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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龍 書房님 前上書------
서방님 떠나신지도 어느덧 수년이 지났사온데
[안수해(雁隨海) 접수화(蝶隨花) 해수혈(蟹隨穴)]
-기러기는 바다를 따르고 나비는 꽃을 따르고 게는 구멍을 따른다.[春香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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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망각하고
길고 긴 봄날 (마냥) 낮잠자기 아침저녁으로 반찬 투정
매 팔자(집에서 키우는 매처럼 편한 팔자)로 (술집에) 무상 출입하고
매일 취하고 계 추렴(모임이나 놀이의 비용으로 각자가 돈을 얼마씩 거두는 일)에,
이리 모여 노름하기 저리 모여 투전질에
기생첩을 (얻어) 살림하고 오입쟁이 친구로다.
사랑(방)에는 오입 중매하는 사람 안방에는 뚜쟁이 할머니
조상을 팔아 위세를 떨고 세도 구멍을 찾아 기웃기웃,
덥고 추움(실세)을 보아 뇌물을 바치느라 재산을 날리고,
헛된 욕심으로 장사를 하여 남의 빚이 태산같다.[愚夫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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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계신지는 아니신지....
조강지처(糟糠之妻)는 박대(薄待) 못하느니
대전통편(大典通編)의 법중율(法重律)의
서방님과 춘향이와 단 둘이 앉어 법중 여(呂)자로 놀아보자[春香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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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때가 엊그제인데 가신 서방님에 대한 춘향의 맴이
여러 사람이 떼지어 다니는 술집에 새 기생이 나타났다는 말인가?
꽃 피고 날 저물 때
정처없이 나가서 호사스러운 행장을 하고 어디어디 머물러 노는고?
집안에만 있어서 원근 지리를 모르는데 님의 소식이야 더욱 알 수 있으랴.
겉으로는 인연을 끊었다지만 님에 대한 생각이야 없을 것인가?
님의 얼굴을 못 보거니 그립기나 말았으면 좋으련만,
하루가 길기도 길구나. 한 달 곧 서른 날이 지리하다.
규방 앞에 심은 매화 몇 번이나 피었다 졌는고?
겨울 밤 차고 찬 때 자국 눈 섞어 내리고,
여름날 길고 긴 때 궂은 비는 무슨 일인고?
봄날 온갖 꽃 피고 버들잎이 돋아나는 좋은 시절에
아름다운 경치를 보아도 아무 생각이 없다.
가을 달 방에 들이 비추고 귀뚜라미 침상에서 울 때
긴 한숨 흘리는 눈물 헛되이 생각만 많다.
아마도 모진 목숨 죽기도 어렵구나. [閨怨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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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하여
"도련님 계실 적에는
밤도 짤루어 한이더니 도련님 떠나시든 날부터는 밤도 길어 원수로구나!
도련님 계실적의 바느질을 헐량이면 도련님은 책상높고
대학 소학 예기(禮記) 춘추(春秋) 모시(毛詩) 상서(商書) 백가어(百家語)를 역력히 외여가다
나를 힐끗 돌아보며 와락 뛰어 달려들어 나의 목 부여안고 내 사랑이지
허든 일도 생각히고
무심코 앉으셨다 귀에 대고 놀래기와
그 중 더욱 간절헌게 이백이모 오기전에 주련(柱聯)한장 쓰시기를
시련유죽(始憐幽竹) 산창 하에 불개정음 대아귀(不改情陰待我歸)를 붙여두고 보라기에
심상히 알었더니
이제와 생각을 허니 이별을 당헐라고 실 참으로 쓰셨든가,
님의 생각이 점점나네.
행궁견월 상심색(行宮見月傷心色)의 달만 비쳐도 님의 생각
춘풍도리(春風桃李)의 화개야(花開夜)의 꽃만 피여도 님의 생각,
야우문령 단장성(夜雨聞鈴斷腸聲)의 비죽죽 와도 님의 생각,
추절(秋節)가고 동절(冬節)이 오면 명사벽해(明沙碧海)를 바라보고
뚜루룰 낄룩 울고 가는 기러기 소리에도 님의 생각
앉어생각 누어생각 생각 끝일 날이 전혀 없어
모진 간장의 불이 탄들 어느 물로 이 불을 꿀거나 아이고 아이고 내 일이야"[春香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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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앉어 울음을 울며 세월을 보내야 하지만
서울 자하(紫霞)골 사는 변학도(卞學道)란 양반이 계시난디
이 분은 욕심많고 탐 많고 호색하는 분으로
남원에 이 춘향이가 절세미인이란 말을 듣고
밀양 서흥 마다 허고 간신히 서둘러 남원부사를 하여 내려오시난디[春香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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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학도(卞學道)란 양반에 대하여 알아본 바
변학도(卞學道-일명 변강쇠)의 옥녀와의 염분을 소개해 올리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평안도 월경촌에 한 여인이 살고 있으니,
얼골은 춘이월에 반개도화가 옥빈(玉빈)에 어리었고,
초승에 지는 달빛이 아미간에 비치었다.
세류같이 가는 허리는 봄바람에 하늘하늘,
찡그리며 웃는 것과 말하며 걷는 태도는
서시, 양귀비라도 따라 갈 재간이 없던 것이었다.
