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고레에다 히로카즈
일본의 유명한 영화 감독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감독이 있단다.
<어느 가족>이라는 영화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타기도 했고,
아빠가 좋아하는 아이유도 참여한 우리나라 영화 <브로커>의 감독을 맡기도 했어.
인터넷 서점에서 서칭하다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책이 눈에 띄었단다.
제목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빠도 너희들의 아버지이다 보니 책의 내용이 궁금하더구나.
그 책을 이번에 읽고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줄게.
이 책은 소설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만든 동명의 영화를
소설로 각색한 것이라고 하더구나.
아빠는 그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한 편도 없단다.
소설로 먼저 만나게 되는구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제목만 보면 철부지 아빠의 성장 소설일 것 같기도 하고,
따뜻한 가족 소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읽고 나서 보니 그 예상이 빗나가지 않은 것 같구나.
1. 어쩌다 이런 일이
료타라는 사람이 주인공인데,
그는 아내 미도리와 여섯 살 난 아들 게이타가 있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었단다.
대기업 건축회사에서 인정 받는 중간 간부였어.
그래서인지 엄청 바쁜 사람이었단다.
밤늦게 퇴근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거의 매주 출근했단다.
가정은 평범한 가정일지 몰라도 평범한 가장은 아닌 것 같구나.
미도리는 결혼 후 집에서 살림과 육아를 주로 하였고,
게이타는 명문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었어.
그렇다 보니 여섯 살인 게이타는 입시 학원 다니며
벌써 입시의 압박을 좀 받고 있었어.
그 초등학교는 면접이 중요하다 보니
평상시에도 정답을 이야기하려고 노력을 하였고,
면접 준비를 위해서 거짓말 정답도 외워야했단다.
그런데 어느날 게이타가 태어난 종합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가게 되었어.
날벼락 같은 소리를 들었단다.
아이가 바뀌었다고 했어.
요즘 같은 시대에 어떻게 그런 실수를 할 수 있는가?
날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
상대방 가족의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혈액형 검사를 하다가 알게 되었대.
병원에서는 미안하다며, 최대한 보상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어찌 이것이 돈 가지고 될 문제인가?
병원 측 변호사와 료코, 미도리 부부는 상대방 부부와 만남을 가졌어.
료코는 내심 비슷한 환경의 가족을 기대했지만,
그렇다면 소설과 영화가 될 수가 없겠지.
상대방 부부는 자신들과 달라도 너무 달랐어.
상대방 남편의 이름은 유다이는 전파상을 하고,
상대방 아내의 이름은 유카리였어.
그쪽은 아내 유카리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 같았어.
게이타와 바뀐 아이의 이름은 류세이. 그 밑으로 동생 둘이 더 있었어.
유다이의 집은 경제적으로 넉넉한 것 같지 않았어.
그래서인지 보상금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았어
병원 측 변호사의 입장은
일단 아이는 바꾸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했고,
적절한 보상금은 지급하겠다고 했어.
기른 정과 낳은 정..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이걸 어떻게 결정할 수 있겠니.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오래 전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가을 동화>가 생각나는구나.
그 드라마도 두 아이가 바뀌었다가 중학교 때 알고
본 가정으로 돌아가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린 드라마였거든..
이렇게 이야기하니 그 드라마도 다시 한번 보고 싶네..^^
2. 진정한 가족
다시 소설의 이야기를 해줄게.
료타는 회사의 상사의 의견을 듣고
두 아이 모두 자신이 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두 아이 자신이 맡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그것이 가장 적합한 답이라고 생각했어.
더욱이 상대방 가족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도 않고,
아이들이 셋이 있으니까 말이야.
료타는 아내 미도리에게도 자신이 해결 방법이 있다며 자신만 믿으라고 했단다.
정기적으로 병원 측 변호사와 두 부부는 만남을 가졌는데,
병원 변호사의 제안으로 주말에 하루씩 아이를 서로 바꿔서 지내기로 했단다.
아이들에게는 일종의 게임이자 챌린지라고 이야기를 했어.
아직 진실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이들이 너무 어렸어.
료타의 집에 온 류세이.
자신의 집보다 좋긴 했지만,
너무 조용하고 지루했단다.
거기에 조금은 엄격한 식사 예절에도 적응을 하지 못했어.
다행히 미도리가 류세이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해주었단다.
유다이의 집에 간 게이타도 처음에는 적응을 하기 쉽지 않았어.
