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들머리 소석문에는 호남의 공룡능선과 진달래로 유명한 덕룡산에 가려고 먼길을 전국에서 달려 오신 산님들로 가득합니다.
오늘의 코스는 소석문에서 덕룡산과 주작산을 거쳐 오소재까지 땅끝기맥으로 대략 14km나 되는 머나먼 길입니다.
초반부터 많은 산님들로 시작부터 정체가 됩니다. 그래도 산님들의 표정은 밝습니다.
소석문에서 덕룡동봉까지는 사정없이 고도를 높혀야 합니다.
지금 이 시간 꿈결에 빠져 있는 누구도 산님들의 열정은 말릴 수 없습니다. 어둠을 가르며 앞서가는 산님들.
어느새 날이 밝아 옵니다. 강진만 건너 멀리 좌측으로 호남정맥의 제암산, 우측으로 장흥의 천관산이 보입니다.
북쪽으로 멀리 영암의 월출산.
덕룡산 정상을 향하여 고도를 계속 높히며 앞서가는 흑선님과 백두님.
가운데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덕룡산 동봉입니다.
난코스의 암릉에는 스테이플러 철심이 박혀 있고, 로프가 있어서 안전산행을 지원합니다.
서쪽 목포방향입니다. 보이는 곳은 바다는 아닙니다. 안개가 자욱하여 자연스럽게 산이 섬이 되었습니다.
잠시후 일출이 시작되려는지 강진만 건너 동쪽 하늘에는 붉은 기운이 감돌고 있네요.
소석문에서 이곳 동봉까지는 약 2km 정도. 그러나 일반적인 산의 거리랑 동급으로 비교되는 것은 사양합니다.
덕룡산 동봉에서 탄성을 자아내며 조망을 즐기는 산님들.
첫 봉우리 덕룡산 동봉(420m)에서 백두님, 흑선님 인증샷. 혹시 1,420m 아닌가요?
남쪽으로는 앞으로 가야할 덕룡산 서봉이 보이고, 아주 멀지만 해남의 두륜산이 선명합니다.
덕룡산의 진달래는 3월말에서 4월초가 절정. 지금은 자취를 거의 감추었습니다.
멀리 좌측으로 덕룡산 서봉입니다. 암릉구간에서 포효하는 산님들.
일출이 시작되었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동쪽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고도는 높지 않지만 설악산 용아릉과 공룡릉을 겸손하게 만드는 덕룡릉.
멀리 덕룡산 서봉에서 바라 본 해남 두륜산 . 가련봉과 노승봉이 보이며 우측으로 케이블카로 오르는 고계봉 능선이 이어집니다.
흑선님, 백두님 덕룡산 서봉(433m)에서 인증.
불끈 주먹을 힘껏 움켜쥔 애즈산.
서봉에서 주작산 휴양림 갈림길 작천소령까지는 약 4km 남았습니다.
뒤 돌아 바라 본 멋진 서봉.
가파른 날등을 주의해서 앞서는 산님들. 덕룡산 산행은 또한 일본의 북알프스를 겸손하게 합니다.
강진만 건너 천관산을 배경으로..
같은 자리 애즈산. 이 사진은 벌써 십년이 넘었네요. 세월은 흘러도 산천은 의구합니다. 이때는 춥고 바람이 불었던 4월.
지나 온 암릉들이 역시 쉽지 않아 보입니다.
풍경이 노고단, 돼지평전에서 바라보는 듯한 지리산급입니다. 가운데 원경의 월출산을 바라보며 식당을 찾습니다.
양지바른 묘에 자리잡고 아침식사를 합니다.
아침먹은 명당자리에서 작천소령까지는 약 1.8km. 날머리 오소재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작천소령까지는 부드러운 육산으로 그동안의 고단한 능선산행을 보상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도 가도 거리가 좀처럼 당겨지지 않는 해남의 두륜산.
가리지날 주작산(475m) 정상입니다. 그러나 덕룡산 주능에서 실제로 가장 높은 봉우리입니다. 가리지날이 오리지날을 압도하는 광경입니다. 대부분의 산님들은 이 봉우리가 주작산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리지날 주작산에서 바라본 육산의 오리지날 주작산(428m)입니다.
