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부터 비가 내려 2주만의 해갈이 되는 뜻깊은 날이 되었다. 곧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고 하는데 장마가 시작되기 까지 불볕더위가 더욱 심해질듯 하다. 많은 비는 아니지만 그래도 땅 속까지 적셔줄 만큼의 비가내려 목타는 대지를 해갈해준 셈이다.
아침에 다니엘서를 묵상하던중 다리오왕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메대 사람 다리오가 나라를 얻었는데 그 때에 다리오는 육십이 세였더라” (단 5:31, 개역개정)
다리오왕이 바벨론의 왕이된 때가 한국나이로 환갑진갑이 훨씬 지난 62세였다는 점이다. 한국을 비롯한 대다수의 나라는 60세를 기준으로 은퇴를 하게 된다. 은퇴를 법으로 정하는 이유는 새로운 세대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목적과 일생동안 직업에 종사한 노후 세대들에게 휴식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사회보장이 완벽한 직종이나 국가에서는 은퇴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은퇴는 새로운 근심의 시작이기도 하다.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 60대 취업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이유는 은퇴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그만큼 돈의 위력에 중독된 탓도 크다. 내 주변의 사람들중에 은퇴이후 기간제로 근무하시는 분들중에는 굳이 일을하지 않아도 아무 지장이 없는 분들도 많다. 그럼에도 그들이 애써 일을 하려는 이유는 모아둔 자금이 자꾸 없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때문이라고 말한다. 자녀에게 한푼이라도 더 물려주겠다는 것인데 그게 꼭 긍정적이라고만 말할일은 아닌듯 싶다.
하지만 은퇴이후에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크게 쓰임받는다면 그것은 매우 좋은 일이고 장려할 일이다. 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다. 이미 나이로 인한 자연퇴화라는 육체의 한계와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김진홍목사는 70세에 두번째 개척한 교회에서 은퇴이후 10년간 담임한 교회에서 발전에 대한 보답으로 제공된 재정으로 동두천 외곽의 불모지와 같은 산을 매입해 두레마을로 개간을 했으니 대단히 훌륭한 일이다. 어쩌면 62세에 왕으로 부름받은 다리오보다 더 훌륭한 일을 하신 분이라 할만하다.
나이 때문에 하고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한계는 한국의 실버세대라면 누구나 경험이 많을 것이다. 나역시 두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4년이 지나도록 사용하지 못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소방안전관리자1급 자격증을 어렵게 취득해 겨우 비슷한 업종이 지난 2월 부터 5개월간 하게되는 산불감시원 이다. 그야말로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가 된 셈이다. 그러나 일을 안해도 될만하니 하나님이 일을 주시지 않을 것이다. 주어지는 않는 일을 억지로 맡으려함도 욕심이다. 주님께 맡기고 주께서 이끄시는대로 살아감이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