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말이에요...ㅡㅡ;
내용 그렇게 바뀐 것도 없는데!!
게다가 내가 바꾼게 아니라구요!!
난 그냥 동호회에서 퍼 온건데...
근데...
원작이 쪼끔 더 낳긴 났네요.
--------------------- [원본 메세지] ---------------------
가짜랑 머가 달른지여??내가보기엔 똑같은거 같은데 ㅡㅡ;;
--------------------- [원본 메세지] ---------------------
피노키오의 고백 - 계속 달리다(1)
피노키오의 고백 - 전학생(2)
피노키오의 고백 - 사림파 vs 훈구파(3)
피노키오의 고백 - 웃는 얼굴에 침 뱉기(4)
피노키오의 고백 - 조금 고마워(5)
피노키오의 고백 - 쫓는자와 쫓기는 자(6)
피노키오의 고백 - 군림천하(7)
피노키오의 고백 - 왕따와 함께 춤을(8)
피노키오의 고백 - 자살커플(9)
피노키오의 고백 - 잔디보호(10)
피노키오의 고백 - 계속 달리다(1)
어느새 아침이다...
가늘게 떠진 나의 눈을 사이로 새하얀 햇빛이 날 눈부시게 했다.
'눈부시네..'
인상을 쓰면서 안 떠지는 눈을 억지로 뜨려고 했다.
...우웃
본드라도 붙인 듯 떠지질 않는다.
마음속으로...
수를 셋을 셌다.
3
2
1
이얍!
난 힘을 주어 눈을 떳고(너무 크게 떠서 찢어 지는 줄 알았다... 아퍼)
곧 다시 눈을 닫았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건... 아침에 눈을 뜨는게 아닐까...
조금만 더 자려고 마음 먹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실눈을 떠서 넌지시 시계를 보았다.
7시 30분이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좀 더 자야지 하고 마음 먹는데,,,
문득 8시까지 학교를 가야 한다는 사실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라고 생각하려 한 순간 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벌떡 일어났다...
"으아아!! 지각이다!!!"
나의 비명 소리가 처참하게 울려퍼지며...
씻고, 엄마에게 투덜대고, 먹고, 가방을 꾸리는 데는 10분이 넘지 않았다.
난 이제 고3이다.
근데,,, 어째서 아침 잠 깨는데 이토록 서투른걸까...ㅜ.ㅜ
모든 채비를 신속히 갖추고 밖으로 달려나갈 때였다.
정신없이 대문 밖으로 달려나간 순간 나는
뭔가에 부딪혔다.
"으헉!"
누군가 소리를 지르며 벌렁 넘어졌다.
나도 넘어졌다.
내 밑에 어떤 남정네가 깔려 있었다.
난 얼른 일어났다.
그러나 깔려 있던 남자는 그게 쉽지 않았나 보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비틀 비틀 일어났다.
살짝 미안했지만,,,
그딴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난 다시 미친듯이 학교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때 뒤에서 피맺힌 절규가 들렸다.
"이 년아. 사과해라!"
그 말에 난 잠시 뒤를 보며 씩 웃어주곤 계속 달렸다.
그때였다.
'철퍼덕!'
하늘이 노랬다.
왼발에 오른발이 걸려 넘어진 것이다.
힘겨웠지만,,,
주저 앉을순 없었다.
자빠졌던 그 녀석이 달려와 날 잡을지도 모를 일이다.
난 무서운 정신력으로 다시 학교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온 몸에서 느껴지는 쓰라린 아픔에 눈물이 눈가에 맺혔다
피노키오의 고백 - 전학생(2)
아슬아슬하게 교문을 통과했다.
다소 사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야 가뿐했다^^
교문 앞의 선도위원들이 아깝다는 듯, 사악한 탄식을 터뜨렸다.
그들을 향해 승리의 브이 (--v) 자를 지어 주고 교실로 향했다.
교실은 항상 왁자지껄이다.
고3이기 때문일까???
아이들은 힘든 공부와의 시련을 잊기 위해서인지 수업 시작하기 그 몇 분 전을 억지로라도 요란스럽게 보낸다.
난 교실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모여 있는 아이들 틈에 끼어 같이 이야기 꽃을 피려 했건만,,,
'딩딩딩~~~'
종이 울렸다.
음...
내 자리로 돌아가 단짝 미영이랑 몇 마디 나누는데,,,
교실의 앞문이 열리면서 담임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사복 차림의 어떤 남학생이 들어왔다.
그 얼굴을 확인한 순간 난 숨이 멎는 듯 했다,,,
바로 아침에 나랑 부딪친 그 녀석이였다.
기막힌 우연에 설마 싶어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떠 보았지만 얼굴이 변할리 없다.
설상가상으로 그와 나의 눈이 부딪쳤다...
'파직!'
전기 스파크가 일었다.
담임 선생님이 입을 여셨다.
"오늘부터 우리와 같은 학급이 될 친구다. 이름은 이현석이고,,, 현석아 소개 하렴."
하필,
우리 학교에 전학을 오다니,,,
난 울고 싶었다.
죄 지은걸 생각하니 상당히 불안했다.
