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님이 코멧 타기전에 스즉히 gsr600 소장, 운행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 기종에 대해서 몹시 궁금한데
출력특성, 포지션, 중량감, 민첩성, 순발력 등등이 어떨지 매우 궁금합니다 ... 어제 올렸던 01년식 gsxr600의 특성만 봐도, 이건뭐 말이 600 이지 웬만한 리터급 잡고도 남을만한 "파괴력"이 어렵지 않게 상상될 정도인데~
... 같은 엔진을 쓰는(물론 rpm 및 프레임은 다르지만) gsr의 특성은 어떤지? ... 01~03년식 gsxr600 처럼 변태적인지요?
물론 몇년도식 인지 차량상태도 중요하구요
특히, 코멧650과 비교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도 무척 궁금합니다
좀, 어려운 부탁 일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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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 않습니다.ㅎㅎ 시승 노가리가 또 라이더들 안주 아니겠습니까..
07년식, 1만km를 좀 넘긴 상태였습니다.
전에 리플에서 짧게 말씀드렸듯이, GSR은 그냥 카울 없고 자세만 편한 GSX-R600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알차엔진을 네이킷에 얹을 때는 크랭크를 조금 무겁게 세팅하게 마련인데 GSR은 그런 거 없는 거 같네요. 스내칭시 5000rpm을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거의 ON/OFF만 존재하는 전기스위치처럼 레드존까지 치솟습니다.
나름 출력 디튠을 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최대토크가 9800rpm, 최고출력이 12000rpm에서 나오는 고회전 엔진으로, 일상 주행에서는 주로 5천rpm 미만을 사용하게 됩니다. 위에서 말했듯 5천 이상의 영역은 회전상승이 본격적으로 빨라지기 때문에 따악 각 잡고 앉아서 신호등이며 차량따위 눈에 안들어오고 미친듯이 쉬프트업만 해대는 또라이모드가 돼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_-; 이 가속력은 7~8천에서 한 번 더 쑤욱 강해져서 그대로 1만2천rpm 이상까지 밀어버립니다.
참고로 6단 기어 5천rpm에서 100킬로, 6천에서 120킬로 정도가 나옵니다. 육반은 4200rpm에 100킬로, 5천이면 120킬로입니다. 2기통의 넓은 토크밴드 덕에 감속비와 항속rpm은 육반쪽이 당연히 낮습니다. 이것은 연비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쳐서, 같은 출퇴근 코스를 비슷한 페이스로 달리며 수 개월간 측정한 리터당 평균 연비는 GSR이 17km정도, 육반이 19km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13000rpm까지 돌아가는 고회전 엔진답게 같은 코스를 좀 기분 내며 달리기 시작하면 연비는 16킬로 미만으로 떨어졌지만, 육반은 17킬로 미만으로 떨어져 본 적이 없습니다.
100마력짜리 엔진답게 제로백은 1단에서 나오며, 체감상 4초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육반네이킷보다 1초 이상 빠르니, 드래그한다면 격차는 꽤 클 겁니다. 최고속은 220km/h 이상 찍어봤는데 이때도 느리지만 꾸준히 올라갑니다. 200km/h 정도면 가속력 앵꼬가 보이는 코멧네이킷(73.7마력)과 동력성능의 비교대상은 아닙니다.
대신 2기통쪽이 저속토크는 좋잖아? 흔히들 하는 이야기지만 실제 2/4기통을 번갈아가며 오래 타본 사람들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골목길 진입처럼 아이들링 근처까지 회전수를 낮게 쓰는 경우, 폭발이 잔잔하고 규칙적인 4기통이 털털대지 않고 심지어 아이들링에서도 끈끈한 토크를 뿜어주어 클러치를 잡을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반면에 육반은 털털대지 않으려면 2500rpm 이상은 필요합니다.
다만! GSR은 비록 노킹은 없으나 거의 자전거 수준의 토크가 나오고, 육반은 조금 회전수는 올려야 하지만 일단 클러치만 붙이면 3천rpm에서도 부다닥~ 하며 나름 힘을 씁니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저회전을 쓰더라도 깝깝한 건 못참다보니 제 성향으로는 육반이 더 편하게 느껴집니다.