그런디 사주 팔자를 어떻게 더럽게 타고났던지,
서방을 잡아 먹는듸 지긋지긋하고 징글징글하게 잡아먹는듸,
꼭 이렇게 잡아먹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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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다섯살에 얻은 서방은 첫날밤 잠자리에 급상병(傷寒病)으로 잡아먹고,
열 여섯 살에 얻은 서방 당창병(唐瘡病)으로 잡아먹고,
열 여덟 살에 얻은 서방 벼락맞아 죽어버리고,
열 아홉 살에 얻은 서방 천하에 도적놈으로 포도청에 끌려가서 난장맞아 죽어버리고,
스무 살에 얻은 서방은 비상먹고 죽어버리고,
스물 한 살에 얻은 서방은 지랄병으로 죽어버리니,
서방에 퇴가 나고 송장이 신물난다.
이삼 년씩 걸러 가며 상부(喪夫)를 할지라도 소문들이 흉악(凶惡)할 텐듸,
일년간에 하나씩을 전례(前例)로 다 잡아먹고,
그 중에는 기둥서방, 간부, 애부, 입 한번 쩍 맞춘 놈, 허리 한번 안어본 놈,
손목 한번 잡아 본 놈, 눈 한번 꿈쩍한 놈, 치마꼬리 한번 쥔 놈, 젖 한번 만져본 놈,
맘 헌번 건네본 놈, 심지어는 눈 한번을 맞춘 놈까지 그저 대고 죽어 놓으니,
한 달이면 뭇이 넘고, 일 년이면 통반이요,
윤삭(閏朔)이 든 해는 두통 뭇씩 그저 대고 설거지를 하여 놓으니,
남자 볼 수가 전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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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대고 서방을 잡아먹었든지 간에,
삼십 리 안팎에는 상투 올린 사내놈은 한 놈도 볼 수 없고,
열댓 살 먹은 총각 놈도 볼 수가 없으니,
여자들이 밭을 갈고 처녀가 집을 지니,
평안도와 황해도 양도가 공론하되,
이 여자를 두었다가는 남자라고는 한 놈도 볼 수 없고,
여인천하가 될 것이라.
이 여자를 다른 도로 쫓아버릴 밖에는 없다 하고 양도가 합세허여 이 여인을 쫓아내니,
이 여인이 하릴없이 쫓기어 나오는데,
파랑보찜 옆에 끼고, 동백기름 많이 발라 낭자를 곱게 하고, 산호비녀 찔렀구나.
햇동햇동, 나오면서 혼자 악을 쓰는구나.
허허, 이런 인심 보소. 황.평안도가 아니면은 사람 살 곳 없다더냐.
삼남 사나이는 더 좋다더라.
노정기로 내려오는듸,
중화를 지나 황주를 지내고, 봉산 서흥 평산을 지나 동설령을 얼른 넘어,
금천 떡전거리를 얼른 지나 청석골 좁은 길로 허유허유 올라를 올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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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마침 변강쇠(변학도)라고 하는 놈이 있으니 이놈이 천하에 잡놈이라.
삼남에서 빌어먹다가 양서(兩西)가 좋다는 말을 듣고 양서로 올라가는듸,
하필이면 청석골 좁은 골짜기에서 둘이 서로 딱 만났지.
간흉스런 여자가 힐끗 보고서 지나가니, 음흉스런 강쇠놈이 말을 한번 건네는데,
여보, 저 마누라님 어디로 가오. 여보 저 마누라님 어디로 가오.
숫처녀 같었으면 핀잔을 하고 지나가든지, 그렇지 못허면 못 들은 척하고 가련마는,
이 간나위 같은 여자가, 훌림목을 곱게 써서, 삼남으로 갑니다.
강쇠가 듣고 묻는 말이, 혼자서 가십니까. 예, 나 혼자 갑니다.-강쇠 듣고 좋아라고,
젊은 나이 고운 얼굴에 무섭겠구만.
내 팔자가 무상허여 상부를 많이 허고 자식 하나 전혀 없어,
나와 같이 갈 사람은 그림자뿐이라오. - 강쇠가 듣고 좋아라고,
당신은 과부요, 나는 홀애비라, 우리 둘이 살면은 어떻겠소.
내 팔자가 기박하여 상부를 많이 허고, 다시는 낭군을 안 얻자고 단단 맹서허였으니,
임자가 하도 그래싸니 궁합이나 한번 봅시다.
강쇠가 듣고서 좋아라고, 강쇠가 듣고 좋아라고,
불취동성이라고 하였으니 그대 성은 무엇이오.
나는 옹가요. 예, 나는 변서방이요.
그대 생은 무슨 생이요. 갑자생이오. 예, 나는 임술생이오.
나는 궁합을 잘 보기로 삼남에서 유명한듸,
천간으로 보자 하면, 갑(甲)은 양목(陽木)이고 임은 양수(陽水)라,
수생목(水生木)이 더욱 좋고
납음(納音)으로 말을 하면 임술(壬戌) 계해(癸亥) 대해수(大海水)라.
갑자을축(甲子乙丑) 해중금(海中金)허니 금생수(金生水)가 더우기 좋다.
아주 천생배필(天生配匹)이오.