그 녀석이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반갑습니다"
나와 우리반 일동은 현석의 다음 말을 듣기 위해 집중하려 했지만 그 녀석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입을 열었다.
"소개 끝났니?"
"예"
"....자기 소개가 끝났으면 저기 빈 자리에 가서 앉도록 해라"
헉!!!
선생님이 가리킨 곳은 바로 나의 대각선 앞 자리였다.
담임이 다시 입을 열었다.
"모두 같은반 학우로서 현석이와 사이 좋게 지내길 바란다."
"네엡!"
반 아이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옆의 미영이가 내게 속삭였다.
"야, 쟤 킹카야... 킹카!!!"
"응??"
"키도 크고,,, 얼굴은 어쩌면 저렇게 하얗니... 입술도 넘 이뻐. 너무 잘생겼다."
'그런가?'
그건 별로 중요한게 아니었다.
중요한건,,,
난 저 현석이란 남학생에게 있어 범죄자라는 사실이었다.
음...
왠지 저 녀석하고 여러가지로 엉킬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온몸을 휩쓸었다.
피노키오의 고백 - 사림파 vs 훈구파(3)
첫 수업은 국사 시간이었다.
반장이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수업에 들어갔다.
국사 선생님은 말이 빠르다.
그리고 침을 많이 튀긴다.
선생님의 침 튀는 범위는 정확히 책상의 앞에서 두번째 줄 까지다.
우리 반 학생들이 세 번째줄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를 제공한 주인공이 바로 내 앞에 있었다.
45분간 선생님의 말은 빠르게 전개되고 있었고 난 그의 침과 사투를 벌이며 처절하게 수업을 듣고 있었다.
오늘 국사 강의의 주제는 사림파와 훈구파의 대립에 관한 것이다.
바로 16c 조선의 정치를 공부 중인 것이다.
그때였다!
그렇게 열나게 주절 주절 대던 국사 생님의 입이 순간 다물어지면서 정적이 흘렀다.
난 선생님의 시선을 따라갔고,,,
시선의 끝에는 오늘 전학 온 현석이가 있었다.
녀석은 고개를 숙인채... 끄덕끄덕 거리고 있었다...
한 마디로,, 졸고 있었다...
세상에,,,
그는 전학 온 첫날 부터 졸고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은 차가운 미소와 함께 분필을 부러 뜨려 조그마한 조각을 만들었고 난 그 의도를 바로 알아차렸다.
선생님의 별명은 다양했다...
'침 질질' '분필 마왕' '백중백발' '난침난필' '분필 맨' '침 맨' 등...
주로 '침'과 '분필'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실로 다양한 별명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침을 잘 튀고 분필을 잘 던진다는 것이다...
선생님의 손이 야구공을 던지듯 분필을 던졌고 난 그 분필이 현석이의 머리를 '따악' 갈길것을 예감했다.
그런데 종종 예감은 틀리는 법,,,
현석이는 머리를 숙인 자세 그대로 고개를 살짝 흔들어 분필을 피했다.
순간 나를 비롯한 우리 반 학급 일동의 시선에 놀라움이 담기기 시작했고 선생님은 수치심에 얼굴이 빨개졌다.
난 놀랐다.
역사적인 순간이였다!!!
지금까지 명중률100%를 자랑하던 국사샘의 전설이 깨진 것이다!!
선생님이 다시 분필을 던졌다.
그는 또 피했다.
선생님이 울먹이며 세 개를 동시에 던졌다.
국사 선생님의 비기 '삼필무쌍'이다.
그것마저 죄다 피해 버렸다.
'딩딩딩~~~'
때마침 종이 울렸고,,,
그리고 국사샘의 필살 전설을 무너뜨린 그 인물은 아예 책상에 얼굴을 묻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전학온 놈이 진짜 낯짝이 두껍다.)
선생님은 창백한 얼굴로 주먹을 쥔채 부르르 떨다 밖으로 나갔다.
오늘 수업이 마치 내게는...
이제 막 전학온 현석이는 사림파 처럼,,,
쳐진 어깨로 밖에 나가는 선생님은 훈구파의 몰락을 연상 시켰다.
음...
선생님께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이렇게 연상 작용으로 국사를 공부하면 암기가 훨씬 잘 된다.
자고있는 현석이가 고맙게 느껴졌다.
옆에 있던 미영이가 내게 속삭였다.
"전학생, 캡 멋져!"
난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미영이를 쳐다 보았다.
피노키오의 고백 - 웃는 얼굴에 침 뱉기(4)
마침내 지겨운 수업이 모두 끝나고 담임이 짤막한 종례를 했다.
우리 집은 바로 학교 앞이다.
따라서 굳이 같은 반 학우들과 함께 하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모두가 짐을 싸고 요란한 가운데
아직도 책상에 고개를 묻고 있는 현석이가 보였다.
무서운 애였다.
전학온 첫 날부터 이렇게 무섭도록 8시간을 내리 자는 아이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보기 힘들 일이었다.
그는 점심 시간에도 계속 잠을 자고 있었다.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점심을 굶다니....-_-;;)
그의 '잠'력에 심심한 감탄을 표하며 결심을 했다.
오전 내내 고민한건데...
아무래도 사과를 해야 할 듯 했다.
