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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께서 10대에 뭉예잡지에 기고한 동화이다.
이 동화는 바바께서 발표하기를 싫어했는데 제자들이 졸라대어서 마지 못해 승락하셨다한다.
아주 오래 전에 번역한 것 동화 중의 일부이다.
허깨비들이 사는 우리 세상을 너무나 잘 풍자하고 계신다.
푸른 바다처럼, 꿈으로 만들어지고 기억들이 에워싸고 있는 바다가 있었다.
어느 날 저녁, 타룬 쿠마르는 해변의 모래사장에 홀로 앉아 있었다.
그는 푸른 바다의 물결은 보지도 않았다. 그런 하찮은 일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고, 그보다는 오거스타성인처럼 산을 움직이는 바다를 어떻게 한입에 삼켜 버릴까 하는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바다 밑에 있는 거대한 신비를 쉽게 알아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할까?
태양은 서서히 지고 있었다.
푸른 바닷물은 잠시 붉어졌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보름 전부터 달이 이지러지고 있었다.
얼마 지나면 짙은 어둠이 몰려올 것이고 바닷물도 그 주변도 분간할 수가 없을 것이다.
푸른 바다 저편에는 허깨비들이 산다고 한다.
캄캄해진 후에 그곳을 간 사람들이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고들 한다.
타룬 쿠마르도 또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못 돌아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마음 아프게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운명이 되고 말 것인가?
무엇인가가 그에게 접근해 왔다.
흑단처럼 까만 모습이었다.
“형제여, 누구지요?” 타룬이 물었습니다.
“난 허깨비대장이라고!”
“혹시 나에게 볼일이 있소? 나는 전공이 의학이라 해골이나 시체 따위는 하나도 무섭지 않지요. 허깨비 따위는 믿지도 않고요.”
“허 그래? 하지만 지금 넌 나를 보고 있잖아?”
“당신은 눈에 보이는 환영이라고!” 타룬이 말을 받았다.
“이것 봐. 나랑 다투어보았자 소용없지. 지금까지 다른 아이들은 나를 보면 다들 금방 기절했는데 아직 나랑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네가 마음의 힘이 제법 세기는 하나 보네. 어떻게 하든지 네 놈이 겁을 집어먹게 해야지. 내가 할 일은 바로 요것!”
“그렇게 나간다면야 나도 잘 참지 못하죠. 기회를 줄 터이니 점잖게 가버리는 것이 어때? 그렇지 않으면, 몸과 영, 둘 다 부지하기 쉽지 않을 걸.” 타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대장허깨비는 28개의 이빨을 모두 번뜩이며 있는 힘을 다해 타룬에게 겁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타룬도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대장허깨비를 주먹으로 실컷 두들겨 패주었다. 허깨비는 심하게 맞아 피를 몽땅 쏟고 해변의 모래에 넘어져서 신음했다. 그 바람에 이빨이 22개 반이나 나가버렸다.
그러자 문득 타룬은 자신이 장래 의사가 되려 한다는 생각이 났다. 그는 대장 허깨비를 살려 보려고 머리를 부채질도 해보고 얼굴에다 물도 뿌렸다. 캐시아 잎도 써보고 고추를 태워보고 소금 냄새를 맡게 해보고 온갖 것을 다해 보았지만 모든 것이 허사였다. 대장 허깨비는 도통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그러다 거의 한밤중이나 다 되어 시원한 바닷바람이 부드럽게 불자, 마침내 대장허깨비가 천천히 눈을 떴다.
“당신은 정말 빛의 나라 사람이군요. 이렇게 자신을 죽이려고 해도 살려주다니. 우리 어둠의 나라에서는 신임하는 친구의 생명조차 주저 없이 잡아먹는데 당신은 참으로 대단하군요.”
“어둠의 나라가 어디 있소?” 타룬이 물었습니다.
대장 허깨비는 타룬의 부드러운 물음에 기뻐하면서 대답했다.
“우리가 사는 곳은 무한히 깊은, 저 푸른 바다 아래에 있다오. 거기 가보지 않으시겠어요?”
“나를 데려간다고? 물론 가겠소.”
대장 허깨비가 말을 이었다.
“나는 언제든지 당신은 데려갈 용의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유령, 악마, 악귀, 마녀, 아귀, 요정, 살인마 등 모든 종류의 것들이 다 몰려 있어, 인간의 살과 뼈를 가지고 그 나라를 가려고 하면 잡아 먹혀버리고 말지요. 그러나 나는 방법을 알고 있죠. 이 마름모꼴 신 레몬을 이빨과 입술 사이에 넣으면 눈에 보이지 않게 되고 이것을 다시 이빨과 혀 사이에 놓으면, 다시 보이게 되지요.”
타룬은 즉시 마름모 레몬을 가져다 이빨과 입술 사이에 놓았다. 아주 맛이 있었다. 레몬즙이 미쳐 위장에 닿기도 전, 바로 그 순간 타룬은 자신을 내려다보았다. 세상에! 자신의 몸이 완전히 보이지 않았다.
타룬은 대장 도깨비의 목에 매달려서 푸른 바다 밑을 향해 여행을 떠났다.
그들은 바다 사다리를 타고 밑으로 저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수많은 상어 떼, 돌고래들, 문어들, 해마와 고래들이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오, 바다는 얼마나 어두운지
깊이 내려갈수록 더욱 어두웠다.
빛의 나라 사람들은 그런 어둠을 상상하기도 힘들 것이다.
이 나라는 누구나 눈먼 봉사이다. 눈을 가지고 있어도 보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서서히...바다의 생물체들도 흩어졌다.
드디어, 타룬은 빛의 왕국 사람들에게는 아직 전혀 알지 못하는 낯선 땅에 내렸다.
“이곳이 어둠의 나라, 바로 허깨비 나라요?” 타룬이 물었다.
