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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과 의약의 도를 말하다 | 태자삼]
비싼 약이 효과도 좋은 것은 아니다
글·사진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 회장
산삼보다 나은 보약 ‘태자삼’
옛말에 ‘인불가모상(人不可貌相)’이란 말이 있다.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지 말라는 뜻이다. 풍채가 좋다고 해서 성품도 훌륭한 것은 아닌 것이다. 얼굴이 예쁜 여인이 마음씨가 고운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기 쉽다. 미남미녀들은 대개 성질이 고약하다. ‘얼굴값을 한다’는 말은 이를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풍채가 좋으면 인품도 좋을 것으로 여기고, 미인은 마음씨가 고울 것으로 여긴다. 이와 비슷한 말로 ‘약불가논가(藥不可論價)’라는 말이 있다. 약을 값으로 따지지 말라는 말이다. 값이 비싼 약이 반드시 효과가 좋은 약은 아니다. 약은 그 효과로 따지는 것이지 값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다. 값이 매우 비싼 약은 지극히 구하기 어려우므로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값이 비싼 약일수록 효과가 좋을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산삼, 웅담, 녹용 같은 비싼 약을 찾는다. 그것은 잘못이다. 비싼 약일수록 탈이 많이 난다. 비싼 것일수록 가짜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에 흔한 것은 가짜가 없다. 가짜를 만드는 데 돈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무릇 약은 흔한 것일수록 좋은 약이고 흔한 병일수록 그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초도 흔한 것이다. 암,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같은 병이 요즈음 세상에서 제일 흔한 병이라면 그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초도 흔하게 널려 있다. 다만 사람의 눈이 어둡고 지혜가 모자라서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할 뿐이다.
세상에는 민들레, 쑥, 질경이, 씀바귀, 조릿대, 쇠비름 같은 것처럼 값이 아주 싸거나 돈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도 효과가 뛰어난 약초가 얼마든지 널려 있다. 태자삼도 가장 흔하면서 효과는 귀한 약초 중에 하나다.
개별꽃 뿌리는 기력을 늘리고 항암 효과가 높은 최상의 보약이다.
중국 태자의 병 고쳤다 하여 ‘태자삼’
중국 명나라 때의 명의 이시진은 일생 동안 약초를 연구한 중국 역사상 최고의 약초학자다.
이시진이 지은 <본초강목(本草綱目)>은 중국에서 나는 약이 되는 식물과 동물, 광물의 효능과 성질을 집대성한 책으로 그 내용이 매우 자세하고 친절하며 과학적이어서 뒷사람들한테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이시진이 <본초강목>을 책으로 펴내기 위해서 원고를 들고 남경에 있는 친구 집으로 가던 어느 날 날이 저물어 어느 자그마한 주막에서 묵었다. 저녁을 먹고 막 잠이 들려는데 집 안쪽에서 여인의 신음소리가 들려 왔다. 이시진은 주인을 불러 아픈 사람이 있는지 물었다. 주인은 아내가 영양실조로 병이 들었는데 식구가 많아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이어서 약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시진은 안방으로 가서 누워 있는 환자를 살펴보았다. 환자는 기력이 떨어져서 맥이 좀 약할 뿐이고 뚜렷한 병은 없었다. 그는 부인이 무언가 약을 먹고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들어 오늘 낮에 먹은 음식을 갖고 와 보라고 했다. 주인은 양식이 떨어져서 풀뿌리를 캐서 죽을 쑤어 먹고 산다면서 나물 광주리를 들고 왔다. 광주리에는 처음 보는 풀뿌리가 들어 있었다.
이시진은 그 풀뿌리를 잘라서 맛을 보고 나서 그 풀뿌리가 기력이 쇠약해진 사람한테 훌륭한 보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주인에게 돈을 약간 주면서 부인에게 쌀을 구해서 음식을 먹이고 그 풀뿌리를 계속 달여 먹이면 병이 곧 나을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이시진은 그 풀이 무슨 풀인지 몹시 궁금해 주막집 주인한테 그 풀뿌리를 어디서 캤는지 물었다. 주인은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아들이 묻혀 있는 태자(太子)의 무덤 주위에 많이 자라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듣고 이튿날 이시진은 태자의 무덤에 가 보았다. 과연 그 풀이 무덤 주위에 양탄자처럼 넓게 퍼져 자라고 있었다.
