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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엄마가 막 깨우더니 마트에 장보러 가자했다.
엄마 마트 중독됨
사진은 없는데 양념된 돼지고기 파는데
우리나라 제육볶음이랑 맛이 비슷하다.
근데 겁나 짜다.
그래서 오니기리 밥이랑 상추쌈 해먹으면 먹을만 하다.
우동에다 어묵 넣어먹었는데
어묵 저 긴 거 4개에 80엔
겁나싸다.
아쉬우니깐 후식도 냠냠
요구르트는 물 탄 맛 남
한국게 훨 맛나니 다른거 드셈
오늘은 구마모토성을 구경하기로 했다.
후식 땡으로 아.아 마셔줘야 한국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도토루 아이스아메리카노 320엔
성 근처 조이나리 신사부터 가기로 했다.
3-13 Honmaru, Chūō-ku, Kumamoto-shi, Kumamoto-ken 860-0002, 일본
조그맣지만 알차다.
이것저것 구경하고 무녀들 지나가면 신기했다.
일본인들이 토속신앙 엄청 좋아한다고 느꼈던게
출근하는 일본인들이 들어와서
합장하고 절하고 갔다.
비가 와서 그런지 습했는데
음산한 분위기가 흘러서 좋았다.
이거 개못생기게 나온다.
일본 신사 앞에 이런게 있는데 뭐 오른쪽왼쪽
왔다리갔다리 하면 운이 좋아진다고 한다.
수백번 해봤지만 로또 광탈이다.
2-18 Chibajōmachi, Chūō-ku, Kumamoto-shi, Kumamoto-ken 860-0001, 일본
신사 근처에 있는 박물관에 갔다.
구경할 게 다양했다.
이곳에 일하시는 분들이 노인분들인데
일본이 고령화시대에 맞춰 이런 일자리를 창출해내는게
대단하긴했다.
박물관을 나와 구마모토 성 입구로 가기로했다.
구마모토 입구로 가는 길에 보이는 쿠마몬건물.
많은 여행객들이 저기가 쿠마몬스퀘어라고 착각하는데
사실 금융회사라고 한다.
여행블로그들을 보면서 낄낄거리며
누가 저기를 쿠마몬스퀘어라고 착각하는거야 이랬는데
다음 날 내가 그랬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가 보다.
1-1-1 Ninomaru, Chūō-ku, Kumamoto-shi, Kumamoto-ken 860-0008, 일본
구마모토 성입구 근처에는 조사이엔이라는 거리가
있는데 기념품과 길거리 음식을 파는 등
재미있는 곳이다.
길거리를 예쁘고 깔끔하게 꾸며놨다.
언니가 말차아이스크림 꼭 사먹어야 한다고 그랬다.
300엔이다.
쿠마몬천지다.
귀여움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찰칵하게 된다.
언니가 자꾸 기름냄새가 난다고 중얼거려서
모르는 척 했는데
어느 새 고로켓을 사가지고 왔다.
나보고 한 입 먹어보라고 했다.
피곤해서 거절했다.
자기 믿고 한 입만 먹어달라고 했다.
귀찮음에 한 입 먹었다.
개존맛
꼭 고로켓 사드세요
드디어 성에 들어갔다.
구마모토성은 몇 년 전 지진으로 인해
지금 복구상태 중인지라
멀리서밖에 볼수가 없다.
뒤에가 처참히 무너졌다.
구마모토 성을 지은 가토 키요마사는
임진왜란 때 한반도를 침략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총애하던 장군이라고 한다.
꼭 복구하길 바랍니다
쭉 가다보면 또 신사입구가 나온다.
학생들이 많다.
현장학습으로 많이 오는 모양이다.
누굴 모시든 말든...
예전 교토 여행 중 아무 절이나 들어갔는데
하필 그 곳이 전쟁에 희생자를 기리는 곳이라
불쾌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일본 유적지나 신사에 오면
심드렁하고 따분할 뿐이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떠올리면
일본 유적지 중 기분 좋은 곳이 하나도 없다.
일본, ?860-0008 Kumamoto-ken, Kumamoto-shi, Chūō-ku, Ninomaru, 4, 中央区二の丸4?1
성 안에 수목원도 있다.