“그렇지요. 허깨비 왕국은 세 지역으로 분할되어 있어요. 세 지역 모두 한 왕이 다스리고 있었는데 이제 그들이 모두 분열이 되었지요.” 대장허깨비는 말을 이어갔다.
“오! 분할되던 시절의 아픔이 얼마나 생생한지요. 어둠의 나라를 세운 이는 부트(아귀)라하고 아들은 김부트(괴상한 아귀), 그리고 손자는 아드부트(괴이한 아귀)라고 하지요. 그리고 아드부트는 세 아들을 두었는데 그들은 두려움과 무기력, 그리고 위선이랍니다.
이들 셋이 왕국을 분할 한다고 피 튀기는 싸움을 하였지요. 마을마다 서로 누구의 편인가 하면서 싸우고 부엌의 오븐조차 누구 쪽에 있어야 하는가, 또 흙으로 만든 연못대는 어떤 쪽에 있고 연못의 수면은 또 어떤 쪽에서 갖는가 하고 무지하게 싸워댔지요.
굉장한 싸움이었답니다. 수 없는 피가 흘렀고, 그 전투에서 모두 생명을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그 당시에는 그런 혈투가 좋지 않은 줄도 몰랐어요.”
타룬은 대장 허깨비의 회한에 깊이 감동했다.
“그대들은 큰 실수를 했구려. 빛의 나라 사람들은 지혜로워서 절대 땅을 나누어 갖겠다고 싸우지 않아요. 우리나라는 완전한 전체라오.”
대장 허깨비가 다시 말을 했다. “타룬, 여기는 어둠의 나라 중에서 위선의 나라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조금 걷다가 타룬은 큰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추었다.
“친구, 대체 이 소란은 또 무엇이오?”
“시험에 낙제해 진급 못 한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항의해서 ‘불신임’운동을 하고 있지요. 그러나 진급한 학생들이 방해해서 길을 통과하지 못하자 소란이 일어난 것입니다. 가서 어떻게 일이 되어가나 봅시다.”
타룬과 대장허깨비가 학교로 들어갔다. 학교가 외양은 제법 반듯해 보였지만 아주 황량해 보였다. 선생님은 상급생들과 수업을 하고 있었다. 그들도 허깨비 왕국의 다른 이들처럼 전부 허깨비들이었다.
뒤로 돌아간 추한 머리들
꼬여진 발들
추한 몸짓을 보면
온통 소름이 돋아
밤에는 먹이 사냥
낮에는 하품하고
캄캄한 밤에는 도박
빛이 보이면 겁을 먹어
그 반의 선생님은 자신은 빼고 다른 선생님들은 모두 무능력하다는 주장을 큰 소리로 피력하고 있었다. 또 교장을 옹호하는 파의 선생님들이 자신의 계파의 선생님들을 못되게 한다고 누설했다. 그리고 나아가서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은 좋은 시험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는 등 몇 가지를 더 언급했다.
타룬은 그 선생님이 말하는 것에 전혀 감동이 없었다. 하지만 마약 사용의 위험에 대한 명쾌한 설명은 좋게 생각이 되었다.
수업이 끝나자 그 선생님을 따라 교무실을 갔다. 그곳에서 그 선생님은 “아, 좋다.” 하면서 담배를 피웠다.
허깨비들의 경전에 불을 만지지 말라고 씌어 있는데도 담배를 피우는 것이 허용되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타룬은 다시 학교에 나가보았다. 그는 학생들이 수업 대신 다시 회합에 참석하고 있어서 놀랐다. 자아 도취에 빠진 지도자가 연설하고 있었다.
“동지들이여, 지금은 민주주의 시대입니다. 누구나 민주주의의 이익을 향유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허깨비 왕국의 민중과 학생들은 왜 그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것입니까? 선생님들과 지도자들은 오래전부터 여러분을 지배해온 전제적인 법을 주입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여러분은 이 테러의 지배를 얼마나 참으려 합니까? 허깨비에 걸맞은 생활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민주주의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혁명의 불 속에서 민주주의를 수립해야 하고 우리의 피로 담대하게 그 말을 기록해야 합니다.
“친애하는 동지 여러분, 저는 도움을 청합니다. 나는 언제 어디서나, 회합에서나 대학에서나 의회에서나 여러분의 친구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나에게 여러분을 대변하는 명예를 주신다면 기쁠 것입니다. 오늘 나는 무시되고 있는 대다수를 구할 것을 제안합니다. 학생들은 수적으로 선생님들보다 훨씬 더 많으므로 목소리를 높이고 민주주의를 구합시다. 학생들이 학교의 관리를 떠맡고 질문지를 작성하고 시험지를 채점해야만 합니다. 다시는 소수의 횡포를 참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동지들이여, 한 가지 더, 영어는 좋은 언어일까요? 전 우주적으로 영어를 존중해야만 할까요? 나나 여러분이나 영어를 그다지 잘하지 못합니다. 영어 반대 캠페인을 합시다. 영어로 강의하는 선생님이 있으면 손가락으로 귀를 틀어막고 항의를 해야 합니다.”
타룬은 주의 깊게 그 연설을 듣고 가만히 그 지도자의 집으로 따라갔다. 그 리더는 외모가 학생 같아 보였는데, 그의 아이들인 듯한 애들이 들어 왔다. 아이들은 영어 학교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엄마 아빠한테 ‘마미, 대디’라고 불렀다.
타룬은 친구에게 물었다. “여기는 대체 왜 이러는 거요?”
대장 허깨비는 “타룬 형제, 이 나라의 이름이 위선의 나라라는 것을 벌써 잊었나요?”
그날 밤 대장 허깨비와 타룬은 그 지도자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그의 집에 머무르기로 했다. 그 사람도 그 나라의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아니라 허깨비였다. 그도 다른 허깨비들처럼 발이 꼬여 있었다.
