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9월20일경이 되면 TV를 통해서 붉은상사화를 처음으로본
만 5년째가 될것이다.
그당시 나는 전남대학 화순병원의 설계를 끝내고
화사의 사정상 불가피하게 1~2개월의 단기간 출장계획으로
광주 인근의 화순군의 군소재가있는 화순읍에 내려갔다.
회사와의 1~2개월의 약속을 회사가 이행치않았고 지금의 회사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와
20년을 몸담아 깊게 정들었던 회사를 그만 두게되었었지만
그곳에서의 1년간의 생활은 주말부부라는 가정적으로는 불행한 시기이기도 하였지만
들꽃 열정에 더욱 불지른 곳이기도 하였다.
처음 2개월까지는 1개월에 첫번쩨 세번째 주일은 내가 서울로
두번째 네번째 주일은 마눌이 화순으로~~~
나이 50넘어 국내에서는 생전 처음으로 집을떠나 객지생활을 한다는것이...
아마도 격어보지 못한분들은 그 어려움을 모를것이다.
회사가 약속을 어기기 시작한 3개월째부터는 마눌이 매주 금요일이면
배낭에 반찬거리를 잔득 걸머지고 내려왔다가는 월요일 어떤때는 하루만 더~~~ 해서
화요일에 오르내리기를 만 12개월이나...
토요일 오전근무를 마치면 나와 마눌은 무조건 떠난다.
오늘은 어데로 내일은 또 어데로...
교통안내 지도를 펼쳐보며 전라남북도를 거짓말좀 보태서
안 가본곳이 없을 정도로.
그러든 어느날 퇴근해서 티비를 보고있는데 전남 함평의 어느마을 뒤
완만한 언덕에 꽃피운 석산군락을 보여주는데 ...아니 우리나라에 저런꽃도~~~???
저녁을 먹고 꽃은 안 사가고 프라스틱 화분과 마사토만 사간다고 투정하는
여인네의 꽃집엘 찾아갔다.
아주머니 혹시 1시간전에 함평의 상사화 군락 보셨수?하니
점포딸린 방문이 스르르 열리면서 그녀의 친정 남동생이 인사를하며
자기도 보았단다...
어차피 이꽃가게는 광주의 어느 도매시장?에서 꽃을 밭아온다 하였으니
그 꽃좀 구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였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그때 마침 아들녀석이 제대휴가를 나와서 내려오라하여 꼭 가보고싶었던
보길도로 세식구가 함께 떠났다.
보길도를 일주를하고 선착장으로 돌아오는길에 길옆에 구중궁궐같은
고택 한옥이 눈에 확 들어오고 대문옆 담장아래의 화단에 바로 티비에서 보았던
붉은상사화가 대부분이 꽃대를 올리고 있었고 한두포기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자동차를 세우고 대문앞으로 다가가니 대문앞에 "이곳은 관광대상이 아닌 개인 주택이니
외부인의 출입을 금함"이라고 팻말을 써붙여놓았다.
대문이 빼꼼히 열려있어 계십니까 ??? 몇차례 불러보았지만 인기척도 없고
혹여 어떤 오해라도 밭을까봐 돌아설수 밖에 없었다.
너무 흥분하여 사진도 한장 못찍고 돌아온 겁쟁이... 한숨만 푸욱...!!!
그 이튼날은 마눌과 함께 가장 많이 찾아갔던 화순군 남면?의 연둔리? 시냈가 숲
"(03-40여미터의 넓은 개천(아마도 주암댐의 상류라고 생각됨)가의 마을쪽에
수백년된 아람드리 느티나무 ,서어나무, 벛나무,팽나무.수양버들이 늘어선 마을숲으로서
전국의 유명 마을숲중의 하나로 신문에 나올정도~~~)"으로 갔다.
항상 그곳에 가면 마눌은 돗자리에 누어 책을 읽고 나는 마을에서 좀 더떨어진
숲에서 색소폰 연습을 독학하던곳...
그곳에가면 항상 찾아가던 자리에서 서성이며 대문옆 담장아래 아주좁은 화단에
항상꽃을 잘가꾸던집을 바라보니 멀지만 평소에 보아오던꽃이 아니고 뭔가 느낌이다른
꽃같기에 다가가니 아니 티비에서 본 함평의 바로 그꽃, 그리고 보길도에서 실체로 어제 보았던
바로 그꽃이~~~!!!.