오전에 일방적으로 달려 들어 그를 넘어 뜨리고 뺑소니까지 친건 분명 나의 잘못이다.
그런데,,,
저 녀셕을...
어떻게 깨워야 할지 난감했다.
그는 너무 곤하게 자고 있었다...(가끔씩 헤벌쭉 웃기도 했다.어찌나 행복해 보이는지...-_-;;)
[현석아]
하면서이름을 불러서 깨우기에는 좀 어색한 감이 있었고...
(처음 알게 된 사람에게 바로 이름을 부르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이봐요, 혹은 이보세요]
라는 호칭은 아무래도 같은 반 학우에게 쓰기에는 무리였다.
이래저래 고민하다 결국 짜증이 치밀어.
[개자식아! 일어나!]
라고 외치려다 간신히 참고(더 죄를 지어선 안 된다) 결국 다른 방법을 고안했다...
난 그를 부르지 않고 손가락으로 그의 몸을 콕콕 찔렀다...
-콕- -콕-
한참을 찌르자 현석은 흐릿하게 눈을 떳고...
점차 초점을 모으며 내 얼굴에 시선을 주었다...
난 그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환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웃는 얼굴에 설마 침 뱉으랴...^^)
그가 입을 열었다.
"아침의 그 싸가지네."
(뱉는군... -_-)
난 순간 발끈 했지만...
꾹 참았다.
죄인이기 때문이다,,,
녀석에게 말을 건넸다.
"아침엔,,, 미안했어...지각할까봐 서두른다고 그랬던거야... 정말 미안..."
녀석이 멀뚱 멀뚱 날 쳐다봤다...
...
사과를 하는데 상대가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사실이 이렇게 민망할수가 없다.
"...저기 미안하다구..."
...
녀석은 여전히 멀뚱 멀뚱 날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강적이었다...
민망함이 극에 달하고 있을때 마침내 녀석이 입을 열었다.
"다 잊었어. 나 집에 간다."
녀석이 가방을 메고 교실 밖을 나섰다...
난 잠시 멍하니 있다가(더이상 황당하지도 않았다...)
그를 따라 밖으로 나섰다.
학교 밖의 햇살이 따스하고 바람은 상쾌했다...
좋은 기분에 지그시 눈을 감았다.
4월의 좋은 봄날이었다.
왠지 느낌이 좋았다.
그때였다.
"어이, 청승 떨지 말고 이리 와 봐."
현석이 내 상념을 깨뜨렸다
청승...이라...
그의 무례함에 화가 치밀어 있는 힘을
난 이마에 힘을 주어 인상을 썼다.
"하하"
현석이 웃음 지었다.
그의 입가에 가는 선이 생기며 하얀이가 들어났다...
웃음이 참 밝다.
욱했던 감정이 조금 녹아들었다.
현석이 입을 열었다.
"교복을 사고 싶은데 도와줘. 이 근처 지리를 잘 모르거든."
"응..."
난 머리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젤 괜찮은 교복 가게가 어디디있더라,,,'
곧 머리속에 '쥬피누' 교복 가게를 떠올렸고 발걸음을 그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현석이 내 뒤를 따랐다.
피노키오의 고백 - 조금 고마워(5)
'쥬피누' 가게에 들어가자 아주머니는 열렬히 환영하며 나와 현석이를 맞아 주었다.(불경기라서 그런가?-_-)
한참 치수를 재고 옷을 맞추고 부산을 떨던 아주머니는 가격을 말해 주었고,
녀석은 계산하기 위해 지갑을 꺼냈다.
근데,,,
'허걱...'
현석은 지갑에서 왠 시뻘건 종이 뭉치를 꺼내고 있었다.
잘 보니 종이 뭉치가 아니라 돈 다발이었는데
몇 장을 제외하곤 죄다 천원짜리였다.
(누가 보면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으로 착각 할 듯 했다...)
현석은 하나, 둘, 서이, 넛 하며 한참동안 돈을 헤아렸다.
나와 아주머니의 시선도 녀석의 돈 넘기는 손에 고정되어 있었다.
돈을 세는 시간은 꽤 길었다.
(자그마치 100장이 넘는 지폐들이다....-_-)
현석이가 몇 번 잘못 세서 처음부터 다시 셀 때는,,
아줌마의 눈빛이 조금 슬퍼보이기 까지 했다.
악전고투 속에 돈을 세고 현석이 중얼 거렸다.
"만원이 부족하군."
그리고는 난데없이 날 쳐다보는 것이었다,,,
'핫...'
왜 날 보는 거야...-_-;;
녀석의 눈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난 조금 움찔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피 같은 만원을 낼리 없었다.
나 역시 강하고 완고한 눈빛으로 대응했다.
현석의 눈빛이 '호 이거 봐라...' 하는 듯했다.
훗!
내가 그렇게 만만할리 없다!
그때였다.
돌연 그의 눈빛이 애절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핫...'
너무나 슬퍼보였다,,,
뭔가에 홀린 기분으로 내 수중의 만원을 건냈고
현석은 씨익 웃으며 아주머니에게 15만원을 드렸다.
우울한 눈빛은 다 날라가고 예의 그 무뚝뚝하고 오만한 눈빛으로 변해 있었다.
