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탄 집회 장소로 '쓰레기장' 추천… 野, 연일 반대층 비하
野연수원장 이어 박균택 글 논란
김상윤 기자
입력 2025.02.13. 00:56업데이트 2025.02.13. 07:06
더불어민주당에서 ‘탄핵 반대’ 세력을 비하·조롱하는 발언이 연일 나오고 있다. 일부 청년을 겨냥해 “말라비틀어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데 이어, 탄핵 반대 집회를 쓰레기 매립장에서 열게 해야 한다는 발언도 논란이 됐다. 탄핵 반대 집회 전면에 나선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향해선 “사이비 역사 강사” 등 공격이 이어졌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박균택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탄핵 반대 집회 단체에 강기정 광주시장이 5·18 광장 사용을 불허한 것에 대해 “시장님, 극우 집단에 인정을 베풀어주세요. 집회의 자유를 부정할 수 없으니, 그들에게 어울리는 적합한 장소를 안내해 주면 어떨까”라며 ‘광주광역시 남구 도동길 160′ 주소를 공유했다. 이곳은 광주 광역위생매립장 주소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표 법률 대리인 출신으로, 광주 광산갑이 지역구다. 박 의원은 “태극기 모독 부대, 현대판 무신의 난을 찬양하는 사이비 역사 강사(전한길씨)의 내란 옹호 집회를 (강 시장이) 허락하실 수 없었을 것”이라며 “신성한 5·18 광장을 더럽히는 일이다. 친일파 집회를 독립기념관 앞에서 개최하도록 허락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12일 “극우 강사 전한길은 ‘광주에서 민주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민주화의 성지 광주를 모욕하는 망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국민이 탄핵 찬반으로 갈린 상황에서,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집단을 싸잡아 비난하는 야권의 행태가 또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박구용 교육연수원장은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2030세대 일부를 가리켜 “계산만 있는 외로운 늑대” “그들 스스로 말라 비틀어지게 만들어야 한다. 고립시켜야 순화된다”고 말해 뭇매를 맞았다.
그래픽=백형선
앞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023년 이재명 대표의 영장실질심사와 관련해 “2030 남자에게 말하고 싶다. 이 사태에 그대들의 책임이 상당 부분 있다”고 하고, 젊은 남성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반(反)이재명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를 가리켜 “쓰레기야, 너희들”이라고 했다. 2019년 설훈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은 20대 남성층에서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하락하는 데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이런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여권에선 “국민 모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이준우 대변인은 12일 “평범한 국민을 ‘극우·쓰레기’라며 모독하고 폄훼하는 망언”이라며 “국민은 ‘분리 수거돼야 하는 국회의원은 따로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박 의원은 의원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강 시장의 집회 허가 불허에 대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면 광주 시민도 아니란 것인가”라며 “광장은 특정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자기들 말 잘 듣는 청년은 건강한 자아이고, 자기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청년은 고립시킬 대상이라고 편 가르기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회도 기자회견을 열어 박구용 원장을 향해 “학문의 자유를 존중해야 할 교육자가 특정 정치 성향을 지닌 국민을 ‘말라 비틀어져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도 관련 논란을 수습하고 나섰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박 원장이 자신의 발언에 책임지기 위해 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재명 대표가 이를 수리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박 원장의 발언은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당직자들은 이 일을 계기로 신중한 언행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황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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