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견봉 정상에서 낙조 보고 참꽃군락지와 대견사 거쳐 하산
비슬산(琵瑟山·1,082.8m)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조망 명산이다. 해발 1,000m가 넘는 정상은 물론 산릉 어디서든 동쪽 영남알프스에서 서쪽 황매산과 가야산 남쪽 화왕산, 북쪽 대구 팔공산 등 대구·경북에서 최고로 꼽히는 명산명봉이 눈을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서쪽 산릉으로 내려앉으면서 유장하게 흘러내리는 낙동강을 은빛으로 물들이는 낙조 풍광은 대한민국 최고의 풍광으로 꼽아도 손색없을 정도다.
해가 산릉으로 바짝 내려앉을 즈음 힘 잃은 억새는 노을빛을 빨아들여 황금빛으로 빛나고, 산 서쪽으로 S자를 그리며 흘러내리는 낙동강은 은빛으로 반짝이며 화려해진다. 그 사이 해는 점점 붉어지면서 산릉을 붉게 물들이고 땅바닥에 맞닿을 즈음 용광로 속에서 끓는 쇳물처럼 붉은빛으로 변하다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동시에 달성시내와 대구시내 일원은 밤하늘의 별처럼 황홀경을 자아낸다.
[월간산]산 아래서는 해가 지고, 산정에서는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있다. 비슬산 대견봉 정상 야영.
대견봉 정상부는 낙동강 낙조 조망명소
비슬산은 높이에 비해 산행 거리가 짧아 해지기 두어 시간 전에 출발하면 최고의 망대이자 낙조 야영 터인 정상 대견봉에 올라설 수 있고, 차량 접근이 가능한 도성암에서 산행을 시작한다면 한 시간 안에 정상에 설 수 있다.
정상 부근에 야영지로 삼을 만한 너른 터가 여럿 있다. 인원이 많을 경우 정상 빗돌 뒤편의 헬기장을 이용한다. 인원이 적을 경우에는 정상 빗돌 아래 바위지대도 괜찮다. 낙조를 감상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헬기장에서 남쪽 관기봉 방향으로 조금 이동하면 억새밭 사이에 널찍한 터가 있다. 단, 정상 일원은 어디든 바람에 노출돼 있으므로 강풍에 대비해 튼튼한 텐트와 텐트 지지용 끈을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
유가사 입구에서 도성암을 거쳐 대견봉 정상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리며, 유가사~도성암 2km 구간은 콘크리트길이 닦여 승용차로도 접근이 가능하다. 식수는 도성암 샘에서 마련할 수 있다.
대견사 뒤편 능선 너머 참꽃군락지 일원의 제1, 제2 조망데크와 팔각정도 야영지로 권할 만하지만 낙조 감상은 팔각정에서만 가능하다. 참꽃군락지는 비슬산자연휴양림에서 대견사를 거치거나 또는 유가사에서 수성골을 경유해 접근할 수 있다. 비슬산자연휴양림에서 대견사지 직전 공터까지는 차량통행이 가능하며, 공터에서 대견사지를 거쳐 참꽃군락지까지는 20분 안팎 거리다.
유가사 기점 정상 코스는 비슬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수도암~도성암~북서릉~정상, 병풍듬~정상, 수성골~남릉~정상 세 가닥을 대표 코스로 꼽을 수 있다. 병풍듬 코스는 너무 가팔라 찾는 이가 많지 않은 편이다. 차량을 유가사 주차장에 세워놓고 정상 야영을 계획할 경우 마령재나 참꽃군락지에서 수성골을 거쳐 유가사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게 바람직하다.
도성암에서 도통바위로 오르려면 암자 직전 갈림목에서 왼쪽 산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능선에 올라선 다음 도성암 후문을 지나 산길 오른쪽에 보이는 기암이 도통바위다. 조망이 뛰어난 곳이지만 노약자는 올라서지 않는 게 안전하다. 도통바위 이후 능선길을 벗어나지만 않으면 무난히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대견봉에서 수성골로 내려서려면 남릉을 따라 약 30분 거리에 있는 마령재에서 오른쪽 길을 따르도록 한다. 초반부는 가파르지만 수성골로 들어서면 호젓한 소나무 숲길이 유가사까지 이어진다.
참꽃군락지를 거쳐 유가사로 내려설 수도 있다. 마령재에 이어 월광봉(1,003m)을 넘어 첫 번째 갈림목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참꽃군락지 데크길로 들어선다. 이 길은 제2전망대와 팔각정을 거쳐 유가사나 휴양림 입구 소재사로 이어진다. 약 5시간 소요. 유가사~도성암~대견봉~참꽃군락지~대견사~휴양림 코스는 약 15km 거리로 당일 산행도 충분하다.
휴양림 기점 코스는 대견사지에 오른 다음 조화봉에서 능선을 타고 대견봉까지 잇든지 또는 참꽃 전망대를 거쳐 수성골을 타고 유가사로 내려서는 산행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진다. 휴양림 산막을 이용할 경우에는 계곡길~대견사 코스를 왕복하거나 대견사에 올라선 다음 서릉을 타고 다시 휴양림으로 내려선다.
조화봉 서쪽 능선 아래 위치한 대견사(大見寺)는 중국 당나라 문종이 좋은 절터를 찾던 어느 날 세숫물에 비친 한 폭의 아름다운 산수를 보곤 신하들을 시켜 찾아낸 곳이라는 옛 얘기가 전해지는 명당으로, 기묘하면서도 웅장한 분위기와 함께 낙동강 조망이 뛰어난 곳으로 이름나 있다.
대견사는 9세기 통일신라 흥덕왕 때 일연 스님이 주지로 부임해 22년간 머물면서 <삼국유사> 집필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구상한 유서 깊은 고찰로, 20세기 초 폐사 이후 오랜 세월 삼층석탑 한 기만 남아 있다가 달성군 개청 100주년에 맞춰 2014년 3월 적멸보궁과 선당(禪堂), 산신당, 요사채 모두 4동이 완공됐다.
교통
[월간산]
유가사까지는 대구시내에서 일반버스 600번과 달성 5번 버스가 운행한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만 운행하는 휴양림행 버스는 대구지하철 대곡역 부근 유천교 버스정류장에서 06:45(600번), 08:30(달성5번), 10:15(600번), 11:05(600번), 12:50(달성5번), 13:45(600번), 14:35(600번), 16:20(달성5번), 17:15(600번), 18:05(600번), 19:50(달성5번), 20:45(600번) 출발. 약 1시간 30분, 1,200원. 평일에는 서부정류장에서 직행버스를 이용해 현풍까지 온 다음 택시 이용. 휴양림이든 유가사든 약 8,000원. 문의 현풍호출택시 053-611-2525, 617-2525.
유가사행은 평일 유천교 버스정류장에서 달성5번이 06:00, 09:20, 12:30, 15:50, 19:20 출발하고, 주말·공휴일에는 달성5번과 600번 시내버스가 06:00~20:45 약 50분 간격으로 18회 운행한다. 문의 창성여객 956-5753.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양평에서 마산을 잇는 중부내륙고속도로 현풍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첫 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 상리 테크노단지 도로를 따른다. 단지를 빠져나가면 왼쪽 테크노순환로 12길을 따르면 길이 좁아지다가 유가사로 올라서고, 곧장 뻗은 테크노순환로 10길을 따르면 역시 길이 좁아지다가 휴양림 주차장으로 올라선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