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오마이뉴스 2013-8-4
'부정논란' 캄보디아 총선 - 한국 참관인단은 "공정"
EU·미국·일본 등은 조사 필요성 제기... 한국·중국·헝가리는 "공정" 평가
박정연(planet4u)
지난달 28일 실시된 캄보디아 총선에서 패한 통합야당(CNRP)이 부정선거의혹을 제기,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까지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외교, 정치적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와 중국, 헝가리 등 3개국 참관단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보편적 인식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총선참관보고서를 발표했다.
5년 만에 다시 치러진 이번 총선에 대해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와 민간선거감시기구인 캄보디아 자유공정선거위원회(Comfrel)는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선거 당일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선거불법행위가 저질러졌다고 보고한 바 있다.
삼 랭시가 이끄는 통합야당 역시도 유권자 명부에서 125만 명의 명단이 사라지는 등 적잖은 의혹이 있는 만큼 투표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유엔과 집권당인 CPP와 야당인 CNRP, 국내외 비정부기구(NGO)들로 공동조사위원회를 설치, 의혹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영자신문인 <프놈펜 포스트(Phnom Penh Post)>는 지난 31일 올린 기사를 통해 국제선거 참관인단으로 참석한 한국과 중국, 헝가리 3개국 대표단만이, 유럽연합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사상 최악의 부정선거로 평가되고 있는 이번 총선과정에 대해 "비교적 공정하고 자유롭게 이뤄졌다"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시각과는 전혀 상반된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부정 논란 격화... 한국 참관인단은 "민주주의 정상궤도" 성명
헝가리 대표단의 경우, 특히 캄보디아 자유공정선거위원회이 자체 제작한 유튜브 동영상 공개를 통해 선거 전부터 총선용 '지워지지 않는 잉크'가 실제로는 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용액으로도 쉽게 지워지는 모습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잉크가 전혀 지워지지 않는다"고 집권여당의 기존 주장을 재차 확인시켜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중국공산당 국제담당 서열 2위 부국장 자오 시통(Zhao Shitong)이 이끄는 중국 측 참관인단 역시 "지난 일요일 선거는 매우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한 방식으로 치러졌다고 언급하고, 선거과정이나 결과에 (야당에) 불리할 수 있는 어떠한 사고도 관찰할 수 없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밝혔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을 대표로 5명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참관인단도 지난 30일 "캄보디아 정치가 민주주의를 향해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2013년에 치러진 선거가 종전 선거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선거가 치러졌다는 점에 대해 다른 나라의 모든 참관인들이 동의했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프놈펜 포스트>는 다음 날 우리나라 참관인단 성명서 일부를 그대로 게재했다.
한국 참관인단의 성명서는 그 외에도 "언론의 공정성 및 소셜미디어 사용 등의 개선안에 초점을 맞추고, IT기술을 활용하여 선거인명부등록을 개선하는 한편, 유권자 등록절차의 개혁과 진심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로 나아가길 권고한다"는 식의 극히 의례적인 표현을 사용함으로 부정선거와 관련된 논란을 피해갔다. 이번 선거참관인단은 김진표, 윤후덕, 조정식, 정세균, 강기정 등 민주당 의원들로만 구성됐다.
현재, 이들 3개국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은 집권당(CPP)이 운영하는 대언론 긴급대응위원회 홈페이지(PQRU)에 그대로 게재됨으로써, 이번 선거가 공정하게 이뤄졌음을 국제사회가 모두 인정하고 있다는 집권여당의 논리를 옹호하는 정략적 도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캄보디아 총선 한국 참관인단 자격으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현지에 체류하며 선거를 지켜본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지난 30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프놈펜의 한 초등학교에서 치러진 선거를 관찰했는데 야당성향의 유권자들이 조직적인 정부의 개입으로 선거인 사전 등록에서 제외됐다며 강하게 항의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동안 제기돼온 전반적인 부정의혹이나 선거관리운영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훈센 총리, '공동조사위 설치' 번복... "내각 구성하겠다"
미국은 아직 선관위 공식발표가 나오지 않은 만큼 총선결과에 대해 최종평가를 보류한 상태지만,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미 부정선거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동남아 최대 원조국 중 하나인 일본 역시 부정선거 여부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캄보디아 교민사회 역시 현지 국민들의 보편적 정서와 국제사회의 전반적 인식과는 확연히 배치되는 우리 측 성명서 발표내용에 대해 못마땅한 분위기다. 교민 이강민씨(45)는 "과거 부정선거를 피로 막아내며, 민주주의를 일구어낸 우리나라의 참관인단이 불과 나흘간 방문, 이런 식의 뻔한 보고서를 급조해 굳이 발표할 것이라면, 굳이 국민혈세로 국회의원들이 나서 나라망신 시킬 필요가 있겠냐?"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한편 부정선거 논란을 둘러 싸고 전국적인 시위가 우려되는 가운데, 훈센 총리가 부정선거 의혹을 가리기 위한 공동조사위원회 설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3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다시 이를 번복, "여당이 승리한 만큼 정부구성 및 내각구성을 하겠다"고 나서 캄보디아 정국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다.
2008년 선거 때 얻은 의석 90석 중 무려 22석을 잃어 훈센의 정국운영능력과 리더십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이번 총선 결과의 여파로 며칠 동안 총리사임설과 해외도피설, 심지어 유고설까지 나돌았다. 훈센 총리의 이번 '내각구성 강행' 발언은 정면돌파를 통해 자신이 건재함을 대외적으로 보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자체집계를 통해 과반수 이상 의석인 63석을 확보, 오히려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통합야당이 주장하는 상황에서, 캄보디아 중앙선관위(NEC)가 이번 총선결과를 8월 10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최종결과를 둘러싸고 유혈시위사태를 걱정해야 할 만큼 상당 기간 혼미정국이 거듭될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재캄보디아 한인회 사무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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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헝가리 대표단의 발언 중,
잉크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발언은 틀린 것은 아니라 봅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것을 리차드가 전화조사를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시엠립주에서는 지인들이 워낙 많아 주소지(군청기준)에 따라 37명 정도와 통화를 해 봤는데,
100% 선거 사흘이 지난 8월 1일까지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사무실 직원은 담덱군에서 투표를 하고 왔는데, 늘 청결을 강조하는 여성 총괄매니져입니다.
역시 아직도 검은 잉크가 남아있구요! 아마 몇몇 지역에 따라 불량잉크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물론, 근본적인 대대적인 부정이 있었는데, 잉크가 무신 소용이겠습니까 !!!!
로따나끼리 반룽시, 몬둘끼리 센모노룸시, 스퉁뜨랭, 시하눅빌, 꺼꽁주 등 대충 70통화는 한 것 같아요!
젊은이가 많고(지인들 중 현지인 가이드들이 많으니까요!) 삼랑시를 찍은 친구들인데
잉크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를 합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접촉을 더 해 봐야겠네요!!
저도 이번에 잉크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었던 것도
잉크가 자동으로 지워진다는 의미는 아니었고..
가령 손톱 장식용 에나멜 지우는 약품 같은 것을 이용하면
지워지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