이시진은 이 약초의 효능에 대해 <본초강목>에 기록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 약초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태자의 무덤 주변을 파헤칠 것이 염려되어 빼기로 했다. 그 뒤로 이 풀은 태자의 무덤 주위에서 많이 자라는 것이라 하여 태자삼(太子蔘)이라고 불렀다.
태자삼에 대한 다른 전설이 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에 정(鄭)나라에 한 왕자가 있었다. 타고난 자질이 지혜롭고 총명해 다섯 살 때부터 충신과 간신을 분별할 줄 알았으므로 임금이 몹시 아끼고 사랑했다. 그런데 왕자는 체질이 몹시 허약해 수시로 병에 걸렸다. 궁중의 태의들이 정성을 다해 치료했으나 별 효험이 없었다. 임금은 온 나라에 방문(榜文)을 붙여 왕자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약을 구하여 오게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온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보약을 갖고 와서 왕자한테 먹였으나 어떤 약도 아무 효과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머리칼이 눈처럼 하얗고 행색이 초라한 한 노인이 왕자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을 갖고 있다면서 왕궁에 찾아와서 임금을 뵙기를 요청했다. 임금은 노인한테 말했다.
“그대의 정성이 훌륭하지만 만약 그 약으로 왕자의 병을 고치지 못하면 짐을 속인 죄를 면치 못할 것이오.”
노인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왕자는 어리고 몸이 약하여 약력(藥力)이 강한 보약은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천천히 몸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약을 써야 합니다. 소인이 갖고 온 약을 복용하면 백 일 뒤에는 확실한 효험이 나타날 것입니다.”
노인이 갖고 온 약은 가늘고 긴 황백색의 풀뿌리였다. 그 풀뿌리를 달여서 3개월 동안 먹였더니 왕자는 체질이 아주 강건해지고 모든 병이 씻은 듯이 없어졌다. 임금은 몹시 기뻐하며 노인에게 상을 내리려고 했으나 이미 노인은 종적을 감춘 뒤였다.
왕자의 몸이 매우 튼튼해지자 임금은 왕자를 태자에 봉(封)했다. 임금이 그 약초가 무엇인지 궁금해 노인이 왕자에게 복용하게 한 약초가 무엇인지 물었으나 모든 신하들이 모른다고 머리를 흔들었다. 그런데 옆에 있던 한 신하가 대답했다.
“노인이 왕자에게 쓴 약은 삼(蔘)과 비슷하게 생겼고 태자의 병을 고쳤으므로 태자삼(太子蔘)이라 부르면 어떻겠습니까?”
임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앞으로 그 약초의 이름을 태자삼이라고 부르게 하라.”
그 뒤부터 노인이 갖고 온 풀뿌리의 이름을 태자삼이라 불렀다.
아이들 보약으로 제일, 항암 효과도 탁월
태자삼은 우리말로 들별꽃 또는 개별꽃이라 부른다. 봄철에 하얗고 조그맣게 피는 꽃 모양이 마치 별처럼 생겼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 개별꽃은 우리나라 전역의 산속 나무 그늘 밑에서 흔히 자란다. 여러해살이풀로 키는 10~15cm쯤 되고 인삼 뿌리를 닮은 작은 뿌리가 달린다. 이 뿌리를 볕에 말려서 약으로 쓴다.
뿌리를 꼭꼭 씹어서 먹어 보면 단맛과 쓴맛이 섞여 있고 특이한 향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해 빠진 잡초지만 중국에서는 매우 귀한 약초로 여긴다. 중국 약재 시장에 가면 개별꽃 뿌리를 내다 놓고 호객하며 파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일찍 눈이 녹기도 전 초봄에 싹이 나서 꽃은 4~5월에 하얗게 별 모양으로 피고 열매는 6~7월에 익는다. 잎이 작고 줄기가 가늘어서 여름이 되어 수풀이 무성해지면 다른 풀이나 나무의 잎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다가 가을이 되어 잎이 지고 나면 다시 잎과 줄기가 드러나 보인다. 민간에서 더러 봄철에 잎과 뿌리를 채취해 나물로 먹는다.
예전에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약초음식점을 운영할 때 개별꽃을 음식 재료로 많이 썼다. 봄철에 개별꽃을 뿌리째 캐서 날것으로 파, 마늘, 고춧가루 등으로 양념해서 반찬으로 내었는데 맛과 향기가 좋아서 손님들한테 인기 있었다.
민간에서 개별꽃의 뿌리를 기력을 늘리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양기를 좋게 하는 보약으로 더러 썼다. 큰 병을 앓고 나서 허약해진 사람이나 몸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들이 먹으면 몸이 튼튼해진다.