오늘이 기유일(己酉日)이라. 부부짝패 좋을씨고. 당일 행례를 지냅시다.
여자 역시 좋아라고 흥겨워서 허락하니,
청석골로 처가 삼고 둘이 서로 손목 잡고 바위 위에 올라가서 대사를 치루는데,
신랑 신부 두 년놈이 이력이 찬 것이라. 이런 야단이 없더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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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끔한 대낮에 남녀가 홀딱 벗고 매사에 좋은 장난,
천생 양골 강쇠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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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양각 반짝 들고 옥문관을 들여다보고 이상하게도 생겼다, 맹랑하게도 생겼다.
늙은 중의 입이던가 이는 없고 물만 돈다.
쏘내기를 맞었는가 언던지게 패였구나.
콩밭 팥밭을 지냈는가 돔부꽃이 피었구나.
도끼날을 맞었는지 금바르게 터졌구나.
생수터에 온답인가 물이 항상 괴어 있네.
무슨 말을 하려는가 옴질옴질 하는구나.
천리 행정 내려오다 주먹 바우가 신통하다.
만경창파 조개든가 혀를 물게 빼어 있고.
임실 곶감을 먹었는지 곶감씨가 꼭 물렸고,
만첩청산 으름인가 지가 홀로 벌어졌네.
영계백숙을 먹었던지 닭의 벼슬이 비쳤구나.
파명당을 지냈던가 더운 김이 모락모락.
지가 무엇이 즐거운지 반만 웃어 두었구나.
곶감 있고 으름 있고, 조개 있고 영계 있으니, 제사상은 걱정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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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자도 좋아라고,
강쇠 물건을 가르치며, 이상히도 생겼다. 맹랑하게도 생겼구나,
전배사령을 지냈는가 쌍걸랑을 늦게 차고,
오군문 군로던가 복떡이를 붉게 쓰고,
송아지에 말뚝인가 철고삐를 둘렀구나.
감기 몸살이 들었는가 맑은 코가 웬일이며,
성정도 혹독하다, 홰 곧 나면 눈물난다.
어린아이 병이든가 젖은 어찌 게웠으며,
제삿상에 숭어든가 꼬챙이 구녁이 완연하고,
뒷절에 중이던가 민대가리가 되었구나.
소년 인사를 배웠던지 꼬박꼬박 절을 한다.
고초 찧던 절굿댄가 검붉기는 웬일인가.
칠팔월에 알밤인가 두 쪽한테 붙었구나.
냇물가에 물방아던가 떨구덩 떨구덩 하는구나.
절굿대와 소고삐며 물방아가 있었으니 세간살이 걱정 없네.
강쇠놈도 좋아라고 둘이 서로 꼭 붙들고 여차 여차 하였구나.[변강쇠가중에서]
이러한 놈이니 서방님께옵서는 명심하시기 바랍옵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26_588x387.jpg)
사또 남원부사를 하여 신정절차(新廷節次)가 이렇겄다.
객사에 연명허고 동헌에 좌정하야 도임상 잡수신후에
삼행수(三行首) 입례받고 육방하인 현신 후에 호장 부르라 숙이라 호장이요
네 여봐라 -예이
육방하인 점고는 제삼일로 물리치고 우선 기생점고부터 하여라. - 예이
호장이 기안을 안고 영창 밑에 엎드리며 기생점고를 하는디,
명월, 채봉, 홍도, 호연, 초월... 다 보시고
다시 이 춘향을 찾으시니 극구 마다 하였으나
행수기생이 나간다 행수기생이 나오난디 손뼉을 땅땅 두다리며
"정절부인 아기씨 수절 부인 마누라야
너만헌 정절이 어디가 없으며 너만한 수절은 나도 있다.
조그마한 널로하여 육방이 소동 각청두목이 다 죽어난다 들어가자 나오너라"[春香歌중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4719_277x400.jpg)
하여 나아가니
사또 왈
침어낙악(沈漁落雁)이란 말을 과히 존가 하였더니
폐월수화(閉月羞花) 허는 태도 보는 중 처음이요
짝이 없는 일색이로구나
네 소문이 하장하여 경향에 낭자키로
내 밀양 서흥 마다 허고 간신히 서둘러 남원부사 허였더니
오히려 늦은 바라 선착편은 다 되었으나,
녹엽성음자만지(綠葉成陰子滿枝)가 아직 아니 되었으니 불행중 다행이다
그래.
구관자제가 네 머리를 얹혔다니 그 양반 가신 후로 독수공방 했을 리가 있나
응당 애부(愛夫)가 있을테니
관속이냐 건달이냐 어려히 생각말고 바른대로 말하여라."
춘향이 공손히 여짜오되
"소녀 비록 천기의 자식이오나 기안에 택명않고 여염생장(閭閻生長)하옵더니
구관댁 도련님이 연소한 풍정으로 소녀집을 찾어와서 서상가약(西廂佳約)간청허니
노모가 허락허고 백년기약 받들기로 단단맹서(團團盟誓) 했아온데
관속건달 애부말씀 소녀에게는 당치 않소."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27_588x387.jpg)
"하하하 그 거 얼굴을 보고 말들으니 안팎으로 일색이로구나.
