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 영화의 원형이자, 시대를 앞서간 전설적인 뮤지컬 <록키 호러 픽쳐쇼>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상영관을 관객이 참여하는 ‘제의(祭衣)’의 장소로 탈바꿈시켰던 짐 샤만 감독의 이 영화는 날 선 사회 풍자로 세대를 가로질러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영화의 반세기를 기념하며 6편의 영화를 선별한 ‘뮤직 호러 픽쳐쇼’ 섹션을 통해 특별한 헌사를 바친다.
우선 섹션에 포함된 5편의 작품은 호러와 판타지, 컬트적 감수성이 격렬히 뒤섞인 뮤지컬이다. 이 리스트에는 도시 랩 배틀을 무대로 기묘한 전율과 폭발적 에너지를 뿜어내는 소노 시온 감독의 <도쿄 트라이브>(2014), 한국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뮤지컬 장르에 괴기미학을 덧입힌 전계수 감독의 <삼거리 극장>(2006), 빅토리아 시대 도시 괴담을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로 그려낸 팀 버튼 감독의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2007), 에스토니아 감독, 샌더 마란이 작정하고 B급 정서를 마구 쏟아 부어 만든 전기톱 살인마의 유쾌한 피의 소동극을 그린 <전기톱이 부릅니다>(2024), 괴랄한 예수의 이상한 행성 모험에 대한 전작 단편을 장편화하면서 더 극단으로 밀어 부친 프랑스 감독, 베르트랑 데조테의 애니메이션 <하모니>(2024)가 있다. 이 작품들은 엽기적 상상력을 펼쳐 보이고 전통적 규범을 비틀면서 <록키 호러 픽쳐쇼>를 새롭게 계승해 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록키 호러 픽쳐쇼: 기이한 여행>(2025)은 라이너스 오브라이언 감독이 <록키 호러 픽쳐쇼>의 각본과 음악을 담당했으며, 리프 라프로도 출연한 자신의 아버지 리차드 오브라이언과 자유와 전복, 해방의 아이콘이 된 이 영화에 대해 바치는 찬가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조명진 프로그래머는 “올해 JIMFF의 특별전 중 하나인 ‘뮤직 호러 픽쳐쇼’에서는 50년 전 개봉된 이 고전이 던졌던 파격과 전복의 유전자가 어떻게 증식되고 변이되어 우리에게 또 다른 도파민을 분출시키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상영될 계획”이라면서 “이번 ‘뮤직 호러 픽쳐쇼’ 특별전에는 상영과 더불어 QA(관객과의 대화) 등 토크 이벤트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관객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9월 4일부터 9일까지 제천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제천비행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개막식을 비롯해 전 세계 음악영화의 경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초청하여 관객들에게 선보일 것으로 주목된다. 상영작은 짐프시네마(구 메가박스 제천)·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제천문화회관·제천영상미디어센터 봄에서 ‘원 썸머 나잇’은 제천비행장, ‘JIMFF 스페셜 초이스’는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캠핑&뮤직 페스티벌’은 의림지 솔밭공원과 제천비행장에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