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을...
오래전 서울 나들이 때 일이다. 저녁녘 동생집에 들렀다. 모처럼 시골 형님네의 방문에
제수씨는 도마질로 분주했다. 객지에서 느끼는 형제애로 얘기꽃은 시간가는 줄 몰랐고,
결국 자의반타의반 하루를 묵어야만했다.
반 지하에 사는 동생네는 방이 2개이고 부엌이자 거실로 구성된 한옥스타일의 집이다.
저들은 안방에서 우리는 서재에 자리를 깔았다. 사실 안방과 서재가 벽 하나 사이고 방
문조차 미닫이로 거실에 얼른거리는 물체가 서재에서 확인되는 그런 구조였다.
근데 그날따라 왜 자꾸 발동이 걸리는지, 낯선 곳에서 일어나는 야릇함 탓일까. 우리 집
이었다면 별일도 아니지만 잠도 아니 오고 내 몸은 뭔가를 자꾸 요구했다.
유희라곤 그일 뿐인데... 그래서...
아내는 접근해 오는 예기치 못한 뜨거운 손길에 허를 찔린 병사처럼 소스라치는 반응을 보였다.
“어머 이 남자가 미쳤어! 우리집도 아닌데,”
아내는 치한을 만난 사람처럼 정색을 하며 자신의 몸을 단속했다. 어림도 없다는 결사항
전의 뜻이다.
“쉬~잇!”
손가락을 그녀의 입에 갖다 대며 참외 서리하던 실력으로 기었다. 품으로 들어온 먹이를
놓칠 새라, 혹 웃음소리라도 새어 나갈 새라... 소리 없는 전투가 벌어졌다.
“간단하게... 기분만...”
설득반 애원반, 물밀듯 밀려오는 정열은 퇴로를 찾지 못한 물길처럼...
“하지 말어! 이러지마...”
거듭되는 모기만한 소리는 점점 포화 속에 묻혀만 갔다.
거부하면 거부할수록 뜨거워진다는 남자의 속성을 그녀도 경험에서 알고 있다. 이 상황
에서는 실랑이를 거듭하는 것보다 허락하고 빨리 마무리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을까. 전선을 받아드리기 시작했다.
숨어서 막는 사과가 더 맛있다고 했던가. 우린, 영화 <에너미 앳더 게이트>에서 병사들이
잠든 막사에서 벌리던 그 주인공들처럼 숨을 죽이고 그 일을 치렀다. 그 어느 때에도 느낄
수 없었던 스릴과 짜릿함이 수면제처럼 몰려왔다.
그 후 우린 아이가 없는 날엔 일부러 소리를 지르며 그날의 감격을 되찾아 보려고 했지만,
그날의 기억만큼 포르테한 전율을 느낀 날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날 이야기만
나오면 웃음이 나온다. (ㅋㅋ...)
작은 아이가 그 때의 증거물인지도 모리겠다. ㅋ
첫댓글 실실 웃는 나를 보며 앞자리에 앉아있는 직원이 아무 의미도 모른채 따라 웃는다 나도 저런 예쁜 딸하나 있었으면....
상상을 자꾸 하셨나봐...ㅎ
질투날 만큼 다복해 보이네요 근대 그날밤은 좀 거시기 하네요
그럼 나만?
영화처럼님 문샘방에서 히트치면 신춘문예에 출품해뿌라잇... ㅋㅋ
뭔 또 신춘문예를...ㅎㅎ
단란해 보이는 가정이 보기좋습니다 사모님부터 다들 미인들이시네요 늘 웃음떠나지 않는 가정 이루시길... 글 내용으로봐서 상당한 실력을 갖춘분이시라는 짐작이 갑니다...
원 별말씀을 다...그냥 놀고 있는거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