저녁 동안 몇몇 방문자들이 비밀 회합을 하려고 그 집에 도착했다. 회합을 시작하기 전에 그들은 눈을 감고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부트(아귀)’의 이름을 찬송했다. 그러고 나서 마약을 했다.
맨 처음 방문한 사람이 말했다.
“선생님, 오늘 하신 말씀은 정말로 독특하고 선동적이어서 학생들 사이에 대단한 동요를 일으켰습니다.”
두 번째 방문자가 말했다.
“나는 내 평생 그와 같은 연설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선거는 확실히 승리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대중 캠페인을 조직할 것입니다.”
세 번째 방문자가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선거하려면 학생들의 감정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도자가 말했다. “그 점은 걱정을 마오. 선거 며칠 앞서, 거대한 시가행진을 합시다. 격앙된 연설로 학생들을 흥분시킨 후에, 행진 맨 앞에 여자들을 세웁시다. 만약 경찰이 데모하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반대자들이 여자들을 죽이려 한다고 발표합시다. 여자들은 경찰이 무서워 도망을 간다 해도 내 연설에 격앙된 학생들은 절대 도망가지 않고 남을 것입니다. 경찰의 손에 한 명이나 두 명의 학생들이 죽는다면, 경찰이 무고한 학생들을 죽였다는 슬로건을 올리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 일은 더 잘 될 것이오. 학생들은 온 힘을 다해 우리를 위해 싸울 것입니다.”
타룬은 어이가 없어 물었다. “대장허깨비 친구, 대체 내가 무슨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오? 이런 못 쓸 소리가 어디 있소?”
“타룬 형제, 그렇게 놀랄 필요가 없어요. 이 나라의 이름이 위선의 나라임을 항상 기억하고 잊어버리지 말아요.” 대장 허깨비가 답했습니다.
“빛의 나라에서는 이렇게 잔인한 일은 상상할 수도 없어요. 그런데 참, 그 소위 지도자란 사람도 아들과 딸이 있던데, 그들도 총탄에 날아갈 수도 있지 않겠어요?”
“대학에 다니는 자신의 아이들은 절대로 그런 식으로 선동하지 않는답니다. 설혹 선동되었더라도 안전하게 집에 돌아올 수 있게 하지요.”
타룬이 중얼거렸다. “오, 그래요.”
다음 날 그들은 한 학생을 따라 그의 집을 따라갔다. 그의 아버지는 꽤 문화인에 속하고 교육도 잘 받은 사람이었다. 그는 아들과 이야기 하는 중에, “절대로 허락 없이 남의 물건을 취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도둑질이다.”라고 했다.
타룬과 대장허깨비는 그렇게 강한 도덕적 가르침을 주는 것이 몹시 기뻐서 철도역에 있는 그 신사의 사무실을 따라가 보았다.
그곳에 가서 그들은 놀랄만한 것을 보았다.
그 신사는 쌀, 소금, 기름, 망고, 콩, 호박 그리고 크기가 다른 여러 보따리 속의 물건들을 가지가지로 슬쩍했다. 봉인은 그대로 둔 채로 살며시 꺼내 사무실 아이를 시켜 그들을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도록 하였다.
타룬은 놀랐다. “아들에게는 절대 훔쳐서는 안 된다고 하고서 자신은 훔치는구나. 참, 여기는 위선의 나라이지.”
그 신사는 자신의 사무실에 가서 앉았다. 타룬과 대장허깨비가 그 뒤에 섰다. 한 상인이 물건을 집어 들었다.
그 신사는 말했다. “나중에 오시오. 나 지금 시간 없어요.”
“하지만 지금 물건들이 필요합니다.” 그 상인이 말했다.
“난들 어쩌겠어요?” 그 신사는 사죄하듯 말했다. “난 여기 혼자서 일하고 있는데 손이 10개가 아니요. 알다시피, 두 개밖에는 없어요. 더는 일 못 합니다.”
“여기 10루피 있습니다. 이거 드리면 힘이 좀 나실지요?” 상인 허깨비가 말했다.
그 신사가 응수했습니다. “내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아직도 모르나요? 그까짓 10루피로 힘이 난다고 생각해요? 당신! 나를 놀리고 있어요? 뇌물 따위는 받지 않아요. 나 그런 사람 아니라고요.”
그 상인은 50루피를 신사의 손에다 떨어뜨렸다. 그러자 그 신사는 벌떡 일어나서 신나게 일을 시작했다.
타룬은 이런 상황을 참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이 사건을 경찰에 보고하기로 했다.
타룬이 경찰서에 가자 경찰서가 혼란스럽고 소란스러웠다. 몇 가지 불법 무기가 어떤 집에서 발견되었고 부형사 허깨비가 위협적인 어조로 무기 소유자를 심문하고 있었다.
“당신, 이게 장난인 줄 아나? 이 일이 여기서 끝날 것 같아? 당신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 줄 내가 잘 알지. 목이 잘리고 말걸. 이 일은 아주 심각한 일이야.”
타룬은 그 부형사가 임무에 충실한 것을 보고 기뻐서 그 일이 얼른 결말이 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사라지고 난 얼마 후, 한 치안관이 피고를 강제로 어떤 외딴 방으로 끌고 들어가 속삭였다.
“당신 큰 죄 저질렀지. 그러니 머리를 써야지. 부형사를 구워삶는 것이 좋을 듯한데.”
피고가 말했다. “왜 그래야 하는데요? 아무튼지 이 무기는 내 것이 아니라고요. 누군가가 한밤중에 내 집에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요. 그런데 내가 뭘 바칩니까?”
바로 그때 한 뚱뚱한 허깨비가 사려 깊은 얼굴인 양, 지나치게 예절 바른 인사와 함께 부형사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요구치 않은 충성을 보이면서 말했다.
“형사님, 끝없는 은혜에 감사합니다. 우리 이 일을 잘 흥정해봅시다.”
