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야춘설(昨夜春雪)
입춘우수과절전立春雨水過節田
침후강설적화지寢後降雪積花枝
춘규화예경악축春窺花蕊驚愕縮
당전로빙난보행堂前路凍難步行
동인불견제설인洞人不見除雪人
도시인심한탄경都市人心恨歎境
독옹한출추설곤獨翁推雪汗出困
보도지운지하철報道遲運地下鐵
(和翁)
입춘, 우수가 지난 계절 텃밭에는
잠든 뒤로 눈이 내려 꽃가지에 소복히 쌓였네!
봄 엿보던 꽃망울 깜짝 놀라 움추렸고
집앞에 도로는 꽁꽁얼어 걷기가 여려운데
동내 사람 눈 치우는 사람 볼수가 없으니
도시 인심이 정말 한탄 지경일세!
늙은이 혼자 눈 치우랴 땀도 나고 피곤도 한데
강설로 지하철 운행이 지각 운행 한다고 하네그려!
입춘(立春)도 지나고 우수(雨水)도 지났는데 어제 밤사이에 서울에는 눈이 엄청 많이 내렸다. 아침에 새벽에 일어나서 옥상 텃밭에 올라가 보니, 하얀 눈이 철쭉꽃 나무에 가지가 축 늘어지게 쌓여있다. 눈에 가는 비까지 내리다 보니, 꽃나무도 무게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는 듯이 힘겨워 보인다. 며칠 전에 보니, 철쭉꽃도 인동초도 목단꽃 나무도 꽃망울이 맺혀있었는데 때아니게 눈이 내리다 보니, 눈 속에 덮여서 빼꼼히 놀란 기색 표정이다. 옥상 바닥에 내린 눈이 발로 밟으니 물기가 줄줄 흘러서 매우 미끄럽다. 대충 걷도록 제설작업을 하고 문앞에 동내(洞內) 이면도로(裏面道路)를 보니, 장난이 아니다. 내린 눈이 쌓여 녹다보니 완전빙판(完全氷板) 도로다. 재개발로 동내 이웃도 거의 다 떠나고 몇집 안 남다 보니, 제설작업 할 사람도 없다. 어쩔 수 없이 혼자서 땀 뻘뻘 흘리면서 제설 밀대로 눈을 밀어서 도로 가장 지리로 밀어 붙여놓고 동내 제설용 소금창고에서 소금을 내다가 도로에 뿌렸다. 밖에서 방에 들어와서 뉴스를 보니 강설로 5호선 지하철 운행은 느리게 더디게 운행한다는 보도이다. 얼벗님들! 페친님들! 빙판길에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걸으십시오. 넘어져 뼈가 부러지면 큰일 납니다. 강설 단상이었습니다.
여여법당 화옹 합장,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