태자삼이라고도 부르는 개별꽃은 여러 면에서 인삼보다 훨씬 나은 효과를 지닌 약초다.
인삼보다 나은 개별꽃 뿌리
개별꽃 뿌리는 보약으로서의 효능은 인삼과 비슷하지만 여러 모로 인삼보다 나은 점이 많다. 곧 기력을 늘리는 효능은 인삼보다 조금 약하지만 인삼을 먹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혈압이 높아지고 열이 나거나 목이 마르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인삼은 여간해서는 몸에 잘 흡수되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개별꽃 뿌리는 소화력이 약한 사람도 쉽게 흡수된다.
인삼은 비료와 농약, 영양제 같은 것을 주고 키워서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독이 있지만 개별꽃은 야생에서 저절로 자란 것이므로 약성이 순하고 깨끗하며 독이 전혀 없다. 비료와 영양제를 많이 주고 키워서 약효는 줄어들고 부작용은 많아진 인삼보다는 훨씬 나은 보약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산에 가서 산삼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아니 산삼을 보고도 캐지 않는다. 산삼보다 나은 약초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산에 오를 때 개별꽃 뿌리를 몇 개 캐서 꼭꼭 씹어 먹으면서 올라가면 금방 기운이 나고 오래 걸어도 목이 마르지 않고 피로해지지 않는다.
오래 전에 무전여행을 할 때 산 속에서 먹을 것이 떨어지면 개별꽃 뿌리를 캐서 식량 대신 삶아서 먹곤 했다. 지금 돌이켜보니 4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험한 산길을 하루에 100리씩을 예사로 걸을 수 있었던 것은 개별꽃 덕분이었다. 나한테는 귀하디귀한 산삼보다는 온 천지에 널려 있는 개별꽃이 100배는 더 나은 약이다.
개별꽃 뿌리는 맛은 달고 약간 쓰며 성질은 따뜻하다. 중국의 옛 기록에 성질이 약간 차다고 했으나 잘못이다. 이른 봄철에 더러 눈 속에서도 꽃이 피는 식물을 두고 어찌 성질이 차다고 할 수 있겠는가.
개별꽃 뿌리는 기력을 늘리고 폐와 위를 튼튼하게 하고 진액을 늘려 주는 효과가 탁월하다. 정신적 피로, 저절로 땀이 나는 증상, 건망증, 불면증, 입맛 없을 때, 입 안이 마를 때, 가슴이 두근거릴 때 등에도 좋다. 가을에 뿌리를 캐서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15~30g에 물 2ℓ를 붓고 물이 절반이 될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복용한다.
개별꽃을 닮은 풀로 덩굴개별꽃, 큰개별꽃, 참개별꽃, 긴개별꽃, 술개별꽃 등이 있는데 모두 인삼을 닮은 작은 뿌리가 있고 약으로 쓴다. 봄철에 어린순을 샐러드로 만들어 먹거나,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갖가지 양념을 넣고 무쳐서 먹어도 맛이 좋다.
개별꽃 뿌리는 훌륭한 암 치료약이기도 하다. 위암, 폐암, 췌장암, 뇌종양, 직장암 같은 갖가지 암 치료에 효과가 좋다. 실제로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사람들한테 개별꽃을 보조약으로 쓰게 해 보았는데 항암제나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했다.
10여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5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유방암으로 오래 고생하다가 나를 찾아왔다. 병원에서 수술 후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했으나 2년 만에 재발해 유방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었다가 헐어서 썩어가는 중이었다. 통증이 몹시 심하고 유방에서 고름과 진물이 흐르고 썩는 냄새가 심하게 났다. 봉래약쑥을 주약으로 하고, 보조약으로 개별꽃 뿌리 말린 것을 다섯 근을 주면서 하루에 50g씩을 물로 끓여서 차 대신 마시게 했다.
그 여성은 기력이 몹시 쇠약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통증이 격심해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는데 봉래약쑥과 개별꽃을 복용하면서부터 기운이 차츰 돌아오고 식욕이 좋아지고 통증이 차츰 줄어들었다.
유방에서 나오던 고름도 차츰 멎고 딱딱하던 유방도 부드럽게 차츰 풀렸다. 6개월이 지나자 몸무게가 10kg이 늘고 겉으로 보아서는 환자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암 치료에 쓸 때는 가을철에 캐서 말린 뿌리 30~50g을 물 한 되에 넣고 약한 불로 두세 시간쯤 달여서 수시로 마신다. 단방으로도 효과가 좋지만 여기에 겨우살이, 봉래약쑥, 까마중 등을 함께 넣어 달이면 효과가 더욱 크다. 특히 오래 병을 앓아서 체력이 약해진 암환자들의 면역력을 키우고 기력을 늘리는 데 효과가 아주 좋다.