그 부형사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럽시다. 이 일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아시오? 지난 밤, 사람을 시켜 그 집에 무기와 탄약을 갖다 놓게 했는데 그 일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모르오? 만약 거기에 있던 허깨비놈들이 이 일을 모두 눈치채 버렸더라면 몽땅 허사가 되어 내 밥마저도 잘리었을 판이오.”
그 뚱뚱한 허깨비가 부형사의 손에 750루피를 찔러 넣어 주었다. 그는 다시 아래 부하 한 사람에게도 약간의 돈을 찔러 주고 또 보다 고위 상관에게도 따로 돈을 챙겨 주었다. 그러고 나서 아내를 위해 몇 가지 장신구를 사러 상점으로 갔다.
이 광경을 보고 타룬은 말없는 놀라움으로 대장 허깨비에게 돌아섰다.
대장 허깨비가 말했다. “형제여, 당신은 또 이 나라의 이름을 잊어버렸나 보구려.”
타룬은 부형사에 대한 것을 고발하려고 최고관리 허깨비의 비서를 찾아 나섰다. 그들은 그 비서 옆에 믿을 수 없이 뚱뚱한 한 허깨비가 있는 것을 보았다.
대장 허깨비가 속삭였다.
“이 사람은 장관허깨비입니다. 너무나 뚱뚱해서 한 발자국도 옮기기가 힘듭니다. 공복으로서, 온 나라에서 이만큼 우수한 장관은 없다고들 합니다. 그가 우아하게 말을 하면 사람들은 완전히 넋을 잃고 얼굴을 쳐다보지요. 이제 그 장관과 비서가 무어라고 하는지 봅시다.”
비서 허깨비가 말했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알맞은 후보 대신, 장관님의 조카를 임명하면 반대가 당연히 있지 않겠습니까? 장관님의 적들이 의회에서 장관님을 희롱할까 염려가 됩니다. 나는 오직 복종하는 종일 따름입니다. 내 평판이 상처를 입게 해주십시오. 만약 장관님의 평이 나빠진다면 나는 심히 마음 아플 것입니다.”
“무슨 얼어 죽을 평판이야!” 장관 허깨비가 외쳤다. “내가 장관으로 선출되던 날 이 나라의 모든 허깨비도 내가 적당히 치부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다. 반대파도 똑같은 짓 얼마나 열심히 해 먹었느냐. 할 수 있는 대로 뽑아 먹어라. 정해진 임무 연한 안에.”
비서허깨비가 대답했다. “겸허히 장관님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후보를 임명하는 부서의 다른 사람들이 화를 내지 않겠습니까?”
“그 점은 걱정 놓아라. 내가 이미 그 문제를 해결해 두었다. 내가 부라마티아 비서에게 나를 위해 이렇게 안 해주면, 그가 다른 허깨비 명의의 돈을 슬쩍해버렸다는 것을 폭로해버리겠다고 말해 두었다. 또 내 개인 집사에게도 말해 두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반대를 하면 그가 운영하는 불법사업은 더 이상 비밀로 해두지 않겠다고 얘기해 두었다.”
비서 허깨비는 모든 것을 잘 듣고 말했다.
“장관님의 명령은 무엇이나 수행하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신문의 반응도 약간 걱정이 됩니다만...”
장관은 말했습니다. “그 점도 걱정 마라. 그들과도 이미 거래를 했다.”
“나의 친구, 이것이 위선의 나라입니다.” 대장허깨비가 타룬에게 상기시켰다.
타룬과 대장허깨비가 그의 차로 장관의 거처를 갔다. 유능하다는 기자허깨비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장관허깨비가 그에게 인사를 했다. “무슨 일이시오? 비밀이라도 드러났습니까?”
기자허깨비가 대답했다.
“알다시피 신문이 내 유일한 수입원입니다. 나는 신문에다 장관님 칭찬으로 도배를 했습지요. 그렇지 않나요? 신문에 광고를 더 내주셔야겠습니다. 우리 신문사가 아직 석 달 동안 사원들 임금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아니, 뭐라고요? 매달마다 당신한테 돈을 꼬박꼬박 내놓았는데. 우리를 그렇게 혹독히 비판할 때에도 그냥 조용히 해달라고 적지잖게 돈을 내놓았지 않소. 이제는 우리를 잘 보도해 주니까 달마다 정기적인 수당을 즐기고 있지 않나요?”
기자는 눈을 감고 미소했다. “장관님, 내게 주신 돈은 개인적으로 사용을 하라 하신 것이고... 신문은 또 다른 상업적인 사업이지 않습니까?”
“그래, 그렇지요.” 장관은 동의하였다. “내가 광고 몫을 약간 올리리다. 지금 사무실로 가지 않겠소?”
“아니요. 대단한 성자께서 도시 외곽 반얀나무 아래서 쉬고 계신답니다. 페트니부인께서 며칠 동안 그 분을 뵙겠다고 데려오라 하셨어요. 그 분을 방문할까하고 있습니다.”
기자허깨비가 떠난 후에, 타룬과 대장허깨비는 장관의 활동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몇 시간이 지난 후, 어떤 장관이 급하게 들어 왔습니다. 그의 이름은 부타난다 싱이었다.
싱장관이 들어와서 소파에 펄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부타나다얀 샤르마장관님, 방에만 앉아 있으면 선거에 곧 이길 것 같은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르지만, 캄캄한 바깥의 상황이 보이지도 않으십니까? 어떻게 이길 수가 있겠어요? 지금 기근이 퍼져 가고 있어요. 반대파들이 이런 황금의 기회를 놓치리라 보십니까?”
장관은 대답했다.
“뭘 그렇게 걱정 하나요? 우리가 기자들에게 달마다 뇌물을 주고 있습니다. 선거에 패배하려고 그 짓을 해오고 있는 것, 아니잖습니까?”
“부타나다얀 장관, 대중과 관계를 잘해 놓지 못하면 기자들도 별 볼 일 없어요. 아주 광범위하게 대중과 접촉해야만 해요.” 싱장관이 걱정을 했다.