작지만 구경하기 좋다.
저 아래에 스티커로 가린 건 보추(보지와 고추를 합친 단어로
보지가 존재감을 드러낼 때 가리키는 우리언니가 만든 단어이다.
예문)너 오늘 보추의 존재감이 한남의 6.9보다 대단한 걸?)
가 너무 나와서 그렇다.
2-2 Ninomaru, Chūō-ku, Kumamoto-shi, Kumamoto-ken 860-0008, 일본
또 걷다보면 미술관이 나온다.
지하 1층은 무료이고 2층은 유료라고 했다.
딱히 관심있는 작가가 아니라
우리는 지하 1층만 보기로 했다.
지하 1층은 돌을 전시해놨는데
일본어를 읽을 수 없어 어떤 돌인지 알 수가 없었다.
우리는 조금 지쳐 쇼파와 의자가 모여있는
미술관 중앙 홀에서 잠깐 쉬기로 했다.
나는 지친 다리를 풀며 쉬고 있는데
가쿠란 교복은 입은 일본 남고생 셋이 들어왔다.
그 셋은 갑자기 기둥을 번갈아가며 껴안더니
기모찌 라고 중얼거렸다.
옆에 앉은 언니가 그 모습을 계속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기둥을 한 번씩 껴안은 남고생들이 사라지자
언니가 나를 끌고 그 기둥으로 다가갔다.
우리 언니는 대단한 샤머니즘 신봉자인데
일본의 토속신앙에 관심이 많았다.
언니는 이 기둥이 뭔가 대단한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보였다.
그러다니 언니가 그 남고생들처럼 기둥을 양팔로 껴안고
기모찌라고 중얼거렸다.
빨리 나보고 해보라고 했다.
나는 언니의 재촉에 할 수 없이 기둥을 껴안았다.
기...기모찌...
다시 조사이엔 거리로 돌아왔는데
와인행사 중이라고 했다.
플라스틱 컵이 100엔이고
그 컵에 와인을 한 번씩 받을 때마다 100엔이라고 했다.
호기심에 컵을 사고
가장 고수포스를 풍기는 분께 다가갔다.
넘버원 베스트를 추천해달라고 하니
옥히 하고
와인 하나를 따라주셨다.
한 입 드링킹 했다.
나가는 길에 또 쿠마몬이 있길래
찰칵했다.
쿠마몬의 귀여움에 취해 쿠마몬의 엽서도
사고 말았다.
정말 귀엽다.
출출함에 우리는 스키야키를 먹으러 갔다.
2-6 Kamitōrichō, Chūō-ku, Kumamoto-shi, Kumamoto-ken 860-0845, 일본
가격이 꽤 나가 저렴한 걸 먹었다.
그래서 3인분에 우동사리 추가했는데
8550엔이나 나왔다.
직원분이 직접 조리해주시는데
우리를 맡게 된 직원이 아직 교육생이신지
높아보이는 분이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데
어쩐지 우리까지 긴장되어 마른 침을 삼켰다.
비싼 값을 하는지 정말 맛있었다.
저녁을 다먹은 우리는 예상보다 이른 일정마감에
쇼핑을 하기로 했다.
5-1 Tetorihonchō, Chūō-ku, Kumamoto-shi, Kumamoto-ken 860-8584, 일본
파르코백화점 지하1층에 GU가 있다.
세일러문 콜라보 기간이다.
세일러문 키링 큰 게 540엔인데 존예다.
지금 일본에선 벨벳이랑 털로 된 가방이랑 구두가
유행인 것 같았다.
한 가득 산 후 8층 wego로 향했다.
정말 귀여운게 많았다.
일본은 여자들이 구두를 많이 신어서인지
구두가 잘 나온다.
발볼도 널널하고 구두가 가벼워
신기 편하다.
그래서 구두도 한 켤레 샀다.
열정적으로 쇼핑한 우리들은 좀 지쳐
스타벅스로 향했다.
파르코백화점 길 건녀편 스타벅스로 들어갔다.
일본 시즌 메뉴를 안 먹어보면 섭섭하니 먹어봤다.