개별꽃은 당뇨병 치료약으로도 아주 훌륭하다. 혈당을 떨어뜨리고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진액을 늘리며 저혈당을 막아 준다. 빈속에 혈당이 500이 넘어가는 심한 당뇨병 환자가 있었다. 곪아서 발을 잘라야 한다고 했으나 개별꽃 뿌리를 달여서 먹고 열흘도 지나지 않아서 썩어가던 발의 염증이 나아서 아물기 시작했다.
개별꽃 뿌리에는 입자가 미세한 식물성 유기 칼슘과 철, 아연 같은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서 골다공증과 빈혈, 양기부족을 치료하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개별꽃은 불면증이나 우울증에도 특효약이라고 할 만하다. 개별꽃을 먹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억력이 좋아지며 불면증이나 우울증이 없어진다. 50대 여성이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고생을 하다가 나를 찾아왔다. 하루에 한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한다고 했다. 그것도 수면제를 먹어야만 잠을 잘 수 있다고 했다. 개별꽃 뿌리를 하루에 30g씩 달여서 차로 마시게 했다. 한 달 동안 복용하고 나더니 이제 날마다 졸려서 하루에 열두 시간을 자도 잠이 모자란다고 했다.
머리 총명해지고 장부 튼튼해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태자삼은 허약한 아이들의 보약으로 가장 훌륭한 약이다. 태자삼은 다른 말로 해아삼(孩兒蔘), 동삼(童蔘) 등으로 부르는데 이름 그대로 아이들의 보약으로 제일 좋은 약초라는 뜻이다.
어린 아이들의 몸은 양기가 많아서 순양(純陽)에 가까우면서도 아직 장부가 완전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장부의 기능이 미숙하고 연약하며 기와 혈이 모자란다. 곧 오장육부의 기능이 완전하지 않아서 자칫하면 균형을 잃어버리기 쉽다. 그러므로 어린 아이들에게 약을 쓸 때에는 성질이 강하거나 기능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을 써서는 안 된다.
태자삼은 성질이 아주 순후(淳厚)한 약이다. 주로 위장과 폐에 들어가서 작용해 위장과 폐의 기능을 좋게 한다. 성질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고 온화해 위장의 소화와 흡수 능력을 늘려 주면서 기력을 더해 준다.
어린 아이들이 병을 앓고 나서 허약해졌을 때나 기운이 없고 몸이 나른하며 밥맛이 없으며 여위었을 때 태자삼을 먹이면 기운이 나고 밥을 잘 먹게 되며 몸이 튼튼해진다. 심장과 폐의 기능이 허약해 가슴이 뛰고 땀을 많이 흘리거나 입이 마르고 기침을 하고 대변을 무르게 보는 아이한테 특히 좋다.
태자삼에는 과당(果糖)과 전분, 사포닌 등이 많이 들어 있고 칼슘, 망간, 아연, 철 등의 미네랄도 풍부하다. 이 영양성분과 약효성분들은 입자가 아주 미세해 소화력이 약한 노인들이나 허약한 사람, 아이들한테도 흡수가 잘 된다. 아이들이 태자삼을 오래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고 밥을 잘 먹으며 면역력이 세어지고 신진대사 작용이 활발해진다.
아이들한테는 약성이 강한 인삼이나 녹용 같은 것보다는 약성이 온화한 태자삼이 보약으로 가장 좋다. 체질이 허약한 노인이나 여성들한테도 아무 부작용이 없이 기력을 늘릴 수 있는 최상의 약이다.
태자삼은 보약으로서의 효력은 인삼보다 조금 약하지만 부작용이 전혀 없어서 가난한 사람들의 보약으로 좋고, 아이들의 기력을 좋게 하고 머리를 총명하게 하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선약(仙藥)이다. / 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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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용식물이야기- 개별꽃-2]
[송진괄의 약용식물 이야기- 개별꽃]
봄볕 아래 하늘을 바라보며 피는 개별꽃
지난 주말 오랜만에 동창들과 모임을 가졌다. 전국의 맛집, 명소를 찾으며 구경 겸 미각(味覺)을 동시에 즐기는 친구들과의 친목모임이었다. 친구들은 이젠 거의 은퇴하고, 어떻게 남은 인생을 보낼까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도 하고 지난날을 돌아보기도 하는 시간을 보낸다.
