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파이낸스]지난 2012년 공모주 시장은 흥행 참패를 겪었다.
지난해 상반기 주식시장이 유로존 위기 등으로 극심한 침체기를 보내면서 기업공개(IPO)를 미루는 기업이 늘어난데다, 그나마 주식시장에 발을 내딛은 공모주들의 성적도 좋지 않은 편이었다.
작년 한해 국내 IPO 규모와 건수는 각각 1조원과 28건으로 2011년 4조3000억원, 74건 대비 급감하며, 지난 199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악의 한 해를 겪은 공모주 시장이 해가 바뀌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매해 1분기는 전통적으로 비수기에 속하지만, 지난해 상장 일정이 늦춰진 기업들이 몰리면서 예외적으로 분주한 1분기를 보일 전망이다.
오는 2월까지 수요예측 일정이 확정된 기업은 8개에 달하며, 2013년 첫 스타트를 끊은 포티스의 경우 공모주식 청약결과 834대 1의 경쟁률에 4051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리면서 흥행 대박의 꿈을 실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작년 9월과 10월에 크게 늘었던 상장심사청구기업이 11월 이후에는 급감했지만, 사업보고서 작성과 감사보고서 제출, 정기주총 등으로 바쁜 1분기가 마무리되면, 2분기부터 기업들의 증시입성 준비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현재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IPO 시장 규모는 공모기업 70~80개, 공모금액 2조5000억~3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대어급 공모주에서는 SK 루브리컨츠, 현대로템, 현대오일뱅크, 미래에셋생명, 포스코특수강이 연내 상장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고, 현대엠코, 희성전자, KT 렌탈 등도 상장설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1분기 IPO시장에서 주목할 점으로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알짜기업'이 많다는 사실을 꼽았다.
최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지디와 아이센스가 돋보이고, 특히 지디는 '반값 공모주'라고 할 만큼 공모예정가격이 낮게 책정됐다는 점에서 투자매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요예측이 예정된 제로투세븐과 코렌텍도 각각 사업내용과 지분구조 등의 이슈로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인 마이크로스몰캡 종목인 포티스는 공모주 시장의 특성상 상장초기 수급이슈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근혜 새정부 출범에 따라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이 기대되는 가운데, 박근혜노믹스가 본격화 될 경우 상장 준비 기업들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박근혜 정부 시기에는 집중적인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통해 박근혜노믹스가 본격화 될 경우 코스닥 지수의 장기 박스권 탈출이 예상된다"며 "향후 국내 경제 성장의 중심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축이 옮겨질 경우 대기업의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활성화를 강조한 만큼, 거래소가 코스닥 상장기업의 심사기준 완화와 기술특례기업의 상장 활성화, 벤처 생태계 회복을 위한 자금지원 방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은 세계파이낸스 기자 eun614@segy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