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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앞 왼쪽부터 신선암봉 동벽, 923m봉, 부봉
한 발짝 한 발짝 조심스럽게 디디며 두려움도 느꼈다. 그것은 신체기능을 망설이게 하고 또 마비시키는 그러한
두려움이었다. 그리고 저 아래는 오직 허공뿐… 그러나 나보다 앞서 가는 동료는 자신을 되찾고 전진하고 있었
다. 등반을 하면서 어려운 고비가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나는 지금 단지 위험을 극복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조
그만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차라리 그것은 주변의 공간을 의식하는 것에 서서히 익숙해지면서 내가 하늘과 땅
사이의 회색 암석으로 된 이 능선 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 가스똥 레뷔파, 『별빛과 폭풍설』, ‘그랑드 죠라스 북벽’에서
▶ 산행일시 : 2022년 10월 30일(일), 맑음
▶ 산행코스 : 이화령,조령샘,조령산,신선암봉,923m봉,제2관문,꽃밭서덜,주흘산 주봉,여궁폭포,제1관문,주차장
▶ 산행시간 : 7시간 38분
▶ 산행거리 : 도상 16.4km(다음매일산악회 공지 거리 약 18.5km)
▶ 교 통 편 : 다음매일산악회 버스로 가고 옴
▶ 구간별 시간
07 : 09 - 양재역 1번 출구 200m 전방 스타벅스 앞 버스승강장
07 : 27 - 죽전 간이버스정류장
07 : 57 -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 ~ 08 : 20)
09 : 13 - 이화령(梨花嶺), 산행준비, 산행시작(09 : 22)
09 : 42 - 757.5m봉, 헬기장
09 : 46 - ┣자 갈림길 안부
10 : 12 - 조령샘
10 : 25 - 헬기장
10 : 33 - 조령산(鳥嶺山, 1,026.0m)
11 : 27 - 신선암봉(神仙岩峰, 937.4m)
11 : 45 - ┣자 쭈구리바위 갈림길 안부
12 : 10 - 923m봉
12 : 35 - ┣자 갈림길, 직진은 제3관문, 오른쪽이 제2관문으로 가는 길
13 : 07 - 제2관문(嶺南第二關, 鳥谷關)
13 : 15 - 임도 종점, 계류, 점심( ~ 13 : 30)
14 : 00 - 꽃밭서덜
14 : 05 - ┫자 갈림길, 왼쪽은 영봉(1.0km), 직진은 주봉(1.73km)
15 : 05 - 주흘산(主屹山) 주봉(1,079.0m)
16 : 15 - 여궁폭포
16 : 47 - 제1관문(嶺南第一關, 主屹關)
17 : 00 - 주차장, 산행종료(17 : 32 - 버스 출발)
20 : 23 - 양재역
2. 문경새재도립공원 안내도
▶ 조령산(鳥嶺山, 1,026.0m)
조령산과 주흘산을 마음매일산악회는 28인승 우등버스 2대로 간다. 만차다. 산악회 산행대장은 한 분이라 버스
를 오간다. 산행대장이랬자 자유산행이니 산행 중에는 할 일이 별로 없다. 버스 안에서 산행지 소개가 주된 임
무인 듯하다. 산행시간으로 8시간을 주지만 제발 산악마라톤을 하시는 분만 두 산을 가시라고 한다. 하나 산만
가도 하루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며 욕심내다가는 민폐 끼치게 된다고 잘 생각하여 한 산만 갈 것을 종용한다.
모객할 때는 그런 말이 없더니만 이미 회비 내고 산을 가려고 하니 말을 바꾸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아가 은근
히 치밀었으나 산행능력을 알 수 없는 다수 인원을 통솔하려니 불가피한 점이 없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 개 산도 코스를 달리하여 자기 능력에 맞는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조령산의 들머리는 이화령이
고, 주흘산의 들머리는 제2관문이다. 제2관문을 조령산 정상 넘어 신선암봉 가기 전 안부에서 오른쪽 마당바위
로 가는 코스, 신선암봉 넘어 ┣자 갈림길 안부에서 오른쪽 쭈구리바위로 가는 코스, 신선암봉과 그 다음의
923m봉을 넘어 ┣자 갈림길에서 오른쪽 지능선 타고 제2관문으로 가는 코스다.