지방에 사는 친구의 농장에 들러 사는 모습도 보고 오랜만에 회포도 풀었다. 밤나무 단지를 조성하느라 임시 거처에 살며 또 다른 인생 준비를 하는 친구가 부럽기도 했다. 어쨌든 사람은 활동하는 자체가 중요하고 그런 모습이 좋아 보인다.
친구와 차 한 잔을 나누고 시간 여유가 있어 지나는 길에 아늑하고 정갈한 모습이 인상적인 고찰이 보여 들렀다. 고즈넉한 주말 오후 절 마당엔 목탁소리와 은은한 독경소리가 깔려 있다. 마당을 가로지르니 대웅전에서 무슨 행사가 있는 것 같다.
독특한 향내음과 처마의 풍경(風磬)소리에 복잡한 가슴이 차분해진다.
[아니오신듯다녀가소서]. 길쭉하고 넓은 널빤지에 새긴 글귀다. 서각(書刻) 작품인지 사찰(寺刹) 입구의 담벼락 아래에 비스듬히 놓여 있다. 방문객이 읽고는 금방 분위기를 눈치 챌 내용이다. 조용히 다녀가란 뜻일 게다. 경내로 들어서서 차분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발길을 옮긴다. 세종특별자치시 근처에 있는 비암사(碑岩寺)란 사찰이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의 경내를 고샅고샅 돌아봤다. 소박한 분위기에 고풍(古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입구에 서 있는 800년 된 느티나무가 눈길을 끈다. 고려(高麗)의 흥망을 지켜봤을 나이다. 계단 위에 우뚝 선 느티나무를 밑에서 올려다보니 하늘에 그림자를 드리운 듯 위엄이 있다. 균형이 잡힌 가지를 낸 고목의 모습에서 세월의 더께를 느낀다.
극락보전(極樂寶殿) 앞 화단에 갖가지 꽃들이 막 피어나고 있다. 수선화가 활짝 피어 은잔(銀盞)을 올려놓았고, 작약, 목단이 꽃봉오리를 올리고 있다. 그 사이로 개별꽃이 삼삼오오 모여 작은 꽃을 피우고 있다. 아주 낮은 키에 작은 꽃들이 눈여겨보지 않으면 눈에 안 들어온다. 꽃밥이 마치 꽃잎에 점을 찍은 듯하다. 별 모양의 녹색 꽃받침이 꽃잎을 엮은 듯 가지런하다. 작고 연약하다보니 여러 개의 작은 줄기들이 서로 등을 기대고 서 있다.
개별꽃은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10-15cm 정도, 인삼 모양의 뿌리는 1~2개씩 붙어 있고, 줄기는 1~2개씩 나오며 흰털이 나 있다. 잎은 마주나며 위쪽 잎은 크며, 피침형이다. 꽃은 5월경 흰색으로 잎겨드랑이에 하늘을 향해 피며, 열매는 6~7월에 맺고 삭과(?果)로 둥근 난형(卵形)이다. 어린잎은 식용한다.
위 기능 약해져서 피곤하고 힘 없을 때 효과
소아 폐렴 오랫동안 안 낫는 증상, 간염 · 초기 간경화에도 약효
개별꽃이란 이름은 들에 나는 별을 닮은 꽃 또는 별모양의 꽃이 많이 펴 있는 광경이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보이는 모습에서 유래된 것이라고도 한다. 이름 앞에 ‘개’자가 붙으면 대개 같은 종류의 식물에 비해서 열등함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데, 어디 부족한 면은 없지 싶은데 ‘개별꽃’이란 이름이 독특한 식물이다.
한의 자료에는 개별꽃의 뿌리를 태자삼(太子蔘)이라 하여 보익(補益)약으로 사용하고 있다. 개별꽃, 다화개별꽃, 좁은잎개별꽃의 뿌리를 줄기가 마를 때 채취하여 약재로 쓴다.
위(胃)의 기능이 약해져서 늘 피곤하고 힘이 없으며, 입 안이 마르고 식욕이 감소되는 증상에 효과가 있다. 그리고 폐(肺)의 호흡기능이 약화되는 기침, 가래가 있을 때 적용된다. 또한 소아(小兒)의 폐렴이 오래도록 치유되지 않는 증상, 간염이나 초기 간경화에 쓰면 효과가 있다.
