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아세안 외무석상들에 미얀마 군부와의 대화 비공식 제안
태국 EMERICs - - 2023/06/30
☐ 태국, 아세안 회의에 미얀마 군부 대표 초대하며 미얀마 평화 문제 논의 시도
◦ 태국, 미얀마 군부 대표 아세안 회의에 초청... 회원국 반응 엇갈려
- 태국 정부는 교착 상태에 빠진 미얀마 국내 평화 회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회의를 제안하며 아세안(ASEAN) 외무장관들을 초청했다. 로이터통신(Reuters)은 6월 14일 돈 쁘라무드위나이(Don Pramudwinai) 태국 외무장관이 아세안 외교장관들에게 초청 서한을 발송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 대해 알고 있는 소식통들은 미얀마 정권이 임명한 딴쉐(Than Swe) 외무 장관이 초대되었다고 밝혔다. 당시 미얀마 군부 측은 로이터통신의 확인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 그러나 아세안 회원국 다수는 태국 정부의 초청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태국 외교부는 6월 18일 개최될 해당 회의가 2022년 12월 이후 3번째로 개최되는 미얀마 관련 회의이며, 라오스, 캄보디아, 브루나이, 베트남, 인도, 중국 대표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모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으며 필리핀 또한 불참했다. 캄보디아는 작년에 미얀마 아세안 특사로 활동했던 쁘락 소콘(Prak Sokhon) 외무 장관의 대변인을 파견했다. 당초 6월 18일로 예정되었던 회의는 다수의 아세안 회원국이 회의 참석 초대를 거부함에 따라 6월 19일로 연기되었다. 디플로맷(The Diplomat)에 따르면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태국 정부의 시도가 미얀마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아세안 차원의 단결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 태국, “아세안의 위기 해결 노력 보완하기 위한 것” 해명
- 돈 장관은 태국 정부가 제안한 비공식 회의의 목적은 2021년 2월 군사 쿠데타 이후 악화일로에 있는 미얀마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그간의 아세안의 노력을 보완하고, 협상을 위해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는 데 있다고 해명했다. 태국 외교부는 6월 14일 발송한 서한에서 해당 회의가 평화 프로세스의 "초기 단계"가 될 것이라며, 아세안이 2023년 5월 개최된 정상회의에서 "아세안이 미얀마를 완전히 재참여시킬 때"라고 언급한 사실을 상기시킨 바 있다. 돈 장관은 아세안 회원국 다수가 회의 제안을 지지했고 검토 의사를 밝혔으며, 명시적인 반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만약 이러한 비공식적인 장관급 참여가 실질적인 진전을 이룬다면, 이후에는 지도자급 회의를 소집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미얀마는 2021년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시민들의 반군부 평화시위를 무장진압하는 한편 반군부 소수민족 무장단체를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규정하고 이들과 전투를 벌여온 바 있다. 그 가운데 민간인 사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국제 인권 단체 및 국제연합(UN) 관계자들은 미얀마 군부의 시민 대상 광범위한 잔학 행위에 대해 비판 성명을 잇달아 발표한 바 있다. 아세안은 2021년 군부와 국내 폭력행위 종식 및 모든 관련 당사자들 간의 대화 추진 등의 내용을 담은 5개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미얀마 군부가 이를 지키지 않자 미얀마 대표의 아세안 회의 참석이 금지되었다..
☐ 아세안 일부 회원국 및 미얀마 시민사회단체, 태국 정부 행보에 비판 입장 표명
◦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태국 초청에 거부의사 밝혀
- 태국 정부의 초청에 대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및 싱가포르 측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현재 아세안 순회 의장국으로서 지난 의장국인 캄보디아에 비해 미얀마 군부에 더욱 단호한 입장을 고수해온 인도네시아는 2023년 미얀마 분쟁의 주요 이해 관계자들이 참석한 평화 프로세스 추진을 위해 노력해온 바 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트노 마르수디(Retno Marsudi)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미얀마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태국의 초청을 거절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또한 미얀마 군부 측 대표의 아세안 회의 참석을 금지한 근거가 된 아세안 5개 합의안이 "미얀마 문제 해결에 있어서 아세안의 유효한 기준이자 명령"이라고 강조했으며, "아세안 정상들의 위임과 결정에 따라 아세안 의장국과 아세안 프로세스를 지지하는 아세안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비비안 발라크리쉬난(Vivian Balakrishnan)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미얀마 군부가 5개 합의안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합의 이행에 큰 진전이 없는 현 상황에서 아세안 차원의 개입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은 궁극적으로는 모든 당사자들 간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미얀마 위기 해결을 위한 협상이 언제 개최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은 최근 UN보고서를 통해 싱가포르에서 미얀마로 무기 및 군사물자가 유입된 사실이 밝혀졌으나, 싱가포르 정부는 무기 유출을 승인하거나 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국제인권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미얀마 군부 초청에 비판 입장 표명
- 인권 단체와 시민 사회 단체들은 태국 정부의 비공식 회의 소집 및 미얀마 대표 초청에 대해 비판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휴먼라이트워치(Human Rights Watch) 아시아부국장은 태국 외무장관이 아세안 회원국들이 회피해온 미얀마 군정 대표를 아세안 회의에 초청한 데 대해 “오만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세바스티안 스트랜죠(Sebastian Strangio) 더 디플로맷(The Diplomat) 동남아시아 편집국장 또한 태국 정부의 행동이 아세안의 기존 입장을 무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또한 스트랜죠 편집국장은 태국의 이러한 행동이 미얀마 군부와 미얀마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 그리고 기타 주요 세력 간의 포괄적인 대화를 중개하려는 인도네시아의 그간의 노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국민통합정부는 태국 정부의 제안을 비난하며, 불법적으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를 회의에 초대하는 것은 미얀마의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6월 18일에는 340개의 미얀마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이 공개서한을 통해 이번 아세안 회의가 수년간 미얀마 군부의 테러행위 및 불법 정권 유지 시도에 저항하고 희생해온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ASEAN must hold Myanmar junta accountable, UN expert says, 2023.06.21.
Al Jazeera, Thailand to host meeting to ‘fully re-engage’ Myanmar’s generals, 2023.06.19.
The Diplomat, Thailand Under Fire For Brokering ‘Informal’ Meeting on Myanmar, 2023.06.19.
Reuters, Exclusive: Thailand seeking to re-engage Myanmar junta with ASEAN meeting, 2023.06.17.
The Straits Times, ‘Premature’ to re-engage with Myanmar’s junta: Vivian Balakrishnan, 2023.06.17.
[관련 정보]
1.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 미얀마 군사정권과의 대화 제안 거절 (2023. 6. 20)
2 태국 정부, 미얀마 군사정부 대표가 포함된 비공식 회담 제의로 역풍 맞아 (2023.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