그래도 나는 세 번째 코스를 선택한다. 신선암봉도 아깝고, 그 다음의 923m봉도 아깝다. 다 품는다. 오히려
깃대봉을 놓아준 게 서운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는 차안에서 산행대장이 산악마라톤을 강조하며 한 말은
회원들에게 꼭 겁을 주려는 것이 아니었다. 나로서는 퍽 힘든 산행이었다. 별로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걸었으나
(휴식 겸한 점심도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8시간이 빠듯했다.
조령산 들머리인 이화령에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다. 9시 30분이나 10시쯤을 예상했는데 9시 13분이다. 귀경
버스 출발은 17시 30분으로 하겠단다. 17분을 더 준다. 이 시간도 산에서는 크다. 이화령은 너른 광장의 공원이
다. 보령 남포 오석으로 만들었다는 우람한 비가 눈길을 끈다. 이근배(李根培, 1940 ~ ) 시인의 ‘솟아오르는
백두대간이여 하나 되는 국토의 혈맥이여’ 라는 시를 서예가 송천 정하건(松泉 鄭夏建(1935 ~ )이 썼다.
눈부시구나.
사시사철 꽃 피고 새 우는 금수강산
드높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산과 물 보듬고 어흥! 등뼈를 세우며
굽이굽이 치닫는 우리의 백두대간
저 철쭉, 산 벚꽃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뻐꾸기, 꾀꼬리, 멧비둘기 짝지어 나는구나.
(……)
멀리 백두대간 희양산 근처라고 여겨지는 연릉을 얼른 바라보고, 조령산을 향한다. 계단 오르막 오른편에 오래
된 연심 정은택(淵心 鄭垠澤)의 ‘이화령(梨花嶺)’이란 시비(詩碑)가 있어 들여다본다.
梨花靈峰雲 이화령 영봉은 구름 속에 가렸고
雲霧抱山麓 운무는 산록을 포근히 안았네
顔峰雲上笑 안봉은 구름위에 벙긋 웃는데
巖下老木舞 바위 아래 노송은 춤추듯 늘어졌네
山路見斜曲 구불구불 산길은 볼수록 아련하고
人跡黃紫遙 인적 없는 저녁놀 홀로 아름답구나
山中貫通路 산자락 뚫어 새 길 열리니
逍然文化走 구불구불 소연히 달려간다네
3. 조령산 정상 지나 오른쪽 지능선의 846.2m봉
4. 앞은 신선암봉, 뒤는 마역봉(마패봉)
5. 신선암봉 지나 923m봉, 조령산의 험로는 저 봉우리 암릉 1.2km다
6. 부봉
7. 주흘산 3봉, 왼쪽부터 영봉, 주봉, 관봉
8. 중간 왼쪽이 신선암봉
9. 신선암봉, 조령산 경관의 하이라이트다
10. 왼쪽이 신선암봉, 오른쪽은 923m봉
첫 발걸음부터 가파르게 오른다. 데크계단이다. 데크계단은 능선까지이고 흙길이 이어진다. 그 많던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나 홀로 가는 산행이다. 먼지 풀풀 이는 흙길에 코 박고 오른다. 흙먼지를 들여 마시고 기침한다.
대기가 서늘하다. 땀 흘릴 틈이 없다. 잰걸음 하기 좋다. 오르막이 잠깐 멈칫한 데는 무덤이다. 숲속 길이라
아무 데고 조망은 없다. 좌우사면에 삼순이 덕순이가 살만할 풀숲을 다만 먼눈으로 훑어보며 간다. 빈 눈이다.
낡은 교통호 두 번 지나고 757.5m봉 헬기장이다. 조령산이 눈에 잡힌다. 푸짐한 육산이다. 한 차례 길게 뚝뚝
떨어져 내린다. ┣자 갈림길 안부. 이정표에 오른쪽은 ‘이화령 1,200m’, 내가 온 길은 ‘이화령 1,000m’이다. 그
많던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가 했더니 오른쪽에서 떼 지어 오고 있다. ‘백두대간 이화령’ 석문 지나 이화정에서
오는 길이다. 757.5m봉을 직등하지 않고 그 오른쪽 사면을 돌아오는 길이다. 몰랐다. 설령 알았더라도 757.5m
봉을 직등하는 이 길로 갔을 것이다.
