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문학 출간 표지화 작가 청아 주영선)
진도 연가 (珍島 戀歌)
청아 주 영 선
따사로운 햇살 한 줌따라 길을 나선다
엄마의 젖가슴처럼 포근함에 졸음이 왈칵 쏟아지는 봄날
북쪽으로 명량해협을 가로지른 진도대교와 해남의 화원반도가
펼쳐진 바닷길에 우뚝 서 있는 아름다운 쌍 대교
진도의 관문 진도대교는 84년도 준공된 484미터의
세계 최초의 사장교로 아름다운 동선이 내 안에 투영된다
바구니처럼 생겼다고 해서 바구니 섬이라 불렀던 터
들녘의 농부들이 손사래치며 반기는 인심이 좋은 고장
풋고추처럼 상큼한 고향의 흙냄새에 취해 진도대교를 지나
해안 길을 따라가면 목조테크로 설치된
무대 아래에 자리 잡은 역사의 영웅 이순신 장군 동상
큰 칼 옆에차고 바다를 지키는 장대한 모습에 고개가 숙어진다
잠시 잊혀가는 선열들의 애국충정을 기리다가
건너편 산등성이 망금산에 자리 잡은
거북선 모형의 진도타워에 올라가
진도대교를 내려다보면 울돌목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도 변함없이 소용돌이치는 용트림과 울부짖음에
아득한 역사 속으로 거슬러 가게 된다
조선 시대 임진왜란 당시 최고의 격전지였던 명량대첩
몸부림의 파장 속에서 회오리치며 하얀 물거품을 토해내는
성난 바다만이 오늘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닷속에 수장된 영혼들의 울부짖는 소리와 같다 하여
명량이라고 부른다는 울돌목에 얽힌 사연
구국 충정으로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넋을 위로하며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나니 뻥 뚫린 가슴처럼 후련해진다
꿈과 낭만이 살아 숨 쉬는 보배 섬 진도
질펀한 갯벌이 살아 숨 쉬고 바닷가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청정해역이 어우러져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섬
해풍을 맞고 자란 외대파 등 농산물이 풍성하고
울창한 상록수림 동백꽃과 후박나무 사이로
빠알간 선홍빛 홍주와 구기자차의 향기가
아지랑이 너울 속으로 빨려가듯이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춰 서게 한다
아리랑 가락에 춤을 추고 살기 좋은 터전 내 고향 진도
시. 서. 화. 창 등 문화예술의 산실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용감하고 영특하며
의리와 충성심이 변함이 없는 세계적인 명견
진도의 랜드마크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돗개가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모습에
엄마의 품처럼 포근한 정감을 느끼게 한다
가는 길마다 문학과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백 년의 터 천 년의 고장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이 땅에서
붓끝이 춤추는 그 날까지
내 고향 진도의 찬가를 목 놓아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