옥안종고 다신루(玉顔從古多身累)는 구양공의 글짝이라
인물좋은 여인들이 절행이 없다건만
저 얼골 옥 같은데 마음마저 일색이루구나!
네 마음 기특허나
이 도령 어린아해 귀가댁에 장가들고 대과급제 허게되면 천리타향의 잠시 장난이지
네 생각할 리가 있느냐?
너 또한 고서를 읽었다니 사기로 이르리라.
옛날에 예양(禮讓)이는 재초부(再醮婦)의 수절이라
너도 나를 위해 수절하거드면
예양과 일반이니 오날부터 몸단장 곱게허고 수청들게 하라!"
"여보 사또님 듣조시오 춘향의 먹은 마음 사또님과 다르외다.
올라가신 도련님이 무신허여 안 찾으면
반첩녀의 본을 받어 옥창형영(玉 螢影) 지키다가
이 몸이 죽사오면 황능묘(皇陵廟)를 찾아가서 이비혼령(二妃魂靈) 모시옵고
반죽지(班竹枝) 저믄 날에 놀아볼까 하옵난디
재초수절(再醮守節)허란 말씀 소녀에게는 당치않소."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5036_588x392.jpg)
"허 이런 시절 보소 기생의 자식이 수절이라니 뉘안이 요절할고
대부인께서 들으시면 아주 기절을 허겄구나.
네 만한년이 자칭 정절이라 분부거절키는
간부(間夫)사정 간절하야 별층절(別層節)을 다 허니
네 죄가 절절가통이라 형장아래 기절허면 네 청춘이 속절없지
기생에게 충효가 무엇이며 정절이 다 무엇이냐."
여보 사또님 듣조시오. 여보 사또님 듣조시오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열녀 불경이부절을 사또는 어이 모르시오
기생에게 충절이 없다 허니 낱낱이 아뢰리다.
청주기생 매월이는 삼충사에 올라있고 안동기생 일점홍이난 열녀문 세워있고
선천기생은 아희로되 칠거학문 들었으니 기생에게 충이없소 열녀가 없소
대부인 수절이나 소녀 춘향수절이나 수절은 일반인데 수절에도 상하가 있소?
사또도 국운이 불행허여 도적이 강성하면 적하의 무릎꿇어 두 임군을 섬기랴오 마오
그리마오 창녀자식이라고 그리마오. [春香歌중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4485_588x392.jpg)
이렇게 말하는 것은 서방님에 대한 도리이고
변학도를 보니 춘향은 옥녀보다는 충분히 强陰하여 속내는 이렇사옵니다.
어화 애달할사 이내신세 애달할사
남과 같이 생긴 몸이 팔자는 남달코나
천지가 생긴 후에 음양이 배합되야
음양이 적죽하면 가도가 흉하나니
세상에 사람들아 아들 낳고 딸을 낳아
십 오륙 세 나이 차면 가려 취부 하겠고나
길일 양신 가려 받아 만복 지인 만날 적에
꽃 같은 고은 신부 옥 같은 어린 신부
채단 화복 갖초아서 예석으로 맞아들 제
용문석 복문석에 수석병풍 둘러치고
전안을 마춘 후에 서동 부서 창흘하니
옥향의 어린 낭자 화관을 숙여 쓰고
약질이 기운 없이 염보가 조용할 때
옥랑의 거동 보소
쌍학 방패 분홍 관대 사모각대 잡아매고
공단사모 익선 꼬지 머리 우에 둘러 씨고
부선 일배 서답 일배 예절도 빈빈할사
동방화촉 첫날밤에 둘이 모여 앉았으니
같은 연기 묘한 모양 보난 이도 앙정하다
인간에 이런 자미 어데다 비하올꼬
젊어도 같이 젊고 늙어도 함께 늙고
백년간 일생은 남다름이 없건마는
원수로다 원수로다 내신세 원수로다
열 일곱 살 들은 나이 저 늙은이 만났고나
연분인가 발금인가 난장 맞은 배필인가
늙어도 몹시 늙다
오날내로 돌아간들 경풍이라 뉘라 하리
날 못 할 일 하시려고 이적지 살어싯나
전생에 신세 끼쳐 이생에 갚으려나
약약히도 뒤불려서 이내 짝이 되얏어라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14_500x374.jpg)
우리부모 나를 나여 귀애함도 귀애할사
귀애도 끔찍하고 거래도 장할시고
강보에 있난 것을 추처 안고 하신 말슴
둥기둥기 내 딸이야 어리둥둥 내 딸이야
은을 주면 너를 주며 금을 주면 너를 주랴
어여뿌도 어여뿔사 너를 키워 누를 줄꼬
당명황의 애비치로 만승 천자 너를 줄가
삼태 육경 안해 될까
앙금앙금 걷는 모양 아장아장 걷는 모양
저거같이 귀키 되면 남천 여귀 하오리다
이렇게 자라 내여 이리 좋기 되얐고나
어와 망극하다 저 늙은이 거동 보소
동정간 해미새가 밉단 말이 허류하랴
간끼를 못 자신가 만신에 털뿐일세
숭그럽은 저 수염은 은물에 적시낸가
