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결코 유쾌하지는 않은 일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거의 한 달을 우울하고 심란한 나날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일의 전말은 이랬다.
지난달 어머님과 함께 가까운 건강검진 센터에 가서 정기 건강 검진을 받았다.
건강검진의 중요성과 고마움은 익히 알고 있다. 2012년 건강검진 때 어머님의 유방암을 발견하고 망설일 겨를도 없이 곧바로 수술을 하는 덕에 어머님이 건강하게 지내시고 계신 것에 무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어머님은 당뇨가 있으셔서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너무 많이 드시는 것도 문제지만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저혈당이 와 쓰러지신 경험이 있으시기에 아침 일찍 부지런히 움직여 무난히 검진을 받았다.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검진 결과표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중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 이름을 확인하고는 검사결과 위장에서 위염(전정부 후벽)과 십이지장 구부 변형이 발견되었다며 내시경검사 받기를 권했다.
위장하면 남들과 달리 한 번도 위장약을 먹은 적이 없었기에 위 내시경 검사를 권했지만 한번 혼이 난 경험이 있어 위장 조영 검사를 받겠다고 했었다.
위장이라면 자신하고 있었는데 덜컥 그런 진단을 받고 보니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어머님이 계시는데 걱정하는 내색을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아내와 조용히 상의해서 검사 날짜를 예약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검사 당일, 가까이 살면서도 서로가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했던 처제네 식구들과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물론, 나는 검사 시간을 앞두고 금식을 하고 있었기에 함께 식사를 하지 못했다. 식사를 마치고 동서에게 우리 집에 좋은 차가 있다며 자랑도 할 겸 감국차를 대접을 하며 향과 맛이 좋다고 권하며 아무런 생각 없이 차 한 잔을 마시는 바람에 12시간 가까이 금식한 게 수포로 돌아가 다시 날짜를 예약하고 기다린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정밀검사를 받는다는 부담 때문이었는지 밤새 제대로 자지 못한 것 같았다. 머리가 묵직한 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수면 내시경을 예약하였기에 아내의 차를 가지고 병원에 도착했다. 옷을 갈아입고 여기저기 지시하는 대로 옮겨 다니며 준비를 마치고 검사실에 들어갔다. 주사바늘이 팔뚝에 꽂히고 입에 주입 마우스를 물려주며 “약 들어갑니다.” 라는 말을 듣고 잠시 눈을 감으니 눈앞에서 분홍빛이 비치는 것 같았다.
나는 원래 마취가 잘 안 되는 체질이라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빨리 마취가 깨기 전에 검사를 했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지체되는 것 같았다. 이러다가 다시 주사를 또 맞아야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을 하고 있는데 조금 이상했다 분명 내 입에 마우스가 물려 있었는데 뺀 기억은 없는데 마우스가 없었다. 그럼 벌써 검사가 끝난 건가?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는데 옆에 침대에서 알지 못하는 노랫소리가 들려 왔다. 가뜩이나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데 거슬렸다. 그래도 병원이니 어찌해볼 도리는 없고 해서 참고 기다리고 있는데 간호사가 들어오더니 일어설 수 있냐고 물었다. 천천히 일어나 앉으니 “어지럽지 않냐?”고 다시 물어왔다. 아무렇지 않았다. 약간 머리가 무거웠지만 검사하기 전에도 그랬으니까 별일 아니라고 했다. 밖에서 대기하라는 말을 듣고 밖으로 나오니 검사결과가 나오면 설명을 듣고 가라는 간호사 말은 듣고 아내 곁에 앉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냐고 물었더니 40분 정도 됐다고 아내는 이야기했다. 잠시 아내와 이야기 하고 있었더니 결과가 나왔다며 의사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러 오라고 했다 아내와 함께 들어가 앉으니 검사결과 위장이 약간 늘어진 것 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다.
위장도 나이를 먹으며 늘어지는 것이라고 하면서 지속적으로 검사하여 병이 생기면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결론을 얻었다.
한 달 가까이 마음 졸이며 우울했던 모들 것을 털어버리는 순간이었다.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내와 함께 병원을 나오며 싱글벙글하니 아내도 따라 웃는다. 말은 안했지만 아내도 여간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건강실이 실지전야(健康失而 失之全也)’
‘사람이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했던가?’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함이 없는 것 같다.
첫댓글 아
그런일이 있으셨구나
안 그래도 며칠 안 보이시길래
궁금 무슨일이
있으신가 했어요^^
나이가 나이인만큼
건강에 적신호라도 켜짐
큰일이지요
검진결과 괜찮으시다니
다행이지요
맘을 얼마나 졸이셨을까ㅠ
생각이드네요
이젠 잊으시고 건강관리는
잘하세요 ^-^
지기님이 신경을 많이 쓰셨군요ㅎㅎ
나름 멘탈이 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말에 한순간 무너져 버리더라구요
세상만사가 다 귀찮아지고 허무한 생각이 들었어요
이젠 제자리로 돌아왔으니 열심을 내야겠습니다^^
네 그러셨군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편안한 시간 되세요 결과가 좋다니 다행입니다
맞습니다
재물을 잃어버린 것은 조금 잃어버린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선생님
천만다행입니다.
언제나 건강은 장담
못하지요.
조심하는 수밖에요 .
우리나이 많이 조심해야
겠어요.^^
맞아요 제가 항상 강조했던 말인데
제가 당하다보니 허무한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골골 80이라고 하던데요
이렇게라도 건강관리 잘하면 80세까지는 살겠죠ㅎㅎㅎ
마음의 부담을 털어버리셨으니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시면 됩니다
네 한시름 놨습니다ㅎㅎ
앞으로 건강관리 잘해서 즐기며 살아야겠습니다^^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네요 ㅜ
네 강한척 해봐야 아무 소용없더라구요^^
한달을 우울하게 보냈군요...
병원에서 검사 받는동안은 맘이 편칠 않지요
조심하면서 건강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메쉬님도 몸살로 고생하셨다는소식을 들었는데 다 나으셨는지요?
건강은 건강할때 지키라는 말도 있듯이 건강할때 관리 잘해야겠습니다^^
지슬 선생님
수고 하셨습니다
60 을지나면 2년에
한번씩 검사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건강은 잃으면
끝입니다
건강하세요
네 2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고 있지요
이번에도 정기 검진을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어요
너무 긴장해서인지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구요
건강 잘 보살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