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집에서 글 몇개만 뽑아낼라 하니 마땅한게 없다.
부분별로 몇개만 골라놓았다.
편집부에서 원하는 글 고르는게 어떻겠노 싶어서 올린다.
<발아! 시원하니?> 문집에서 가려뽑은 글
1.선생님 말할게 있어요.
선생님 검은색 돌 있나요?
아, 근데 애들이 없다면서 회색 칠해래요.
우리 동네는 온통 검은색 돌인데.
4/14 조현규
어제 텔레비전 안보는 날인데요.
야인시대 한다고 우리아빠가 틀었어요.
껴야 된다 하니까요 껐는데요
우리자니까 또 리모콘으로 틀었어요.
6/10 우정윤
하늘 보고 왔어요.
하늘 보니 따뜻해요.
6/19 한정호
선생님 근데요. 주말에요.
우리아빠랑 축구했어요.
우리아빠는요 골키퍼만 했어요.
왜 그런 줄 알아요?
때 안 밀었어요.
다른 사람은 옷 벗고 공격 하는데요
골키퍼는 옷 입고 하잖아요.
그래서 그랬어요.
4/23 이상훈
2. 우리는 평화를 사랑해요.(3/24)
부시, 전쟁 좀 그만하세요.
이라크 아이들이 죽고 배고파해요.
아이들이 너무 불쌍해요.
지금 당장 그만두세요.
지구에 있는 세계의 나라가
전쟁을 하지 말라고 해요.
제발 전쟁하지 마세요.
미국사람들이 기름을 빼사가면 욕심쟁이예요.
정윤희
전쟁을 안나게 할라면
욕심을 버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많이 가져야해요.
이다은
3. 음악을 듣고(4/14)
가슴에 물 같은 게
막 위로 올라가는 것 같아요.
유동현
산속에 왔는 것 같아요.
김민석
물이 녹아서
몸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
여윤임
우리가 물방울이 되어서
강으로 흘러가요.
이원경
4. 온몸으로 느껴보았어요.(5/23)
발아!
나를 걸어다니게 해서 너무 고마워.
오늘 내가 너를 구경시켜준 거 생각해.
김명재
발아!
오늘 구경 잘했니?
숲 속 교실에서도 재미있었지?
차운 모래와 뜨거운 모래도 이제 구별하겠지?
황영산 야영장에 있는 돌맹이들은 뜨거웠지? 이원경
발아!
넌 친구가 한 명 박에 없어 외롭겠구나.
하지만 내 친구들이 만이 있자나.
내 친구 발하고 친하게 지네.
양말 신고 신발 신어서 숨차게 해서서 미안해. 신수빈
귀야, 소리를 들으니까 좋지.
그러면 마음이 맑아지잖아.
너도 좋지.
새소리도 들었고 기차소리도 들었고, 노는 애들 소리도 들었잖아.
귀야, 너도 좋지? 김민석
5. 강아지똥 비디오를 보고(6/25)
선생님!
강아지 똥이랑 흙덩이가요.
처음 만났을 때 흙덩이가요 비웃은 게 나쁜 거라고 생각해요.
선생님,
흙덩이가 강아지 똥을 울려놓고 미안하다고 해두 되요?
나는 흙덩이가 제일 좋은 말이 아직도 생각나요.
가르켜 드릴까요?
"하느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안 만들었다고요."
그리고 낙엽이 핸 좋은 말도 생각나요.
"누구든 언젠간 죽는다고요"
보다가 갑자기 눈이 아파서 눈을 꼭 감고 있으니까 괜찮았어요.
엄마한테 비디오 사달라고 해 볼꺼예요. 이원경
강아지 똥아!
나는 너가 부러워.
왜냐하면 너가 거름이 되어서 민들레가 되었기 때문이야.
그런데 너가 불쌍해 보여.
그래서 내가 좀 울었어.
그리고 밤나무 잎이 떠날 때도 슬펴 해서 나도 조금 슬퍼.
울지는 않았어.
넌 권정생 할아버지한테서 자란거야.
지금은 권정생 할아버지가 많이 아프시데.
너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권정생 할아버지를 치료해서 민들레가 됐으면 좋겠어.
사랑해. 신수빈
강아지똥야
너는 아무 쓸모가 없는 게 아니야.
이젠 민들레가 말을 했기 때문에 너도 알거야.
흙덩이가 괴롭혀도 넌 좋은 강아지야.
너가 없었으면 민들레도 못 필거야 알겠지? 여윤임
강아지똥아!
흙덩이랑 해어지고 나뭇잎이랑 해어지고
이렇게 많이 해어지니깐 슬프지 않니?
강아지똥아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돼
나랑 친하게 지내자.
강아지똥아
이 선물안에 들어있는 것 나랑 같이 먹자.
내가 절대로 안썩는 사과 넣었어. 황영주
강아지똥아
닭, 병아리, 새 밉지?
게들은 너가 쓸모 있는지 몰라.
너무 슬프고 울라하다가 눈 비벼서 눈물 안나게 했어요. 노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