얼마 후 장관들이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타룬은 그들이 보통 허깨비들보다 훨씬 많이 먹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들의 메뉴는 마른 뼈를 씹거나 소금끼 있는 땅을 핥아 먹는 보통의 허깨비들과는 식사가 완전히 달랐다. 그 장관들은 귀뚜라미 카레 같은 진미, 구운 연, 또 구운 로얄 독수리 같은 것들을 먹었다.
바로 그때, 빛바랜 셔츠를 입고 노트를 쥔 몇 사람의 방문객들이 장관들을 보러 왔다. 그들은 움푹 꺼진 눈을 가지고 있었다.
부타나라얀장관은 대중과 접촉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소년들에게로 돌아서서 물었습니다. “너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그들 중에 젊고 잘생긴 청년 하나가 앞으로 나왔다.
“장관님, 우리가 여러 가지 쇼를 준비했습니다. 잘 좀 협조를 부탁합니다.”
그렇게 말한 후에 장관 앞에 헌금 노트를 내놓았다.
각 장관은 큰 노트를 꺼내 와서, “우리는 너희들에게 봉사하려고 여기에 있다. 얼마나 도우면 되는지 말하렴.”하고 말했다.
“우리는 허깨비 왕국의 자존심인 부타나라얀장관님께서 우리의 프로그램에 사회를 보시고 이 나라에서 가장 강한 분이고 VIP인 싱장관님이 관람을 오시면 정말 영광이겠습니다. 제발 우리 초청을 거절하지 마십시오. 만약 참석하지 않으시면, 정말 대단히 섭섭할 것 같습니다.”
“너희도 알다시피, 우리는 보통 바쁜 게 아니다. 그러나 너희들이 그렇게나 원하니 가야겠구나. 우리는 너희들의 하인이니까. 그 회합은 어디서 개최되는 것이냐?”
소년들은 약하게 대답했습니다. “화장터입니다.”
“거기는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지 않나? 우리의 반대파들이 그 장소에서는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고 하던데. 물론 우리가 날마다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를 하고 있기는 하다.”
“장관님. 바로 그래서 우리가 버라이어티쇼를 그곳에서 하겠습니다. 우리는 노래, 춤, 드라마, 암송을 통해 전염병을 묘사하고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꽤 사실적으로 프로그램을 짰습니다. 특히 해골의 춤은 아주 놀라울 것입니다.”
장관들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화장터에 도착했다. 12살 난 마스터 허깨비, 14살 난 페트니양은 좋은 연기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장관들은 그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깨비 왕국의 현재 상태를 보아서는, 그러한 문화 프로그램이 몹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깨비왕국의 원래 문화가 외국의 영향으로 파괴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장관들은 어린 세대들이 이러한 풍조에 맞서 열정적으로 일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는 것이 아주 기쁘다고 했다. 외국인들은 기근과 역병과 싸우기 위해서는 과학을 유익하게 적용하고 경제가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또한 예술은 그러한 재난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깨닫지 못했다고 장관은 설명했다. 고통이 필요한 예술은 재난의 묘사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허깨비들은 장관들로부터 그러한 설명을 들어서 아주 기뻤다.
장관들은 계속 말을 이었다.
“다가오는 선거에 우리는 몹시 바쁠 것입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우리가 이긴다면, 그 즉시 완전히 정부가 지원하는 문화클럽을 시작할 것입니다. 가능하면 화장터에다 대학도 세울 것입니다.”
연설을 마친 후 부타난다 싱이 부타나라얀 샤르마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리고 그들의 운명을 말해주는 위대한 성자를 방문하기로 했다. 타룬과 대장허깨비도 성자가 거처하는 곳을 따라갔다. 그 성자의 이름은 총 합쳐서 108*스리 스리 파라마한사 마하라자 파리브라자카르야!!!!!!! 였다. 짧게 부르면 부타아난다 마하라자였다.
먼지를 쓰며 그의 거룩한 발에 인사를 하고 장관이 말했다.
“당신은 불행한 자의 마지막 휴식처입니다. 모든 시대에 우리 같이 필멸하는 보통 인간에게 축복을 부어주어 지옥으로 가는 길을 넓혀주고자 다시 태어나시었습니다. 거룩한 이여, 우리는 당신의 충실한 종입니다. 우리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시기를”
부타난다지는 낮 동안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으므로 대답을 들으려면 밤까지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침묵을 깬 후, 부타난다지가 물었다.
“그대들은 선거에 이길 것인지를 물으러 왔나? 소중한 아이들이여, 선거캠페인을 잘 이용하게나. 그러면 확실히 성공할 것일세.”
그가 다시 물었습니다. “부자들의 지원은 얻었나?”
“네. 얻었습지요. 거룩한 이여, 그러나 그들을 많이 신용하지는 않사옵니다.”
부타난다지가 다시 충고했다. “아니, 뭐라고? 이번에는 어떻게든지 부자들을 망쳐놓지 마. 그들이 큰 희망 아니겠소? 미지불 수표, 수입세, 거래세나 다른 세금에게 너무 압력을 주지 마오. 한 가지 더, 그들이 하는 검은 거래에다 충분한 여유를 남겨 주었지요?”
“그럼요. 거룩한 분. 부자들에게 정부가 투자한 7개년 계획의 계약자로서 큰 몫의 돈을 뽑아낼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노련한 전문가 손에 맡기지 않고, 슬쩍 우리가 찍어 놓은 사람들에게 주었습지요.”
“상위층 계급의 허깨비들에게 할 심리적 선전 전략의 핵심은 무엇이오?”
“그들에게는 이렇게 말해주었지요. 모든 노력을 다해 아직 유아기 상태에 있는 허깨비들의 나라를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요. 현재 음식이나 집을 요구를 하는 것은 허깨비 문화에 역작용이 있게 된다고 이해시켰습니다. 허깨비 문화에 대한 자그마한 연민이라도 가진 사람은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그런 시시한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요.”
