 우리 아기 모습이 얼마나 짠하던지... 그래도 검사결과 아무 이상이 없는데 피 속에 칼슘이 부족해서 경련이 왔다더라구요. 그래서 일주일 동안 칼슘분유를 먹고 퇴원을 했었어요. 그런데 집에와서도 아기들이 몸을 뒤틀고 계속 울기만 하니 그게 경련반응인가 싶어서 걱정되는 마음에 다시 아기를 안고 기차타고 경대병원에 가서 뇌파검사도 다시 해보았답니다. 다시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서 치료해 볼까 싶었지만 역시 높은 병원에 가야 정확히 진단 할 수 있다는걸 깨닭았네요. 작은 병원에 가면 검사를 또 다시 해야되서 애만 죽어나는거예요. 다행히 두번째 뇌파검사도 아무 이상이 없었고 시간이 지나니 저절로 나아졌어요. 아기들이 자라면서 몸을 뒤트는 현상이었나보더라구요. 첫 아기이니 그게 경련인지 알 수가 없어서 동영상까지 찍어서 의사에게 보여주었더랬어요. ㅡㅡ; 아무튼 지금은 건강하구요 또래보다 덩치도 크고 키도 크고 장난도 잘 치는 개구장이로 잘 자라주었네요. ㅋㅋ 저희 아들 머리가 크고 뼈대가 남아라서 굵어서 더 낳기 힘들었던 거 같아요. 모든게 처음에는 잘 모르니까 더 힘든 법이잖아요. 첫째를 낳고나서 이제 어떤것도 무섭지가 않아졌어요. 저에게 첫 아이 출산은 경이롭고 신비하고 소중하고 행복한 경험이었어요. 아이를 낳을 때는 정말 고통스러웠지만 소중한 보물을 얻었으니까요. 첫 아이가 '엄마~!'하면서 뛰어와 안길때 정말 좋았어요. 누군가의 엄마가 된다는 것 그 또한 행복인 것 같습니다.
아이 출산을 앞두시는 분 태교는 정말 중요하답니다. 과학적으로 태교가 아기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건 증명된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아이 낳는 걸 두려워하지 마시고 집에서 열심히 라마즈 호흡법 연습해 보세요. 그 호흡법을 진즉 저도 알았더라면 그렇게 힘들게 낳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제왕절개 할 수도 있으니 병원에서 출산 전에 아무것도 먹지 말라는데 고기 드시고 가세요. 힘 없어서 애 낳기 힘듬니다. 저는 아침에 국수 먹고 갔거든요... 고기먹고 갈껄 후회했답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집에서 진통좀 참다가 가셔요. 병원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출산하려니 심리적으로 더 위축되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전 둘째 때 집에서 진통 10시간 참으면서 샤워도 하고 아침도 먹고 병원에 갔답니다. 그랬더니 한시간 반만에 둘째를 순풍 잘 나았어요. 힘도 5섯번밖에 안 준것 같아요. ㅋㅋ
둘째는 예쁜 딸이었는데 4.05kg이었답니다. ㅋㅋ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힘내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