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5 성모 승천 대축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9-56
39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46 그러자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47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48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49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51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53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54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56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성모 승천을 축하하며,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마리아님, 축일 축하합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은 하느님께서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보편 교회와 온 세상에, 특별히 한국 교회와 우리 나라에 큰 은총을 베풀어 주심에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축제의 날입니다.
성모 승천은 초대 교회 때부터 내려오는 전승에 따른 ‘믿을 교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말씀을 통하여, 특별히 루카복음서와 요한복음서를 통하여 구원의 역사 안에서 성모 마리아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성모 승천 신비는 그리스도 예수님의 탄생 계시(루카 1-2장)에 등장하는 성모 마리아의 구원의 역사 안에서의 소명과 사명에서 시작됩니다. 특별히 성모 마리아와 천사 가브리엘과의 만남,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과의 만남, 그리고 성모 마리아의 찬가(마니피깟)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요한복음서에서는 '카나의 혼인잔치'(요한 2,1-12)와 십자가 위의 예수님께서 성모 마리아와 사랑하시는 제자를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로 맺어주시는 말씀(요한 19,25-27 참조)에서 시작됩니다.
성모 승천 사건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과 구원의 역사의 완성에 대한 예언적 사건입니다. 성모 승천은 그리스도 안에서 산 모든 사람이 누리게 될 구원의 영광을 미리 보여 주는 ‘위로와 희망의 표지’입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습니다.”(요묵 12,10)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1코린 15,22)
성모 승천은 믿는 이들이 누리게 될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 구원의 영광을 미리 보여줍니다. 하느님 나라의 참된 행복과 기쁨, 평화와 자유,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미리 보여줍니다.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사람이 얼마나 신비롭고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인가를 드러내 보여줍니다.
대한민국과 동방의 나라들은 1945년 8월15일 오늘.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을 체험하였습니다. 광복光復. 죽음의 어둠 속에서 빛을 되찾았습니다. 총칼을 앞세운 제국주의자들의 침략과 전쟁, 잔인한 폭압, 인간의 존엄성과 민족성을 말살하는 노예생활에서 해방을 맞았습니다. 안중근 토마 의사의 열망대로 동양의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탈출기'의 하느님의 백성들처럼 이 위대한 '해방의 날'을 잊지않고 의식적으로 되새기는 날입니다. 역사를 잊어버리거나 왜곡하는 백성은 희망이 없습니다. 구원의 기쁨을 누리지 못합니다. 섬나라 일본국은 해마다 이날 국가적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사과와 반성을 해야합니다. 독일처럼.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참회하지 않을 때, 진정한 용서와 화해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창세기 '요셉 이야기'(창세 37-50장)가 이 용서와 화해의 원리를 구체적으로 아주 잘 보여줍니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티 없이 깨끗하신 동정녀이시며 성자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하늘로 부르시어 그 육신과 영혼이 천상 영광을 누리게 하셨으니 저희도 언제나 하느님을 그리워하며 그 영광을 함께 누리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