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설날명절을 코 앞에 두고, 세찬바람이 다시 시작되는 오늘 밤, 당신이 더욱 생각납니다
요즈음 같은 강추위가 다반사였던 60년대 초교시절의 겨울철 등교길,
낡은 운동화이나마 부뚜막 불가에 미리 엎어놓아 따뜻하게 데워 신겨 주시던 어머니…
악수하는 그림이 있는 구호용 밀가루 푸대를 재단하여 재봉틀로 어린 자식들의
속옷을 만들어 입혔을 정도로 알뜰하고 손재가 좋으셨던 어머니…
완고한 시골 농가에서 태어나 여자라고 학교 문턱에도 못 가셨지만
독학으로 깨우친 한글과 산수로 가계부를 적어가며 알뜰살뜰 살림하셨던 어머니…
70년대 고교시절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피서여행 약속을 덜컹해 놓은 뒤 어려웠던
집안 형편은 아랑곳 없이 집요하게 조르자 2,000원이 남아있던
생활비 통장과 도장을
내어주며 다 찾아 써도 된다며 애써 표정관리하며 허락하신 어머니…
식사시간이 각기 다른 6남매 자식을 위해 그 불편한 재래식 부엌에서
하루에 몇번이라도
연탄불에 새 밥을 지어 자식에게 먹이고자 했던 어머니…
분뇨수거도 제때 되지 않는 고지대 허름한 달동네 시절,
철없던
나이에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툴툴대면 크게 나무라시던 어머니…
가족식사는 항상 직접 챙기셨고 갑작스레 손님이 와서 중국집 배달음식을 시킬지라도
먹고 남은 빈 그릇은 언제나
깨끗이 설거지 하여 반납할 정도로 깔끔하셨던 어머니…
노후에 허리가 굽고 거의 기다시피 움직이면서도 며느리에게 속옷 빨래를 맡길 수 없다며
고집스레 손빨래를 하시던 어머니 …
막내 아들이 40이 넘도록 혼사 이야기가 없어 애태우시다가 그 아들이
마침내 장가를 가자
그렇게 기뻐하셨던 어머니…
매달 챙겨드렸던 용돈은 한 푼도 쓰지 않고 늦게 본 며느리 손자 손녀를 위해 쓰시던 어머니 …
어머니…
당신이 떠나신지 벌써 11년째가 되고 당신의 병신생(丙申生) 막내 아들도 한달여면 회갑을
맞습니다.
곧 회갑을 맞는 당신 아들의 처지가 당신이 예상했던 그런 아들은 분명 아닐 것이기에
더욱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언젠가는 이 못난 아들도 당신의 곁으로 가겠지만 그때는 기쁨의 선물을 한아름 안고 가렵니다
섣달 스무이틀날 밤에 불초소자 드림
첫댓글 어머니생각만해도목이메입니다
우리 세대들은 미흡할지언정 노부모봉양을 당연시 여기는 사실상의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의 부양을 포기한 첫 세대 아니겠습니까?
이젠백님 ..
"삶의 이야기 방 내규"를
읽어 봐주세요.
한 사람이 하루에
여러 편의 글을 올리실 경우
내 글이 독자에게 읽히기도 전에
페이지가 뒤로 넘어가기 때문에
글 올리시는 것을 하루에 일인 당
한 편의 글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다음부터는
하루에 한편 만 올려 주시기 부탁드리며
내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에게는
답글도 달아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그렇군요. 내규를 읽어보기는 했었는데 깜박했던 것 같습니다.
두서없는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넘슬퍼요 한갑이되어도 어린중학생 같아요 어머니 보고파서 엣날이생각나서 촘촘이 서신을 썻건만 어머니가 답장 을 바쁘서 못하실거 같아요 기다리지 마세요 또 슬프요^^
자식은 나이가 들어도 어머니에게는 계속 돌봐줘야할 어린이 아니겠습니까?
문득, 70세 넘은 나이에도 100세 가까운 노부모를 위해 색동옷을 입고 재롱을 떨었다는
중국의 "노래자" 라는 효자의 이야기가 떠 오르는군요.
명절이다가오면 더생각나지요~
다시는 뵐수없는 부모님이...
여러 명절 중에서도
차가운 날씨 때문에 따뜻한 아랫묵을 찾게되는 설 명절 때가 부모님 생각이 더욱 절실하더군요
어머니를 향한 그리운 마음이 부럽네요.
전 어머니 없이 사는 것이 너무 힘에 부쳐 머리에서 지웠어요.
그리곤 그 누구도 마음에 품지 않으리라 결심했죠.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사는 것에 대한 고통 감당할 수 없어서....
머리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어머니의 흔적이 크고 깊게 새겨진 분이시군요.
저도 님과 비슷하게 이제는 그 누구도 마음에 품지 않으리라고 결심했지만 쉽지 않더군요.
어머니
신이 여러 곳에 존재할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다지요 ~ ^^
그런것 같네요. .. 우리가 갑작스런 위험상황에 직면했을때 본능적으로 어머니 또는 절대신을 찾게되는 까닭이
그래서인가 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어머니의 품안은 언제나 편안하고 따뜻하니
자식은 장성하더라도 어머니의 품을 찾게되나 봅니다.
어머니라는 단어만 떠올라도 가슴이 아픔니다. 불효자가 되어서~
나는 불효자식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애틋한 편지 한통 잘 읽고 갑니다.
나약해져가는 자신을 추스리기 위해, 하늘에 계신 노모가 꿈속에서라도 나타나 위로라도
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심정에서 그냥 몇자 끄적여본 것일 뿐입니다
어머니! 생각만해도 목이 메입니다. 내가 불효 했으니
어찌 자식 효도를 기대하리..
잘 읽고 갑니다. 감사.
저도 님과 비슷한 심정입니다 ...
그나마 오늘 날의 저의 못난 처지가 어머니의 사후의 일이라서
어머니 생전의 막불효는 간신히 면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엄마.....요즘은 이런 엄마가 사라짐이 이 시대의 비극입니다
엄마가 아니라 메니저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