잠시 완만하여 줄달음한다. 잘난 길을 쫓다보니 능선을 놓치고 만다. 1,000m봉 오른쪽 사면을 굽이굽이 돈다.
데크잔도 지나고 지능선 마루다. 조령샘이 파이프 타고 졸졸 흘러내린다. 조령샘 주위에 일단의 등산객들이 쉬
고 있다. 나는 내쳐 간다. 넙데데한 사면 오르막이다. 데크계단이 나온다. 계단수를 세며 오른다. 1단 227개, 2단
72개. 합계 299개 계단 오르면 1,000m봉이다. 숫자 299가 혹시 우연이라도 무슨 의미가 있지 않을까 곰곰이 생
각해 보았으나 아무런 특징이 없는 수이다.
문득 인도의 천재수학자 라마누잔(Srinivasa Ramanujan, 1887~1920)의 일화가 떠올랐다. 라마누잔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그의 스승인 하디가 문병 갔을 때 일이다. 농담 삼아 하디는 자기가 타고 왔던 택시의 번호인 1729
가 별 특징이 없는 재미없는 수라고 하였다. (나는 택시 번호를 보면 종종 도리짓고땡 끗수를 생각한다. 1729는
넉 장이지만 127로 짓고 갑오(9)이다). 아마 이 수가 불길한 수 13을 포함한 두 수의 곱인 1729 = 13 × 133으
로 나타나는 데 대한 걱정을 담은 말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하디의 말을 듣자마자 라마누잔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그것은 재미있는 수입니다. 1729 = 1 세제곱+ 12 세제곱= 9 세제곱 + 10 세제곱처럼 두세제곱수의
합으로 나타내는 방법이 둘 이상인 가장 작은 수이니까요.”
이 정도쯤 되면 놀랍다 못해 전율할 만하다. 깜짝 놀란 하디는 그렇다면 두 세제곱의 합이 아니라 두 네제곱수
의 합으로 나타내는 방법이 둘 이상인 가장 작은 수는 얼마인지 물었다. 라마누잔은 잠깐 생각하더니,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아주 큰 수라고 답하였다. 나중에 알게 되지만 그것은 6억이 넘는 수였다.
635,318,657 = 59 네제곱 + 158 네제곱 = 133 네제곱 + 134 네제곱
(박부성, 『천재들의 수학 노트』(2005))
너른 헬기장 지나고 좀 더 오르면 조령산 정상이다. 조령산 정상은 사방 키 큰 나무들이 둘러 있어 별 조망이
없다. 산악인 지현옥을 기리는 목비(木碑)가 여전히 그대로 있다. 목비에 쓴 글이다.
“들꽃처럼 산들산들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영원한 자연의 품으로 떠난 지현옥 선배를 기리며”
지현옥(1961~1999)은 1999년 4월 29일 안나푸르나(8091m)에서 하산 도중에 네팔인 가이드와 함께 추락사하
였다.
조령산 정상을 북쪽으로 150m 벗어나면 벼랑 위가 경점이다. 어쩌면 조령산 최고의 경점이기도 하다. 신선암
봉, 그 뒤 오른쪽으로 923m봉이, 그 사이로 깃대봉 치마바위가, 그 뒤로 마역봉이, 그 뒤로 월악산 영봉과 만수
릿지가, 923m봉 오른쪽은 부봉이, 그 오른쪽은 주흘산 삼봉이 현란하게 펼쳐진다. 이런 가경을 맨입 맨눈으로
보자니 감흥이 떨어진다. 엊그제 어금니 한 개를 뽑았기로 의사 선생님이 술을 당분간 삼가라고 하여 탁주 한
병도 가져오지 않았다. 딱 한 잔만 마시면 괜찮지 않겠느냐고 사정하였으나 1주일에 한 모금도 에누리 없었다.
11. 오른쪽은 부봉
12. 신선암봉 내리면서 바라본 주흘산
13. 신선암봉 다음 923m봉
14. 부봉
15. 조령주릉 923m봉과 부봉
16. 왼쪽 멀리는 월악산 영봉과 만수릿지
17. 뒤돌아본 조령산
18. 조령주릉 923m봉, 앞 숲길은 데크계단이다. 다가가서 보면 무척 가파르다.