쏘쏘했다.
할로윈시즌이라 단호박 스콘이 나왔는데
맛있었다.
언니가 갔다오는 길에 오르비스가 있다고
이 곳에 파는게 가드름과 등드름을 사라지게 해준다고
했다.
한국보다 싼 가격에 사왔다는데
집에서 하루 지출을 정리하는 도중
천엔이 빠져있었다.
아마 오르비스에서 실수를 한 것 같다.
그러니 오천엔이나 만엔 결제를 할 때는
꼭 지폐를 확인하는 게 좋겠다.
넷째날
엄마의 마트 중독으로 또 마트에 다녀왔다.
이제 직원들이 포인트가 있냐고 물어보기 시작했다.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늘은 좀 일찍
집을 나섰다.
오늘은 산토리 맥주공장에 가는 날이다.
예약은 산토리 홈페이지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왕복 버스 시간표도 살피면서
예약하는 게 좋다.
맥주공장견학의 좋은 점은 버스왕복비도
견학비도 모두 다 무료라는 것이다.
10시 견학을 예약한 우리는 9시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버스정류장은 조사이엔 버스정류장으로 가면 된다.
그것에 산토리 표시가 있으니
그곳에서 기다리면 시간 맞춰 버스가 도착한다.
여행후기를 읽던 중 성수기 때는 사람이 많이
서서 깄다는 글도 있었다.
10시 견학을 예약할 때 마감까지 7명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에 쫄아서 일찍 버스정류장에
갔는데 다행히 사람이 없었다.
우리가족과 아저씨 한 분 만 계셨다.
시골길을 30~4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아침엔 비가 엄청 내렸는데 또 멈췄다.
날씨가 오락가락 한다.
도착하니 직원분이 배웅나오시면서
인터넷으로 예약하셨나 물어보셨다.
그렇다고 하니깐 스피커 3개를 들고 나오셨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들려주는 스피커였다.
10시가 가까워지자 한 버스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10시 견학에 사람이 많은 이유가
단체 손님 때문이었나보다.
10시가 되자 견학을 시작했다.
맥주 제조 과정부터 포장까지 보여줬다.
사진 촬영은 할 수가 없다.
약 15분 정도 진행된 견학이 끝나고
마지막 시음만 남았다.
조그만 과자 하나씩과 생맥주를 한 잔씩 나눠줬다.
맥주는 맛 별로 세개까지 맛 볼 수 있다.
갓나와서 그런지 아주 맛있었다.
특히 저 과자 아주 맛있다.
산토리 맥주 중 하늘색 버전도 있는데
여자들을 노리고 만든 것 같았다.
덜 쓰고 깔끔함과 시원함을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그냥 산토리 맥주보다 더 맛있었다.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아쉬웠다.
첫 맥주를 반 잔 정도 마셨을까
갑자기 언니랑 엄마가 마구 웃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둘 다 양볼이 붉게 달아올라있었다.
못마신다 못 마신다 했지만
맥주 반 잔에 이렇게 취할 줄은 몰랐다.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맛은 어떠시냐 불편한 건
없으시냐 묻던 직원분은 우리 테이블에 오시더니
볼을 가리키며 카와이~ 라고 하셨다.
그 말에 엄마랑 언니가 또 자지러지게 웃기 시작했다.
....
모든 견학이 끝나고 기념품가게 간 우리는
맥주잔 하나와 시음 때 안주로 나눠준 과자를 샀다.
아직도 취기가 남은 엄마는 앉아있고
언니는 화장실에 간다고 사라졌다.
계산을 다 끝마쳤는데도 언니가 나타나지 않았다.
화장실에 들어가자 헤롱헤롱한 눈길로
화장을 고치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지 또 웃기 시작했다.
....
밖으로 나온 우리는 버스를 타기 전
기념샷을 찍었다.
버스에 타자마자 엄마와 언니 둘 다 곯아떨어졌다.
술이 정말 무섭긴 무섭다.
죠사이엔에 도착한 우리는 술이 좀 깨게
카레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일본, ?860-0845 Kumamoto-ken, Kumamoto-shi, Chūō-ku, Kamitōrichō, 4−16
입구가 작아서 찾기 힘들었다.
