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연암과 교산
오늘 이야기할 책은 조완선 님의 <걸작의 탄생>이라는 책이란다.
오래 전에 조완선 님의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고
두어 권을 더 읽었던 기억이 나는구나.
조완선 님의 한 작품을 추천해 보라고 하면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이라고 하겠구나.
오랜 만에 조완선 님의 책을 읽었어.
이 책 <걸작의 탄생>은 오래 전에 사두었던 것인데
얼마 전에 책장 정리하다가 보여서 잠깐 읽어보았는데,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아빠가 좋아하는 허균과 박지원이더구나.
너희들에게 여러 번 이야기를 했지만
아빠는 특히 허균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이 급궁금해졌어.
허균과 연암은 살았던 시대가 달랐는데
어떻게 연결했을까 궁금하기도 했단다.
그럼 바로 이야기를 해줄게.
1. 허균을 찾아서
이 소설은 연암 박지원과 교산 허균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되는 방식으로 이어진단다.
주된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허균은 자신보다 100년 앞서 살았던 홍길동의 행적을 추적하고,
박지원은 자신보다 200년 앞서 살았던 허균이 남겼다고 하는 책을 추적하는 이야기란다.
아참, 이 이야기는 유명한 역사 인물이 주인공이지만,
허구라는 점은 명심하렴.
…
어느날 책쾌 조열이 박지원을 찾아왔단다.
책쾌는 조선시대 활동했던 책장수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구나.
부안에서 허균이 <홍길동 전>과 관련되어 쓴 책을 구했다는 내용이야.
먼저 서문만 필사해서 가지고 와서 박지원에게 건네주었고
책은 보름 후에 가져다 주겠다고 했어.
그런데 보름이 지나도 조열이 오지 않자,
박지원은 조열의 동료 책쾌를 찾아갔는데
조열이 죽었다는 뜻밖의 소식을 들었단다.
조열이 이야기했던 책은 <교산 기행>이라는 책으로
허균이 홍길동의 행적을 추적하여 겪은 일을 적은 기행문이라고 했어.
박지원은 조열의 죽음을 파헤치지도 하고,
사라진 <교산 기행>의 행적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단다.
다른 책쾌들의 소문에 의하면
문경에 살고 있는 책쾌 차기중이 죽였다고 했어.
박지원은 조열의 동료 책쾌 마종사와 함께 문경에 갔단다.
박지원과 마종사는 차기중의 뒤를 밟는데,
또 다른 책쾌인 박만득이라는 사람도 죽었단다.
박지원은 차기중을 잡아 문초하지
그는 자신이 조열과 박만득을 자신이 죽였다고 시인했으나,
그도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서 죽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하지만 차기중은 입을 굳게 다물었단다.
박지원은 그를 미끼로 해서 배후 인물을 잡으려고 그를 풀어주었단다.
….
그런데 얼마 후 차기중도 피살된 채 발견되었단다.
화재 사고로 위장되었지만 피살된 거야.
차기중에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간 곳이 혜국사라는 절이라서
그곳에 가서 주지 스님인 중운 스님을 만나 보았단다.
중운 스님은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었어.
연암은 몇 장 발견된 <교산 기행>의 필사지에서 허균이 변산에 간 사실을 알게 되어
변산으로 가서 다시 허균의 행적을 쫓게 된단다.
2. 홍길동을 찾아서
이번에는 허균의 이야기를 해볼게.
허균은 부안에서 귀양살이를 하고 있었는데,
홍길동이 참수되었다는 100년 전 문서 기록을 보게 되었어.
그동안 홍길동이 참수되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런 문서가 나오자 진위가 의심스러웠지.
허균이 이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홍길동의 마지막 행적을 추적하기로 했단다.
홍길동의 고향인 전남 장성에 먼저 가 보았어.
홍길동이 죽은 지(또는 사라진 지) 100년이 되었지만
고향에서는 아직도 홍길동을 기리는 제사를 지내고 있었단다.
홍길동 고향에서 조사를 마치고
허균은 홍길동이 마지막으로 활동했다고 하는 주흘산이 있는 문경으로 갔어.
홍길동의 본거지로 알려진 곳을 들러보다가
관가에 붙들려 잡혀 들어가게 되었어.
홍길동이 죽은 지(또는 사라진 지) 1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홍길동을 따르는 무리들이 있어
관가에서는 이들을 체포하고 있었는데 허균도 그런 무리로 여기도 체포한 것이란다.
다행히 문경 현감이 허균의 친구 염기철이어라서 금방 풀려났단다.
허균은 문경에서 홍길동의 행적을 조사했어.
허균은 홍길동의 묘지가 있다고 하는 것에 가 보았는데
그곳에서 최방원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최방원으로부터 그 묘지는 가짜 묘라는 이야기를 들었어.
경신년 홍길동은 잠적하게 되자,
관가에서는 책임을 무마하기 위해
가짜 홍길동을 잡아 참수했다는 거야.
홍길동이 잠적한 이후에 홍길동 후손들이 몇몇 사람들을 데리고
무사태평한 남쪽 섬으로 데리고 간다는 소문이 있었어.
계속 조사를 하던 허균은 괴한의 습격을 받아 정신을 일고 깨어나보니
혜국사라는 절이었고 그곳에는 봉추거사라는 사람과 스님들이 있었단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허균의 스승 손곡 이달의 이름이 나와서
허균이 자신의 스승이라고 하자 그들은 허균을 풀어주었단다.
봉추거사가 허균에게 서찰 한 통을 주는데
그 속에는 온통 수수께끼 같은 글만 적혀 있었고
허균은 그 글 속의 수수께끼를 풀어내어
그들이 변산 반도로 간다는 것을 알아내었단다.
허균은 그 길로 변산 반도로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얼마 뒤에 그들이 나타났단다.
허균은 봉추거사와 다시 만나고,
봉추거사는 일행들을 데리고 배를 타고 떠났단다.
<홍길동 전>을 너희들도 읽었으니
봉추거사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 알겠지?
<홍길동 전>에서 홍길동이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세운 나라 율도국이겠구나.
지은이 조완선 님은 <홍길동 전> 안의 이야기까지 끌어와서
이 소설을 완성한 것 같구나.
…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조완선 님의 원픽은 아직 <외규장각 장서의 비밀>로 해야겠구나.
이번에 읽은 <걸작의 탄생>은 책장은 금방금방 넘어가긴 했는데,
뭐랄까? 심심하다고나 할까?
아무튼 몇 프로 부족한 재미였단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PS,
책의 첫 문장: 한바탕 소낙비라도 뿌리려나.
책의 끝 문장: 샛노란 달덩이 위에서 허생이 배시시 웃고 있었다.
책제목 : 걸작의 탄생
지은이 : 조완선
펴낸곳 : 나무옆의자
페이지 : 320 page
책무게 : 440 g
펴낸날 : 2015년 02월 06일
책정가 : 13,000원
읽은날 : 2024.10.17~2024.10.19
글쓴날 :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