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부터 미루어온 1박 2일의 여행.
날짜가 정해졌을때부터 기다려온 설레이는 우리들의 짧고도 긴
여행이 시작 되었다.
야간 근무를 한탓에 두 눈은 뻑뻑했지만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건
지나는 곳마다 듣고 보고 한것이며 겪었던 것을 구수하게
술술 풀어놓는 알밤의 입담에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 친구들과 여행길에 오른 것이 더 잠못이루게 했지만.....
학교 다닐때 지역 특산물 배울때부터 말로만 듣던
굴비로 유명한 영광에서 굴비정식을 먹기위해
조금은 배가 고팠지만 참았다가
그야말로 진수성찬으로 점심을........
상에 오른 생선 종류만도 10가지가 넘었다.
법성포에 있는 남도 1번지 식당이었던가~?
물이 빠진 법성포구는 삭막해보이기까지 했지만
꿈틀거리다 펄쩍뛰어 물밖으로 나와 기어다니는 짱뚱어가
자그마한 갯펄을 꿈틀거리게 했다.
미꾸라지탕처럼 끓이면 맛이 있다는데
굴비에 밀려 푸대접을 받나보다.
법성포구까지 왔는데
법성이라는 이름을 얻은듯한 이유인것같은
백제불교 최초도래지를 찾아서 다시 차를 몰았다.
아늑하고 조용한 작은 포구인것만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곳이었다.
따끈한 햇볕아래에서 바닷가 정자에 오르니
오래오래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었다.
한창 마무리 공사중이어서 깔끔하게 다듬어진 모습은 못보았어도
남들보다 먼저한 발걸음이기에 기분 좋았다.
이번 여행의 첫번째 목적지인 무안의 화산 연밭,
끝간데 없는 연밭은 입을 벌어지게 했다.
간간히 피어있는 백련이 우리를 수줍게 반겨주었고
가시연의 가시를 보여주기 위해
알밤은 가시연 이파리를 뜯어오고,
그 너른 연밭에 꽃이 만발했을 장관은 상상에 맡긴다.
화산 연밭을 가기전, 박쥐와 나비로 유명한 함평을 거쳐갔다.
암수 1대 40의ㅣ 비율이라서 번식을 못한다는 황금박쥐는
조각과 그림으로만 보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이라도 있으면
나비를 그려놓은 도시 함평
봄이면 나비 축제가 열린다는데.........
그리고 또 들른 곳이
우리나라에서 젤 오래 되었다는 섶다리,
어떻게 그런 다릴 놓을 수가 있을까 신기하기만 했다.
잠시 다리아래 다리를 걸치고 찰칵!!
세상에 어느 여인네가 꽃을 싫어하랴!
영광 불갑사에 가서 이제막 꽃대가 오른 상사화를 보고
알밤이 보기엔 더 아름답다는
해보면 용천사로 갔다
상사화, 일명 꽃무릇
중부지방에 피는 상사화는 연분홍색으로 벌써 피고 졌을때
주홍빛 상사화는 이제서야 한창인듯하다. 9월 중순무렵.
나무밑 어디에서건 덤불과 나뭇잎을 뚫고 고개를 내민 꽃대들은
여려보이면서도 강한 생명력을 과시하듯
눈을 돌리는데마다 지천에 널려 다투어 솟아 오른다.
우리는 겨우 햇볕 좋은 곳에 일찍 피어난 꽃무릇을 볼 수 있었지..
드디어 진도로 들어가기 위해 목포로 향했다.
30년 전쯤에 한번 올랐던 유달산,
중년이 된 지금 다시 본다.
노적봉 아래 차를 세우고 정상까지 가는동안
쉴 수 있게 지어놓은 정자를 3개 올랐나~~?
배도 고프고 지치기도 했고, 그만 가기로 하고
알밤이 얘기해 궁금하기도 하고
호기심을 자극한 여자나무를 찾았다.
몇사람을 거쳐 어느 아주머니에게서듣고 바라본 여자나무,
어쩌면~~~~
어찌 발견했을고~~~?
노적봉을 바라보고 오른쪽 길로 한 5m정도 오르다
왼쪽으로 있으니 목포에 갈 기회가 된다면 궁금증을 푸시길....ㅎㅎㅎㅎㅎㅎ
항구 도시 목포까지 왔으니
싱싱한 회가 빠질 수는 없지..
북항으로!
피곤해하는 내게 친구들이 권해준 세발낙지-소가 탈진 했을때
멱이면 벌떡 일어난다는-를
나무 젓가락에 꿰어서 좍좍 는질는질한것 훑어내고
둘둘말아서 초장을 듬뿍 찍어서 입속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었다.
오호~! 정말 눈이 튀어 나오는것같았다.
그걸 먹어보니 잘게 자를 낙지는............침넘어가네~~!
피곤함 뒤에 세발낙지와 얼큰한 매운탕에 곁들인 쇠주,
그래도 눈감고 잠은 못자겠더라구..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아까워서.....
진도에 들러서 간단히 한잔할 것과 먹을 것을 사 가지고
진도와는 다리로 이어져 있는 접도로 향했다.
작지만 아담하게 꾸며놓은 바닷가 그 집에도착한 시간이
아마도 12시가 넘었을게다.
아쉽고 또 아쉬워서 운전하느라,
여행 안내 하느라 피곤한 알밤을 못자게 붙잡고
바닷가 그 집앞 계단에 걸터앉아
검게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술한잔 기울이면서,
취해서 되지도 않는 이소리 저소리 했겠지.....
참 좋았는데....
하룻밤만 다시 접도의 그 작은 별장 계단에 쪼그리고 앉고 싶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간신히, 정말이지 간신히 눈을 떴다.
아침이라고 깨우는 알밤덕에,
주순이는 벌써 멀리 보이는 방파제 끝까지 갔다온 뒤이고
다음을 위해서 우리가 다녀간 흔적은 말끔히 지운다고
알밤 혼자서 수고를 하고,
우린 전망 좋은 2층에서 차 한잔을 했었나~~?
이렇게 접도에서의 짧은 밤을 지내고 진도로 나갔다.
간신히 눈꺼풀을 위로하느라 애 먹으면서
신비의 바닷길이 펼쳐진다는 그 곳에서
바닷속 조약돌이 하얗게 보이는 것이 아름다워
손에 만져보고싶어 내려가다 그만 이끼에 미끄러져 와당탕!! ㅎㅎㅎㅎㅎㅎ
뽕 할머니 동상앞에 전설을 듣고,
가계해수욕장이라고 가리키는 쪽으로 눈을 돌려
멀리 보이는욕장을 바라보기만 하고,
진도에 오면 꼭 봐야한다는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유 선생의 운림 산방에 들렀다.
다 그림 그리는 친구들 덕이지뭐.......
법성포에서 보았던 짱뚱어탕으로 아침을 먹으니
속이 풀어지는듯 했다.
커피까지 마시고 발길을 재촉해서
고산 윤선도의 생가 녹우당으로 향했다.
고가를 여기저기 둘러보고,
천연기념물로 지정 되었다는 비자나무숲을 향해
450m정도 산행(?)을 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자생하는 비자나무에 기대어 찰카닥!
첫댓글 2005년도에는 간기억이 없는데...꿈속에서 다녀왔니?ㅋㅋㅋ정말 잊지못할 추억을 심고 왔지..또 가실계획은 없으신지..눈앞에 검푸른 파도가 일렁이는게 아직도 삼삼한데..그치 댕댕아!!
추억 하나하나 더듬는 재미가 쏠쏠 ~~~에효~~~ 글속에서나마 함께함이 내내 서운하네~~~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