민간에서는 폐(肺)가 허(虛)해서 하는 기침, 입맛이 없을 때,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나 정신적으로 피곤한 증상에 개별꽃의 뿌리를 달여 먹었다. 인삼의 효능에 버금가고 부작용이 없어 양기(陽氣)를 보하는 약재라 하여 선조들이 많이 활용했던 약용식물이다.
4월 중순 초입인데 진달래가 만발한 뒷편에 벌써 철쭉꽃이 피어 얼굴을 내밀었다. 냇가의 수양버들도 연한 녹색의 싹을 밀어내고 있다. 다양한 야생화들이 자기 영역을 확보코자 자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채 한 뼘도 안 되는 개별꽃이 자연의 변화에 맞추느라 정신없다.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고자 빨리 꽃을 피워 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삼삼오오 군락을 만들어 제 자리를 잡고 생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그냥 지나치면 전혀 알 길 없는 풀이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연약한 식물이다.
산이나 들에 자라는 풀들이 인간에게 얼마나 쓸모가 있느냐에 따라 관심도가 달라질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잡초일 뿐이다. 다 나름대로 살아있는 생물의 존재 가치가 있을 것이다.
제 키 이상으로 껑충 커버린 풀들 사이에서 벌써 꽃을 피우고 앞날을 기약하는 개별꽃 자태에서 내 살아갈 방향과 의미를 새겨본다. 밤과 낮의 조화 속에 제 할 일을 하며 저렇게 살아가는 자체가 바로 삶인 것이다.
가랑비가 제법 굵어진다. 대웅전 처마 밑으로 잠시 몸을 피했다. 바람과 세월에 패인 기둥이 나이테를 따라 반질거린다. 얼마만한 시간을 흐른 후일까. 아직도 목탁소리와 바람에 일렁이는 풍경(風磬)이 박자를 맞추는 듯 귓전을 때린다. 대웅전 저 너머 산그리메가 너울너울 춤을 춘다. <대전광역시 평생교육문화센터 강사>
풍도 ‘개별꽃’ ▲ 야생화의 천국 풍도를 아십니까? 안산시 단원구 풍도동에 속해있는 풍도가 야생화로 유명한 섬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이곳이 청일전쟁의 시발점인 풍도해전이 발발한 곳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60여가구에 100명이 거주하는 자그마한 섬 풍도는 요즘 한껏 피어나는 각종 야생화들로 풍성하다. 사진은 ‘개별꽃’ / 경기일보
뉴시스
개별꽃
숲 속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덩이뿌리는 방추형이며, 흰색 또는 회색을 띤 노란색이다.
높이 8-20cm로 줄기는 곧추서며, 털이 2줄로 난다. 줄기 끝 부분의 잎은 2쌍이 돌려난 것처럼 보이며, 넓은 난형이다. 꽃은 4-5월에 피며, 줄기 끝의 잎겨드랑이에서 1-5개가 취산꽃차례에 달리며 흰색이다. 꽃받침잎과 꽃잎은 각각 5장이다. 폐쇄화도 있다. 열매는 삭과이고 3갈래로 갈라진다. 뿌리를 약재로 쓴다.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한다.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덩이뿌리는 방추형이며, 흰색 또는 회색을 띤 노란색이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8-20cm, 겉에 털이 2줄로 난다. 줄기 끝 부분의 잎은 2쌍이 돌려난 것처럼 보이며, 넓은 난형으로 길이 3-6cm, 폭 1-2cm, 연한 녹색이다. 꽃은 줄기 끝 잎겨드랑이에서 1-5개가 취산꽃차례를 이룬다.
꽃자루는 길이 1-4cm이다. 꽃받침잎은 5장, 피침형이며, 길이 1mm이다. 꽃잎은 5장, 길이 7-8mm,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조금 갈라진다. 수술은 10개이며 꽃잎보다 짧다. 암술은 3개, 수술보다 조금 길다. 폐쇄화는 꽃자루가 짧으며, 꽃잎이 없고, 수술 2개, 암술대 3개이다. 열매는 삭과, 3갈래로 갈라진다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4-5월에 핀다. 식용하며, 덩이뿌리를 태자삼(太子蔘)이라 하여 강장제로 쓴다. 줄기 끝 부분의 잎이 넓은 난형이고, 꽃자루에 짧은 털이 있어서 큰개별꽃(P. palibiniana (Takeda) Ohwi)과 구분된다. 학명의 종소명은 줄기 끝 잎의 모양이 줄기의 다른 잎들과 달라서 붙여졌다. / 개별꽃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한반도 생물자원 포털(SPECIES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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