너 잘만났다. 오늘만은 물러설수 없다 하고 양철 대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고
대문이 열려있어 들아가서 불러보려해도 꿀벌통의 벌들이 욍욍욍~~~하니...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머뭇거리는데 70대 중반의 모시적삼을 깨끗히 차려입은
다정한 모습의 노파께서 왼일이슈?
제가 이곳 시냇가의 숲이 좋아서 자주오곤했었는데 화단을 항상 잘 가꾸시기에 오늘 와보니
탐나는 꽃이 있기에 한포기만 사가려고 기다리고 서 있었습니다.
~~~~ 어쩐지 낱이 익으우 하시면서 장에 다녀오는 길인데 영감이 빵을 좋아해서 사왔는데
잠간 기다리슈......희망이 엿보이는 아니 확신할수있는 그 노파의 옅은 미소에~~~.
영감님에게 빵을 드리고 종종걸음으로 호미?를 들고 나오시더니 무작정 화단으로 가신다.
아마도 15~6포기는 되는듯 싶기에 그중 가장 왜소한 녀석을 가리켜 달라고했더니
가장 큰 포기로 순식간에 캐내서 비닐봉지에 싸주시기에 이토록 고마울수야~~~!!!
만원짜리 한장을 내미니 할머니 하시는 말씀이 ""꽃 좋아하는 사람끼리 꽃 주고밭으며
돈밭으면 안되지라... 내도 꽃 욕심이 많아서 얻어오기도하고 빼앗아 오기도 한다우
이꽃도 5년전에 얻어다가 심은건데 번식이 잘돼서 이렇게 늘어났으니 꽃좋아하는 사람에게
무신 돈을 밭겠우""
꽃을 좋아하다보니 말 잘해서 얻기도하고 돈주고 사기도하고 때로는 흠쳐보기도(두세번정도
사실대로 이실직고함)하였지만서도 붉은 상사화를 흔쾌히 선물밭던
그날 그순간 할머니에대한 고마움과 그 감동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으리...
붉은 상사화의 대 군락지인 선운사에는 지난3.1절 연휴때 변산바람꽃 사진 찍으러 갔을때를 포함하여 5~6번을 갔었지만 붉은 상사화 개화기에는 한번도...
작년 추석때도 가려다가 서해안 고속도로의 교통 체증으로 안산 인터체인지에서 돌아왔으니
올해는 9월 24~25일에 가보려 하고 떠난김에 담양의 소쇄원과 송강의 정자들 그리고
연둔리 숲과 붉은 상사화를 주신 할머니 댁도 찾아뵈우려 합니다.
5년전에도 강건 하셨으니 아직도 살아계시리라 생각됩니다.
*** 참고로 붉은 상사화는 추석 일주일 전후가 피크??? 라 생각됩니다.
타이밍을 놓치지 마십시요.
우리집 녀석들은 그 많은 녀석들중 성격이 급한녀석인듯 싶습니다
두개의 화분에서 꽃대를 한대씩만 올린걸 보면.
말로하면 3~5분 꺼리를 글재주없는 사람이 글로 쓰려니 너무나 조리없이 장황하게
늘어놓았습니다.
북한산 산행에서는 이야기꺼리가 없어졌네요... 아니다 그날은 수선화에 담긴 사연을...
마가렛 소녀님께서는 아시는 이야기이지만... 안 오신다니까.
첫댓글 주암땜에 작년에 갔었어요, 담양의 소쇄원, 송강의 정자,,얼마나 아름답고 시원한지,,인심 또한 후덕해서 또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붉은 상사화는 선운사 가는길 옆에 군락을 이루고,, 화분에서 올라오는 꽃대는 귀여운 애기 같아 귀엽네요, 글도 잘 쓰셨네요 ^& 수선화! 기대합니다.
ㅎㅎㅎㅎㅎ 대니보이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긴글을 쓰시기에 얼마나 힘드셨어요?ㅎㅎ 꽃 좋아하시는 대니님의 열정이 정말 놀랍습니다. 선운사 상사화가 참 보고잡당!!! ㅋㅋ 수선화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