호호백발 희도희다
두불 갱끼 팥 상투는 뒤통시로 귀양가고
둥실둥실 수박머리 빈탕함이 아니런가
힘없는 목 고개는 앞을 땡겨들고
쫄작하신 두 무렵은 귀우에 높이 솟아
근력이 할 일 없어 꼬글시고 앉인 거동
어찌 보면 고숨도치 어찌 보면 곱사등이
전체가 동실동실 물형으로 삼겼습네
무슨 궁리 하노라고 두눈을 노상 깜고
무슨 수심 일상 있어 양미간에 살집히니
미운 마음 없기 되면 불상키도 하지마는
그 중에 별청정에 남의 눈치 전혀 몰라
사랑을 전폐하고 내실을 초당 삼아
휘좁은 안방굽에 아래목만 찾아드니
전당잡은 촉대런가 큰일치는 술단진가
감득키 수선한대 가지록 주철 없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15_500x374.jpg)
동지섣달 긴긴밤에 잠은 어이 없어지고
자진해소 코 눈물이 아니꼽고 더러워라
닭이 울면 담배질에 온 방안이 굴뚝이라
남에 없는 소양증은 쉴새없이 긁어내니
갓 입은 상하착의 저다지 물어운가
짜른 한숨 긴 한숨 궁청 치통 품은다시
궁성궁성 하는 소리 저성 기별 문답일세
육천 마디 뿌러진가 꼼짝하면 애고애고
난장 맞고 와 기신가 숨차기도 무서워라
수전증은 어이 나서 두 손결 벌벌하니
나름 때를 잡으신가 골맥이를 나리신가
일장 가취가 식성하나 뿐이로다
자든 입에 찰밀이지 배 부른 후 막걸리를
다나 쓰나 먹은 후난 대정 한번 아니 나네
길고 긴 배차김치 접치 여면 그만이라
힘쭐 섞인 고기라도 춤 묻치면 월참이라
밥상을 받으시면 그 턱이 장관이라
그륵이 덜컥하면 내 눈치만 보살피니
몇 해나 자시자고 비위경이 저리 좋아
잘 백년을 주렸든가 우습고도 무서워라
그 주에 무슨 마음 실금이 곁에 오니
능증하고 수상하고 층그럽고 어이없다
파리한 팔꿈치는 솔꾕이 잠깐이요
얼음 겉은 두 손결은 백골인들 더 찰손가
애고애고 내 팔자야 이 고생이 무삼 일고
자미가 무엇이며 무엇이 낙이런고
은금도 내 귀찮고 부귀도 내싫어라
내 일신 곳 편하면 그래도 사지마는
거미 같은 내 일신이 약약히도 괴로워라
내 소처를 당하오면 그 뉘가 좋다하리
다 몰래라 하는 양만 열 네 해를 모시섭내
열 종에 소임으로 질고 풍상 겪었고나
춘하 간 긴긴날에 단배를 고르면서
두서 없는 세간 살이 몸서리가 절로 나네
내 가삼을 헤쳐보면 애통이 몇 번인고
제사가 당해오면 허도 못해 애통이요
노인이 병이 들면 어쩔새라 애통이요
방애품 남의 길삼 못 할 일이 그것이요
조석거리 없을 적에 꾸로 가기 죽기로다
연연이 목흉저서 한꽃이 구경할가
큰 옷이 무엇인고 낀 것이 단불일세
바지 뜯어 토수 집고 허리띠로 보선 기워
색색이 미봉하니 내 일신이 거러지라
설한풍에 베 처마요 오뉴월에 명적삼을
사시장천 입고 사니 그걸사 까지로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16_500x374.jpg)
저 노인곳 아니오면 내 주제가 이럴손가
백년을 드난해도 원수 것은 첩이로다
있는 것이 부족커든 입난 것이 유난커나
각색으로 이러하니 잰들 어이 허잔 말고
원수 맺힌 아들자식 연생 오자 생하였다
사 오륙 세 겨우 차면 차차로 잃어버려
유아의 걷난 거는 솔 숨어 정자로다
다산 끝에 병을얻 어 곤신이 되였으니
겨을이면 안질두통 여름이면 가삼 앓기
죽은 것들 키우다가 팔다리가 병신이라
연세로 좇아보면 삼 십 세 많찮으나
근력으로 생각하면 저 노인에 질배 없다
하날이 나를 내여 저 양반 모시라고
명상에 분부 나려 철판에 일흠 사겨
이 집에 만냈으니 독에 든들 면할소냐
생각하면 자탄이라 수원수구 하잔 말고
불쌍한 저 늙은이 내 어찌 잊을손고
다시 마음 고처 먹어 저 노인 귀키 보자
양미간 찡글기는 조심하난 알공배요
안박 구억 즐기기는 나를 못내 하심이라
밤새와 진 기침은 고무도독 지킴이요
많이 먹고 체잖기는 자릅 없는 장군이요
새벽담배 석주기는 불 안 끄잔 경륜이라
날치하신 입모습은 자색이 드러치고
백설 같은 센털은 은사실로 서러난 듯
산삭가리 건찮기는 시간살이 자미로다
미운 애기 품에 품고 궂인 일을 귀케 보아
휘씰어 덮어두고 내 비필 천성일세[怨恨歌<朝鮮民謠集成>중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17_500x374.jpg)
이렇게 살기 싫은 것이 춘향이의 본마음 이올시다.