데크계단을 내린다. 예전에 손맛 보던 슬랩을 모조리 데크계단으로 덮어버렸다. 재미없다. 다행인 것은 계단마
다 경점이다. 신선암봉과 부봉 등을 발로 걸어서 줌인한다. 바닥 친 안부는 ┣자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거문골
마당바위를 지나 제2관문으로 갈 수 있다. 그렇지만 조령산을 오는 이유는 조령산의 꽃인 신선암봉을 보고 또
오르기 위해서이다. 890m봉 넘고 데크계단 내리고 또 데크계단 오르고 신선암봉에 다가간다.
릿지에서 짜릿한 손맛 볼 수 있을까? 살금살금 다가간다. 바위 모퉁이 돌고 암벽 틈 옆의 릿지도 데크계단으로
덮어버렸다. 그리고 완만한 슬랩에는 밧줄이 달렸다. 아쉽다. 신선암봉의 조그마한 정상 표지석은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차지했다. 공터 한 구석으로 비켜 모처럼 배낭 벗어 놓고 휴식한다. 탁주가 없으니 과일이며
부침개 주전부리가 아무 맛이 없다. 신선암봉 내림 길도 길고 가파른 데크계단으로 계단마다 경점이다.
안부는 ┣자 갈림길로 오른쪽은 쭈구리바위를 지나 제2관문으로 간다. 당연히 직진한다. 신선암봉에서 바라볼
때 앞쪽에 길게 패인 숲은 데크계단 오르막이다. 거기서는 밋밋하게 보였는데 상당히 가파르다. 조령산의 하이
라이트가 시작된다. 험로인 암릉 1.2km을 넘어야 한다. 데크계단이 끝나고 이어지는 숲속 길은 여태와는 다르
게 인적이 뜸하다. 암릉 오르내린다. 밧줄이 달려있다. 가파른 반침니도 오른다. 고도감이 있어 트래버스 할 때
는 움찔움찔한다.
이 구간을 전에 두 번은 왔지만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망각은 축복이다. 처음이듯 손맛 다시며 간다. 봉봉이 전
후좌우 경점이어서 발걸음이 더디다. 혼자 가는 산행이다. 적막한 산중에 곧추선 암벽 오르려니 내 심장 박동소
리가 크게 들린다. 이런 때가 드물었다. 오붓하다. 아껴 간다. 오른쪽으로 제2관문을 가는 ┣자 갈림길 지능선이
나오고 짜릿하던 잔치는 끝난다. 이정표가 안내하는 제2관문으로 간다. 인적을 제3관문 가는 길에 나누어준다.
제2관문 가는 지능선 산길이 더욱 쓸쓸하다.
이화령에서 산행 시작할 때 옆의 단체 등산객들이 서로 나누는 얘기를 들었다. 제2관문을 늦어도 13시까지는
도착해야 주흘산을 오르고 하산시간 17시 30분에 맞출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 시간에 대기 넉넉하리라 생각
했는데 923m봉 암릉을 오르내리다 보니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빠졌다. 줄달음한다. 햇낙
엽이 수북하게 쌓여 인적을 덮어버렸다. 뭇 산행 표지기가 없으면 어려운 걸음할 뻔했다. 자주 맞닥뜨리는 슬랩
도 그렇다. 매달린 밧줄이 없다면 헤맬 뻔했다.
새재 오가는 대로가 가까워지고 산자락은 홍염(紅艶)의 경염장이다. 그 홍염으로 내 얼굴이 화끈거린다. 대로에
내려선다.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여기가 어디쯤인지 내 위치를 모르겠다. 등산복 차림한 남자에게 주흘산을
어디로 오르느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단다. 자기는 제3관문에서 내려오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제2관문은 350m
아래쪽에 있다. 대로 주변의 단풍이 무척 곱다.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도 곱다. 예전에는 이 길이 험하여 조령천
험(鳥嶺天險)이라고 했다.
