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반부터 두시간 의과대학 강의가 있었다.
이 시간에 맞추어 차를 가져가다가는 100% 실패한다.
왜냐하면 너무 일찍 도착하여 교수 휴게실 문도 열리지 않을 때가 있고,
잘못하다가는 강의 시간에 늦을 수도 있다.
따라서 보통 때와 같이 7시에 흑석동 의료원으로 출근하여 주차장에 차를 두고는
아침 회진을 돌고 걸어서 학교로 올라 가면 된다.
행정실에 들러 출석부를 출력하여 강의실에 들어 간다.
오늘 강의는 신장학의 첫 강의로 의학부와 의전원이 거의 동수로 모두 80명이 조금 넘는데
강의실에는 학생들이 제대로 출석을 하지 않았다.
의과대학 통털어 최고참교수의 강의를 빼먹다니 괘씸하게.
학생을 시켜 출석을 부른다.
아니 이럴 수가!
의전원은 100% 출석을 하고, 의학부는 결석자가 많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아무래도 세상 살아본 경험이 많은 탓일까?
나의 지론은 똑같은 시험점수가 나왔더라도 출석자와 결석자와 같을 수는 없다 는 것.
앞으로 진행되는 신장학 강의는 출석율이 무지하게 좋을 것이다.
나 또한 이를 반드시 성적에 반영을 시킬 것이니까.
한번은 신장학 통합강의때 한번 결석에 총 점수에서 3점씩 감점, 그러니까 3번 결석을 하면 9점이 날라간다.
그러면 100점을 맞더라도 91점 밖에 못 얻고
이런 학생들은 도저히 시험성적이 100점이 나오지 않는다.
"0.5 학점짜리라 설마 낙제는 시키려고" 하고 배짱을 부려
일주일 강의에 월, 화, 수 3일간 제주도에서 놀다 온 학생이 있어 정확히 채점과 출석점수를 감하니까 40점 대이다.
이는 당연히 "F"학점으로 낙제이다.
학교에 성적을 제출하였더니 난리가 났다.
학교 행정실에서 먼저 "점수를 "D"로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내가 한 말 "그러면 너거가 학생들에게 강의하고 시험치이고 점수내라."
협상이 들어 온다.
잘못한 학생과 학부형을 나에게 보내어 용서를 빌고
"교학과 재시, 중앙대에는 이런 제도가 있어 낙제자들을 구제한다. 를 보게 해주세요.
내가 설사 교학과 재시를 준다하더라도 금방 승락을 하면 안된다.
"만약 나에게 학생과 학부모가 찾아오면 눈으로 사진을 찍어 그대로 기억을 할 터인데"
결국 아래사람을 시켜 시험을 다시 보게 하였지만.
세상사 쉬운 것은 없다. 라는 걸 절감하게 시켰다.
이것도 하나의 교육이다.
나온 김에 또 하나.
내가 쥬니어 스태프로 내과 성적을 관리하고 있었을 때
어느날 퇴근 후 쉬고 있는데 집에 초인종이 울려 문을 열었더니 갈비 한짝을 매고 학생이 찾아 왔다.
그 때가 명절을 앞두고 있었고, 성적을 제출할 때이었다.
또 소문으로는 집은 상당히 부자이며 나이까지 든 학생.
물론 야단을 치고 도로 돌려 보내었지만 다행히 무사히 졸업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압구정동에서 커다란 종합병원을 경영하고 있다.
한번은 친척 애가 그 병원에 입원하여 분만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전화를 걸어 원장을 찾았더니 전공이 산부인과이고 아래에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여럿 있었으나
밤사이 지켜서 순산하게 해주었다.
걸론은 "공부 잘 하는 학생이 필요없어요."
오전에 외래가 있는 날이라 휴식시간 없이 "일 볼 사람은 나갔다 오세요" 하며 연속강의를 끝내고 병원으로 돌아왔다.
전에는 3, 4시간도 연속으로 강의를 하였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 "이 짓도 힘들어 못해 먹겠다."
강의하러 들어가며 찍은 예전의 정문 자리.
뒤에 구관인 약대 건물이 보인다.
아마 중대 건립 초창기 건물일거야.
80년 대 약대에서 임상 강의를 하고 있을 때 학교 앞에서는 데모가 벌어져
최루탄 연기가 강의실까지 들어왔다.
여기가 의과대학 구건물로 양쪽에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간판이 붙어 있다.
의대 앞 오래된 등나무 터널
이곳이 의과대학 신관 건물
청동 부조물인데
자세히 적어 놓은 건립기.
그 앞에는 철늦은 영산호이 피어 있다.
새로 단장한 중앙도서관
30년이 넘게 근무하는 동안 한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다.
의대에ㅐ서 내려 가는 길
약대 구관 앞에 설치한 여러 조형물들.
새로 지은 의약관 건물 앞에 여학생 둘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단ㅁ배피우는 것은 뭐라할 꺼리가 되지 않으나 침을 "퉤 퉤"하고 바닥에 뱉어 가서 주의를 준다.
신축 건물 앞에 있는 조형물
누가 나를 "서울대 출신이냐?" 하고 물으면 "서울대를 나오기는 하였는데 중앙인"이라 말한다.
서울대 의대 6년, 서울대학병원에서 전공의 수련 5년,
중앙대는 80년 5월 부터 현재까지 30여년을 근무 중이다.
첫댓글 강의 출석 안하고 제주도 놀러 갔다온 학생들은 지옥에 갔다 왔겠습니다. 서울대를 나오고 중앙인이 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