이리하야 엄형중치(嚴刑重治) 항쇄족쇄(項鎖足鎖)의 옥방엄수(獄房嚴囚) 되었으나
때 마침
오색채단(五色彩緞)은, 옥기린(玉麒麟)에 가득 싣고,
벽도화(碧桃花) 단계화(丹桂花)를, 사면에 버려 꼽고,
청학(靑鶴) 백학(白鶴)의 전배(前倍) 서서, 수궁에 내려올 제,
변사또가 황급하여, 문전(門前)에 배회(徘徊)할제, 심청(沈淸)이 들어와,
변사또가 반기하여, 와락 뛰어 달여들어, 심청 손을 부여잡고,
만종록(萬鐘祿) 누리면서 즐기리라[沈淸歌중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4305_450x338.jpg)
하면서 눈이 뒤집힌지라 해결 되었습니다.
고년... 참으로 예뻐졌더군요. 고년 말을 들으니
옥황상제(玉皇上帝)께서 사해용왕(四海龍王)을 불러 하교(下敎)하시되,
심소저(沈少姐), 방년(芳年)이 늦어가니 어서 인간(人間)으로 환송(還送)하되,
인간(人間)의 좋은 배필(配匹)을, 정(定)하여 주어라.
용왕(龍王)이 수명(受命)하고, 내려와, 심소저(沈少姐)를 환송(還送)할적,
꽃한 봉을 조화(調和)있게 만들어,
그 가운데, 심소저(沈少姐)를 모시고, 양대선녀(兩大仙女)로 시위(侍衛)하여,
조석지공(朝夕之貢)과 찬수범절(饌需凡節), 금주보패(金珠寶佩)를 많이 싣고,
용왕(龍王)과 각국(各國) 시녀(侍女), 작별 후 돌아서니, 이는 곧 인당수라.
용왕(龍王)의 조화(造花)인지라.
바람이 분들, 요동하며, 비가 온들 젖을소냐. 주야(晝夜)로 두둥실 떠 있을 제.
(중략)
꽃 한 봉이 떠 있구나, 배에 건져 놓고 보니, 크기가 수레 같고, 향취(香臭)가 진동쿠나.
(중략)
그꽃 이름은, 강선화(降仙花)라 지으시고, 조석(朝夕)으로 화초(花草)를 구경할 적,
심신(心身)이 황홀하여, 화계상에 거니는데,
뜻밖에, 강선화(降仙花) 벌어지며, 선녀(仙女)둘이 서있거늘,
천자 고히 여겨, 너희가 귀신이냐 사람이냐,
선녀(仙女), 예, 하고 여짜오되,
남해용궁(南海龍宮) 시녀(侍女)로서, 심소저(沈少姐)를 모시고, 세상(世上)에 나왔다가,
불의전안(不意殿顔)을 범(犯)하였아오니, 황공무지(惶恐無地) 하오이다.
인홀불견(因忽不見) 간 곳이 없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4306_450x338.jpg)
변사또 반기하야, 대강연유(大綱緣由)를 탐문(探聞)한바,
세상(世上)의 심소저(沈少姐)라.
궁녀(宮女)로 시위(侍衛)하여, 별궁(別宮)으로 모신지라.
이튼날 조회(朝會)끝에, 만조백관(滿朝百官)을 모여놓고,
간밤 꽃봉 사연(事緣)을 말씀하시니,
만조재신(滿朝宰臣)이 여짜오되,
춘향이가 수절을 아니들 줄 하나님이 아옵시고, 인도(引渡)하심이니,
천여불취(天與不娶)면 반수기앙(反受其殃)이라.
인연(因緣)으로 정(定)하소서. [沈淸歌중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4307_450x338.jpg)
그리하여 변학도를 만나게 되었으며
그가 용궁에 있을 적에
위의(威儀)도 장할시고. 위의(威儀)도 장할시고.
천상선관(天上仙官) 선녀(仙女)들이, 심소저(沈少姐)를 보려하고,
태을선(太乙仙) 학(鶴)을 타고. 안기생(安期生)은 구름타고,
적송자(赤松子) 난(鸞)을 타고, 갈선옹(葛仙翁) 사자(獅子)타고,
청의동자(靑衣童子) 황의동자(黃衣童子), 쌍쌍이 모셨네.
월궁항아(月宮姮娥) 마고선녀(麻姑仙女), 남악부인(南岳夫人) 팔선녀(八仙女)들이,
좌우(左右)로 모셨는데,
풍악(風樂)을 갖추울 때,
왕자진(王子晋)의 봉(鳳)피리, 네나니 나니나노.
곽처사(郭處士) 죽장고(竹杖鼓), 찌지러쿵 쩌쿵.
장자방(張子房)의 옥통소(玉筒蕭)소리, 뛰띠루 띠루.
석연자(石連子) 거문고, 둥덩둥덩.
혜의 해금이며,
수궁이 진동한다.
노경골(老鯨骨)이 위량(爲梁)하니, 인광(燐光)이 여(如)일이요,
집어린이(集魚麟而) 작와(作瓦) 하니, 서기(瑞氣) 반공(蟠空)이라.
주궁패궐(珠宮貝闕)은 응천상지(應天上之) 삼광(三光)이요,
곤의수상(袞依繡裳)은 비수궁지(備水宮之) 오복(五福)이라.