'우씨!!!'
뭔가 속은 기분이다.....-_-+
그가 헤어지면서 내게 이런말을 했다.
"조금 고마워."
......'조금' 이란 말 꼭 붙였어야 했을까
피노키오의 고백 - 쫓는자와 쫓기는 자(6)
난 달리고 있었다.
-타닥 타닥-
뒤에서도 달리는 소리가 들렸다.
난 한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쫓기고 있다는 사실.
뒤에서 기묘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음훼훼훼훼"
소름이 끼쳤다.
열심히 달려서 다리가 아팠다.
그나저나....
도대체 난 왜 도망가는 것이고 쫓아오는 저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대답이라도 하듯 뒤에서 쫓아오는 무엇인가가 외쳤다.
"야 이년아 내게 만원을 받쳐라~~ 크케케케케케케~~~"
...
강도에게 쫓기고 있는 것인가...
암튼 난 중요한 사실을 하나 더 알 수 있었다.
뒤에서 날 쫓는 존재와 나의 거리가 점점 좁혀 지고 있다는 사실.....-_-;;
무서워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잡히면 심한 일을 당할것만 같다.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뒤에서 날 쫓는 무엇인가의 숨결이 귓가를 간질였고,,,,
급기야 난 그 존재에게 뒷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그 존재는 날 쓰러뜨렸다.
그제서야 난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괴한의 정체는 현석이었다.
나를 쓰러뜨린 그가 돌연 주머니를 뒤지더니 지갑을 꺼냈다.
지갑은 무지 불룩했다.
현석은 지갑에서 돈뭉치를 꺼내더니 나에게 뿌렸다.
"캬캬캬캬 내 피같은 돈들을 받어라~~~"
천원짜리들이 수북히 내 주위에 쌓이기 시작했다.
난 당황했다.
순간 벌떡 일어나서 현석의 코에다 주먹을 날렸다.
내 주먹이 작렬하자 현석의 코에서 분수같은 코피가 쏟아졌다.
그는 얼굴에 코피를 잔뜩 뒤집어 쓴 채로 음산한 목소리를 건냈다.
"만원만 줘."
벌떡
"허억.. 허억..."
난 급한 숨을 몰아쉬며 일어났다.
주위는 어두웠다.
몸을 일으켜 불을 켰다.
방이 환해지는걸 느끼며 조금씩 안도할수 있었다.
'악몽이었구나....'
아직도 현석이 코피를 콸콸 쏟으며 내게 건넨 한마디가 귓가를 떠나지 않았다.
[만원만 줘....-_-;;]
무서운 넘이다.
꿈에서까지 만원을 뜯어가려고 하다니.
난 잠시 머리속에 현석이를 떠올리며 이를 박박 갈았다.
흠...
시계를 보니 7시다.
그래도 항상 늦잠만 자다가 덕분에 일찍 일어난 셈이다.
기지개를 쭉 피고 가방을 꾸리기 시작했다.
상큼한(?) 아침의 시작이었다....-_-+
피노키오의 고백 - 군림천하(7)
단조로운 나의 삶에 하나의 일과가 생겼다.
관찰할 대상이 생긴 것이다.
그 대상은 다름 아닌
전학생......
이.현.석!
그가 전학온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한가지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녀석은 좀 특이했다.
아니...
그걸로는 부족했다.
녀석은 엽기적이다.
그는...
하루종일 잠을 잤다.
성격이 예민한 몇 선생님들이 처음엔 현석을 혼내기도 했지만...
결국은 포기하는 듯 했다.(다만 국사 선생님은 수업 시간마다 꼭 한 번씩 현석에게 분필을 던졌다.)
그리고,,,
그는 전에 있던 학교에서 공부를 잘 한 듯 했다.
이런 일들이 있었다.
잠에 골아 떨어진 현석을 보다 못한 영어 선생님이
한번은 그를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그는 잠이 덜 깬 듯 어리버리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영어 선생님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셨다.
"내 수업 시간에 계속 잠을 잔다는 것은 그만큼 영어에 자신이 있다는 거겠지?"
"......"
현석은 묵묵부답 말이 없었다.
"지금 내가 하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면 더 이상 내 수업시간에 자는 것에 대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선생님의 눈이 교활하게 빛나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대신 대답을 못 한다면 앞으로는 뒤에 가 서 있거라."
순간 현석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난 순간 알 수 있었다.
만약 대답을 못하여 뒤로 가서 서 있게 된다면 그는 앞으로 잠을 자지 못할 것이다.
(물론 서서 잘수있는 재능만 있다면 몰라도...-_-;)
따라서 현석이가 최선을 다할 것을 예감했다.
영어 선생님의 입에서 영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현석을 꼼짝 못하게 하려는 듯 너무나 빠르게 말했다.
"#$$#% #%&$ %#%&%@ #%#"
(오죽 하면 그 알파벳의 조합들이 내 귀에는 이렇게 들렸다.)
모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끄러미 현석을 쳐다 보았다.
현석은 조용했다.
우리반 아이들과 영어 선생님은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그때였다.
"&% #$$% ^$%&$ $^$%"
현석이 대답을 한 것이다.
