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공부란 굉장히 힘든 정신노동이라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분명 내 개인적인 일임에도, 내가 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
이상하게 공부란 놈은 왠지모르게 등 떠밀려 하는 것 같고, 할 수 있는 한 뒤로 미뤄두고만 싶고,
그러니까.
지구촌 대다수의 인구들이 공부를,
스키 타듯이, 게임 하듯이, 농구 하듯이 자발적으로 즐기지는 않는다는 얘기
이 글의 주제완 하등 상관없지만 웃겨서 한 번 넣어 봄..
그렇습니다.
거진 정신노동에 가까운 이 공부란 놈을,
우리 같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시크릿한 방법 같은 거 전 없다고 봅니다.
단.
원래 내 공부에 대한 몰입도를 100이라 쳤을 때, 이걸
103에서 105정도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려줄 수 있는 방법 정도는 존재할 수 있다고 보고(ㅋㅋㅋㅋㅋㅋ),
실제로, 전 일상적으로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거든욬ㅋㅋㅋㅋㅋ.
아주매우열라조낸 쪼금 더 자발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되는 공부 방법,
그게 뭐시냐!?!?!?! 그게 뭐시냐!?!?!?! 쨘쨘 !-!
위키피디아식 학습법
주의!!! 이 학습법은 효과가 미약하거나, 사람에 따라 아예 안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일이란 게 뭐 다 그런 것 아니겠수??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영화로 치자면 일종의 스포일러랄까?
내가 공부하려는 내용의 몇줄요약본 내지는 핵심키워드/핵심개념들만 먼저 보는 겁니다.
이를테면,
제가 인지부조화 란 심리학 이론에 대한 20페이지짜리 원문 논문을 봐야 한다고 칩시다.
(생각만으로도 벌써부터 피로가 밀려옴... 후우우)
모든 논문에는 초록(Abstract)이란 게 있어서, 논문의 전 내용을 일고여덟 줄 내외로 요약/정리해놓게 돼 있는데,
우선 이걸 봐요. 그리고 대충 뭔 내용이겠거니 예상해 본 다음,
위키피디아에 해당 이론을 검색해 보죠.
위키피디아가 네이벌 지식백과 같은 거라,
갖가지 이론들에 대해 매우 "간단명료"하게 정리들을 잘 해 놓아서,
위키피디아를 보면, 대개는 아 이게 어떤 내용이구나 하는 게 감이 오게 되거든요?
또, 검색을 하는 김에, 네이벌이나 구굴 같은 데 들어가서,
해당 이론에 대한 포스팅 글들 같은 걸 쭉 한 번 썰칭하죠.
그리고 몇 개 정도를 봐 줘요.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포스팅에는 좀 더 다른 내용이 들어가있고 그렇기 때문에,
인지부조화라는 키워드로 글을 한 대여섯개 정도 읽어보고 나면,
공통되는 부분(핵심내용)은 반복학습이 되고, 공통분모가 아닌 내용들(부연내용)은 부가적인 정보들로 누적되면서,
머릿 속에 미약하지만 인지부조화에 대한 도메인이 자리잡히게 되요.
이는 다시말해, 내가 어떤 내용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고 있게 된 셈인 거고,
이런 상황을 일컬어 일군의 심리학자들은 "Information gap"이 발생했다고 설명합니다.
이게 뭔 말이냐면,
100의 내용이 있어, 그 중 내가 5를 알고 있단 말야. 그럼 그 5의 부분이 있음으로 해서,
좀 더 자연스럽게 95만큼(무지의 부분)의 차이를 인식할 수 있게 되고,
그 격차를 메꾸기 위한 추동이 발생한다는 거에요.
그니까, 일종의 완결 욕구 같은 거랄까???
자, 비유하자면 이런 겁니다.
내가 먼 길을 가야 해요.
200키로를 걸어가야 하는데, 중간에 쉴 곳이 아무데도 없는 겁니다.