수필가(?) 안민세(安民世)가 일제강점기인 1927년 9월에 鳥嶺天險을넘어서’를 조선일보에 6회에 걸쳐 연재한
것을 흥미롭게 보았다. 그는 조령산이나 주흘산 산릉을 간 것이 아니라 제1관문에서 제3관문까지 대로를 걸어
갔다. 그때 풍경은 지금과 사뭇 다르다. 다음은 그 일부다.
聞慶새재 비틀어진길 구비구비눈물난다.
이러한俗謠가잇다 萬疊山中오즉 一條의길이通아엿슬뿐인대 左右에는千仞의石峯이닥어섯고 中間에는晝夜업시
쏘처가는물이 저절로 萬古의근심을하소연하며 즈믄草木어울진속에 잘새가지저괴고 울고 노래하야 청승스럽
고 구슬품이하염업시 지나는손의心懷를도음는것이 이鳥嶺을지난者의經驗이라한다 지금은 가을이다가을은 버
레의철이다 매암이빗색매암이 山귀들암이 소리가귀도저리도록 連續하여난다그리고歲月은다노치그 오히려若
干의소바리말바리꾼의잔돈을뜨드려고잇는山店이 멧戶쯤식남어잇다 鳥嶺은아즉도密林地帶이다日本人의長山
商店에서製材權을獨占하다십히하고잇거니와 지금도每日樵採하러들어가는소바리꾼이數百에達하며 松栮따는
이 冬柏흝는이 其他各種山果를따러드나드는이가제철마다또數百人式된다한다
19. 멀리 가운데는 월악산, 그 앞은 마역봉 연릉, 그 앞은 깃대봉(치마바위봉)
20. 조령산, 왼쪽 멀리는 황학산과 백화산
21. 오른쪽 멀리는 군자산(?)
22. 부봉, 맨 왼쪽은 사자바위
23. 주흘산, 가운데 골짜기로 꽃밭서덜을 지나 영봉과 주봉으로 간다
24. 월악산과 만수릿지
25. 제2관문이 가까운 산자락
26. 제2관문 근처
27. 제2관문 근처
▶ 주흘산(主屹山) 주봉(1,079.0m)
제2관문. 정식 명칭은 조곡관(鳥谷關)이다. 조곡관 지나 조곡교를 건너자마자 바로 왼쪽으로 난 임도가 주흘산
주등로이다. 제2관문을 13시를 넘긴 13시 7분에 통과한다. 주흘산을 오르는 등산객은 보이지 않고 주흘산에서
내려오는 등산객들만 자주 만난다. 임도는 계류와 이웃하며 간다. 계류는 제법 소와 소폭을 만들어 가며 흐른
다. 주흘산은 저 계류가 밭고도 한참을 올라야 할 것이니 아득하다. 임도는 계류 징검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끝
난다.
계류 널찍한 암반을 차지하여 점심도시락을 푼다. 우리 일행인 듯한 젊은 등산객 두 분이 지나간다. 마음이 조
급해진다. 앙가슴 두드려가며 밥 먹는다. 등로는 울퉁불퉁한 돌길이다. 계류를 건너갔다가 건너오기를 반복한
다. 어느덧 단풍도 시시해지고 꽃밭서덜이다. 서덜은 너덜의 방언일 것. 오른쪽 사면 너덜에 돌들은 다수 세워
놓았다. 꽃밭이다. 꽃밭서덜을 지나 ┫자 갈림길이다. 이정표에 왼쪽은 계류 건너 영봉 1,000m이고, 직진은
주봉 1,730m이다.
어디로 갈까 망설인다. 영봉에서 주봉까지는 1.2km이다. 영봉을 오르면 산행거리는 0.53km 더 늘어난다. 주흘
산의 주봉은 최고봉인 영봉이 아니라 주봉인 모양이다. 전에 영봉을 갔을 때 조망이 나무숲에 가려 그다지 좋
지 않았던 기억이다. 곧바로 주봉으로 간다. 숲속 완만한 돌길 오르막은 계속된다. 양봉래 태산 오르듯 한다.
마침내 계류 밭고 넙데데한 사면이다. 낙엽이 인적 가려 일로 직등한다. 내 거친 숨에 낙엽이 들썩인다.