앞으로 가야할 암릉구간이 다시 또 좌측으로 시야에 들어 옵니다. 앞에는 호남의 지존 땅끝기맥 두륜산.
카우보이 모자와 검정선글라스가 멋진 이 산님은 누구일까요?
오늘의 산행 중간지점 작천소령. 체력이 달리는 산님은 이곳에서 주작산 휴양림으로 탈출이 가능합니다.
흑선님과 백두님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애즈산은 주작산을 왕복합니다.
주작산 왕복이 쉽게 보았는데 무더운 날씨와 땡볕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 커다란 판단착오였습니다.
아무도 없는 주작산 정상(428m). 주작산이라는 명성이 무색할만큼 평이합니다.
그러나 오리지날 주작산의 가치는 오로지 조망에 답이 있습니다. 주작산 암봉에서 바라 본 가리지날 주작산(좌)과 덕룡산(우).
낙남정맥 삼신봉에서 지리산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백리주능을 보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만만치 않은 잔여 암릉군. 좌측으로 두륜산 노승봉과 고계봉이 가깝게 보입니다.
주작산을 왕복하는데 빠른 걸음으로 3시간이 넘는 거리를 1시간 20여분만에 주파하였습니다.
백두님과 흑선님이 오래 기다리셨네요. 지금부터 지리산의 연하선경보다 아름다운 길을 걸어 갑니다.
오늘 암릉 산행 원없이 하네요. 오르고 내리고..오르고.. 루프구간을 무한반복하는 느낌입니다.
이제 오늘의 날머리 오소재까지는 3km 정도 남았습니다. 다시 또 암릉구간과 마주쳐야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믿기 어렵게 컨디션이 급격히 저하되며 부조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걸을수록 기름칠이 부족한 기계처럼 다리가 뻑뻑해지며, 온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지기 시작하였고..
십자가를 걸머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예수처럼 고통스럽고 힘에 겨웠습니다.
보너스로 주작산을 왕복산행 하였더라도, 그전에 어렵지 않게 다녀온 덕룡산 산행이 오늘은 왜 그리 힘든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초여름의 무더위와 온몸의 근육통으로 배낭을 어쩔수 없이 백두님께 맡겼습니다. 걷는것 보다는 퍼질러 눕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아직도 남은 암릉을 넘는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공포 그 자체이며,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이를 악물고 사투를 벌인 끝에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 오소재가 보였을때..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멋진 두륜산의 풍광이 눈에 들어 오지 않을 정도로 체력은 완전 소멸 되었습니다.
그래도 위로가 되는 것은 정신력으로 버티고 최선을 다하여, 다행히 다른 산님들에게 기다림의 피해을 입히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16.96km 9시간24분.
첫댓글
2024.4.13 산행정리
04:00소석문-06:00덕룡산 동봉-06:25서봉-07:40조식-08:55작천소령-09:50주작산(왕복1시간20분)-14:40오소재
근육통과 밧데리 방전으로 역대급으로 힘든산행을 하였네요. 백두님과 흑선님이 저 때문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애즈산님이 힘들었다면
난 구급차 불렸을 듯 ㅎㅎ
수고 많았습니다 난 두개로 나눠서 타야할듯 ㅋㅋ
주작덕룡 다녀오셨네요. 4월이면 진달래 보러 전국에서 많은 산님들이 찾는 곳이죠!!. 길이 좁으니 오르고 내림에서 싸움도 나고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서 지치는곳이죠~~ㅎㅎ. 계속 되는 암릉에 많이 힘드셨죠?? 애즈산님, 흑선님, 백두님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만만하게 볼산은 아닌것 같음
오르락 내리락 반복되는 암릉에 퐁광은 좋아 기억에 남을만한 산행 이였는데 갑작스런 더운 날씨에 탈진하여 정말 고생 많이하셨습니다ᆢ
늘 4월이면 찾는 주작,덕룡 진짜 멋지네요!!
또 한 번 도전 해보고 싶은 주작,덕룡인데...
나도 이제는 두번으로 나눠서 타야할듯 하네요.ㅎ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