더군다나 외국인처럼 유창한 발음이었다.(왜 내겐 내용이 안 들리는 걸까...ㅜ.ㅜ)
영어 선생님의 눈에 순간 놀람을 담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다시 입을 열었다.
"$%% $#%#$ #%^"
"#@%$ #$ #$"
"$%$ $#%%$^"
"$%#$ #$ $%&%#&$"
"....."(슬프다..도대체 내용이 뭘까)
우리반 아이들은 놀란 눈으로 그들의 일문 일답을 쳐다 보고 있었다
(녀석들도 표정을 보아하니 이해 못하기는 마찬가지인 듯 했다. 다행이다...--;;)
잠시후,
영어 선생님은 입술을 지그시 물고는 현석이를 자리에 앉혔다.
그 뒤로 영어 선생님은 다시는 현석이의 잠에 대하여 뭐라 하지 않았다.
(국사 생님에 이어 영어 샘까지 패배시키다니...-_-;;)
수학 시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선생님은 잠만 자는 현석에 대하여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칠판에 적어 풀게 했고
현석은 이를 모두 해결한 것이다.
선생님이 놀라운 목소리로 현석에게 물었다.
"넌 어떻게 잠만 자는 녀석이 이토록 문제를 잘 푸는 거지?"
"그러게 말입니다."
현석은 이렇게 대답했고
그 뒤로 선생님은 다시는 현석에게 태클을 걸지 않았다.
음...
현석이는 말수가 적었다.
그래서 대부분 현석이에게 말을 걸기 어려워했다.
전학을 왔으면
본인이 친해지려 노력해도 부족할 판인데,,,
현석은 혼자 있는게 좋은 듯 했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난 현석이가 클레식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점심 시간이면 방송부 아이들이 클레식 음악을 방송하는데...
현석은 창가에 몸을 기대어 음악에 맞춰 흥얼 거리곤 했다.
덧붙이자면
녀석은 돈에 환장한 녀석이다.
전에 교복을 살때부터 진작에 알아봤다.
오늘 미영이가 돈 500원을 책상밑에 떨어뜨렸었다.
동전은 데구르르 굴러 현석이 책상 아래로 향했고,
그때 난 보았다.
잠을 자던 현석이가 엄청난 속도로 500원을 발로 밟는 것을 말이다.
미영이는 잠시 500원을 찾다가 포기하고 화장실에 갔고,,
현석은 발을 들고 돈을 주웠다.
난 모든걸 보았지만 조금 우스워 미영이에게 말해주지 못했다.
녀석은 싱글 싱글 웃으며 좋아하고 있었다. (세상을 다 얻은 표정)
그때 현석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현석은 흠칫하더니 눈을 부라렸다.
이런 의미 같았다.
'떠들면 죽어!'
...
암튼...
여러모로 이상한 아이였다.
그리고 사고가 하나 터졌다.
피노키오의 고백 - 왕따와 함께 춤을(8)
우리반엔 왕따가 한 명 있다.
이름은 김전일.
같은 반이 되기 전까진 몰랐는데 그 애는 일학년 때부터 왕따였단다.
전일이는 몸이 외소하다.
내성적이며 설상가상으로 말을 더듬는 버릇까지 있다.
괴롭힘 당하기 딱 좋은 케이스였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여느때처럼 우리반 몇몇 남학생들이 쉬는시간에 전일이를 둘러싸고 있었다
괴롭히는 애들은 거의 고정되어 있다. (상훈, 정현, 민수, 춘식)
아이들이 짓궂게 전일이를 만지작 거렸다.
"오오오~~!!! 전일이. 이거 오늘따라 섹시해 보이는데~~"
"이... 이.. 이러지마."
"전일아~~ 엉아. 돈 좀 빌려줘라~~ 엉아 배가 고프다~~"
"나.. 돈 없어...."
"이 새끼가 정말!"
결국 전일인 울음을 터뜨렸다.
워낙에 자주 있던 일이라 나를 비롯한 여러 아이들은 '또 시작이야?'하는 시선을 주었다.
저렇게 당하기만 하는 전일이가 한심했고 한 명을 둘러싸고 괴롭히는 아이들도 유치하게만 보였다.
그때였다.
이때까지 퍼질게 자고 있던 현석이가 '정말 시끄럽군...' 하고 중얼거리며(근처에 있던 난 중얼거리는 목소릴 들을 수 있었다.) 몸을 일으켰다.
현석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또렷했다.
"조용히 해라."
아이들의 시선은 현석이에게 쏠렸다.
현석의 눈빛은 차가웠다.
주위의 이목이 집중되자 괴롭히던 아이들은 잠시 움찔 하는 듯했다.
그걸 의식한 춘식이가 강한 척하며 말을 했다.
"이봐, 전학생. 안 조용하면 어쩔건데."
민수는 침을 퉤 뱉더니 말했다.
"새끼야 너도 함 당해 볼래. 앙. x만한 새끼가 겁이 없네."
상훈, 정현이도 킬킬거리며 웃었따.
"얼굴만 곱상하게 생긴게 안 그래도 맘에 안 들더라구. 띠발"
정말 순식간이었다.
어느 사이엔가 현석인 그들 앞에 있었고 춘식이가 콰당 넘어졌다.