주흘주릉에 오르고 데크계단 130m를 오르면 암봉인 주봉이다. 배낭 벗어놓고 휴식한다. 대기가 서늘하여 겉옷
꺼내 입는다. 동남쪽으로 조망이 훤히 트인다. 대미산, 운달산, 단산, 오정산, 황학산이 반갑고, 그 너머로 작약
산이 아스라하다. 이 첩첩산중 문경은 의질(蟻垤)이다. 주흘산은 문경 쪽에서 바라볼 때 준봉으로 웅장하고 썩
아름답다. 김장호가 그의 저서 『韓國名山記』 ‘주흘산(主屹山)’ 서두에서 말한 산 이름 유래가 그러하다.
“주흘산(1,106m)은 우두머리 의연한 산이란 한자 뜻 그대로 문경새재의 주산이다. 그 옛날 경상도 나그네면
누구나가 그랬을 성싶지만, 점촌 쪽에서 문경골을 바라보며 한양길을 더텨오다가, 마성들판 언저리에 서서
쳐다보는 이 산 모양새에 일단 기가 꺾였을 것이다. 등 뒤로 기라성 같은 봉우리들을 줄줄이 넘어세우고 그 앞
으로 썩 버티고 나선 이 산 자세는, 먼 길을 더듬어오느라 지친 길손에게 넘어볼 테면 넘어보라는 듯이 사뭇 겁
부터 안겨주었을 것이다. 문경의 옛지명부터가 이 산 모양새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문경현은 본디 관문현(冠文縣)이었으나 경덕왕이 관산(冠山)으로 고쳤는데, 일명 고사갈이성(高思葛伊城)이라
고도 한다’고 나와 있으니, 그 ‘관산’이나 ‘고사갈이성’은 워낙 고장말로 ‘고깔산’ 즉 주흘산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산. 혜국사 쪽이 주등로다. 주릉인 관봉 쪽은 인적 없이 조용하다. 데크계단을 내린다. 그리 가파른 험로가
아닌데 데크로드에 이어 데크계단을 놓았다. 대역사였다. 옹달샘까지 0.6km를 데크계단으로 내린다. 하늘 가린
숲속 길이다. 소나무 숲 사이 홍엽도 볼만하다. 사면 돌고 돌아 골짜기에 내려서고 바로 몇 미터 위가 혜국사인
데 들르지 않고 곧장 계곡 길로 간다. 제2관문은 혜국사에서 임도 따라 내리는 편이 더 가깝지만 주흘산의 명소
인 여궁폭포를 놓치기 쉽다. 계곡으로 난 소로를 1km 정도 내리다 암벽 밑을 길게 돌아 다시 계곡으로 가면
여궁폭포가 나온다. 가을 갈수기라 물줄기가 가늘다. 여궁폭포에서 계곡 왼쪽으로 내리는 길이 아주 잘났다.
이윽고 임도에 다다르고 이어 시끌벅적한 제1관문이다. 제1관문의 정식 명칭은 주흘관(主屹關)이다. 주차장
가는 길 옆은 문경 특산물인 사과와 오미자 제품을 파는 간이가게가 늘어섰다. 사과 맛보시라고 잘라놓은 사과
조각을 가게마다 들러 맛본다. 갈증이 가시고 배부르다. 산악회 대장이 주차장 주변 먹자동네에 돼지 숯불구이
맛집을 소개해 주었는데 들를 시간 여유가 없다. 서울 가는 엷은 졸음에 보는 차창 밖 저녁노을도 붉게 물들어
곱디곱다.
28. 제2관문 근처
29. 주흘산 주봉
30. 주봉에서 남동쪽 조망
31. 운달산
32. 중간 가운데는 문경 시내, 오른쪽 멀리는 황학산
33. 여궁폭포
34. 여궁폭포
35. 제1관문 지나 주차장 가는 길
36. 제1관문 지나 주차장 가는 길
첫댓글 어금니 뽑고 이틀이면 소주도 괜찮슴다....맛보기 사과로 배를 채우시다니 ㅠㅠ
사과 맛이 각각 달고, 달짝지근하고, 신맛도 나고, 천차만별이더군요.ㅋㅋ
세월을 거꾸로 가십니다...능선의 단풍은 다 지나갔고, 계곡과 아랫동네에 단풍이 멋집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예전에는 오지스럽게 주흘산을 능선으로만 다녔는데,
일반등로로 가니 산행 맛이 확실히 덜 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