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
아마.. 여러분들은 이미 이지선이라는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아름다운 사람에 대해
들었을 거에요.
제가 오늘 여러분에게 그녀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전해 주고 싶은 마음에
컴 앞에 앉았습니다.
이지선
1978년에 태어나 이화여대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4학년이던 2000년 7월 30일,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오빠와 함께 승용차로 귀가하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 55퍼센트에 3도 화상을 입었다.
한 음주 운전자가 낸 6중 추돌사고였다.
응급실을 향해 달려가는 앰뷸런스 안에서
이지선의 곁을 지키던 오빠는
"살 가망이 없으니 동생에게 작별 인사라도 하라"
라는 말을 듣는다.
4-5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중상 환자로
의사들마저 치료를 포기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7개월간의 입원. 11차례의 수술.
끔찍하게 고통스러운 치료.
3년여의 시간을 뒤로한 지금
더 이상 예전의 곱던 얼굴은 찾아 볼 수 없고
온몸에 화상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지만
이지선은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다
남들은 몸이 힘든 만큼 마음도 고생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자신은 몸이 아픈게
힘들었지, 마음은 그리 고통스럽지 않았다고,
사고로 자신의 인생이 끝난 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때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이지선........
네티즌들 사이에 이미 화제가 된 홈페이지
'지선이의 주바라기(http://www.ezsun.net)를 통해
자신의 행복한 일상을 나누면서 우리 사는
세상에 향기의 꽃씨를 퍼뜨리고 있는 그녀는
앞으로 상담심리학을 공부한 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마음 곁에서
함께 서고 싶다는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다.
지선이의 예전 모습
모든 걸 잃은 것 같지만...
모든 걸 잃은 것 같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버렸지만..
하고 싶은 교회도 성가대도
학교도 맘대로 갈 수 없지만
그렇게 모든 걸 잃은 것 같지만...
약함 가운데, 상처투성이 몸 가운데,
짧아진 손가락에도
하나님은 생명을 주시고,
소망을 주시며
날마다 하나님을 향해 손 들고
찬양하고 싶은 마음을 주십니다.
내가 기도했던 모습은 아니지만...
하나님은 삶은 누리게 하시며,
큰 일보다는 의미 있는 일을
하게 하실 것을 믿습니다.
며칠 전부터 산책을 시작했어요
병원 로비에서 뛰기도 하고
엄마를 휠체어에 태워 밀기도 하고
거의 한 달 만에 밖에 나갔어요
병원 나무에 걸린 크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도 보았고요
흰 눈이 펑펑 내리는 것도 봤어요.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살아 있어서 흰눈도 보게 하시고
추운 겨울을 다시 맞게 하시니!
지선이는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2001. 1. 11. (사고후 처음으로 쓴 글)
지선이는 스물세 살 먹은 여대생입니다.
잘 웃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그런 평범한 여대생입니다.
대학교 4학년 인데 그제야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아냈다며 대학원을 가겠다고
부산입니다
평소엔 혼자서 아무 것도 못하던 아이가
매일 저녁 학원에 다니고,
심리학 수업을 더 듣기 위해
여름방학 내내 학교를
다니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여름이 한창일 무렵,
내년이면오빠도 회사에 다닐 테고
네 식구가 함께 여행할 기회가
없을 거라며 가족 여행을
가자고 졸라 댑니다.
이미 다른 계획이 있었던 부모님은
그녀가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며
하도 졸라 대는 바람에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어쩌면 그녀는 이미 자신의 마지막을
예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은 아주 즐거웠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행복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여느때와
다름없이 주일 예배를 드렸고,
곧 시험인지라 성가대 연습을 거르고
오빠와 함께 학교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그 일이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으리란 건
까맣게 모른 채 말입니다.
그날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뭔가 이상했습니다.
학교에서 인터넷이 접속되지 않고
공부도 잘 안 되었습니다.
밤 10시.
도서관에서 나옵니다.