게다가 길도 잘 몰라요.
이럼, 길을 떠나기가 쉽지 않겠죠.
반면,
200키로를 걸어가야 하는데, 내가 길도 대강 알거니와,
중간중간에 몇 개소 정도 쉴 만한 곳을 아는 상황
요러면 얘기는 좀 달라지죠.
200키로나 가야되니 짜증나겄지만, 전자보단 확실히 좀 더 수월하게 발길이 떨어질 겁니다.
또한, 중간중간에 힘들면 실제로 쉬어갈만한데가 몇군데씩 꼭 나오니까요, 한결 편하겠죠.
전혀 모르고 있던 부분을 공부한다는 건,
잘 모르는 200키로의 길을 쉼없이 걸어가야 하는 상황과 대체로 비슷합니다.
근데, 5 정도의 정보라도,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 있는 내용을 공부한다?
요건, 길도 대강 알고, 길을 가다가 몇 군데 정도에서 쉬어갈 수도 있는 상황과 비슷해요.
왜 그러냐면,
인간은, 잘 모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아는 것, 내가 잘 아는 것과 대면할 때,
상대적으로 더 친숙함과 흥미를 느끼는 경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잘 모르는 것에는 아싸리 재미를 잘 못 느끼고,
잘 아는 것일수록 그걸 파고들어가면서 흥미를 느끼는 게 우리 인간들로서,
위키피디아나 네이벌 또는 구굴링을 통해, 몇 피스의 정보를 얻어놓고 나면,
일단 그 도메인에 대한 친숙성이 향상됩니다.
게다가 내용들을 보다 보면, 내가 이미 아는(봤던) 부분이 나올 때가 있게 되거든요?
그럼 한층 더 친숙함을 느끼게 되고, 아주 조금이라도 흥미가 더 생기게 되죠.
그리고 당연히, 아는 부분이 나오면 좀 더 수월하게 한템포 쉬어갈 수 있습니다.
마치 200키로의 여정 중간에 앉아서 쉬어갈 수 있는 벤치를 발견한 것처럼 말예요.
이런 식으로 좀 더 스무쓰하게,
공부하려는 내용에 친숙함과 흥미, 호기심 등을 느끼면서, 나머지 95를 채워나가는 거죠.
이 논리대로라면,
Information gap을 발생시켜, 호기심. 친숙함, 흥미 등을 발생시키는게
단지 5의 정보만으로도 효과가 있게 되는 셈인 겁니다. 당연히 0은 안 되겠죠.
게다가 이 5가 그냥 5라기보단, 거의 요약본(핵심정보)에 가까운 5이므로
이건 길을 대강 알고 가는 200키로 여정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위키피디아질 등을 통해 알게 되는 부연정보들은
머나먼 공부의 여정 중간중간에 아싸 아는 부분 나왔음!! 그렇지그렇지 이해가 한결 수월하구만!! 식으로
정신적 쉼터를 제공할 수 있구요.
얘기가 쓰잘데기없이 길어졌는데,
결국엔 0에서부터 시작하는 것보단
귀찮더라도 위키피디아질 등을 통해 5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좀 더 낫다라는 얘기
그니깐, 200키로의 여정이 좀 더 수월해진다는 얘기
하지만, 200키로 가는 건 여전히 짱난다는 얘기..
이 글은, 200키로 여정의 고통을 100이라 친다면,
그 고통을 96 내지는 97 정도로 줄여줄 수 있는 별반 효용성 없는 방법론에 대한 쓸데없는 얘기입니다.
결국, 위키피디아식 학습법의 요체는,
모르는 것보단 아는 게 더 친숙하고 재밌다입니다.
몇 피스의 핵심내용과 그에 따르는 부연내용들,
영화로 치면 스포일러(spoiler)겠지만, 공부로 치면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랄까??