“좋아요. 아주 좋아. 잘 했어. 자알 했어요. 허깨비라인에 따른 교육시스템은 만들었나요?”
“예. 거룩한 분. 아주 진지하게 일을 했습지요. 싸구려 문학을 많이 출판했고 학교들과 대학들의 교재들도 이미 선정했습니다. 더구나 라디오를 이용하여 정기적으로 허깨비 문학을 대중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특출한 작가에게는 후하게 ‘부타쉬리’라는 타이틀을 수여해오고 있습니다. 가장 아낌없는 후원자인 특별한 자본가 한 두어 사람에게도 이 타이틀을 수여해왔습니다.”
“그것 좋은 생각이군. 아낌없는 고객들을 놓치지 마오. 그들은 당신의 세력이자 미래의 복덩이요.”
그들은 복덩이
또한 안전한 미래
그들의 도움 덕에
부와 번영이 보장되지
“거룩한 분, 한 점 어김없이 당신의 충고를 따르겠습니다.” 장관이 말하였다.
“나의 소중한 아이들이여, 그대들의 승리는 확실하오. 다만 한 가지 더, 그대들은 스님들이나 수도원의 재물을 횡령해서는 절대 안 되오.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되리라.”
장관허깨비들은 귀를 꼬고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우리는 그런 짓은 꿈도 꾸지 않습니다. 어찌 그런 생각을 하시나요. 거룩한 분, 우리는 오직 겸손한 당신의 종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장관들은 헤어졌다.
다음 날 새벽이 깰 무렵, 타룬과 대장허깨비는 부타난다 마하라자가 제자들 한가운데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거룩한 불이 그 앞에서 타고 있었다. 그의 추종자들이 가까운 마을에서 몰려왔다. 그들은 여러 가지의 과일, 호도, 여러 종류의 진미들, 그리고 여러 종류의 마약, 즉 아편, 대마초, 마리화나 등도 가지고 왔다. 부타난다지는 눈을 감고 부타 만트라를 찬송하다가 호화로운 과일과 진미를 살피기 위해 때때로 반쯤 눈을 뜨기도 했다. 그는 낮 동안에는 제자들이 어려운 질문을 하면 언제나 침묵을 지켜서 곤란한 상황을 피했다.
저녁 무렵에 추종자들이 흩어지자 가장 신임하는 제자 둘을 불렀다. “잘 들어라. 자칼지와 아잡나가르에서 온 흑원숭이가 검은 거래로 돈을 많이 축적했다. 그들은 돈을 적절한 곳에 투자하거나 은행에다 돈을 불리든지 하는 대신 순금으로 장신구를 만들기로 했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장신구들을 손에 넣어야 한다.”
“거룩한 분,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거룩한 분은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 “이런 하찮은 것을 어렵다고 하면 내가 지금까지 기껏 가르친 수행은 다 무슨 소용이냐?”
“죄송합니다. 거룩한 이여, 우리는 주신 명령대로 다 해나가겠습니다.”
“잘 들어라. 순금을 약간 가지고 가서 자칼지와 흑원숭이지를 방문하여라. 그러고 나서 너희가 금을 두 배로 불리는 주문을 알고 있다고 해라. 그들은 너희를 시험해보기 위해 반드시 금을 약간 줄 것이다. 너희는 그 금을 가져간 금과 섞어 놓고 금이 두 배로 불어났다고 보여주어라. 여러 번 이렇게 하면 그들은 네게 믿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런 사기꾼들은 아주 탐욕스럽고 어리석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며칠 못가 그들은 완전히 믿고 너희 앞에다 장신구들을 몽땅 내놓을 것이다. 그러면 그가 내놓은 것들을 가지고 튀어라.”
제자들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금을 가지고 어디로 가야 합니까?”
“말해보아라. 어디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거룩한 마하라자가 물었다.
“여기로 와서 당신의 거룩한 발밑에다 그 장신구들은 모두 놓아야 합니다.”
“미쳤느냐? 그렇게 하면 경찰도 한 몫을 달라고 할 것이다. 일단 금을 차지하면 장물로 유명한 구지굴라상점으로 가야 한다. 거기서 거래보다 싸게 그것들을 팔아라. 그리고 돈을 가지고 여기로 즉시 돌아와야 한다. 절대 수표는 안 된다.”
“거룩한 이여, 명령하신 바대로 하겠사옵니다.” 제자들은 늦은 저녁에 거기를 떠났다.
그날 낮에 몇몇 헌신자들이 우유를 농축해서 만든 말포과자들을 바쳤다. 부타난다지는 제자들이 탐이 나서 흘끔거릴까 봐 과자를 자신의 뒤에다 숨겨 놓았다.
하루 내내 돌아다니다 타룬과 대장허깨비는 완전히 녹초가 되었고 몹시 배가 고팠다. 그래서 부타난다지 뒤에 앉아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고 그 과자를 다 먹어치웠다.
금을 두 배로 불리라고 제자들을 보낸 후, 부타난다지는 갑자기 말포과자를 기억했다. 바로 그때, 재가자(가족을 가진 출가자)가 왔다, 부타난다지는 적잖이 성가셔하며 그 제자를 바라보았다.
“거룩한 이여, 당신은 진정으로 위대한 허깨비이십니다. 전혀 음식을 드시지 않고 여러 날을 지나시다니 참 대단하십니다.”
부타난다지의 얼굴이 기쁨으로 빛났다. 또 다른 제자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성스러운 분이 단지 먹고 마시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보통 허깨비라고 생각하느냐? 이 분은 모든 시간 명상만 하고 지내신다. 어느 날 명을 다하고 저세상으로 가면 훌륭한 정원이 딸린 집을 받으실 것이다. 언젠가 죽음의 신께서 손수 나타나시어 이 거룩한 분과 동행하시고자 하시었다. 그러나 성스러운 분은 저세상에 가서 쉴 시간이 없노라고 말하며 그 초청장을 거절하시었다. 그보다는 스승은 허깨비들을 위해 얼마간 더 사심 없는 봉사를 계속하시고 싶어 하신다.”
