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이전 논란은 서울 외교가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청사 등 핵심 정부기능이 이전할 경우 각국 공관들도 따라서 이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일본·러시아·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 G8국가들과 중국·호주 등 아시아·대양주 주요국 대사관들은 수도 이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수도 이전 여부가 논란을 빚고있는 상태에서, 한국정부로부터 이렇다할 공식 통보를 받지못하고 있기때문이다. 특히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유서깊거나 최첨단의 건축물인 대사관과 관저를 서울에 갖고있는 대사관들은 서울의 건물을 어떻게 해야할 지, 또 새 수도에 어떻게 부지를 확보하고, 어떤 건물을 지어야 할지 등에 대해 난감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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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대사관은 서울 세종로의 건물을 용산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중 수도이전 문제가 불거져 난감해하고 있다.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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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사관은 서울 중구 세종로에 있고, 대사관저는 정동 덕수궁옆의 하비브(Habib)하우스다. 하비브 하우스는1884년 미 외교관 루시어스 푸트(Lucius Foote)공사가 매입한 한옥으로, 1973년 필립 하비브 대사가 재건축했다.
토머스 허버드(Hubbard)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경제인회 주최 세미나에 참석, 수도 이전에 대한 미 대사관의 입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국 대사관은 대사관 이전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아직 세우지 않았다. 한국 정부와는 용산에 있는 미군 캠프 코이너 부지로 가능성을 논의 중인 상태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어떤 일이 일어나건, 서울은 중요한 활동의 중심으로 남을 것이다. 미국대사관에는 경제계, 학계 등 비정부 부문과의 접촉 및 영사업무 등 더 큰 업무가 많이 있다. 수도가 어디로 이전하건 간에 이런 중요한 역할을 계속 수행하려면 서울에 미국대사관의 기능 중 상당 부분이 남아있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서울 종로구 중학동의 일본대사관은1965년 수교때 받은 건물. 서울 성북동의 대사관저도 대지 3000평으로 큰 물건(物件)이다. 수도 이전의 경우 매각 또는 활용 여부등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아직은 신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한국 정부 발표와 언론 보도를 본국에 보고하는 수준이지만, 얼마 가지 않아 구체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지난 9일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정말로 한국정부는 천도를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일본대사관에도 연락이 와야 되는 것 아닌가. 아직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이해하기 힘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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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대사관은 4년 걸려 지난 2002년 서울 정동 배재고 터에 최첨단 12층건물을 완공했다. 황정은 기자 forti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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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지난 2002년 서울 정동 배재고 터에 4년 걸려 최첨단 건물을 준공했다. 1896년 고종과 태자의 아관파천(俄館播遷)자리에서 100m 떨어진 곳. 각종 통신 안테나를 탑재하고 있는 러시아대사관은 2400평 부지에 지상 12층과 6층 각 1개동과 지상1층짜리 2개동등 모두 4개동으로 건축됐다.
그런 만큼 러시아대사관은 정부의 수도 이전 방침에 당황해하고있다. 수도가 이전할 경우 최첨단 대사관 건물이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의 수도가 옮겨가면 대사관도 함께 가야 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움직임을 봐 가면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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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대표적 건축물로 인정받고 있는 프랑스 대사관은 아직 이전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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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서울 서대문구 합동에 있는 프랑스 대사관은 건축가 김중업(1922~1988)이 1959년에 설계하고 1962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해서 한국적인 전통미와 현대적인 조형미를 가장 균형있게 승화시킨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대사관에서는 아직 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아무런 논의를 못하고 있다. 프랑스대사관 관계자는 “아직 수도이전과 관련한 어떠한 말도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사관 누구도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만큼 난감해 하고 있다”며 “다들 행정수도 이전이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대사관을 행정수도로 이전하되 영사·상무 업무는 서울에 남겨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탈리아 대사관 김홍래 공보관은 “대사관을 행정수도로 옮긴다는 원칙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 경제는 서울이 여전히 중심일 것이기 때문에 경제와 관련된 업무를 맡은 부서와 영사업무 부문은 서울에 그대로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서울 명동에 있는 대사관 자리는 1882년 임오군란이후 청군의 주둔지였다. 한국전쟁 이후 대만이 대사관으로 썼으며, 1992년 한·중수교때 중국측에 제공됐다. 중국대사관은 2001년 명동 대사관터에 25층과 11층 대사관 건물 2개동을 세운다는 계획을 세우고, 2002년 5월부터 서울 효자동 4층 건물을 임시대사관으로 쓰고있다.
중국대사관은 다른 대사관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현재는 신축 계획을 보류했다가 수도이전 논란에 따라 최근에는 완전히 포기한 상태다. 진옌광(金燕光) 정무과장은 “기본적으로 한국 외교부가 소재하는 곳에 대사관을 둔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명동의 대사관 건물 신축계획을 취소하고, 현재의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쓴다는 계획으로 최근에 전환했다.
● 호주
양대 도시인 시드니와 멜버른이 수도 자리를 놓고 다투자 캔버라라는 새 행정수도를 건설했던 호주대사관도 한국의 수도 이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김인숙 공보관은 “대사관 내에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얘기가 거의 없다”며 “한국정부의 움직임을 더 두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호주 서호주 주(州)정부 한국대표부의 유영찬 대표는 “행정수도가 이전한다면 호주대사관도 따라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산업자원부와 업무가 많은 서호주 주정부 한국대표부도 행정수도로 이전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독일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에 유럽풍의 건물을 갖고있는 독일 대사관도 아직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도필영 공보관은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것이 없다”고 말하고 “따라서 아무런 계획도 세운 것이 없다”고 했다.
● 외교부 "14일 설명회 예정"
신 행정수도 내에 외교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외교단지 조성에 대한 외국대사관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유럽국가 외교관들은 “외교단지 조성 방안은 과거 여의도 개발 때나 서울 양재동 외교연구원 건립 당시 등 이전에도 몇 차례 제기됐지만, 빈곤국 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입주하지 않았다”며 “획일적인 외교단지로 옮기라고 한다면 개성과 자율을 중요시하는 유럽국가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댓글 그놈의 행정수도는 왜 옮기려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무작정 밀어닥쳐 보자는 식인가?
무대포의 말로를 보고싶다.
수도이전으로 탄생된 정권 수도이전문제로 어떻게 되나 두고 볼 일... 재미있게 역사는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대사들이 속으로 무슨생각하고 있을까?
수도이전은 흉내일 뿐입니다. 공주/연기 주민들 꼴탕만 먹어요.
기가차서 말도 안나옵니다. 불과 2년남짓이면 우수수 떨어져 나갈 무능력한 떨거지들이 무슨 수도이전을 언급합니까?? 그렇게 정 가고 싶으면 지 책상만 옮기던가. 빙신들. 정말 못봐주것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