학교 후문에서 오빠를 만나
집에 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있는 날이면
늘 그렇게 집에 함께 왔습니다
그런데 그날 그녀와 그녀의 오빠는 집에
돌아 오지 못 합니다.
오빠와 그녀가 탄 차가 신호를 기다리며
서있는데 뒤에서 술에 만취한 운전자의
차가 그들의 차를 향해 돌진한 것입니다
큰 사고 였습니다
...... 전신 55퍼센트에 3도 중화상
의사들도 그녀는 살지 못할 거라 합니다.
그러나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은
오직 하나님만 붙들고 기도와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이겨냅니다.
지옥 같았던 중환자실 생활과 여러차례의
피부 이식 수술후 7개월 만에
그녀는 집에 돌아옵니다.
하지만, 집에 왔다는 감격도 잠시,
그녀는 피부가 당기는 새로운
고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감사하게 맞아야 할 아침을
그녀는 눈물로 시작합니다.
곁에 있는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이겨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생각에 이어 그녀는
중얼거립니다.
"하나님 나 너무 오래 살게 하지는 마세요"
그녀는 얼굴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어두운 밤 유리창에, 밥 먹을때 숟가락에
CD케이스에 비치는 외계인 같은 모습에
그녀는 가끔씩 깜짝 놀라곤 합니다.
그녀는 아이들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제 아이들에게 다가 갈 수 없습니다.
그녀의 얼굴을 본 아이들은 화들짝 놀라
도망갑니다.
그녀는 조금 서글퍼집니다.
어느 토요일 저녁 그녀는 안경을 낀 채
텔레비젼을 보고 있습니다.
웃다가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평범한 스물세살 짜리의
여대생이 아닌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영화같은 사랑 이야기에 가슴 들뜨기에도
그녀는 이제 너무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그날밤 그녀는 엄마에게
교회에 가자고 합니다.
그녀는 예배당에 엎드려
울부짖기 시작합니다.
"하나님 나 어떡하실 거에요?
이제 어떡하실 거냐고요?
하나님 살아 계시잖아요. 전지전능하잖아요
나 좀 도와주세요!
나 좀 도와주세요!"
................ 목사님이 그녀의 옆자리에 앉습니다.
"지선아, 내 사랑하는 딸아,
내가 너를 세상 가운데 세우리라.
아프고 병든 자들에게 희망의 메세지가
되게 하리라"
용서
가끔씩 제가 당한 사고의 가해자에
대해 물어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에 관한건.. 뉴스에 보도된 대로
후암동 김모씨였다는 것 외에는 별로
아는 게 없답니다.
사실 저희 가족은 가해자가 있었다는
사실 조차 잊고 삽니다.
은혜지요.
알고 있는 거라고는 사고 당시
그분이 소주를 다섯 병이나 마셨다는 것,
별로 안 다치셨다는 것,
사고를 내고 도망가시려는 걸
경찰이 잡았다는 것, 그리고 다행히
자동차보험을 들어놓은 고마운 사람이라는 것
이것뿐입니다.
사고가 나고 시간이 조금 흐르고
제가 정신이 들면서 면회시간에
아빠와 그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보통은 사고가 나면 가해자 가족득이
찾아와 합의를 해 달라고 사정을 하곤
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분은 가족들도
찾아오지 않고 미안하다는 사과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하셨습니다.
.......... 그 얘기를 듣는데........
하나님이 제 입술에 이런 말을 주셨습니다.
"그냥...아빠....그.... 가족들이 찾아오면....
예수님이 우리 죄를 다 씻어 용서해 주셨던
것 처럼... 우리에게도 '용서'라는 말을 쓸
자격이 있다면 말야...예수님의
이름으로 용서한다고...그렇게... 말해줘...."
세상 사람 누구에게나 고난은 있습니다.
제가 당한 일이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그러나 그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그 고난을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한 것이겠지요.
때로는 고난 자체가 가장 큰 축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미 그 삶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난을 통하지 않고서는 배울 수 없는,
가질 수 없는 열매들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저는 이제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의 제 얼굴과 짧아진 손가락들,
치료실에서 보낸 수많은 낮과 밤들을 통해서 말입니다.