재가자가 소리를 질렀다.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은 오직 당신의 성스러운 은혜 때문입니다. 거룩한 분이시여, 우리를 지상에 남겨둔 채 저세상에서 기쁨을 누리시다니요?”
“여기 야생과일과 뿌리, 또 먹을 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조차 드시지 않겠습니까?” 그 제자가 계속 간청했습니다.
제자들은 “아니, 거룩한 이는 오직 공기만 드시네. 오늘은 단식일이라 그런 것 전혀 들지 않아요. 이 분은 물조차 드시지 않은 단식을 하시고 공기도 마시지 않으실 것이오.”
얼마 후에 재가자가 떠났다.
그러고 나서 거룩한 분은 말포과자를 찾으려고 돌아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몹시 당황했다. 과자들이 사라진 것이다. 거룩한 분은 분노로 벌벌거리며 흥분했다.
“요오놈, 네 이놈들, 누가 말포를 먹었느냐? 그것들이 내게 어떤 것인지도 모르느냐? 누가 먹었느냐? 당장 토해내라. 내가 말포를 먹을 때까지는 네 놈들을 용서하는가 봐라!!!”
제자들은 모두 떨었다.
“제발 믿어 주십시오. 우리는 먹지 않았습니다. 맹세하건대, 뼈도 만지지 못했사옵니다. 소똥에다 대고 맹세합니다. 시신에다 대고 서약합니다. 그 과자는 소허깨비도, 고양이 허깨비도, 개미 허깨비도 못 만지게 했다고 맹서합니다. 거룩한 분이여, 정말이지 이상한 일입니다.”
“그따위 소리, 집어치워라! 네놈들이 먹었다는 것, 다 알고 있다. 내가 먹을 테다. 얼른 게워 내지 못 하겠느냐?” 거룩한 분은 고함을 질렀다.
거룩한 분과 제자들 사이에 난투가 벌어졌다. 처음은 서로 고함만 질러대다가 이내 피 터지는 싸움이 벌어졌다.
그런 정보를 듣고 경찰이 달려왔다. 거룩한 분과 제자는 양쪽 다 체포되어 경찰서로 끌려왔다.
타룬은 얼른 입술과 이빨 사이에 마름모레몬을 집어넣고 그들을 뒤따라갔다.
부타난다지와 제자들은 꽤 많은 뇌물을 주어 경찰서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성스러운 부타난다지는 경찰서에 남아서 부형사 허깨비에게 싱장관이나 부타나라얀장관이 다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인지라 자신에게 뇌물을 받으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래도 부형사는 그를 믿지 않고 뇌물을 받고서야 풀어주었다.
그가 반얀 나무로 돌아오자 제자들이 사죄했다. 거룩한 분은 “지나간 일은 잊어버리자. 이제 허깨비명상을 시작해보자.”라고 말했다.
다음 날, 부타난다의 아쉬람에 헌신자들이 더욱 많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우리가 감옥에서 풀려나온 것은 오로지 당신의 성은입니다.”라고 말했다.
“내 아이들아, 너희들이 허깨비문화를 보호할 능력을 키운 것을 보니 여간 기쁘구나.”
그 날은 밀수업자들의 무리가 다른 날보다 더 많았다. 거룩한 이는 그들에게 알맞은 충고를 하려고 그날만은 보통 때의 침묵을 깨기로 했다. 밀수업자들은 적당한 지침을 얻은 후 수고비를 내놓고 떠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부형사 허깨비가 안으로 급히 달려 들어왔다.
“무슨 일이시오? 어째서 그렇게 숨을 헐떡거리시오?”
“거룩한 분이시여, 어제는 내가 대단한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지난밤 당신께서 장관허깨비들도 제자들이라고 했을 때 믿지를 못했습니다. 제발 주신 돈은 돌려받으십시오. 제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이렇게 받지 않았을 텐데요.”
추종자들이 떠날 즈음에는 이미 저녁이 되었다. 부타난다는 말포과자를 몰래 먹고 싶었지만 과자들이 이미 사라져 버린 것은 기억하고 아주 우울해져서 다시 분노가 솟아올랐다. 제자허깨비들은 다시 두려움에 떨었다. 부타난다는 즉시 조사해보기 위해 경찰을 불렀다. 그는 시간이 이미 꽤 지난 지라 더 늦어지면 과자들을 절대 발견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분이 정부가 든든하게 후원하는 자라 장관들까지 아주 열심히 과자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세력 높은 고관에서부터 시시한 경관까지 합세해서 사방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며 약탈까지 시작하였다. 심지어 여자허깨비들의 부엌까지 급습해 들어갔다.
정작 진짜 도둑이나 깡패, 뇌물을 수수하는 자나 밀수업자를 체포하는 데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경찰이 이 일에는 아주 충성인지라 바다로 싸인 대지가 떨기 시작하였다. 남자허깨비들, 여자허깨비들이 수없이 체포되었다. 말포과자를 먹었다는 자백을 강제로 받아내기 위해 수많은 허깨비들이 두들겨 맞았다. 그러나 누구도 그런 멀쩡한 거짓을 고백할 수 없었다. 밀가루나 설탕, 우유가 발견된 집 주인들도 또한 체포되었다. 과학적인 방법을 써서 과자들 속에 함유된 재료들도 뽑아내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정부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저런 구실로 감방을 보냈다. 그러나 다가오는 선거에는 정부가 원하는 사람에게 투표하기로 몰래 약속을 하면 풀려났다.
“형제, 내가 보고 있는 이게 실지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오?” 타룬이 대장허깨비에게 물었다.