산호주렴(珊瑚珠簾)의 백옥안상(白玉案床), 광채도 찬란허구나.
주안(酒案)은 드릴적에,
세상 음식이 아니라 유리잔(琉離盞) 호박병(琥珀甁)에, 천일주(千日酒) 가득 담고,
한가운데 삼천벽도(三千碧桃)를, 덩그렇게 궤였으니,
세상의 못 본바라.
삼일(三日)에 소연(小宴)하고, 오일(五日)에 대연(大宴)하며, 극진히 봉공(奉公)한다.
[沈淸歌중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4308_450x338.jpg)
이러하니 고년이 안 이뻐 질수 있는가... 성형까지 했으면 절단날 뻔 했구마..
행여 서방님 딴 생각에 뛰어 내려 올런지 오르것네...
그리하여 소녀 춘향이는 변사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되어
이제 서방님의 과거급제만을 바라며 열심히 천지신명께 정안수 떠 놓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지신 일월성신 화의동심(和議同心) 허옵소서
임자생 성춘향은 낭군을 위하여 수절하다 명재경각이 되었으니
효자 충신 열녀부터는 하나님이 아신 배라
명천이 감동하사 삼청동 이 몽룡씨 전라 감사나 전라어사나 양단간에 시켜주면
[春香歌중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5037_217x288.jpg)
이 춘향이 좋겠소 라고 기도를 드릴수 있게 되었사옵니다.
허나 서방님께서는 이번 과거에서 또 낙방하셨다지요?
벌써 몇번째인가요?
설마 포송령(浦松齡; 1640출, 1715몰)이 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포송령은 거자칠변(擧子七變)을 격었지요
과장(科場=시험장)에 들 때는 발이 무거워 거지몰골이요.
몸수색을 받을 때는 죄지은 죄수몰골이며
칸막이 방에 들어앉으면 밖을 기웃거리는 벌새끼 몰골이요,
시험이 끝나 밖에 나오면 조롱 밖에 나온 병든 새 같고,
방 붙는 날 낙방이 확인되면 독먹은 파리몰골이요,
홧김에 세간을 부수고 나면 제 알을 짓눌러 깨버린 비둘기 몰골이라 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19_600x405.jpg)
요즘은 낙자칠변(落子七變)도 유행한다지요
춘향은 포송령의 부인이 될순 없어요.
제가 사람을 잘못 보았나요?
이제 부디 몽롱한 상태에서 벗어나길 바라옵니다.
저도 이제 서서히 지쳐가옵니다.
그렇잖아도 요즘 황장군이 날마다 찾아와
이렇게 구애를 하니 저도 이제 마음이 ....
꿈속의 넋(夢魂)
이옥봉(李玉峰)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
門前石路半成沙(문전석로반성사)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달 비친 사창(紗窓)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꿈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걸.[옥봉집(玉峰集)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4309_640x480.jpg)
황장군은 참으로 의지가 곧은 사람이더군요.
용모도 준수하고 풍채도 좋고.....
황장군[당당헌 유현주(劉賢主)]은 신장은 칠척오촌이요
얼굴은 관옥같고 자고기이(自顧其耳)허며
수수과슬(手垂過膝) 영웅이라 적로마상(赤驢馬上)에 앞서시고
그 뒤에 또 한 장군의 위인을 보니
신장은 구척이나 되고 봉의 눈, 삼각수(三角鬚)
청룡도 비껴들고 적토마상(赤兎馬上)에 뚜렷이 앉은 거동
운장위세(雲長威勢)가 분명허고
그 뒤에 또 한 사람의 위인을 보니
신장은 팔척이요 얼골이 검고 제비택 쌍고리 눈에
사모장창(蛇矛長槍)을 눈우에 번 듯 들고
세모마상(細毛馬上)에 당당히 높이 앉어
산악을 와그르르 무너낼 듯 세상을 모도
안하에 내려다 보니 익덕(翼德) 일시가 분명쿠나
이 때는 건안(建安) 12년 중춘(仲春)이라
와룡강을 당도허니 경개무궁(景槪無窮) 기이허구나
산불고이수려(山不高而秀麗)허고
수불심이징청(水不深而澄淸)이요
지불광이평탄(地不廣而平坦)하고
임불대이무성(林不大而茂盛)이라
원학(猿鶴)은 상친(相親)허고 송죽은 교취(交翠)로다
석벽부용(石壁芙蓉)은 구름 속에 잠겨 있고
창송(蒼松)은 천고절 푸른 빛을 띠었어라 [赤壁歌중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40020_600x450.jpg)
이 정도이니 춘향의 맴이 흔들리는 갈대가 되어가니
서방님께옵서는 이사람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저렇게 일편단심으로
소녀를 사모하는 것을 보니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닌듯 하옵니다.
동경 밝은 달에
밤드리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 보니
다리가 넷이어라
둘은 내 것이런만
둘은 뉘 것인고
본디 내 것이다만
빼앗긴 걸 어찌하릿고.[處容歌]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20_580x435.jpg)
이와 같이 서방님과의 첫날밤도 개의치않겠다고 하니
이보다 더 마음이 넓을수가 있을까요?
서방님.
