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션연구소,FnC코오롱의 스포츠·캐주얼 브랜드,신원의 남성복과 여성복 브랜드 디자이너 등 패션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올해 패션계 10대 뉴스를 정리해본다.
① “대한민국∼!” 레드 마케팅 & 태극기 패션
지난 6월 전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한·일 월드컵은 빨간색과 태극기 패션의 유행을 만들어냈다. 빨간 티셔츠,빨간 두건….이제껏 금기시됐던 붉은 색이 ‘열정’ ‘활력’을 상징하는 의미로 새롭게 자리잡게 했고, 이후 붉은 색 의류,신발,모자,액세서리 등의 제품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레드 콤플렉스’를 ‘레드 신드롬’으로 바꾼 월드컵은 태극기에 대한 터부도 단번에 날려버렸다. 그동안 ‘신성불가침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태극기가 망토,두건,탱크톱 등등으로 변신했다.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도 태극기 문양을 이용한 옷,모자 등의 액세서리는 계속 사랑받고 있다.
② 주5일제 근무로 비즈니스룩·캐포츠룩 급부상
주5일 근무제가 주요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직장인들에게는 비즈니스 캐주얼 개념이 정립됐고, 젊은이들 사이에선 캐포츠룩이 패션 키워드로 떠올랐다. 2000년부터 벤처기업들을 중심으로 근무복의 자율화라는 드레스 코드가 대두되었고, 올해는 국내 100대 기업 중 73개사가 자율복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많은 직장 남성인들이 금요일 패션,프라이데이 캐주얼 등 캐주얼 스타일을 입었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레포츠를 즐길 때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캐포츠룩’이 새로운 유행으로 떠올랐다. 캐포츠룩은 캐주얼과 스포츠의 합성어다.
③ 감성캐주얼 등장
편한 것보다는 멋스러운 것을 찾는 R세대들을 겨냥, 새로운 감성과 독자적인 아이덴티티,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무장한 감성캐주얼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지 캐주얼의 범람 속에서 소비자들은 물량 기획 위주의 기본디자인의 캐주얼군에 식상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 것.
④ 키덜트패션 유행
진지한 것보다는 가볍고 예쁘면서도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최근 사회 경향에 맞물려 ‘애 같은 어른’이 늘어나면서 아동복 같은 어른 패션이 유행했다. 폴로 보이즈·걸스,게스 키즈 등 성인복 서브 브랜드 아동복 매장에서 옷을 사는 젊은 여성들이 점차 늘어나자 바닐라 B,조앤루이스 등 아이옷 같은 귀여운 옷을 내놓는 브랜드들도 등장했다.
⑤ 믹스&매치(Mix&Match)
보세와 명품,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 낡은 것과 새것,모던한 것과 클래식한 것,도시적인 것과 시골스러운 것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질적인 것들을 함께 코디해 조화를 이뤄내는 스타일 매치법으로 스타일,코디네이션,패턴,장식,색상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어로 떠올랐다. 믹스앤 매치 스타일의 유행은 히피와 로맨틱의 복고풍을 일으켰고, 이국적인 무늬와 장식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에스닉 바람도 불게 했다.
⑥ 데님 유행
2002년은 데님 제품이 정점을 이루었던 한해이기도 하다. 자유롭고 편안하면서도 섹시하고 스타일리쉬한 데님의 매력이 캐주얼의 정서와 맞아떨어지면서 명품 핸드백을 비롯하여 재킷 팬츠 수영복 언더웨어 가방 시계 신발 등 의상에서 액세서리 소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영역으로 확대되었었다.
⑦ 명품신드롬
구치 백,루이 비통 가방,카르티에 시계,살바토레 페라가모 구두, 조지오 아르마니 수트…. 명품열풍이 이 땅을 휘감은 한해였다.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명품에의 욕구는 뜨겁게 타올랐고, 이에 따라 부유층을 상대로 고가제품을 판매하는귀족마케팅이 호황을 누렸다. 수입 대행업체를 통해 우회적으로 들어왔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현지 법인을 세우며 직접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국내 대기업들도 명품 패션 시장에 앞다둬 진출한 한해였다.
⑧ 패션유통의 변화
2002년은 대형 할인점의 급속한 확대와 치열한 경쟁, 유통의 디지털화,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의 고성장 등 유통 환경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패션 유통 또한 그 흐름을 같이 한 한해였다. 특히 CJ39쇼핑과 LG홈쇼핑,현대홈쇼핑 등 TV홈쇼핑은 2002년 패션의류와 패션잡화의 비중을 크게 강화하고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과 제휴,고급브랜드를 속속 선보였다.
⑨ 패션업계 중국진출 가속화
중국 WTO가입과 한류열풍(韓流熱風)에 힘입어 올 한해 패션 업계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되었다. 끌레몽뜨, 연승어패럴 클라이드,제일모직 아스트라와 후부, SBF.inc 카라 임플런트,성도 톰키드,사보이아이앤씨 루츠, 정호코리아 미니멈 등이 중국 패션 시장에 입성했다.
⑩ 보톡스열풍
젊어보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보톡스가 소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해이기도 하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이마 부분에 보톡스를 주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열풍은 더욱 뜨겁게 번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