지금 제 안에 담겨 있는 고난이
가져다 준 축복의 보물들은
정말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던 하나님의 은혜를 알게 되었고
사랑을 맛 보았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것 안에 있습니다.
저는 기대합니다.
지금은 상상치도 못 할 일들이 앞으로도 펼쳐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박 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나의 꿈 얘기할께
온통 들떠 있었던
해를 쫓아 날으는
위험한 꿈이야
뜨거운 열기도 참으며
힘껏 날개를 저어 올라갔지
눈도 뜰 수 없었지
뭔가 찾아야 했어
노란 저 폭풍속에 숨겨진 뭔가를
숨이 막혀와도 참으며
이젠 가까이 좀 더 가까이
그때는 어린아이였지
상상의 나라에 있다는
꿈꾸는 태양
어서 자라나길
이제 날아올라
내꿈에 가까워지는 거야
놓칠수는 없잖아
오늘까지 견뎌낸 니 모습있잖아
어린 니 날개를 펴봐
정말 할 수 있을까
이겨낼 수 있을까
날개가 타 버리면
모든게 사라져
어린 기억을 떠 올리며
이젠 가까이 좀 더 가까이
그때는 작고 초라했지
하지만 언제나 가야 할
그 곳을 꿈꾸며 나를 지켜 왔지
이제 날아올라 내 꿈에
가까워지는 거야 놓칠 수는 없잖아
오늘까지 견뎌 낸 니 모습 있잖아
어린 니 날개를 펴봐
날 기억한다면 지켜주기를
바랄께요.... 힘을 줘요
이제 날아올라
내 꿈에 가까워 지는 거야
놓칠 수는 없잖아
오늘까지 견뎌 낸 니 모습있잖아
어린 니 날개를
다시 또 날아 올라
양파 [나비의 비행]
글은 [지선아 사랑해] 중에서 발췌했습니다.
지선아..... 사랑해....
이 세상 누구보다 아름답고 강한..
너의 비상을 기대하며....
from Jimin in Bundang
첫댓글 읽는 내내 뜨거운 눈물이 뺨위를 타고 흘러내렸어요. 저도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지만..고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삶의 소중한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넘 감동적이네요.
하나님이 주신 또다른 삶의 축복... 감동적이네요.
이거...루마을문화회관에서 제가 소개했던 책이네요^ㅡ^; 산다는것 자체가 행복이라....ㆀ
이거.. 여기 올리면은.. 지니님이 분명히 문화회관으로 올려놀꺼같아요^^
저두 지금 지선아 사랑해 읽고있습니다.ㅠㅠ 넘 감동적이에요^^*
주인공인 이지선... 저랑 고등학교 동창이랍니다...한번도 같은반이 된적은 없었지만 친한친구의 짝이여서 자주 만나는 바람에 얘기두 많이 했던 정말 착하고 예쁜 친구~이지선... 2년전 사고소식을 들었을땐 충격이였는데 지선이기에 그 고통을 이겨낸것같아요...
주바라기 지선이의 생활을 보면서 헛된생각(?)을 하는게 사치로 생각됩니다... 제 생활을 다시한번 돌이켜보는 계기가 됐고 그리고 모든 것에 감사드리게 됐어요... 앞으로도 지선이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저도 이 글 딴 카페에서 읽었는데요..읽으면서도 눈물 나더군요.ㅠㅠ 고통이 큰 만큼 정말 좋은 일들만 있을 거에요..
지니님~ 제가 또 잘못 올렸나보네요. 루마을 문화회관으로 올려져야 할 글 같기도 하네요. ^^ 알아서 해주십시오!
강아지똥과 공통된 느낌이 있네요... '산다는건 아름다운 거예요'
kbs에도 나오셨던 그 분이군요. 보면서 참 마니 울었었는뎅... 그래도 열심히 살아가시는 지선님의 모습에 마냥 슬프기만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