이번에 과거시험이 한번 더 있다지요?
마지막 한번만 더 믿어보겠사옵니다.
만일 다시 한번 저를 실망시킨다면
춘향의 마음은 땡기는데로 가사...
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
회회 아비 내 손목을 쥐었어요
이 소문이 가게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4312_554x738.jpg)
삼장사에 불을 켜러 갔더니만
그 절 지주 내 손목을 쥐었어요
이 소문이 이 절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상좌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21_570x537.jpg)
두레 우물에 물을 길러 갔더니만
우물 용이 내 손목을 쥐었어요
이 소문이 우물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두레박아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4314_500x376.jpg)
술 파는 집에 술을 사러 갔더니만
그 집 아비 내 손목을 쥐었어요
이 소문이 이 집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시궁 박아지야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雙花店]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empas.com%2Finhjh65%2F25304315_554x738.jpg)
되어
소녀는 저를 사모하는 사람을 따뜻한 방으로 불러 들여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어허 둥둥 내 사랑이지.
만첩청산(萬疊靑山) 늙은 범이 살찐 암캐를 물어다 놓고
이는 다 담쑥 빠져 먹들 못허고 으르릉 아앙 넘노난 듯
단산봉황(丹山鳳凰)이 죽실(竹實)을 몰고 오동(梧桐)속의 넘노난 듯
구곡청학(九曲靑鶴)이 난초를 물고 송백(松柏)간의 넘노난 듯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의 넘노난 듯
내 사랑 내 알뜰 내 간간이지야 오호 둥둥 늬가 내 사랑이지야
목난무변 수여천(木欄無邊 水如天)의 창해같이 깊은 사랑
사모친 정 달밝은 데 무산천봉(巫山天峯) 완월(玩月) 사랑
생전 사랑이 이리커니 사후기약이 없을소냐!
너는 죽어 꽃이 되돼 벽도 홍삼춘화가 되고
나도 죽어 범나비 되야
춘삼월 호시절의 네 꽃송이를 내가 담쑥 안고 너울너울 춤추거든
늬가 나인 줄만 알려무나
'화로(花老)하면 접불래(蝶不來)라 나비 새꽃 찾어가니 꽃 되기도 내사 싫소'
그러면 죽어 될 것이 있다.
너는 죽어 종로인경이 되고 나도 죽어 인경마치가 되어
밤이면 이십팔수 낮이면 삼십삼천 그저 뎅치거들랑 늬가 나인줄 알려무나.
'인경 되기도 내사 싫소'
그러면 죽어 될 거 있다
너는 죽어서 글자가 되돼
따지따곤 그느름 안해처 계집 녀가 글자가 되고
나도 죽어 글자가 되돼
하날 천 하날 건 날일 별냥 지애비 부 사나이 남 아들 자짜 글자가 되어
계집녀 변에 똑같이 붙어서서 좋을 호(好)자로만 놀아 보자.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22_480x293.jpg)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아마도 내 사랑아 네가 무엇을 먹을 랴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띠리고 강능 백청(江陵白淸)을 다르르~ 부어 씰랑 발라 버리고
붉은 점 흡벅 떠 반간진수(半間眞水)로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 지루지 허니 외가지 단참외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실헝 아마도 내 사랑아 포도를 주랴 앵도를 주랴
귤병(橘餠)사탕의 외화당을 주랴
아마도 내 사랑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 도령 스느 디 먹으랴느냐
저리 가거라 뒷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러라 걷는 태를 보자 빵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마도 내 사랑아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23_390x250.jpg)
둥둥둥 내 낭군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을 업고 노니 좋을 호자가 절로나
부용 작약 모란화 탐화봉접(探花蜂蝶)이 좋을시고
소상동정(瀟湘洞庭) 칠백리 일생보아도 좋을 호로구나
둥둥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이 좋아라고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24_617x409.jpg)
"이 얘 춘향아 말 들어라 너와 나와 유정허니 정자노래를 들어라!
담담장강수(淡淡長江水) 유유원객정(悠悠遠客情) 하교불상송(河橋不相頌)호니
강수원함정(江樹遠含情) 송군남포(送君南浦) 불승정(不勝情)
무인불견(無人不見) 송아정(送我情)
하남태수(河南太守) 의구정(依舊情)
삼태육경(三台六卿)의 백관조정(百官朝庭) 소지원정(消紙寃情) 주어
인정 네 마음 일편단정(一片丹情) 내 마음 원형이정(元亨利貞)
양인심정(兩人心情)이 탁정(托情) 타가
만일 파정(罷情)이 되거드면 복통절정(腹痛絶情) 걱정이 되니
진정으로 완정(玩情) 허잔 그 정(情)자 노래다."[春香歌중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blog.empas.com%2Finhjh65%2F27639725_621x413.jpg)
이렇듯 세월을 보내고자 하오니
이번 과거에 좋은 성과를 기대하며 이만 줄이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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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어려버서 뭔 말인지??~~~
향기님 입원하셨다고 들었는데 글로 뵈니 반갑네요. 건강은 좀 회복이 되셨는지요 건강한 모습으로 뵙고 싶습니다.
이리 보면 예술 저리 보면 외설 같은디 사나흘은 읽어야 뭔지 알려나? 우짜든 好好好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