현석의 발길질에 넘어진 것이다.
"이 새끼"
민수가 달려 들었다.
현석이는 민수가 주먹을 날리는걸 슬쩍 피하더니 민수의 복부에 발을 꽃았다.
민수가 허공을 날았다.(괴력이었다.)
상훈, 정현이는 어쩔줄을 모르고 후다닥 뒤로 물러섰다.
현석은 주머니에서 손을 빼지도 않은채 순식간에 두 명을 쓰러뜨린 것이다.
와우!
굉장했다.
그들은 눈치만 보며 함부로 현석이에게 덤벼들지 못했다.
서로 노려보는 대치 상태가 계속 되었고 춘식이가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아직 민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수업 시간을 알리는 종이 쳤다.
상훈, 정현, 민수, 춘식이는 노려보는걸 멈추고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난 그 광경을 보며 현석이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성격은 좀(?) 괴팍하지만,,,
약자의 편에 설 줄 아는 남자다운 녀석이라고.
경황이 없던 전일이는 멍하니 석현을 쳐다보다가는 입을 열었다.
"저기.. 고마워..."
현석이가 전일이게 고개를 돌렸다.
"뭐가?"
"뭐라니, 저기... 방금 도와준거 말야."
현석이가 피식 웃었다.
"훗. 널 위해서가 아니였어."
현석이가 당당하게 엄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르켰다.
"다 나의 잠을 위해서지. 너무 시끄럽잖아."
잠시나마 석현이가 멋지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같았다...-_-;;
그때 미영이가 내게 속삭였다.
"섹시해...."
얘는 취향도 특이하군.
아무튼,
그 날 이후 전일이가 석현이와 종종 함께 이야기 하는걸 볼 수 있었다.
현석이에게도 친구가 생긴 것일까?
피노키오의 고백 - 자살커플(9)
5월엔 행사가 많다.
스승의 날, 어린이의 날,,,
그리고...
그리고...
우음..
또 뭐가 있더라?
-_-;;
암튼,,,
체육대회!
그렇다.
바로 오늘은 체육대회인 것이다.
보통은 체육대회가 가까워지면 친구들이 함께 모여 이것 저것 단체로 연습도 하며 들뜨기 마련이건만,,,
우리 고3에겐 현실적으로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아예 참가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지금은 물리 시간.
비록 수업 중이지만...
아이들의 귀에는 선생님의 말씀이 잘 들어 오지 않는 듯 했다.
창 밖엔 우리 후배들의 각종 경기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밖에서 환호성이 울려퍼질 때마다 아이들(특히 남자)의 시선이 종종 창 밖을 향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한결같은 수업 태도를 취하여 선생님을 기쁘게(?) 하고 있는 존재가 있었다.
바로
현석이었다.
그는 오늘도 예외없이 자고 있었다.
선생님은 이래저래 수업할 맘이 나지 않았는지.
"모두들 자율 학습을 하도록!"
라는 말과 함께 교과서에 있는 종합문제를 풀라고 시키시고는 교실 밖을 나가셨다.
물론 우리 반 아이들은 결코 문제를 풀지 않고 있었다.(선생님도 이렇게 될거 뻔히 알고 있으실텐데...-_-;;)
남자 아이들은 모두 창가에 모여 밖에서 벌어 지고 있는 축구, 농구 등의 운동을 구경하기 시작했고
여자 아이들은 간만에 생긴 휴식을 만끽하려는 듯 모여 수다를 떨었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였다....(--v)
수다의 주제는 뻔했다.
어떤 선생님은 재수가 없다느니, 변태라느니
몇 반의 어떤 여자애는 재수가 없다느니, 그리고 어떤 커플이 이번에 깨졌다느니...... 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오갔다.
이렇게 수다를 떨면 각종 정보가 모인다.
정신없이 이야기들이 오가다가
주제가 이번에 전학 온 현석이에게로 넘어갔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분분했다.
지현이가 말했다.
"너무 잘 생겼어. 아니지.. 이쁘게 생겼어."
미영이가 대답했다.
"맞어. 그럼 그럼. 이쁘고 말구."
수진이도 한마디 했다.
"근데 너무 무뚝뚝해."
혜민이가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웃는걸 못봤어."
음...
난 현석이가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교복 사러 갔던 날.. 본 그 웃음,,,,
따뜻했다.
현석인,,,
왜 아이들한테 그 매력적인 웃음을 보이지 않는걸까?
혜민이가 말을 이었다.
"암튼,,, 좀 신비해."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맞는 말이다.
그때 미영이가 말했다.
"나 현석이 넘 좋아~~ 내거 했으면 좋겠어."
"누가 누구 거라고?"
헉 !
깜짝이야.
바로 등뒤에서 들리는 남자의 굵직한 목소리에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고개를 돌리니 현석이었다.
그는 교실이 너무 소란스럽자 잠에서 깬 듯 했다.
잠이 덜깼는지 그의 눈이 부시시하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미영이는 얼굴이 새빨개 졌다.
잠시 후 수진이가 어색함을 모면 하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미영이가 너 너무 좋아하나 봐. 좀 잘해줘~~"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고
현석은 무표정한 얼굴로 미영이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교실 밖을 나갔다.
