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짓는다는 것은 범법 행위다. 법을 어겼다는 것은 인간 사회의 질서를 파괴한다는 것이고 이 파괴된 질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범법을 하고도 세상에서는 그것을 보상할 길이 없을 때가 많다. 또한 죄의 강도나 양으로 보아 도저히 갚을 길이 없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말한다면 한 사람을 죽인 사람도 사형이고 두 사람을 죽인 사람 역시 사형 10명이나 백 명을 죽여도 사형이다. 그렇다면 그 백이나 되는 생명은 무엇으로 갚아야 할 것인가? 세상에서는 갚을 길이 없는 것이다. 또한 남을 상하게 한 것도 역시 같다. 한 팔을 못 쓰게 상처를 냈다고 한다면 무엇으로 갚을 것인가? 현세에서는 보상금으로 보상을 한다지만 내 팔 하나 없어진 것을 만금을 받은들 없어진 한 팔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인가? 불가능하다. 이렇게 보상을 한다지만 불가능할 때가 많은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보상도 않는다는 것은 더더욱 안 될 말이다. 미급하나마 우리가 보상해야 할 이유는 첫째 생사 대권을 가진 하느님을 모독하는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에 그것을 보존해야 하고 남의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 둘째로 인간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파괴하며 자기나 남의 영혼에 해를 가했기 때문이다. 비록 완전히 보상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최대의 성의로 가능한 한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다. 그러나 보상을 물질적으로 했다 해서 그것으로 모든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첫째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쳐야 한다. 물질적 혹은 정신적 보상은 사람에게 하지만 하느님께 대한 뉘우침은 하느님께 해야 한다. 뉘우치지 않는다는 것은 범법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이고 질서 파괴의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벌은 하느님께 받아야 한다. 인간에게 물질적 보상은 했다 하더라도 하느님께 대한 뉘우침의 정이 없다면 모든 법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이고 무시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정하신 질서를 파괴한 벌인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인간의 생명을 가벼히 여기고 상해한 사람은 비록 이 세상에서 못 갚으면 내세에서라도 갚아야 한다. 벌과 보상은 비록 제5계에 한한 것이 아니지만 특히 인간 생명에 대한 것은 중히 다루어야 한다.
/김영환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