핸들링의 경우 투어러같은 육반에 비교하면 뭐.. 슈퍼스포츠 그 자체입니다. 전경각을 준 4기통이라 앞타이어가 노면을 훨씬 강하게 붙잡는데다가 R600과 비교해도 지오메트리 차이가 거의 없어서, 기울이는 순간부터 즉시 핸들이 꺾여들어가서 확연한 린저항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입문자의 경우 넓은 코너링이야 대충 핸들 밀어서 때운다쳐도 타이트하게 유턴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깐깐한 핸들링입니다. 대신 앞타이어가 안으로 쭉쭉 파고드는 느낌이 매우 명료하고 풀뱅킹 상태에서도 몸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구동력의 가감에 따른 코너링 라인의 변화가 즉각적입니다. 이런 점이 본격 와인딩에서 2.5:1핸들의 승용차와 1:1카트의 핸들링만큼이나 큰 차이를 만드는 요소지만... 매일 타기에는 피곤해서 육반으로 기변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_-;
주행가능한 상태의 중량은 206kg으로, 210kg 나가는 육반과 무게는 비슷합니다. 밀고 끌 때의 느낌은 물론이고 앉아서 좌우로 기울여볼 때 필요한 다리 근력도 거의 같습니다. 200kg이 넘는 미들급 바이크에서 4kg이라는 차이는.. 연료탱크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있고 아니고 정도의 차이. 인간 감각의 역치로는 느낄 수 없는 수준인데 여기 목숨 거는 사람들이 참 많지요.-_-;
실제 코너링시 눕힐 때의 느낌은 육반이 더 가볍습니다. 신장감쇄력도 꽤 소프트한 세팅이 표준이라, 브레이킹 후 레버를 탁! 놓으면 포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흔히 회자되듯 오뚜기처럼 훌쩍 눕는다는 전형적인 2기통 코너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초기부터 안쪽으로 팍 하고 방향을 바꾸는 선회율은 그다지 날카롭지 않습니다. 다소 난이도를 높이더라도 회두성을 예민하게 만들고 싶으면 신장감쇄력을 올려주면 되지만 매일 출퇴근용에는 순정 세팅이 속편합니다.-_-;
반면 GSR은 린저항이 강한 설정으로 처음부터 제대로 체중을 실어서 눕혀야 하는데, 일단 브레이크를 탁 놓으면... 종이를 긋던 면도칼의 방향을 살짝만 틀어줘도 궤도가 크게 벗어나는 바로 그 느낌으로 앞바퀴가 안쪽으로 명확하게 방향을 틀어버립니다. 원래는 이런 게 존내-_-;; 재밌는 핸들링인데, 돈 내고 서킷에 가거나, 산길에서 과속을 하지 않으면 언제든 마음껏 즐길 수는 없는 즐거움이라는 점이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포크는 초기하중만 조절되고, 감쇄력 조절 기능은 없습니다. 반대로 육반은 감쇄력은 조절되고 초기하중은 고정입니다. 단순히 주행 페이스에 따라 노즈다이브를 줄이는 정도의 세팅을 하기엔 GSR쪽이 편하지만 1차선회 특성까지 섬세하게 조절하는 것은 당연히 감쇄력 조절식 포크에만 있는 기능입니다.
