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모도 그랬을 겁니다 / 윤보영
내 부모도 그랬을 겁니다
나를 처음 가졌을 때
내 존재에 대해
기뻐한 만큼 궁금해 했을 겁니다.
내 부모도 그랬을 겁니다
어린 내 볼에 얼굴을 대고
행복이 느껴지도록
사랑으로 비볐을 겁니다.
내 부모도 그랬을 겁니다
신발이며 옷이 진열된 가게에서
더 어울리는 것을 사기 위해
고민했을 겁니다.
내 부모도 그랬을 겁니다
내가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랐다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바꾸었을 겁니다.
내 부모도 그랬을 겁니다
내가 부모가 되어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걸 보면
내 부모도 그랬을 겁니다.
이 생각 저 생각 하고 있는데
갑자기 가슴이 울컥하는 걸 보니
내 부모도 그랬던 게 맞나 봅니다.
사과나무는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 윤보영
한겨울 벌판에 서서, 실한 열매
달아달라고 기도하는 사과나무는
자나깨나 자식 걱정하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꽃이 많이 피어야 할 텐데’
한 송이라도 더 피우기 위해
생가지 잘라내는 사과나무는
다친 손을 매주며 더 아파하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꽃을 피우고
더 많은 열매로 맺힐 수 있도록
나비, 벌, 바람까지 불러오는 사과나무는
자식들 모두 다복해지길 바라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튼튼한 사과 하나 남긴 채
가지 가득 모여 달린 사과들을
스스로 솎아내는 사과나무는
안쓰러움을 참고 나를 객지로 보내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울타리 안에 지내도
굵게 익힐 열매를 생각하며
웃어 보이는 사과나무는
늘어나는 허전함에 웃음을 채우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허리가 무겁도록 사과를 달고도
늘 그랬던 것처럼
무겁다는 내색조차 않는 사과나무는
괜찮다며 내 짐까지 벗어 달라 하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아끼던 사과를 따내고
빈 밭에 서 있으면서도
슬픈 기색 보이지 않는 사과나무는
딸을 출가시키며 눈물 참아내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사과나무처럼 고향을 지키면서
자식들 잘사는 게 행복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살아가는 어머니
오늘따라, 내 가슴에 뿌리내린
어머니, 당신이 더 보고 싶습니다.
카페 게시글
―····지역ノ서울경기방
내 부모도 그랬을 겁니다 / 한국무용 민요메들리
여시정
추천 1
조회 183
21.09.20 06:56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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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회원님들 고향길 안전 운전하고
조심히 잘다녀오세요
고향에 가시지 않는 회원님들
좋은글방 카페에서
행복하고즐건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일들이 두리둥실
잘되셨으면 합니다
풍성하고 행복한 명절 되세요
감사합니다^^
즙겁고 행복한
추석명절 잘 보내세요
네^^ ㅎㅎ
말걸리님도 즐건 명절 되세요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 역시 명절엔 민요이지요
흥겹고 즐건 시간들
잘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미소천사님빵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