자신의 집은 조용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하는데,
류다이의 집은 동생들뿐만 아니라 류다이까지 시끌벅적했어.
그리고 식사 예절 없이 마음대로 행동하고 그랬어.
잠도 좁은 방에서 다 같이 잤단다.
게이타가 잠에 화장실을 못 찾아서 난처한 일을 당할 뻔했는데,
유카리가 도아주었단다.
역시 엄마들은 달라도 뭔가 다른 것 같아.
…
일주일에 한번씩 생활하면서 게이타가 더 쉽게 적응하는 것 같았어.
료타와 미도리는 류세이와 함께 나들이도 가고 놀이도 했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단다.
하지만 류세이가 하는 행동에서 료타는 자신과 닮은 점을 발견하고는
피는 못 속인다고 생각하기도 했어.
두 가족은 다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단다.
미도리도 자유분방한 유다이의 가족과 잘 어울렸는데,
료타만 여전히 다른 나라 사람처럼 겉돌았어.
하지만 료타 자신은 아빠로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어.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사람처럼 말이야.
아이들은 어려서인지 금방 함께 재미있게 놀았단다.
….
그리고 첫 재판이 열렸어.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확인되었단다.
아이들이 바뀐 것이 실수가 아니고 고의로 그랬다는 거야.
당시 간호사인 쇼코라는 사람이
자신은 불행한데, 행복해 보이는 료타의 가족에 질투심을 느끼고
일부러 아이를 바꾸었다는 거야.
쇼코는 재판장에 와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해 달라고 했단다.
하지만 그 사건은 시효가 지나서 쇼코는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고,
병원은 자신의 실수가 아니라서 보상금에 대한 액수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재판에 참석한 가족들은 모두 화를 내고 있지만,
료타는 침묵만 지켰단다.
….
얼마 후 두 가족은 또 함께 모임을 했는데,
그날은 료타도 잘 어울리면서 분위기가 좋았어.
그렇게 분위기가 좋다 보니 료타는 그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단다.
두 아이를 모두 자기네가 맡고 싶다고 마리야.
유다이는 이 말을 듣고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주먹을 날렸단다.
유카리뿐만 아니라 아내 미도리도 료타에게 뭐라고 했어.
료타는 지금까지 자신은 스스로 괜찮은 아버지라고 생각한 것 같지만,
그는 빵점짜리 아빠였어.
이 일 이후로 료타와 미도리 사이도 안 좋아져서 싸우는 날도 있었어.
게이타가 자는 줄 알고 아이가 바뀐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실수도 했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잘못 된 것일까.
이후 이야기는 결국 두 아이는 서로 집을 바뀌어
원래 혈연의 부모 집에서 지내게 되고,
그러면서 또 적응하지 못하고 길러준 부모님을 서로 그리워하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하게 있단다.
…
하지만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 같았어.
두 가족이 자주 만나면서 한 가족처럼 지내는 것이지..
아이들은 자주 교류하면서 아이들은 아빠도 둘, 엄마도 둘이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쉬운 이야기이지…
현실에서는 더 복잡한 여러 요소들이 있을 것 같구나.
이런 일의 정확한 정답을 찾기란 어려울 것 같더구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들은 보지는 않았지만,
가족을 다룬 영화들이 많다고 들었어.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도 그런 맥락의 영화 또는 소설인 것 같았어.
하지만 이야기 소재가 다소 식상하였고,
결론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말이라서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니더구나.
책은 우리나라에서 오래 출간되었지만,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영화는 10여 년 전에 개봉된 영화더구나.
음.. 그 이후의 영화들은 그 식상함을 좀 벗어났으려나?
문득 우리나라 배우들과 함께 한 <브로커>라는 영화가 보고 싶구나.
평을 한번 보고 결정을 해야겠구나.
요즘은 영화 한 편 보는 시간도 아까운 시대에 살고 있으니…
오늘은 이만 할게.
PS,
책의 첫 문장: 장난감 인형은 세 개뿐이었다.
책의 끝 문장: 이제는 누가 누구의 자식이고 누가 누구의 부모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책제목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지은이 : 고레에다 히로카즈, 사노 아키라
옮긴이 : 이영미
펴낸곳 : RHK
페이지 : 376 page
책무게 : 491 g
펴낸날 : 2024년 03월 14일
책정가 : 19,800원
읽은날 : 2024.10.26~2024.10.29
글쓴날 :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