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송년 모임에
갖춰 입는 옷과 거기에 매다는 장신구들을 찾다가
이것 저것 만져 보며
추억에 잠긴다 .
외할머니 에게 물려받은 반지도 있고 ,
엄마에게 반강제로 빼앗다 시피한 반지도 ..
살아생전을 보지 못한 시어머님이 지니셨다던 백금 쌍가락지도 있다 .
이건 어느해 생일에 남편 졸라서 산 거
이건 몇주년 기념일에 산거 ..반지 , 목걸이 , 브롯치 . 각양 각색의 물건들이
오밀 조밀 무슨 방물장수 보따리속 같이 번잡히 들어 있다 .
진짜도 가짜도 다 내겐 소중하고 즐거운 추억들이 있는 것들이지만
열어놓고 보다보면
늘 새롭고 애틋한 마음으로 만져 보게 되는건
남편이 내게 처음으로 사주었던 3000원 짜리 곡옥 목걸이다 .
전혀 장신구 없이 지내던 내가
며칠 그 목걸이를 걸고 다니는 바람에 울 시누이 지 여자친구 것만 사왔다고
울고 불고 해서 곤란하기도 했었다 .
대학 삼학년 때 가을이었는데 ... 여행다녀와
불쑥 내밀던 손안에 목걸이 하나 가 들어 있었다 .
금도금 된 줄에 푸르스름한 곡옥 한개 .
옥이 참 싸던 때라 3000원 줬다며 싱긋 웃던 그사람 마음이 이뻐서
아직도 간직하고 ..이제 금으로 바꾼 줄에 매달아서
여름한때 목에 걸어보는 ...
비싼 결혼반지 는 한때 돈이 부족할때 팔기도 했었지만
아무 가치도 없어보이는 작은 옥은 여전히 나와 남편과 세월을 같이 지낸다 .
마치 부적 처럼 ...
이다음 내가 늙어 죽으면
내게 남겨준 시어머님의 쌍가락지와 함께
나도 아들에게 물려 주고 싶은데 ..
글쎄 허접 쓰레기 취급을 받을 수도 있겠지 ?
반짝이는 값비싼 것들만 좋아하는 물질 만능 시대라 ...
내생각이 너무 구태의연한 .. 그야말로 고리텁텁한 구시대 적 발상이 아니길
바라고 싶다 .
카페 게시글
━━━━○ 이야기 샘터
내게 가장 소중한 물건을 ...찍으라면 .
사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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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9
03.12.20 20:3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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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왠지 정이 가는 물건이 있지요..값을 메길수도 없는...잘간직해서 며느리 주세요...정다운 글 잘보고 갑니다.
맞아요 전 20년전 생일 선물로 받았던 500원 짜리 가짜 귀걸이를 아직도 갖고 있답니다
저는 도대체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소중한것을 가져본다는것이 여성스러운것과도 통하는데 쩝...
울 아들 초등 3년때 소풍가서 사온 한쌍에 1000원짜리 반지 아직도 간직하고 있답니다..아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데...변색될까봐 끼지도 않고 보관한답니다
지두 없어여.......
뭔가 있기는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