세트메뉴로 시켰다.
돈까스 카레가 먼저 나오고
나중에 후식이 나왔다.
맛은 쏘쏘했다.
일본, ?860-0808 熊本県熊本市Chūō-ku, Tetorihonchō, 4, ?860-0808 中央区手取本町4-12, ファインビル 3F
나의 취미생활을 위해 애니메이트로 향했다.
야한 bl 만화책과 동인지에 쌓여 있는 나는
천국이었다.
엄마와 언니가 있다는 걸 깜빡했다...
히로아카와 문스독 하이큐 굿즈 몇 가지만 산 채
쿠마몬스퀘어로 향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鶴屋百貨店 東館, 6-1 Tetorihonchō, Chūō-ku, Kumamoto-shi, Kumamoto-ken 860-0808, 일본
쿠마몬스퀘어는 이곳이다.
도큐핸즈 주소로 되어있지만 1층으로 가면 된다.
벌써 행사가 시작됐다.
쿠마몬은 일본 전국에도 하나 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더 특별하고 만나기 힘들다.
사람들 사이로
쿠마몬을 이렇게 밖에 바라볼 수 없었다.
슈퍼스타 쿠마몬과 한낱 닝겐인 나의 거리는
이렇게나 멀었다.
쿠마몬의 노랫소리와 아이들의 꺄르르 웃음소리에
점점 더 비참해져 나는 발을 돌려 도큐핸즈로 구경갔다.
하지만 쿠마몬을 만나지 못했다는 허탈감에
우울해하다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세상에...
마침 쿠마몬의 악수회가 진행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줄을 선 채 악수를 하는데
나는 그저 실물을 영접한 게 너무 좋아
사진만 찍기로 만족했다.
그러자 쿠마몬이 나에게도 손을 뻗어주었다.
나는 그 벅참에 감동받아 당장 손을 잡고
쿠마쿠마 하고 울었다.
쿠마몬의 실물은 정말 감동적일 정도로 귀엽고
따뜻하고 다정했다. 따흐흑
사진이 50장으로 다 차서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많이 여쭈시던 일본마네킹 인형 외에
쿠마몬엽서 인형은 다음편에 사진으로 올릴게요!!!
3편에서 봬요!!!
첫댓글 존잼 ㅠㅠㅠㅠ쿠마몬 기여어
앜ㅋㅋㅋ씤ㅋㅋㅋㅋㅋ 필력ㅋㅋㅋㅋ 존나 카와잌ㅋㅋㅋㅋ 나나 내일부터 일본에 가는데 요즘 날씨 오똔지 물어봐도됑??
갓나온 맥주 맛있겠다ㅠㅠㅠ
넘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었겠따
왜이렇게 잘써 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서 다읽음ㅋㅋㅋㅋ
진짜존잼ㅋㅋㅋㅋㅋㅋ구마모토출신 친구 한명있는데 가보고싶어졌어!!
존나 재밌어 글 ㅋㅋㅋㅋㅋㅋㅋ 일본 여행중 느끼는 꽁기하고 불쾌한 기분도 내가 느끼는거랑 같아서 더 공감되게 잘 읽음 ㅎㅎ
셀러문 콜라보 나도 가고싶다 ㅠㅠㅠㅠ
너무재밌어글이!!!!1편도보러가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잘봤어 고마워!!!
글쓴거 귀여워..
ㅋㅋㄱㄱㅋㄱㄱ나도가고싶다
아..나도 구마모토 좋았는데ㅠㅠ 나 다녀오고 6일뒤에 지진나서 성 무너짐 ㅠㅠㅠㅠ
여시 글 너무 술술읽혘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재밌다 3편도 쪄주라!!
아 여시글 넘 잼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시 여행 또가주라 또가서 후기 또 써주라
쿠마몬실물은 메일 볼수잇어"".?.
아 글 개웃기다ㅠㅠ ㅠㅠㅠㅠ앜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소리내서 낄낄 거리는중
ㅋㅋㅋㅋㅋ존잼이야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나 곧 구마모토 가는데 넘 꿀정보 ㄱㅅㄱ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웃겨 존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