대장허깨비가 되받았다. “또 잊어버렸습니까? 이 나라 이름을”
“아니, 잊지 않았소. 문제가 이렇게 계속되면 일반 사람들이 어떻게 존중받는 생활을 할 수가 있겠소?” 타룬이 말했다.
“우리는 오래전에 명예를 잊어 버렸어요. 지금 문제는 어떻게 살아남느냐 뿐입니다. 우리도 마음속에는 일말의 의심이 갑니다. 우리가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 말하자면 우리가 살아 있는 허깨비인지? 죽어 있는 허깨비인지?”
타룬이 말했습니다. “이건 오래 견딜 수가 없소. 와요. 형제, 어디 다른 곳을 가봅시다.”
“그러지요.”
얼마 걷지 않아 그들은 거대한 무리를 보았다. 한 허깨비가 오랜 굶주림으로 죽었다고 했다. 그들은 약 천 명가량의 젊은이들이 여러 색깔의 포스터와 꽃 줄, 그리고 전단지등을 돌리면서 시신 주위에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무슨 일입니까?” 대장허깨비가 물었다.
“별 것 아니지요. 이런 일은 늘 일어나는 일이랍니다. 이 사람은 굶주림으로 죽었습니다.
우리는 정부의 ‘공식발표’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다만 이 정부가 허깨비들의 위한, 허깨비들의, 허깨비들에 의한 정부이기 때문에 시신을 화장할 책임은 질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는 이 요구를 알리기 위해 막 데모를 하려던 참이었어요. 당신도 가담하시오.”
대장허깨비가 막 대답을 하려던 차에, 꽤 세력이 있는 지도자허깨비가 도착했다. 질문 끝에 그는 중요한 허깨비 국회의원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허깨비국회의원은 재빠르게 거친 샴 숲의 꼭대기로 올라가서 영적인 강의를 했다.
“친애하는 동지 여러분, 우리는 모두 허깨비연방공화국의 시민이자 보통허깨비들입니다. 많은 고통 끝에 우리는 공화국의 기초를 세웠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불법으로 나라 기능을 혼란케 하는 회합을 열고, 데모 행진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는 허깨비사회의 위대한 선조 지도자들에게서 내려온 전통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자칫 흥분하여 허깨비문화에 손상이 오는 것은 어떤 것도 해서는 안 됩니다. 친애하는 동지 여러분, 우리는 이웃 국가들, 즉 맴도들(악령들)의 왕국, 뱀파이어의 왕국이 우리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은 맴도들이 가장 지독한 적들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경전에도 나와 있습니다. ‘맴도들과는 최소한 50야드쯤은 떨어져 있어야 한다.’라고요. 즉 맴도들이 허깨비들 중에서 가장 위험합니다. 여러분은 항상 그들과는 최소한 50야드 떨어져야 합니다. 죽은 맴도들도 무덤에서 일어나면 다른 허깨비들을 죽입니다.
“친애하는 동지들! 우리는 750개 계급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맴도들은 전혀 계급들 구분이 없습니다. 그들은 축제 날 모두 한군데 앉습니다. 어떤 맴도는 낮이나 밤이나 어느 때든지, 추운 겨울밤이라도 어떤 계급의 피든지 빨 수가 있습니다. 그들은 카스트제도의 기본 원칙을 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천한 계급을 만져도 갠지스 강에서 정화하는 목욕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친애하는 동지들이여, 우리는 맴도와 싸울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파벌을 나누어 싸우고 데모나 하는 대신, 선조의 관습에 따라야 합니다. 오랜 전통을 잊지 맙시다. 이제 눈을 감고 명상 자세로 앉아 손에는 뼈의 화한을 들고 비폭력 부타남 만트라를 암송합시다.”
모여 있던 허깨비들은 그의 우아한 연설에 감동받아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국회위원은 그런 반응에 고무가 되어 연설을 계속했다.
“친애하는 동지들이여, 여러분이 오늘 했던 요구는 정당합니다. 여러분의 충실한 종으로써 이 청원들은 의회에 전달하는 것은 나의 의무입니다. 허깨비 공화국에서 시신을 화장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의무입니다. 여러분은 편안한 맘으로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단지 한 달만 있으면 7월 국회가 소집될 것입니다. 그 에는 내가 이 문제를 크게 다룰 것입니다. 남몰래 반대파들과도 접촉하겠습니다. 최대한 노력해서, 적어도 3개월 안에는 잽싸게 시체를 화장할 것입니다.”
타룬이 물었습니다. “어이 친구, 내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오?”
“우리는 이런 소리를 밤낮으로 듣고 있어요.” 대장허깨비가 대답했습니다.
타룬은 “친구, 나는 거의 질식할 것 같아요. 제발 나를 빛의 왕국으로 데려다 주어요.”
돌연히 타룬은 머리 뒤에 바람이 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친구인 물의 신 바룬이 옆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바룬이 물었다. “너 어찌 된 일이니? 어젯밤에 잠깐 산책을 하러 나간 것 같더니 돌아오지도 않고. 한밤중에 온 식구들이 너를 찾아다녔지. 나도 그 소식 듣고 찾아 나섰다. 타룬, 너는 대담한 도깨비라 아마 푸른 바다의 둑을 따라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여기 와 보았지. 이제야 보니 모래 해변에서 잠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로군.”
“오직 잠만 잔 것 아니야. 꿈속에서 어둠의 나라를 갔어.” 타룬이 말했다.
“꿈에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만 이제 빛의 나라로 돌아왔잖아. 보라고, 동쪽 수평선에 아침 해가 붉게 물들어 있잖아. 어떻게 계속 잠을 잘 수가 있어. 어서 와 집으로 돌아가자고.” 바룬이 재촉했다.
타룬은 선홍색 빛으로 넘실거리는 동녘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빛의 나라에 승리를”
첫댓글 나마스카
바바의 동화를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샨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