그의 태도가 어찌나 차가운지 냉기가 흐르는 듯 했다.
미영이가 울상을 지었다.
"나 어떻해..."
단짝 미영이의 우울한 표정을 보자,,
난 발끈 화가 치밀었다.
"나쁜 자식"
난 자리에서 일어나 현석이에게 한마디 하기 위해 교실 밖을 나왔다.
금방 뒤따라 나왔음에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겁나게 빠르네...-_-)
화장실이라도 간 걸까....?
문득 계단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항상 굳게 닫혀 있던 옥상으로 향하는 대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이 보였다.
혹시...
하는 생각에 옥상에 올라갔다.
짐작이 맞았다.
그가 있었다.
그것도 위태롭게 있었다.
난간에 엉덩이를 걸친채 다리는 밖으로 향해 있었다.
허걱
조금이라도 몸이 기울어 진다면 그대로 아래로 추락할 판이었다.
난 다급하게 외쳤다.
"얘, 너 위험하게 왜 그렇게 앉아 있어?"
현석이가 날 향해 고개를 돌렸다.
"뭐가?"
"너...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래!! 위험하잖아. 얼른 내려 와."
현석은 피식 웃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아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난 현석이에게 다가가 그가 뭘 보고 있는지 보려 했다.
별게 없었다.
그저 경기를 치루는 아이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참 신기하지?"
응? 뭐가 신기하다는 거지?
"저길 좀 봐."
현석이는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켰다.
손가락 끝을 쫓자 그 곳엔 응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있었다.
아이들이 입은 빨강, 검정, 노랑 등의 유니폼이 어우러져 꽤 장관이었다.
조금 시간을 두고 보니 정말 굉장했다.
응원단 아이들이 파도타기를 할때는 정말 파도가 이는 듯 했다.
빨강, 검정, 노랑의 물결이 신비롭게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록 조금 먼 거리였지만...
응원단 아이들의 열기가 여기까지 느껴졌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현석과 나는 열을 올리며 환호와 함께 응원단 아이들을 응원하고 있었다.(물론 우리의 응원이 저 아래까지 들릴리 없었다.)
마냥 신이 났다.
지금까지 난 모르고 있었다.
고1, 2때 운동은 하나도 안 하고(운동 신경이 워낙 잼병이라....-_-;;) 응원만을 했다.
운동을 잘해서 대중들 앞에서 활약하는 친구들을 보면,,
가끔 동경의 감정이 생기기도 했었다.
그랬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응원단도 이렇게 대단하다는걸 알 수 있었다.
내가 그 속에 있을때는 대단하다는 걸 몰랐지만.. 이렇게 밖에서 보면 굉장한 것이었다.
현석인 이런걸 알고 있었던걸까?
그를 곁눈질 하니 현석인 마치 아이 같은 표정으로 열심히 응원을 하고 있었다.
훗
저런 면도 있구나,,,
그가 정말 다양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 나이에 엎드려 뻐쳐라니...
팔이 저렸다.
옆에서 같이 벌을 서는 현석은 욕을 중얼 거리며 벌을 서고 있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현석이와 내가 나란히 난간에 앉아 응원단원들을 감상하고 있을 때였다.
체육대회를 관리하던 담당 선생님이 옥상에 앉아 있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기겁하며 이렇게 외쳤단다.
"투신자살이다!!"
그 선생님의 외침에(현석이와 내가 있는 곳까진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운동장의 막사 안에서 체육대회를 관리하던 모든 선생님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왔다.
선생님들이 모두 손을 허우적 대며 "안돼! 안돼!"를 외치고 있었다.
우리반 담탱이도 그 중 하나였다.(담탱이의 대머리가 맑은 하늘 아래 번쩍 빛을 발했다.)
현석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내게 물었다.
"뭐가 안 된다는 거냐?"
"...글쎄"
잠시 후 응원단원들을 비롯한 운동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선생님, 학생, 체육대회 참관 학부모) 학교 밑으로 달려 와서 외쳤다.
"안돼요!안돼!"
"선배님 이제 7개월 남았어요. 수능이 별건가요!!"
"안돼!!"
"얘들아! 너희 부모님을 생각해야지!"
...
한참후 그 난리가 수습되었고 우리는 교장실에 끌려갔다.
교장 쌤에게 별의 별 이야길 다 들어야 했다.
그 말의 요지는,
사랑은 아름답지만 죽음 앞에선 덧없는 것이며,,,
이왕 하려면 장소를 가려 가며 할 것이며,,
세상엔 아직 좋은 일들이 많고 어쩌구 하며.,,,
내일의 태양은 반드시 뜨니 어쩌니....-_-;;
-_-+
오랫동안 설교를 듣고 그 다음엔 교무실에까지 끌려와 이렇게 벌을 서고 있는 것이다.
벌을 다 서고 교실에 들어가니 반 아이들이 '나'와 '현석'이에게 의미심장한 웃음까지 던졌다.(미영이는 분노까지 하고 있었다....ㅡ.ㅡ^)
그 후로 현석이와 나 사이에선 공통으로 별명이 하나 붙었다.
