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워낙 강력한 저기압이라 소멸된 후에도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9월초 한반도를 지나간 태풍들이 어떤 여파를 남겼는지 10호 태풍 하이선을 중심으로 보고 9월 중순과 하순 태풍 전망을 하겠습니다.
태풍 하이선 경로 (Emer4gency response Cordination Centre)
10호 태풍 하이선은 9월 7일 아침 김해 부근에 상륙해서 내륙을 북상했고, 당일 오후 동해로 빠져나가는 동안 영동지방에서 엄청난 폭우가 내렸습니다.
9월 2일 12시 10분 레이더 영상 (기상청)
9월 7일 12시 10분 당시 레이더 영상입니다. 태풍의 중심이 강원 남부를 지나고 있고 중심 전면에서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습한 동풍이 태백산맥에 부딪혀 상승했고, 영동지방에서 시간당 최대 70mm 폭우가 내렸습니다. 태백산맥을 넘은 바람은 수증기를 거의 소진했기 때문에 영서 지역에서 강수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9월 8일 9시 지상기압/강수 (Tropical Tidbits)
9월 8일 하이선은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었지만, 중심기압이 987hPa로 강한 세력을 유지했습니다.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이 강풍권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이후 변질된 태풍이 글로벌한 규모로 날씨에 미치는 영향을 보겠습니다.
9월 8일 9시 300-200hPa PV, 600-400hPa ascent, 250hpa jet (Alicia Bentley)
같은 시각 하이선이 변질된 온대 저기압 고층에서 강한 발산이 계속되었고, 제트기류가 위로 불거지면서 강풍대가 더욱 발달했습니다.
9월 8일 9시 200hPa (tropical Tidbits)
200hPa, 지상 약 12,000m 고층 일기도입니다. 발산기류가 제트기류에 더해지면서 풍속이 최대 315km/시까지 나타났습니다. 불거진 제트기류 남쪽에서 고층 기압 마루가 밀고 올라오면서, 서해로 고층 기압골이 깊게 파였습니다. 건조하고 시원한 북서풍이 유입되면서 여름이 물러가고 있습니다.
9월 12일 9시 500hPa GPH/Rel. Vort. (Pivotal Weather)
주말 날씨 예상입니다. 9월 12일 토요일 500hPa 대류권 중간고도에서 고층 기압골이 서해로 파이겠습니다. 주말 기층 불안정으로 전국이 흐리거나 구름이 많이 끼겠고 남부와 영동지방에서 약한 비가 예상됩니다.
9월 8일 3시 250hpa 바람 (Philippe Papin)
현재 하이선은 태평양 건너 북미 대륙 날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9월 8일 3시 하이선은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된 상태이고, 제트기류가 강해지면서 태평양 중부에 매우 크고 깊은 기압골이 파였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태평양 동부와 북미대륙 서부에 거대한 기압 마루가 올라왔습니다.
9월 9일 9시 500hPa GPH/편차 (Pivotal Weather)
9월 9일 9시 당시 기압골-기압마루-골이 이어지면서, 북미대륙 서부로 열기가 북상했고, 중부로 북극 한기가 남하했습니다.
9월 10일 9시 지상 2m 기온 (Pivotal Weather)
9월 10일 9시 미국 서부에서 기온이 37.2C (99F), 중부에서 1.1C (34F)가 관측되었습니다. 같은 시각 두 지역간 기온차가 36C 입니다.
캘리포니아 산불 (AFP)
서부 지역은 고온으로 인해서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기록적인 산불이 번지고 있습니다.
9월 8일 6시 21분 와이오밍 도로 (Philippe Papin)
반면 9월 8일 새벽 중부에 위치한 외이오밍에 눈이 내렸습니다. 태풍이 초래한 제트기류의 심한 굴곡으로 극과 극을 달리는 날씨가 인접한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이러한 기상 이변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입니다.
9월 11일 해수면 온도 편차 (Earth Nullschool)
8월말부터 9월초까지 바비, 마이삭, 하이선, 3개의 태풍이 1주일 간격으로 지나갔습니다. 강풍이 바닷물을 위아래로 휘저었고, 태풍들이 지나간 자리에 해수면 온도가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태풍이 발생하고 발달하려면 몇가지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9월 중순과 하순까지 태풍이 발달할 것인지 요소별로 보겠습니다.
9월 6일 해수면 온도 예년편차 (weathermodels.com)
첫째, 해수면 온도입니다. 북태평양 서부에서 해수면 온도가 높아서 열대 사이클론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9월 7~21일 200hPa VP 편차 (ECMWF)
둘째, 고층 발산입니다. 9월 중순에도 북태평양 서부 대류권 고층 발산이 활발해서 열대 사이클론의 발생/발달에 유리하겠습니다. 하지만 하순으로 가면서 중립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850hpa zonal wind 편차 (ECMWF)
셋째, 대류권 저고도 습기입니다. 850hpa 적도 태평양 서부 대류권 저고도에서 강한 서풍이 불고 있어서 습기가 인도양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850hPa 습기 이동 편차 (ECMWF)
그 결과 북태평양 서부 저고도에서 습도가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열대 사이클론 발생과 발달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9월 10일 21시 10m 풍속 (Weathernerds.org)
넷째, 해수면 풍속입니다. 해수면수증기를 대기 중으로 올려줄 적당한 바람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북태평양 서부 넓은 지역에서 바람이 초속 5m 이하로 나타나고 있어서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하겠습니다.
다섯째, 윈드시어 입니다. 가을에 제트기류가 남하해서 윈드시어는 태풍의 발달에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윈드시어는 단기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제외하겠습니다.
4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열대 사이클론이 발생해서 발달하기에 유리합니다. 현재 상황은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이 반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중기적으로 이러한 패턴이 유지되어 북태평양 서부에서 열대 사이클론 활동이 미약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