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 야쿠티아 지역의 과학자들이 4만 4000년 된 영구동토층에서 출토된 늑대 사체를 이제야 부검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실 이 늑대 사체가 놀랍게도 멀쩡한 상태로 아비이스키이 지구 주민들의 눈에 우연히 띈 것은 2021년의 일이었다. 그런데 3년이 지나서야 과학자들이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야쿠티아 과학아카데미에서 매머드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알베르트 프로토포포브는 "홍적세(洪積世, 기원 전 258만년~기원 전 9700년) 말기의 포식자가 발견된 것은 세계 처음"이라면서 "연대가 대략 4만 4000년이다. 이런 발견은 예전에 결코 없었다"고 말했다.
북극해와 러시아 북극의 극동 사이에 자리한 야쿠티아는 미국 텍사스주만한 크기에 늪과 숲으로 이뤄진 광활한 땅이다. 대략 95%가 영구동토층이다. 이 지역의 겨울 기온은 섭씨 영하 65도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토포포브는
"대체로 초식 동물들이 죽으면 늪에 갇힌다. 얼어붙어 우리에게는 통째로 도달한다. 대형 육식동물이 (주검으로) 발견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1만년 된 동물 사체가 영구동토층에 묻혀 있다가 기후 변화 덕에 서서히 녹아 드러나는 일이 아주 드문 일은 아닌데 늑대라 특별하다고 했다. "아주 활동적인 포식자였다. 대형 동물 중 한 마리였다. 동굴에 사는 사자와 곰보다 약간 작은 덩치지만 아주 활동적인, 움직이는 포식자였으며 쓰레기 청소부였다"고 덧붙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로피언 대학의 고유전학 연구실의 아르티옴 네돌루즈코 개발국장은 늑대 사체가 4만 4000년 전 야쿠티아를 들여다볼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주된 목적은 이 늑대가 무얼 먹고 살았는지, 녀석이 누구였는지, 유라시아의 북동부에 거주하던 고대 늑대들과 어떻게 연관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한편 기후 변화 등으로 영구동토층이 빠른 속도로 확장되거나 땅 속에 묻혀 있던 것을 밖으로 드러내 어마어마한 탄소와 치명적인 고대 병원균이 밖으로 방출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