'자살 커플'
피노키오의 고백 - 잔디보호(10)
어느새 10편이네요...^^;;
이멜 보내 주시는 분들 감사하구요.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도대체 분량이 어느 정도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글쎄요...--;;
저도 감이 잘 안 오네요.
분명 쓸 이야기들은 정해져 있는데 그것들을 어떻게 표현 하느냐가 관건이니까여..^^;;
그리고 실화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분명 실화입니다.
한 여자의 일기장을 토대로 한 거구요.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제 이멜 주소는
dreamsong82@hanmail.net 입니다.
감사합니다.
----------------------------------------------------------------
내일이면 모의고사다.
한숨부터 나왔다.
수능 날짜는 점점 다가오는데,,
성적은 오르질 않고.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내가 이렇게 성적에 매달려야 하는 이유는 뭘까?
내 꿈은 무엇일까?
난 뭘 위해 이렇게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걸까.
이런 생각을 하는데,,,
창가에 현석이가 눈에 띄었다.
옆에는 전일이가 있었다.
둘은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전에 전일이가 괴롭힘 당할때 현석이가 도움을(?) 준 까닭인지.
전일이는 종종 현석이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자살 커플'...-_-+ 도대체 어떤 넘이 지은 별명이지?)
체육대회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덕분인지
현석이란 아이와 조금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여전히 엽기적이고, 이해하기 어렵고, 다가서기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왠지 좋은 이미지였다.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을것 같았다.(시작은 안 좋았지만)
하지만 이런 것도 생각이 났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저 녀석은 상대방을 당황 시키는데 천부적인 녀석이었다.
음...
난 잠시 망설이다가 현석이에게 다가갔다.(왠지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현석이는 분명 위험 인물이다.)
내가 가까이 온 것을 알아차린 현석은 전일이와의 이야기를 멈추고는 내게 시선을 주었다.
'헉!'
갑자기 긴장을 했다.
투명한 눈빛이 나를 날카롭게 향했다.
'긴장하면 안돼.. 긴장하면 안돼...'
난 이를 악물고 쥐어 짜듯이 외쳤다.
"안녕!"
너무 소리가 컸나 보다.
우리반 아이들의 시선이 내가 있는 곳을 향했다... 난 얼굴이 새빨개졌다...--;;
현석이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잠시 후 쿡쿡 거리며 웃더니 입을 열었다.
"안녕. 화창한 점심이야."
정말 특이한 인사법을 갖고 있다.
녀석과 나 사이에 침묵이 돌았다.
난 무슨 말을 건넬까 조금 고민하다가 말을 꺼냈다.(일단 무슨 말이든 붙여야 했다.)
"내일 모의고사인거 알지?"
"응."
"공부는 했니?"
"아니."
"긴장은 안돼?"
"전혀."
....
'응','아니','전혀'
이딴 식으로 대답을 해오니 도대체 말을 이어갈 수가 없다!!!
무슨 말을 건네야 할까 고민했다.
(녀석이 길게 대답할 수 있는걸 질문해야 했다.)
내가 고민 중일때 현석은 나에게 요런 의미의 시선을 건네고 있었다.
'뭘 바래? 왜 아무 말도 없어?"
-_-;;
난 간신히 질문 하나를 만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꿈이 뭐야?"
난 말을 해 놓고 스스로 뿌듯했다.
이거라면 분명히 길게 대답하겠지.
현석이가 대답 했다.
"정의 실현."
...
내가 도대체 뭘 바란 걸까. 이 무뚝뚝한 녀석에게...-_-+
그때였다.
갑자기 현석이가 창문 밖을 보더니 눈을 크게 떴다.
뭐지?
나도 창문 밖을 보았다.
"야, 이 자식들아 니들 거기서 안 나와!"
현석이가 소리친 것이다.
밖을 보니 잔디 밭에서 학생들이 놀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흠칫하며 위를 올려 보다가 소리친 대상이 선생님이 아닌 학생임을 확인하고는 마주 외쳤다.
"뭐 이 자식아! 네가 뭔데! 왜 나오라는 거야!"
현석이가 외쳤다.
"잔디를 보호해야지! 니들 식물이 없으면 죽어! 그거 알어!"
"저 자식 미친 놈 아냐!"
"뭐야 이 자식아!"
현석은 흥분하더니 교실 밖을 뛰쳐 나갔다.
잠시후 나와 창가에 있던 우리반 아이들은 잔디 밭에서 놀던 아이들에게 날라차기를 해대는 현석을 볼 수 있었다.
"우와악!!! 미친 놈이다!!"
아이들은 도망가기 시작했고 현석이가 그 뒤를 쫓았다.
"우워어어어어!!!"
잠시 후 현석은 담임 선생님께 잡혀 교실에 끌려왔다.
선생님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넌 도대체 전학 온 녀석이 말썽이 많구나."
"......"
"왜 그랬던 거니?"
그가 대답했다.
"잔디를 보호해야죠."
선생님은 현석을 크게 나무라진 않으셨다.
음..
그날 이후 우리 학교에 전설이 하나 생겼다.
학교 앞 잔디밭에서 뛰어 놀면,,
살아 남을 수 없다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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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e:피노키오의 고백 누가 올리시는지 몰라도 이게 진짭니다!!(가짜를 보니까 화나내요)!!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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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2.2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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