이렇게 한 몇 시간 하다보면, 공부도 나름 재밌네? 하고 느낄 때가 많지만,
문제는,
세상엔 저런 노력 하나 없이 단 몇 분만 해도 공부보다 재밌는 게 천지라는 거. 썅..
공부할 게 있고, 알럽엔비에이가 있다.
내가 공부할 내용에 대해선 잘 모르는데(친숙성0 흥미0 호기심0), 느바에 대해선 빠삭하지.
그럼 당연히 알럽엔비에이질을 하게 된다는 얘기인 거고,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이 있고, 연예병사 안마방 사건이 있다.
내가 국정원이고 뭐고 여당이고 나발이고 정치에 대해선 잘 모르는데, 연예계 소식에 대해선 정통하지.
그럼 당연히 쎄븐이나 상추 관련한 글들만 찾아보게 된단 얘기.
그렇담 당연히, 복잡한 정치계에 뭔가 큰 사건이라도 하나 터지면,
그걸 무마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중들에게 친숙하고 단순해마지않는 가쉽거리를 내놓는 게
그들로서는 하나의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얘기.
그렇담 생각해 볼 만한 것이, 정치가들이 제 입맛대로 정치를 횡행하기 위해선,
정치를 가면 갈 수록 어렵게 만들고 복잡하게 꼬아놓아 이걸 200키로 여정처럼 만들어 버리면,
그리고, 과거에 어떤 민대머리 아자씨가 그랬듯이 sex, sports, screen 같이 단순하고 알기 쉬운 요소들을 빵 띄워버리면,
사람들은 점점 더 정치를 멀리하게 될 것만 같다는 얘기.
갑자기 이상하게 정치 얘기로 끝나버린 것 같아 글쓴이인 나조차도 살짝 어처구니없다는 얘기.
※ 무명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시대가 이 글의 끝을 방해하네요...
하기싫다 하기싫다하면 진짜 못하겠더라구요 하고싶다 하고싶다 이걸하면 뭘 얻을수있겠지 신난다 이런식으로 생각하면 우리의 무의식은 단순하게 그걸 믿는다더군요 실제로 효과가 있긴 한데 어떤 목표를 두고 장기간 공부하다보면 결국 어떤방법을 써도 아 진짜 하기싫다 라는 말이 나오는것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물론입니당~
잘봤습니다 너무 재밌어요 항상 자기전에 무명자님 글 하나씩 보고잡니다 ㅎㅎ
잘 봤습니다 ㅎ
고등학교때 이런 사고방식으로 공부했던 기억이 있는데 도움이 되는거였네요!!그래봐야 100의 고통을 97로 줄이는거지만요ㅋㅋ
마지막에 공감 한표요ㅠㅠ
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부분의 내용이 핵심인거처럼 느껴져 씁쓸하네요ㅜㅜ
부모님들이 어릴 때부터 공부를 강제적으로라도 시키는 이유가 다 있죠. 공부라는 것이 가장 자발적으로 흥미를 붙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단 친숙하게 하려면 어떻게든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든지 공부와 친숙하게 해야 그나마 좀 하게 되고, 그나마 좀 친숙해져 말씀하신 원리대로 공부를 하게 되죠.
그래서 어릴 때 공부하는 습관을 어느정도 들여놓고, 어릴 때 공부를 잘했던 친구가 커서도 공부를 잘하게 되고요ㅋㄷ
반대로 어릴 때 공부에 흥미없고 공부하는 습관 없고 공부 못 하는 친구가 커서 공부 잘 하는건 정말정말 드물게 봤습
니다. 모든게 다 그렇긴 하지만, 적어도 공부라는 것에 있어서는 그런거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팬입니다 ㅎㅎ 이게 어떻게 보면 예습의 진정한 효과가 아닐지 ㅋㅋ
그리고 제가 모르는 여자보다 5를 아는 여자가 끌리는
이유도? !? 이건 다르겠죠 ㅎㅎ
그렇죠 간단히 말해서 예습하잔 거죸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