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험담 말고 너나 잘해!
효봉선사(曉峰禪師)는 일본 와세다 대학 법과를 졸업하고 평양 복심법원에서 십 년간 판사직을 지내시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엿판을 메고 팔도강산을 방랑하기 3년 1925년 금강산 신계사 석두스님 문하에서 출가하여
불굴의 의지로서 절구통 수좌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장좌불와 용맹정진 수행하여 결사적인 정진 끝에
문득 얻은 바 있어 오도송을 읊었는데,
해저연소록포란(海底燕巢鹿胞卵)
화중주실어전다(火中蛛室魚煎茶)
차가소식수능식(此家消息誰能識)
백운서비월동주(白雲西飛月東走)
바다 밑 제비집에 사슴이 알을 품고
타는 불 속 거미집에 고기가 차 달이네.
이 집안 소식을 뉘라서 알랴.
흰 구름은 서쪽으로 달은 동쪽으로…
효봉 선사는 남의 험담하는 것을 가장 싫어하셨다.
어느 날 한 수좌가 여쭈기를
“술 마시고 여자를 가까이하는 스님들을 가려내어 엄벌하심이 어떻겠습니까?”
“술 마시는 것이 나쁜 짓이다. 이런 말이더냐?”
“네 그렇습니다.”
“여자를 가까이하는 것도 나쁜 짓이다. 이 말이더냐?”
“그렇습니다.”
“그럼 남의 험담만 하고 다니는 사람은 나쁜 짓이든가 좋은 일이든가?”
“………”
“남의 나쁜 짓을 보고 나쁜 짓인 줄 알았으면, 너나 잘할 것이지 어째서 너나 잘할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잘못만 캐고 다니는 거야. 왜?
너나 잘해라
너나 잘해
너나 잘해
남에 잘못 만을 들추고 다니는 사람
남에 험담만을 하고 다니는 사람
남에 약점만을 떠들고 다니는 사람
남의 실수만 볼 줄 알고 자신의 허물은 볼 줄 모르는 사람이 더 나빠”
- 효봉 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