마지막으로 제동력입니다. 육반도 09년식 이후로 4피스톤 캘리퍼로 업글하게 되면서 절대적인 제동력은 둘 다 비슷하나, 초기제동력은 GSR쪽이 조금 둔하게 느껴지는 감이 있습니다. 이건 실제로 GSR의 브레이크가 약하다기보다는 포크 스프링이 조금 더 단단한 편이라 노즈다이브가 약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레버를 콕! 집었을 때 팍!! 하고 꽂히지 않는다며 스즈키 브레이크 운운하는 사람들이, 중량 4kg에 연연하는 사람들만큼이나 아직도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스즈키는 마무리의 섬세함에 있어서 소위 전형적인 "재팬 퀄리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타던 GSR만 해도, 사이드스탠드 안전스위치 설계가 상당히 생각없이 되어 있어서 좀 큰 요철에 덜컹! 해서 스탠드가 잠깐 털리기만 해도 시동이 죽어버리는 꽤 심각한 결함을 몇 번 겪었습니다. 이건 만병통치약 케이블타이로 해결을 했었고-_-; 또 클러치 레버비는 지나치게 크게 세팅된 감이 있어서 클러치를 조금만 잡아도 완전히 끊기는 건 좋았으나, 반클러치를 조작하는 영역이 너무 좁아서 개선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젠 바이크를 타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닌, 출퇴근을 하거나, 바람을 쐬거나, 어딘가를 여행 가기 위한 도구로써 바이크를 타는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에 육반을 타고 있지만, 주행과 조종의 원초적인 즐거움 그 자체가 더 좋은 사람들, 한마디로 슈퍼스포츠 타다가 자세 좀 편한 거 찾는 하드코어 라이더들에게는 GSR600이야말로 최고의 600급 네이키드라고 추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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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풀려서 봉인 풀까 했는데 캠체인 소리가 나는군요. 텐셔너 주문해놨는데 캠체인은 멀쩡하길 빌어봅니다.ㅎㅎ
ㅎㅎ 천상 스즈키머신 특성이군요, 굳이 매물도 많지않고(01~03년식 r600) 깨끗한놈도 많지않은 r600보단 오히려 gsr이 더 좋은 선택일거 같습니다
2기통의 저속 툴툴거림은 동의합니다, 고르지 않기에 오히려 저속에선 큰 토크가 용이하지 않더군요(발칸500)
마, 철저히 개인취향으로 가는건데, 코멧650의 그 타고난 발란스와 경량감(수치상 무겁지만, 오히려 저에겐 딱 좋은 무게감), 토크는 사실상 이 이상 필요없을 정돈데, v트윈의 특성상 스로틀 절반이후에 힘을 못쓰는게 갠적으론 스즈키 4기머신을 선호하게된 동기군요
자세한시승기 매우 잘 읽었고, 향후 기종은 아마도 gsr600 으로 갈거 같군요^^
스포츠라이딩이 테마라면 gsr에 만족하실 겁니다. 다만 고회전 리스폰스가 날카로워서 좀 피곤한 건 있습니다. 스탠드센서 삭제와 클러치 레버비는 꼭 손보세요.ㅎㅎ
참, 그리고 중요한 질문하나!
왜 자꾸 r을 타려고 하냐면, 광속의 머시기를 하자고 하는게 아니라 ... 그 미친놈 같은 폭발력과 함께, 사실 가장 중요한 건데 ... 바로 고속안정감 때문입니다.
과거의 네이킷류(특히 혼다 cb류)는 이거 고속시 굳이 주행풍 때문이라기 보다는, 하여튼 고속안정감이 굉장히 부족했습니다 ... 주행풍이 아니라 고속안정감이 현저히 떨어져 140~150 이상가면 도저히 안전을 장담할수 없었기 때문에 ... 고속발란스에 관한한 전문인 r로 가게된 것이지요.
그래서, gsr600 에서는 이 고속안정감(고속발란스?)이 먼지님 느끼시기에(시속 160 이상 이라치죠!) 그 안정감이 확보가 되었는지?...중요히 궁금합니다!
전륜하중이 묵직하고 롱트레일이라 200킬로 이하에서는 안정성이 나름 괜찮지만, 어쨌든 네이키드라서 R에 비하면 앞타이어 접지감이 들뜨기 시작하는 시점은 빨리 옵니다.
수퍼스포츠의 고속안정성을 100점, 코멧육반같은 숏트레일 투어러형 섀시를 70점 정도로 본다면 GSR은 85점 정도 같습니다. 저속에서는 잘 눕지도 않고 유턴할 때도 막 튕겨대지만 그만큼 고속역에서는 핸들링에 선명함을 유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